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중국에 레드카드 날린 유럽연합(EU) - EU장관들, 중국에 강경조치 권고, 디커플링 본격화 - 중국에 의존하는 경제정책 펼치지 않겠다는 것 - 초조한 중국, 유럽지도자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
  • 기사등록 2022-10-20 13:17:49
기사수정



[EU장관들, 중국에 강경조치 권고]


유럽연합(EU)이 중국에 대한 전략을 ‘협력자’가 아닌 ‘전면적 경쟁자’로 규정하면서 강력한 대 중국정책을 펼치기로 해 주목된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의 외무장관 회의와 20일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전면적 경쟁자’로 규정하는 보고서를 확정하여 통과시킬 것”이라면서 “이러한 정책을 EU의 기본 전략으로 채택하게 될 것”이라고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의 외무장관 회의와 20일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전면적 경쟁자’로 규정하는 보고서를 확정하여 통과시킬 것”이라면서 “이러한 정책을 EU의 기본전략으로 채택하게 될 것”이라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FT는 이어 “유럽연합(EU) 외교 수장이 ‘중국을 힘든 경쟁자로 여겨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유럽 내 대중 정책 기류가 급변하고 있으며 경계심도 퍼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U는 2019년 전략 보고서에서 중국을 협력 파트너이자 경제적 경쟁자, 체제 라이벌로 규정했었다. 이는 EU에 있어 중국은 경제적으로 경쟁을 하는 관계인 동시에 서로 도와야 하는 대상이고,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 관점에서는 대립 관계에 있다는 의미였다.


이러한 기류가 최근의 중국과 EU간의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중국의 처신 등이 양측의 관계를 악화시키면서 결국 EU는 지난 4월 가장 최근에 발간한 대중 관계 자료집에서 “2019년 채택한 대중국 전략은 유효하다”고 했던 내용까지도 뒤엎으면서 사실상 중국에 레드카드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EU의 새로운 보고서에서는 “중국은 EU와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을 상대로 경제적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더욱 강력한 글로벌 경쟁자가 됐다. 이에 따라 EU는 중국을 ‘전면적 경쟁자’로 규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보고서는 특히 “정치적 측면에서 중국이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과 보다 직접적으로 경쟁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렇게 EU의 관점이 변하게 된 직접적인 요인으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음에도 중국이 여전히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뒷배를 자처하고 있고, 대만에 대한 위협과 홍콩·신장위구르 지역에서의 인권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적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도 17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외교장관 회의에서 “EU가 중국을 경쟁자로 여겨야 하며,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보렐 대표는 특히 “중국이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를 포함한 세계에서 영향력을 넓히려 하면서 EU에는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했다”고 말했다.


보렐 대표는 이어 “중국이 보내는 메시지는 아주 경쟁적인 것”이라며 “정치적인 면에서 경쟁적이며, 모든 면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갈망”이라고 강조했다.


보렐 대표는 더불어 “EU는 굵직한 국제 사회 문제를 푸는 데 중국과의 관계가 필요하다”면서도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관계를 맺는 게 가장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EU가 중국에 대해 태도를 전환하게 된 배경은?]


EU가 사실상 중국에 대해 강경 자세로 태도를 전환하게 된 것은 미국의 대 중국정책과 보조를 맞추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은 새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중국을 ‘국제 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점점 더 힘을 갖춰 나가는 유일한 경쟁자이자 지정학적 도전자’로 규정했다.


또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도 지난 6월 중국의 안보 위협을 명시한 전략 개념을 채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FT는 이번 보고서에 나타난 변화에 대해 “2019년 채택한 EU의 기존 대중국 정책이 낡았음을 시사한다”며 “이 같은 EU의 입장은 최근 미국이 중국의 지정학적 도전을 경고한 직후 나왔다”고 전했다.


