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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시진핑파 대 반대파’ 노선투쟁 격화 - 中최고지도부, 인민일보 등 공개메체를 통해 노선 투쟁 - 이미 서로가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어서 주목 - 인민해방군과 중앙기율위원회도 노선투쟁에 합류, 진전 주목
  • 기사등록 2021-12-31 21:01:04
  • 수정 2022-01-01 07: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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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가열되는 중국공산당 지도부의 노선 투쟁]


중국 공산당 지도부내의 노선 투쟁이 날이 갈수록 격화되면서 시진핑 주석의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 신문도 이미 여러 번 중국 지도부내에서 시진핑의 지도노선에 대해 갈등 양상이 표출되고 있으며 아예 대놓고 시진핑 노선을 비판하는 글들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12월 29일자의 정세분석도 이러한 견지에서 쓰였다.


*관련기사:[정세분석] 시진핑 비판 확산에 당황하는 中공산당(12월 29일)

*관련영상: [Why Times 정세분석 1214] 시진핑 비판 확산에 당황하는 中공산당


그런데 중국출신으로 일본 국적의 유명한 평론가이면서 뉴스위크 등에도 중국 관련 정세분석 기사를 기고하는 세키헤이(石平, 중국명 스핑)도 12월 29일 일본의 시사주간지 슈칸겐다이(週刊現代)에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내에 노선투쟁이 발발했다”면서 “이러한 노선투쟁이 시진핑 주석의 위상을 깎아내리고 있다”고 지적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키헤이(石平)는 이 기고 글에서 “개혁개방의 덩샤오핑 시대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의 문제, 그리고 덩샤오핑의 개혁개방노선에서 일탈하고 있는 시진핑의 정치노선에 대한 평가 등의 너무나도 중요한 정치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 공산당 내부에 노선 갈등이 치열하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아주 중요한 역사결의를 했던 지난 6중전회 폐막 이후 중국 공산당 상층부내에서의 인식 차이 혹은 노선 대립은 이미 수면 위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 중국내 노선투쟁이 확연하게 드러난 11월 13일자 인민일보 지면


[노선투쟁1: 11월 13일자 인민일보 지면]


세키헤이(石平)는 이러한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내의 노선투쟁 사례로 우선 지난 11월 13일자 지면을 예로 들었다. 이날 인민일보는 3면에 중국 공산당 6중전회 폐막 후의 관련 뉴스를 집중 보도했는데, 그 내용은 중국 공산당 중앙기관인 상무위원회, 국무원, 정치협상회의 등의 당조직들이 6중전회와 관련하여 그 정신 또는 취지를 배우기 위한 학습모임을 가졌다는 것이다.


우선 우측 상단에 실린 상무위원회 학습모임의 경우, 리잔수((栗戦書)) 상무위원이 주도했는데, ‘6중전회의 시진핑 총서기 중요 강의와 전회의 정신을 배우는 모임’이라고 제목을 붙였고, 학습내용은 대체적으로 ‘전회의 정신’보다 ‘시진핑 강화’에 초점을 두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학습내용도 시진핑 강화에 대해 마르크스주의의 진리가 담긴 중요 문헌이라고 극찬하면서 시진핑 주석의 이름을 9번이나 등장시킬 정도로 온통 시진핑 찬양에 중점을 두었다.


이와 관련해 세키헤이(石平)는 “리잔수 상무위원이 원래 80년대 초반 지방 근무당시 시진핑과 친분을 맺고 2012년 시진핑 정권 출범때 중앙판공청 주임으로 발탁될 정도로 측근이고, 시진핑 2기때 결국 상무위원을, 그리고 2017년 3월 전인대에서 상무위원회 위원장에 선출될 정도여서 이날 시진핑을 그렇게 칭송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 평가했다.


그런데 좌측 상단을 차지한 리커창 총리 주재의 국무원 학습모임의 성격은 리잔수 주도의 상무위원회 학습과는 완전히 내용이 달랐다. 이 모임에는 한정(韓正) 부총리 겸 정치국 상무위원도 참석했는데, 모임의 목적 자체가 ‘시진핑 강화에 대한 학습’이 아니라 ‘6중전회 정신 학습’이었다.


