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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이나의 반격, “러에 빼앗긴 남부 되찾는다!” - 우크라, 헤르손·자포리자 수복 작전 준비 - 동부전투는 소강상태, 또다시 공격 준비하는 러시아군 - 장기전으로 가는 우크라전쟁, 서방의 지속적 지원이 관건
  • 기사등록 2022-07-12 13:01:29
  • 수정 2022-07-12 15: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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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헤르손·자포리자 수복 작전 준비]


우크라이나가 전쟁 초기 러시아군에 빼앗긴 남부 일대 도시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을 예고하고 나섰다.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는 10일(현지시간)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부장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경제에 필수적인 남부 해안 지역을 탈환하라고 우크라이나 군부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는 10일(현지시간)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부장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경제에 필수적인 남부 해안 지역을 탈환하라고 우크라이나 군부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군부는 남부 헤르손주와 자포리자주를 수복하기 위한 대규모 공세를 준비하기 시작했고,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모든 수단을 동원해 떠날 것을 촉구했다.


레즈니코프 장관은 이어 “지난 한달반여 동안에 우크라이나군은 30여년된 소련시대의 무기를 서방진영이 제공하는 최신 무기로 완전히 바꿨다”면서 “영국의 지원을 통해 나토 표준 155mm 다연장 로켓시스템과 첨단 드론 시스템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도 전날 “해당지역 주민들의 대피는 우크라이나군이 반격할 때 러시아군이 주민을 인간방패로 사용할 가능성을 차단해 주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적”이라면서 “대피가 매우 어렵지만 그럼에도 안전지대로 대피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베레슈크 부총리는 이어 “어떤 방법으로도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은 다시 피난처가 필요할 것이라는 사실에 대비해야 한다”며 “아군의 맹공격을 견뎌내기 위해서는 물과 일정량의 식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지역에서 이미 부분적으로 민간인 대피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이 수복 대상 지역으로 꼽고 있는 헤르손주와 자포리자주는 개전 초기 러시아군이 일찌감치 점령해 '러시아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헤르손주 의회 부의장인 유리 소보레우스키는 “대피 작업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면서 “떠날 수 없는 주민들은 대규모 전투에 대비하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조짐에 대해 미 워싱턴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는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 지역에 대한 반격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지난 6일 전망한 바 있다.


[동부전투는 소강상태, 또다시 공격 준비하는 러시아군]


한편 우크라이나 동부의 최전방 전략 요충지에서는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군은 지난 6월 말 루한스크 지역을 손에 넣은 뒤 나머지 돈바스 지역인 도네츠크주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루한스크를 손에 쥔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주의 우크라이나군 거점인 슬로뱐스크에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슬로뱐스크가 위치상 전략적으로 중요한 교통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2014년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역내 반군 거점으로 활용한 바 있어 러시아에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곳이기 때문이다.


2014년 당시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에게 점령당한 지 석 달 만에 슬로뱐스크를 수복했고, 이후 8년 동안 도시는 정부 지원을 받아 공원과 학교, 사회기반시설 등을 구축해왔다. 그런데 올해 전쟁이 시작되면서 주민들이 대거 탈출하면서 원래 11만명 정도 거주하던 도시는 이제 2만명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가 장악하고 있는 도네츠크, 미콜라이프, 하르키우 지역에 포와 미사일을 계속 발사해 민간인 사상자를 냈다.


러시아군의 전략은 과거 대규모 공세를 펼쳤던 것과는 달리 작은 도시 하나를 선정해 집중 공격하면서 조금씩 영토를 확장해 가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더 많은 서방 무기와 병력 충원이 없이는 전세를 되돌릴 수 없는 장기적 소모전의 무대가 열렸다”고 분석했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는 최근 이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우리가 대응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화포와 기갑을 1㎢마다 매우 집중적으로 배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군은 방어에 유리한 거점을 중심으로 병력을 서서히 물리면서 러시아의 병력을 손실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 역시 피해가 적지 않고 대대적인 반격도 여의치 않은 까닭에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결과적으로는 러시아에 영토를 빼앗기게 될 수 있다”고 WSJ은 전망했다.


