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전역이 유례없는 고온 현상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각국 정부는 일상 마비를 막기 위해 비상대응 체계에 돌입했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밀라노와 로마를 포함한 전국 15개 지역에 가장 강도 높은 가마솥더위 대책인 폭염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최고 단계인 적색경보는 노약자뿐만 아니라 건강한 일반 성인의 신체 기능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때 지정된다. 이탈리아 당국은 자국민에게 낮 시간대 야외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실내에 대기하라고 당부했다. 현재 볼로냐, 피렌체, 베네치아 등 주요 거점 도시들이 위험 지역에 명단에 올랐으며 이튿날 라티나 지역이 추가되어 총 16개 도시로 경보 구역이 확대된다.
기온이 수일째 급상승하면서 공공 안보와 일상생활 전반에 심각한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소집한 부처 합동 위기 대책 회의에서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폭염이 시작된 지난 18일 이후 현재까지 약 40명이 익사한 것으로 파악됐다"라고 밝히며 피해자의 대부분이 젊은 연령층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마리나 페라리 스포츠부 장관은 "폭염 기간에 허가되지 않은 곳에서 물놀이하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안 된다"라며 지정되지 않은 계곡이나 강가에서의 무단 수영에 대해 엄중히 경고했다. 정부 내부적으로도 더위 대응에 행정력을 모으기 위해 고위 공직자들의 무분별한 출장을 제한했으며 하원에서는 격식용 정장 재킷과 넥타이 의무 착용 규정을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과거 기후 조건에 맞춰 지어진 고건축물 기반의 문화 명소들도 기후 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조기 업무 종료를 선언했다. 평소 자정 무렵까지 야간 개장을 하던 에펠탑 운영사는 당일 오후 4시에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세계적인 소장품을 보유한 루브르 박물관 역시 기후 변화에 취약한 내부 환경을 이유로 24일부터 사흘간 폐관 시간을 오후 4시로 변경했다. 박물관 내부 관계자는 성명을 내고 유서 깊은 루브르 박물관이 "기후 변화에 충분히 대비되지 않았다"라며 밀집한 관람객의 열기가 건물의 내부 온도를 비정상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문제의 심각성을 짚었다. 들라크루아 미술관도 연쇄적으로 조기 폐쇄를 결정했으며 해안 명소인 몽생미셸은 여행객들에게 방문 시기를 늦춰달라고 정중히 요청했다.
이번 기후 이변은 유럽 기상 관측 역사의 수치들을 전면 개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프랑스 기상청은 1947년 공식적인 통계 수집 체계를 구축한 이래 이 날이 가장 뜨거운 날씨로 기록되었다고 공인했다. 전국 각지의 주요 지점 기온을 가중 평균해 산출하는 주야간 종합 기온 지표는 오후 5시 기준 29.8도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치였던 2019년과 2003년의 기록을 단숨에 갈아치웠다. 행정 구역상으로도 국토의 절반을 넘어서는 54개 데파르트망에 최고 수위 경보가 발효되면서 프랑스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극심한 온열 위험에 노출되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벌어졌다.
인근 도서 국가인 영국도 상황이 긴박하게 흘러가기는 마찬가지다. 영국 철도 운영사 그레이터 템스링크 레일웨이는 레일 변형 위험에 따른 열차 서행 조치로 인해 운행 횟수를 줄인다고 공지하며 시민들에게 생업 등 필수적인 목적 외에는 철도 이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공 교육계도 타격을 입어 최소 312곳에 달하는 각급 학교가 일시 휴교를 단행했으며 대형 공연장인 웸블리 스타디움은 관객들의 탈수 증상을 막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무료로 무제한 배포하고 식수를 절반 가격에 긴급 공급하기 시작했다.
-Why Times Newsroom Desk
-미국 Midwest 대학교 박사
-월간 행복한 우리집 편집인
-월간 가정과 상담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