특히 리커창 총리가 주관한 연찬회에서의 발언 내용 역시 시진핑 강화를 언급하기는 했지만 시진핑에 대한 평가나 칭찬은 전혀 없었다. 다시말해 리커창 총리 주도의 학습모임에서는 의도적으로 시진핑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으면서 냉대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세키헤이(石平)는 “리커창 총리는 후진타오(胡錦濤) 전 총서기가 이끄는 공청단파의 지도자로, 시진핑 주석과 오랜 라이벌인 지도부내 '반시진핑(反習近平)'파의 거두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 모임에 참석했던 한정 부총리 역시 장쩌민이 이끄는 상하이방의 지도자라는 점에서 리커창-한정으로 이어지는 국무원이 반시진핑파의 아성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하나, 11월 13일자 인민일보의 좌측 중간에는 정치협상회의의 학습모임도 소개되고 있다. 이 모임을 주도한 이는 왕양(汪洋) 정치국 상무위원이다.


그런데 이 모임 역시 ‘시진핑 강화’가 아닌 ‘6중전회 정신’에 대해 학습했다. 심지어 리커창 총리 학습모임에서는 예의상 시진핑 강화에 대해 언급이라도 했지만 이 모임에서는 아예 시진핑 강화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시진핑의 이름도 딱 두 번만 언급됐을 뿐이다. 이는 리잔수의 모임과는 확연하게 대비된다.


이에 대해 세키헤이(石平)는 “왕양 역시 공청단 출신이어서 리커창과 함께 당내 개혁파의 중진”이라면서 “3개의 학습모임을 통해 알 수 있지만 시진핑파와 반시진핑파의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키헤이(石平)는 “이러한 당내 차이와 대립은 과거에도 있어 왔지만 6중전회 이후 뚜렷하게 표면화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리커창 총리나 왕양 상무위원 등은 더 이상 시진핑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숨기려 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키헤이(石平)는 또한 “이들이 스스로 반시진핑파임을 드러냈다는 것은 이미 당내 투쟁이 그저 암투(暗鬪) 수준이 아닌 수면 위로 부상한 명투(明鬪) 수준이며 사태가 새로운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노선투쟁2: 공산당 중앙미디어 지면을 통한 대결]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내의 노선 투쟁은 12월 들어 또다시 발발했다. 세키헤이(石平)는 이를 “시진핑파와 반시진핑파 양 진영이 인민일보 등 당 미디어에서 장외난투를 벌이는 전대미문의 이상사태가 벌어졌다”고 봤다.


먼저 12월 9일자 9면의 이론면에서 취칭산(曲靑山) ‘중앙당사(史) 및 문헌연구원’ 원장이 기고한 ‘개혁개방은 당의 위대한 각성(改革开放是党的一次伟大觉醒)’이란 4000자에 달하는 논평을 실었다. 이에 대해서는 우리 신문도 자세히 분석보도 한 바 있다.


*관련기사: [정세분석] 중국 인민일보의 반란(12월 18일)

*관련영상: [Why Times 정세분석 1194]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의 배신


취칭산의 이 논평은 1980년대 이래의 개혁개방의 역사를 회고하면서 중국을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만든 개혁개방의 역사적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개혁노선을 밀어붙인 덩샤오핑에 대해 최대한의 찬사를 바치며 덩샤오핑이야말로 새 시대의 위대한 개척자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덩샤오핑 개혁노선의 계승자로 장쩌민과 후진타오를 지목하며 “계속해서 사상을 해방하고, 단호하게 밀고 나갈 것”이라면서 “20년의 경험, 특히 ‘문화대혁명’의 교훈은 우리에게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되고, 새로운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정책을 제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고 정리했다.


그렇게 덩샤오핑으로부터 후진타오 정권까지 언급하면서도 시진핑 정권 시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마치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이 된 지금의 중국과 시진핑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듯 설명을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세키헤이(石平)는 “개혁개방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현재의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 주석을 노골적으로 제외해 은근히 그를 깎아 내렸다”면서 “사실 시진핑의 정치는 개혁개방의 올바른 노선에서 벗어나 있음을 사실상 비판한 것”이라 지적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도 의미가 깊고 시진핑을 정면 비판한 중요한 글이 인민일보에 버젓이 실리게 되었다는 점이다. 세키헤이(石平)는 이를 가리켜 ‘중요한 정치적 사건’이라 했다.


