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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메르켈의 뒤늦은 후회, “푸틴, 잘못봤다!” - 메르켈의 푸틴 감싸기, 지금의 우크라 사태 불러 - 결국 메르켈이 푸틴을 오독, 이에 대해 사과해야... - 메르켈, 우크라의 참혹현 현장 방문하고 참회해야...
  • 기사등록 2022-06-09 22:58:06
  • 수정 2022-06-10 07: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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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깨고 러 비판한 메르켈]


지난 16년간 독일의 총리로 집권해 왔던 메르켈 전 총리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에 탈원전으로 인한 심각한 문제까지 겹치면서 메르켈 전 총리에 대해 ‘영혼까지 팔았다’는 극단적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와 우크라이나 침공은 사실상 메르켈 전 총리가 판을 깔아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강한 비판까지 나오면서 한때 유럽의 '기관차'로 불리며 역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던 독일의 지위마저 흔들리자 결국 메르켈이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러시아에 대한 태도를 완전히 바꾸면서 대대적인 비판을 가하고 나섰다.


지난해 퇴임 이후 침묵을 지켜왔던 메르켈 전 총리는 7일(현지시간) 퇴임후 6개월만의 첫 공식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러시아를 “야만적이고 국제법을 무시한 기습”이라며 “용서할 수 없다”고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메르켈은 이어 “푸틴이 큰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인권을 무시하는 잔혹한 공격”이라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정리한 뒤 “독일, 유럽연합(EU),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주요 7개국(G7)과 유엔(UN)의 모든 노력을 지지하며, 유럽연합이 단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메르켈은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24일은 개인적으로 괴로운 날이었다”는 말도 했다.


메르켈은 특히 “소련 붕괴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그 동안 유럽 각국은 대러 관계에서 냉전을 완전히 끝내는 데 성공하지 못했고, 전쟁을 막을 수 있는 안보 구조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지난 16년의 임기 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60여 차례 만났지만 무엇을 놓친 것은 아닌지, 이 거대한 비극을 막기 위해 더 많이 할 게 있었는지 계속 자문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지난 1일에도 베를린에서 열린 라이너 호프만 독일노조연맹 위원장의 퇴임식에서 러시아를 강력 비판한 바 있다. 당시 메르켈 전 총리는 “러시아의 침공은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이자 제2차 세계대전 후 유럽 역사의 심각한 단절”이라면서 “야만적인 침략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독일 정부와 유럽연합(EU),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등이 수행하는 노력을 지지하며, 우크라이나의 자위권을 지지하는 데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 막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주장한 메르켈]


메르켈 전 총리는 자신이 재임하던 중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이 있었으며 자신이 전쟁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지난 2008년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원했을 때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반대해 무산된 바 있었는데, “만약 당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했다면 푸틴은 전쟁 선포로 받아들였을 것이고 당연히 전쟁으로 이어졌을 것”이라면서 “당시 우크라이나는 매우 분열된 국가였고 심지어 개혁 세력인 티모셴코 (전 총리), 유셴코 (전 대통령)도 매우 대립하면서 민주적으로 미성숙했던 때여서 지금과 같이 대처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르켈은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우크라이나의 최대 이익을 고려한 결정이었다”면서 “나토 가입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과정이고, 이 절차를 밟는 동안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좋지 않은 일을 했을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 2008년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나토 가입을 추진했지만 독일 등 반대에 부딪혀 성사되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는 대신 “2014~2015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독일, 프랑스 4자 정상이 체결한 돈바스 지역 정전 협정이었던 민스크 협정이 우크라이나에 시간을 벌어줬다”고 평가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 협정이 “문제를 진정시키고 우크라이나가 지금과 같은 국가로 발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고 했다.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새로운 우크라이나를 대표한다”고 말하면서 그의 전시 리더십을 칭찬하기도 했다.


재임 중 푸틴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를 지향하고 경제 관계를 확장한 것을 비판하는 데 대해선 “나는 푸틴 대통령이 무역을 통해 바뀔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정치적 협력이 불가능하다면 러시아와 일부 경제적 관계를 맺는 것이 최소한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결코 자신의 탓이 아니라고 해명한 메르켈은 그러면서도 “2014년 러시아와의 민스크 합의가 잘 이행되지 않은 것은 큰 슬픔”이라고 말했다.


