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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3-28 21:28:09
  • 수정 2018-04-05 10: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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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일 김정은이 베이징을 전격 방문했다.
-엔도 호마레(遠藤誉) 동경복지대학 국제교류센터장은 일본판 뉴스위크 기고자로 김정은의 베이징 방문 취재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본지는 이 스토리를 정리하여 게재한다.


▲ 카메라에 잡힌 김정은 방중 열차 [사진: 니혼TV 갈무리]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와의 밤샘 투쟁]


3월 26일 김정은이 베이징을 전격 방문했다.

엔도 호마레(遠藤誉) 동경복지대학 국제교류센터장은 일본판 뉴스위크 기고자로 김정은의 베이징 방문 취재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엔도 호마레’는 지난 20일을 전후하여 중국 외교부 북한 담당자 및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가 베이징에 있는 북한 대사관과 갑자기 접촉 횟수가 늘었다는 점을 파악하고 취재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뭔가 일이 일어 나겠다는 감은 잡고 있었지만 그 실체를 알 수는 없었다.


그러다가 26일, 2011년에 김정일이 마지막으로 방중했을 때 타고 있던 것과 같은 종류의 열차가 베이징에 도착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가 열차의 모습을 전했다.


혹시 김정은 위원장이 타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여 중국 정부 관리에 긴급히 연락하여 정보를 얻으려고 했지만, 발언 금지 명령이 내려져 있었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는 전혀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래도 교통 규제가 외국의 정상급 수준이라는 정보만큼은 주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 싶을까를 헤아려달라고 하듯 구체적인 것도 알려주기도 했다.


‘엔도 호마레’는 중국 고위 담당자와 몇 번이나 단문 메시지로 반복하는 사이에, 결국 결정적인 두 글자가 휴대폰에 들어왔다.
“来了(라일라, 왔어!)”.


이 두 글자가 들어온 것은 26일 밤 9시. 베이징 시간 8시였다.


서둘러 칼럼을 쓰려고 상대에게 허가를 얻으려고 했지만 “아직 안돼”라고 했다.
“발표할 단계는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김정은인지 아니면 그 여동생 김여정인지를 확인하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워낙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그것을 마지막으로 메시지가 끊겼다.


결국 새벽 1시에 잠에 들었다가 아침 6시에 일어났는데 블룸버그가 “김정은 전격 방중”이라는 속보를 쏟아내고 있었다.


곧바로 베이징에 확인을 위한 짧은 메시지를 보냈지만 베이징은 아직 아침 5시. 아무리 뭐라 해도 실례일 듯 하여 일본 시간 7시까지 기다렸다.


“이제 공개해도 좋은가?”
그러자 “아직 외교부는 공표하고 있지 않지만 ......”이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엔도 호마레’는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 3월 25일 베이징에서 열린 북중정상회담을 위해 사열하는 양국정상 [사진: CCTV 갈무리]


[김정은 전격 방중 배경]


김정은이 이 시점에서 베이징을 전격 방문한 것은 당연히 4월과 5월의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진핑과 논의하기 위한 것이리라.


미북회담은 틸러슨 국무장관의 경질에 따라 절차상 조금 연기 될 수도 있지만, 여하튼 열리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파인 틸러슨을 해임하고 후임에 “김정은 제거하는 것을 우선하라”고 주장하는 폼페이오를 예정하고 있어서 북한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맥 매스터 미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해임하고 호전적인 강경파 볼튼을 기용한 것도 북한에는 좋지 않은 소식이었다.


이것은 곧 미북회담이 결렬되면 북한을 선제공격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트럼프가 발하고 있는 셈이다.

김정은이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을 간과 할 리가 없다.


이렇게 되면 도움이 되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세계 유일의 군사동맹국인 중국 뿐이다.


중국과 관계 회복하는 것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제대로 아군에 붙여 놓고난 후에 북미정상 회담에 임한다면 뭔가 방법이 생기리라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이용하여 남북정상회담도 압박 의도


물론 남북정상 회담에 대해서도 중국과의 관계 회복이 중요할 것이라고 본 것 같다.

