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웨이리에 중국 사법부 부부장은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민족단결진보촉진법의 역외 적용 조항이 주권 국가가 법에 의거해 수행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입법 활동이며 국제법의 기본 원칙에도 철저히 부합한다고 공언했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과해 내달 1일부터 발효되는 본 법률은 55개 소수민족을 포함한 전체 중국인의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데 주된 목적을 두고 있다. 특히 서방 언론 등에서 제기하는 관할권 남용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며 법리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해당 법률 제63조는 중국 영토 외부에 존재하는 조직이나 개인이 민족단결과 발전을 저해하거나 민족 분열을 부추기는 활동을 전개할 경우에도 엄격한 법적 책임을 지우도록 규정하고 있다. 후 부부장은 특정 매체의 명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최근 서방 언론이 민족단결진보촉진법 제63조를 왜곡해 '관할권 남용'이라고 폄훼하고 있으나, 이는 객관적이지 않고 법리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세계의 모든 국가는 입법 조치를 통해 분리주의와 파괴 공작을 차단하고 사회적 통합을 유지할 정당한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국외에서 발생하는 민족 관련 불법 행위를 단죄하기 위한 장치일 뿐, 정상적인 교류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후 부부장은 "역외 적용 조항은 국외에서 이뤄지는 각종 민족 관련 불법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상적인 인적 교류나 학술 토론, 경제·무역 협력 등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와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들은 이번 입법이 소수민족 고유의 권리를 축소하고 획일적인 정체성을 강제하는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평가를 내놓았다.
반면 대만 사회는 이번 법안이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거나 중국 체제에 비판적인 인사들을 억압하는 법적 근거로 남용될 가능성에 대해 강한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다. 대만중앙통신은 현지 학계와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빌려 자국민들이 심각한 법적·정치적 위험 지대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훙푸차오 대만 둥하이대 중국대륙·지역발전연구센터 부주임은 해당 법이 본격적으로 작동하면 대만인에 대한 입국 거부나 자산 제재, 명단 공개를 통한 여론 압박 및 비즈니스 영역에서의 불이익 등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업무나 투자, 가족 유대 관계 등으로 인해 양안을 빈번하게 오가는 대만인들이 일차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며, 학자와 언론인, 시사평론가 등으로 대상이 확대될 소지가 다분하다. 익명을 요구한 대만 국가안보 관계자는 "정치적 맥락에서는 대만 주권이나 신장·티베트 인권 문제도 모두 '민족단결 훼손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의 친독립 성향 시민단체 연합체인 타이완 얼라이언스 역시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법안을 '국경을 초월한 탄압'으로 규정하며 중국 당국의 조치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