결국 EU 또한 이러한 흐름에 보조를 맞춰야 할 필요를 느꼈고, 이에 따라 EU도 대중(對中) 정책의 큰 틀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독일의 대 중국정책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과거 메르켈 총리 때와는 달리 유럽의 강경한 대 중국 정책을 독일이 주도하고 있어서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교장관은 13일(현지시간)에도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오늘날 중국의 행태에 따라 우리의 정치적, 이에 앞서 경제적 관계를 똑바로 해야 한다”면서 “중국에 경제적으로 완전히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베어복 장관은 이어 “대러 정책에서 범한 실수를 교훈 삼아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국가에 국가의 존립을 의존해서는 안 된다”면서 “희망의 원칙에 기반해 완전한 경제적 의존을 하는 것은 우리를 정치적으로 협박이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이런 실수는 다시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러시아로 인한 학습효과가 친중국가의 선봉이었던 독일을 각성하게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배어복 장관은 또한 “중국은 외부와 접촉을 봉쇄하고, 대만을 상대로 군사 위협을 가하며, 국제적 규범을 따르는 대신 자체 규칙을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다”면서 “중국과 완전히 연결을 끊을 수는 없지만, 아시아에서 대안적 시장을 개척하고, 다양화와 위험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신호등(사회민주당-빨강·자유민주당-노랑·녹색당-초록) 연립정부에서 녹색당을 대표하는 베어복 장관의 이러한 견해는 집권 사민당 소속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는 결이 다르다.


숄츠 총리는 최근 기계공학산업계 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 “우리는 일부 국가들과 연결을 끊어서는 안 된다”면서 “중국과의 사업을 포함해 개별사업은 계속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고, 11월 3~4일에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만날 예정으로 있다.


그러나 외교는 외교부장관이 책임을 지는 체제이고, 동시에 배어복 장관은 최근 정치인 신뢰도 조사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해왔다는 점에서 강경한 대 중국정책이 흔들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러한 베어복 장관의 강경한 대 중국정책이 유럽의 분위기까지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유럽의 대 중국 강경 분위기를 이끄는 또 하나의 축이 바로 영국이다. 물론 유럽연합 소속국가는 아니지만 나토의 핵심 국가인 영국은 일찌감치 중국은 영국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라고 낙인을 찍고 중국과의 대대적인 외교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


특히 리즈 트러스 총리가 취임하면서 중국을 “우리의 가치와 생활방식에 가장 심각한 장기적 위협”이라 규정한 대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U의 대중정책, 어떻게 변할까?]


일단 EU는 이번 보고서에서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 공급망을 다양화하고, 미국과 더욱 긴밀히 협력하면서 인도·태평양 주요 국가들과 관계를 심화해야 한다”며 역내 생산 확대와 다양한 공급망 확보를 제시했다.


또한 “지난 수년간 중국이 경제적으로 다른 나라를 강압하는 사례가 증가했고, 사이버 안보 위협과 정보 조작까지 저지르는 것을 목격했다”며 “EU가 중국에 협력하는 제3국을 더 나은 제안으로 포섭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눈여겨 봐야 할 핵심은 앞으로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경제정책을 펼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당연히 중국의존도는 최소화하면서 중국이 경제를 무기로 EU 각국의 외교문제를 좌지우지하려는 시도 자체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 이번 보고서의 핵심이라 할 것이다.


[초조한 중국, 유럽지도자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


유럽의 대 중국 강경 태도에 대해 중국은 초조하다. 중국에게 있어서 유럽은 사실상 미국을 대체하는 시장이기도 하거니와 중국 외교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에게 있어 유럽은 단순한 경제적 관계를 넘어서 중국의 자존심을 살리는 외교를 수행하기 위한 비빌 언덕이기도 하다. 그래서 시진핑 주석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외교를 펼쳤던 곳도 바로 유럽이고 양제츠 정치국원이나 왕이 외교부장이 뻔질나게 방문하면서 외교의 장을 펼쳤던 곳도 역시 유럽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그동안 경제력이라는 힘을 믿고 유럽을 향해 강력한 전랑외교를 펼치면서 유럽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특히 중국내의 열악한 인권상황은 유럽사회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그러다보니 유럽에서의 중국제품도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고, 심지어 중국내 유럽 회사들도 등을 돌리게 된 것이다.


다급해진 중국은 시진핑 주석부터 리커창 총리, 그리고 외교팀이 발벗고 나서면서 유럽과의 관계회복을 추구해 왔지만 결국 유럽사회는 중국에 레드카드를 제시하면서 사실상 디커플링(탈동조화) 수순으로 접어들게 됐다. 이로써 중국 경제는 더욱 더 험난한 길을 걸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 역시 시진핑 외교노선이 만들어낸 자업자득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321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