한국은 미국과 군사동맹을 맺고 있지만 그러한 한국을 압박하기 위해서는 뭐니뭐니 해도 한국이 경제적으로 가장 의지하고 있는 중국을 배경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하여 한국 및 미국과 정상회담 때 협상을 북한에 유리하게 하기 위해, 두 정상회담을 앞둔 지금의 시점에서 북중정상회담을 행하여, 북·중 밀월을 한미에 과시하는 것이 불가결하다고 본 것이다.


[모기장 밖에 놓인 일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일찍부터 김정은의 아군임을 공언하였다.

걱정할 것 없는 믿음직한 아군이다.


지난해 7월 5일에는 ‘쌍중단’에 관해서 중·러 공동성명을 낼 정도로 북한에 우호적이다.


이렇게 되면, 중·러, 한·미·일 그리고 북한이라는 6자 회담 속에서 북한이 접근할 국가로서 유일하게 제외되는 것은 일본뿐이다.


3월 23일의 칼럼 “일본 패싱을 시작한 북한 - 북일 정상회담 모색은 최악의 타이밍”에서 쓴 것처럼, 만약 일본이 납치 문제를 중시하고 고이즈미 전 총리처럼 북한을 전격 방문 한다면, 이 흐름은 일본이 주도할 수 있게 되고, 아베 총리는 지금 쯤 노벨 평화상을 수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베 내각에는 ‘엔도 호마레’의 목소리는 닿지 않았던 것 같다.

오로지 압력을 계속 외치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 이 단계에 이르러서 급히 북·일대화 제의를 하는 것은 외교 전략으로서 너무 나쁜 시나리오다.


러시아는 전 스파이 암살 의혹 의해 영국과 단교 상태에 있고, EU와도 좋지 않은 관계로 되어 있다.

이런 때에 지금까지 북한의 아군으로서 발언해왔던 푸틴으로서는 김정은과 밀월 관계 지속을 섣불리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있다.


김정은으로서는 6자회담 중 일본만을 타겟으로 비난을 계속하며, 또한 “만약 북한과 만나고 싶다면”이라고 조건을 붙여, 일본으로부터 거액의 전후 배상금을 내게 하자는 속셈인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과 만날 또 다른 이유]


또한, 지금까지 시진핑이 북한에 있어서 가장 큰 적국인 ‘미 제국주의 국가'와 신형 대국 관계 등을 이유로 북한과의 밀월을 연기해 온 것에 대해 김정은은 분노하여, 절대로 시진핑과 만나지 않는다는 각오를 관철해 왔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자신이 그 ‘최대의 적국 미 제국주의 국가’의 정상과 만나는 것을 결의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니, 나도 만날 거니까’라고 시진핑에게 인사하러 가지 않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 베이징으로 간 것이다.


당연히, 앞으로 러시아에 가서 푸틴 대통령과도 만나지 않을까?


등 뒤에 중국과 러시아라는 대국을 안고, 본래 적국이었던 한국과 미국의 정상과 회담한다는 구상인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북한은 든든한 배경을 믿고 트럼프의 강경파 사람들에게 대항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차하면 북한에 선제공격을 할 가능성에 대항하기 위해 시진핑과 만나고 푸틴을 만난다는 것이 김정은의 전략이라고 본다.


*이 글을 쓴 ‘엔도 호마레’는 1941 년 중국 출생으로, 중국혁명전쟁을 경험하고 1953년에 일본에 귀국. 동경복지대학 국제교류 센터장, 츠쿠바대학 명예교수, 이학박사. 중국사회과학원 사회과학연구소 객원연구원·교수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 <시진핑 vs. 트럼프 : 세계를 제패하는 것은 누군가>(飛鳥新社), <모택동 : 일본군과 공모한 남자>'(中文版) <차이나 세븐 : ‘붉은 황제’ 시진핑>, <차이나 나인 : 중국을 움직이는 9명의 남자들>, <인터넷 대국 중국 : 언론을 둘러싼 공방>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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