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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불신의 벽에 갇힌 중국경제, 불안한 시진핑 지도부 - 대외 전면 개방 외친 중국, 다급한 시진핑 지도부 - 모든 것이 비관적인 중국경제 여건들 - 총체적 노력에도 불구, 중국 수출 또 둔화
  • 기사등록 2023-03-18 05: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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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전면 개방 외친 중국, 다급한 시진핑 지도부]


중국에서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막을 내리면서 지도부의 최우선 과제를 경제 회복에 두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자유아시아방송(RFA) 중국어판은 16일(이하 현지시간) “3년 넘게 봉쇄되었던 중국이 리오프닝을 하면서 심각한 경제적 도전과 그 너머의 다른 세상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지난 양회 기간중에 당 지도부는 외국인 투자를 환영하고 민간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면서 세계를 향해 중국의 개방적인 태도를 분명히 각인시키려고 노력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주석도 양회 폐막 연설에서 “중국의 발전은 세계와 분리될 수 없으며, 우리는 외부 세계에 대한 높은 수준의 개방을 확고히 추진해야 한다”며 중국의 리오프닝을 강력하게 내비쳤다.


리창 신임총리도 첫 기자회견에서 “민영기업과 국유기업을 공정하게 대우하고 법에 따라 기업의 재산권과 기업가의 이익을 보호하겠다”면서 “중국이 좋은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날렸다.


리창 총리는 특히 불안해하는 외국 기업과 외국인 투자자들 앞에서 “대외 개방은 우리나라의 기본 국가 정책이며, 대외 정세에 어떤 변화가 있더라도 우리는 반드시 결단력 있게 전진할 것”이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중국을 향한 투자로 상호 발전하기를 기원한다”고 한 것이다.


리창 총리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날 오후 중국 당국은 15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비자 발급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해 1월 중국이 입국 여행객에 대한 강제 격리를 종료한 이후 또 한 번 대폭 완화된 조치이다.


RFA는 이에 대해 “중국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서 중국 경제의 엔진을 재가동해야 한다는 분명한 정치적 책무를 인식하고 있고, 이를 위해 외국인 투자 유치를 포함한 적극적 대외개방 정책을 설파하고 있다”면서 “이는 그만큼 중국경제가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RFA는 이어 “중국은 지금 지난 3년간의 봉쇄는 제발 잊어버리라고 호소하고 있으며, 중국은 해외 자본에 대해 완전히 문이 열려 있다고 호소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실 자체가 지금의 중국 경제 현실에 대해 중국 지도부가 불안해 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고 해석했다.


[모든 것이 비관적인 중국경제 여건들]


중국 지도부가 이렇게 위기 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은 중국을 둘러싼 여러 환경들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중국의 인구가 줄어들면서 ‘인구 보너스’도 실종되었고, 청년 실업률마저도 20%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이는 그만큼 사회가 불안정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에 지난 3년간의 제로 코로나를 겪으면서 중국 지방정부의 재정들이 완전히 바닥나 있는 상태다. 그러다보니 재정을 통한 경기부양도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중국에서 30년 이상 거주한 주중 유럽연합 상공회의소 조르그 뷔트케 회장은 스위스 신문 마켓플레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대규모 경기 부양을 위한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며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 지방 정부가 운영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토지를 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 북동부의 많은 지방 정부 재정이 파산 직전이라는 점, 민간 기업가들의 신뢰 상실,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경쟁으로 인해 중국이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시진핑 체제가 중국의 부상을 뒷받침했던 시장 경제 시대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을 비롯한 중국의 유명 기업가들도 최근 몇 년 동안 시진핑의 눈밖에 나면서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에 대해 RFA는 “지난 1년여 동안 중국의 많은 기업인들과 부자들이 상하이를 떠나 싱가포르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그들은 솔직히 당이 다른 많은 기업가들에게 했던 일을 자신들도 당할까 봐 겁에 질린 것 같다”고 밝혔다.


가장 극단적인 버전은 부패 혐의로 감옥에 넣는 것이고, 덜 극단적인 버전은 이익을 넘기고 당의 '공동부유' 접근 방식을 지지하라는 명령이다.