메르켈은 또한 “총리직이 끝날 무렵, 러시아가 분쟁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고 했다. 메르켈 총리는 러시아의 탈주를 막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대한 질문에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자책하진 않는다”면서도 “성공하지 못한 점에 대해선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메르켈 전 총리가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 직후 짤막한 성명만을 낼 뿐 이후에는 침묵을 일관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4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과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을 비난하며, “이 두사람을 부차의 학살현장으로 초청해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더불어 “이들이 재임 당시 펼친 대러 정책은 러시아를 보다 대담하게 만든 '오판'이었다”고 했다.


[메르켈, 과거에 어떠했길래?]


메르켈 전 총리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세계 언론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메르켈 전 총리가 재임 시절 푸틴 대통령과 자주 만나는 등 경제 중심의 실용적인 대러 정책을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메르켈 전 총리는 특히 미국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 사업을 적극 밀어붙여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를 초래하기도 했다.


또한 2014년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강제병합 할 당시에도 강경 대응보다는 외교적 해법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러한 대응은 러시아가 다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데 영향을 미치면서 그의 친러 정책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러한 메르켈의 친러정책에 대한 문제는 우리 Why Times가 지난 3월 23일 “독일 메르켈이 러시아를 괴물로 만들었다!”는 제목의 정세분석(유튜브 1355회)를 통해 자세히 분석보도한 바 있다.


또한 메르켈의 친 중국 행보와 관련해서도 우리 신문은 지난 해 11월 25일, “독일이 중국 로비스트, EU의원의 폭로!”라는 제목의 정세분석(유튜브 1155회)를 통해 “EU의 친 중국 행보 배경에 메르켈이 있었다”는 내용을 분석한 바 있다.


[결국 메르켈이 푸틴을 오독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자신의 재임 기간 중 해 왔던 일들에 대해 여러 가지 해명을 하고 또한 책임을 질 잘못을 행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분명한 것은 메르켈이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을 오독(誤讀)했다는 점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메르켈이 푸틴을 잘못봤다는 뜻이다.


메르켈은 푸틴을 유럽의 경제권으로 이끌고 유럽사회 속에 깊이 파묻히게 하면 저절로 유럽사회의 일원으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결과는 푸틴의 유럽을 향한 본심은 칼날을 숨기고 있던 야수와도 같았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메르켈은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키지 않았던 것을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지만 그러한 친 푸틴적 관점에서의 이해가 지금의 사태를 불러왔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푸틴의 야욕이 단순하게 우크라이나에만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율리아 티모셴코 전 우크라이나 총리는 8일(현지시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궁극적 목표는 우크라이나 점령을 넘어 옛 소련 시절 영토의 복원”이라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티모셴코 전 총리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침공 전부터 우크라이나라는 나라도, 민족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신념을 감춘 적이 없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친러시아 정권의 붕괴를 불러온 2004년 '오렌지 혁명'의 주역이었던 티모셴코 전 총리는 두 차례 우크라이나 총리를 지냈고, 푸틴 대통령과 여러 차례 단독 면담을 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푸틴의 야망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고 친서방 정부를 무너뜨리는 것을 넘어선다”면서 “그의 지정학적 목표는 옛 소련 시절처럼 벨라루스, 조지아, 몰도바까지 점령하고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 등 발트해 연안 국가를 포함한 중동부 유럽을 지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이 말은 메르켈 전 총리가 바라보는 푸틴에 대한 시각과는 완전히 차이가 난다. 메르켈은 푸틴을 낭만적 대상으로 봤다면 티모센코는 푸틴의 가슴 속에 불타는 야망을 직시했다고 설명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메르켈이 뒤늦게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지만 자신의 친러, 친푸틴 정책의 본질에 대해서는 아직도 깨닫지 못한 점이 많다고 판단된다.


그렇기에 메르켈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참혹한 전쟁의 참상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참회를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정치인으로서의 바른 도리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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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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