그러나 이러한 러시아군의 전략은 사실상 특별한 전과없이 극히 미미한 변죽만 울리는 사실상의 정체상태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돈바스와 루한스크 지역에서 대규모 병력을 투입했으면서도 극히 일부분 지역만 점령하는 비효율적 전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우크라이나가 루한스크 지역의 두 도시인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에서 철수한 것에 대해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전투에서 패배해서 철수한 것이 아니라 생명을 구하기 위한 전술적 손실”이라고 더타임스에 강조했다.


[장기전 위해 병력 보충 들어간 러시아군]


사실 지금 러시아군은 병력과 전쟁물자 부족으로 허덕거리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아직 우크라이나에서 아무런 심각한 일도 시작하지 않았다”면서 “러시아군 전력의 일부만이 특별군사작전에 투입됐다”고 허세를 부렸지만 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더 투입하려고 해도 할 자원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영국 국방부 정보기관 국방정보국은 9일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추가 공격을 위해 자국 전역에서 예비군을 모집,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집결시키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은 최근 우크라이나 돈바스의 한 축인 루한스크주를 점령한 후 남은 도네츠크주 공략을 앞두고 작전 일시 중지를 선언하고서 재정비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국방정보국은 “새롭게 충원된 병력이 구식 무기체계와 부적절한 장비로 무장하고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위협에 걸맞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국방정보국은 이어 “새로운 보병 부대의 대부분은 그동안 창고에 오래 묵혀둔 MT-LB 장갑차를 주요 수송 수단으로 쓰고 있다”면서 “MT-LB 장갑차는 1950년대에 대포를 끌기 위한 트랙터로 설계됐는데, 장갑은 매우 얇고, 차량에 부착된 방어 무기는 기관총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쟁 초기 러시아군 돌격부대가 최대 33㎜ 두께의 장갑과 30㎜ 기관포, 대전차 미사일을 탑재한 BMP-2 보병 전투 차량을 갖췄던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국방정보국은 꼬집었다.


러시아군의 병력 충원도 문제가 많다. 미국의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군은 지난 6월 중순까지 돈바스에서 약 14만명의 군인을 모집해 이중 4만8천명을 우크라이나 최전선에 배치했다”면서 러시아 인권단체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돈바스에서 군인을 모집하면서 노숙자와 주정뱅이에게도 입대를 권유했다”고 전했다.


이는 러시아군이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심각한 병력 손실에 직면하자 전쟁 수행을 위해 병력 충원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충원 병력 자체가 너무 마구잡이로 시행되면서 전투력이 과연 있기나 할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전쟁연구소는 그러면서 “군 모집자에게 필요한 장비가 지급되지 않아 일선에선 불평이 터져 나오고 있고 숙련된 장교도 부족하다”고 전했다.


또한 러시아 정부는 장기전에 대비해 전시 동원체제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역시 전쟁이 길어지면서 러시아내에 전쟁 물자가 바닥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를 비상체제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러시아 정부는 지난 6월 30일 러시아 하원(국가 두마)에 물자 동원체제 도입 법안을 제출했다.


이 법이 시행되면 정부가 휴가 중인 노동자를 업무에 복귀시키고, 노동자 동의 없이 근무시간을 재조정하고, 주말·휴일·야간에도 일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이는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해 전쟁 수행에 필수적인 산업의 생산량을 극대화하고 서방 제재의 영향을 완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영국의 지원으로 120일마다 1만명의 군사를 훈련시키는 프로그램 가동을 시작했다. 아예 서방의 무기들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줄 아는 정예부대를 직접 양성해 전장에 투입하겠다는 의지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세 가지 흐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의 흐름을 러시아군이 동부 돈바스 외 우크라이나 전역 점령에 나서거나, 우크라이나 군이 남부 헤르손 등 러시아 점령지 일부를 회복하면서 러시아군이 퇴각하는 경우, 그리고 지지부진한 흐름 속에서 장기적으로 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지는 등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지난 6월 30일 미 상무부 콘퍼런스에서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했던 발언을 바탕으로 NYT가 내놓은 이 예상 시나리오는 러시아군이 병력을 얼마나 충원하는지,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으로부터 지원받은 첨단 무기가 얼마나 효율적인지, 우크라이나군이 얼마나 반격이 가능한지 등 다양한 변수들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변수는 서방진영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신무기들이 얼마나 효용성이 있으며 또 지속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장기전으로 갈 수밖에 없는 전쟁에서 누가 더 인내심을 가지고 견디는가에 따라 전쟁의 향방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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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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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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