그런데 취칭산의 인민일보 논평에 대해 시진핑 진영도 반격에 나섰다. 그것이 12월 13일자 인민일보 9면 이론면에 실린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위원·중앙정책 연구실의 장진권 주임의 글이다.


‘당의 전면적 지도를 견지하라’라고 제목을 붙인 이 논평은 후진타오 정권때까지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시진핑의 정치를 높이 평가하는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이 글에서 장진권은 당 지도체제의 건설과 강화라는 관점에서 초대 지도자인 마오쩌둥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에 대비되는 중요한 지도자로 시진핑을 거론하며 ‘그의 업적에 찬사를 보낸다’고 썼다. 그러면서도 이 글에서는 덩샤오핑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고 장쩌민 역시 전혀 거론하지도 않았다. 이들의 존재 자체를 완전히 무시한 것이다.


세키헤이(石平)는 이 글이 대해 “지난 9일자 인민일보의 덩샤오핑을 내세우며 시진핑을 무시한 취칭산 글에 대한 앙갚음의 성격에서 쓰여진 글”이라 평가했다.


특히 장진권의 글에서는 “후진타오 정권때까지 공산당의 지도내용과 형식에 있어서 상당한 문제점들이 발견되었는데 시진핑이 집권한 18차 당대회 이후 당의 전면지도 방향이 완벽하게 자리를 잡게 되었다”면서 시진핑의 공적을 찬양했다.


이렇게 후진타오 정권을 공식적으로 비판하는 글이 시진핑 진영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취칭산의 글과는 완벽한 대조를 이룬다. 후진타오 정권을 비판했다는 것은 곧 덩샤오핑 노선을 비판했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진짜 관심가져야 할 것은 시진핑 주석의 정치노선에 대해 비판하고 또 찬양하는 대조적인 글들이 당의 공식 기관지인 인민일보를 통해 배틀 형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시진핑 정치 노선에 대해 찬성파와 반대파간의 이견이 내부 논의를 통해 타협할 수 있는 단계를 이미 넘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키헤이(石平)는 이에 대해 “당원과 인민들이 모두 볼 수 있는 곳에서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양측이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을 뜻하며 당연히 이 투쟁은 더욱 고조될 것”이라 전망했다.


▲ 지난 12월 19일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解放軍報) 1면


실제로 이러한 공개적 투쟁은 인민일보가 아닌 다른 매체들을 통해서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12월 19일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解放軍報)는 1면에 “인재를 기르려면 먼저 마음을 길러야 한다”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는데 여기에는 “훌륭한 군인 양성은 먼저 마음을 단련하는데서 시작되어야 한다”면서 중국 고전을 인용해 “군대를 거느리면서 군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면 이는 장수 혼자 행동하는 것과 같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중국에서는 ‘군대를 거느린다’는 말은 통상 시진핑 주석을 가리키는 것이기 때문에 세키헤이(石平)는 “이 글은 시진핑 주석이 군부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인민해방군 내부에 그만큼 반 시진핑파가 많다는 의미”라고 봤다.


▲ 12월 20일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신문 1면


그런데 해방군보의 칼럼이 나온 바로 그 다음날인 12월 20일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신문에서는 “감연히 싸워 감연히 승리를 쟁취하자”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이 글은 곳곳에서 시진핑 주석의 말을 인용하면서 “시 주석이 제창한 투쟁정신을 전면적으로 내세우며 모든 어려움과 적에 맞서 감연히 싸우자”고 선언했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사실 시진핑 주석이 주도하는 부패척결 운동의 핵심 부서라는 점에서 시진핑 노선을 두고 당내 노선투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이 투쟁선언이 시진핑 진영의 강력한 경고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시말해 부패척결을 명분으로 대대적인 반 시진핑파 소탕에 나설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세키헤이(石平)는 이렇게 시진핑 노선을 두고 찬성파와 반대파가 인민일보 등의 공산당 매체를 통해 강력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젠 인민해방군과 중앙기율검사위원회까지 확대되면서 급기야 일대 정쟁으로 발전해 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정치 투쟁이 2022년 들어 어떠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며 어떠한 결말을 맞게될지 주목된다“는 것이 세키헤이(石平)의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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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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