그러다보니 시진핑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들이 아무리 해외자본가들에게 친화적이라며 적극적 개방을 외쳐도 시진핑 주석이 지금껏 해왔던 전례를 보면 외국인 투자 포용과 민간기업 장려라는 구호들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몇몇 기업인들은 RFA에 “지금 중국 공산당이 아무리 시장친화적 발언을 한다 할지라도 미래의 어느 시점에 또다시 기업경영에 대해 간섭하고 또 민간기업의 지분을 차지하려는 공산당의 시도가 반드시 되돌아올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RFA는 이어 “결국 중국 공산당정권이 아무리 시장친화적 발언을 한다해도 지금 당장 경제가 어려우니까 어쩔 수 없이 입에 발린 소리를 하는 것일 뿐 그들의 진실은 아닐 것으로 여러 경제인들은 판단하고 있다”면서 “지금도 시진핑이나 중국공산당 핵심은 중국에서는 어쩔 수 없이 당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재로 이러한 본성은 시진핑의 입에서도 불쑥 터져 나왔다. 시진핑은 지난 6일 기업 대표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민간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민간 기업과 우리는 하나이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은 민간 기업이 혼란스러울 때, 올바른 지침을 주면서 지도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민간기업에 대해 중국 공산당이 계속 감시하겠다는 것이고, 경영노선에 개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볼 수 있다.


[안정, 충성도, 경제발전 사이의 모순]


지금 중국의 상황에 대해 버지니아 대학교 경영 대학원의 부교수인 첸자오휘(Chen Zhaohui)는 “시진핑 주석이 양회 폐막 연설에서 ‘안보는 발전의 기초이며 안정은 국력의 전제 조건’이라고 말한 바 있다”면서 “이를 보면 중국에서 경제문제는 우선 순위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RFA에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공산당은 중국 경제 발전의 가장 중요한 동력인 민간 기업과 외국인 투자에 대해 양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니 해외 기업들이 중국공산당정권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카고 대학교 인권센터의 객원 교수인 텅 비아오도 “중국의 경제 발전은 중국 공산당의 안정과 이익집단의 부패에 도움이 되며, 중국 공산당이 권력의 정당성을 공고히 하는 원천 중 하나”라고 RFA에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체제 안정을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중국 공산당이 안정을 해칠 수 있는 어떠한 세력의 성장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진핑에 충성심을 보여주기 위해 상하이 전면 봉쇄에 앞장섰던 리창 같은 경제 문외한을 경제를 총괄해야 할 총리직에 앉혔다는 것 자체가 지금 시진핑 정권이 어느 곳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지 보여준다는 것이다.


[총체적 노력에도 불구, 중국 수출 또 둔화]


이러한 중국의 현실은 중국경제의 버팀목인 무역시장에서 드러나고 있다. 팬데믹 기간동안 중국 경제 회복을 이끌었던 수출 엔진이 싸늘하게 식으면서 경제회복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시진핑 3기 내각을 암담하게 만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해관총서(우리나라의 관세청격) 자료에 의하면 2023년 들어 첫 두달동안 중국의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6.8%나 감소했다”면서 “이러한 감소는 지난 해 10월 이후 지속적 감소라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이러한 수출둔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외부 수요 감소에 의한 수출 감소는 올해 경제성장률 5%라는 보수적 목표치 달성도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어서 베이징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모건 스탠리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인 로빈 싱은 “수출 감소가 전체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올해들어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요가 약화되고 중국이 올해 수출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1~2월 수입도 예상보다 큰 폭인 10.2% 감소했는데, 이는 전년 12월의 대비 7.5% 감소와 설문조사에 참여한 경제학자들의 5.1% 감소 전망보다 더 나쁜 수치이다. WSJ은 이는 중국의 경제 재개가 적어도 현재로서는 인프라 투자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 고위 관리인 리샹첸은 “글로벌 경기 침체 위험, 해외 수요 성장 둔화, 글로벌 공급망의 긴장으로 인해 중국이 대외 무역 분야에서 매우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WSJ에 말했다. 특히 눈여겨 볼 것은 중국의 무역이 미국과 유럽 등 부유국가들에서는 각각 21.8%, 12.2% 줄어든 반면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만 늘었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경제에 지극히 부정적 지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 경제는 이렇게 아직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경제회복을 위해 진력을 다하고 있음에도 전망이 어둡다는 점에서 이러한 현상이 시진핑 3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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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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