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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6-24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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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법원에 해당하는 최고재판소가 고액 헌금 유도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 대한 해산 명령을 최종 확정했다.

도쿄 소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 일본 본부 [촬영 이세원]

교도통신과 NHK를 비롯한 현지 언론은 일본 최고재판소 제3소법정이 가정연합 측이 청구한 특별항고를 기각하고 원심의 해산 결정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전했다. 최고재판소 제3소법정 와타나베 에리코 재판장은 "교단의 신자들은 1973년부터 2022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헌금 권유 행위를 지속적으로 하는 등 다수의 사람들에게 재산적·정신적 손해를 입혔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이번 명령이 종교단체와 소속 신자들에게 미칠 심리적 타격을 감안하더라도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해산은 필요하고 부득이하다"고 최종 판결을 내렸다.


일본 정부 문부과학성은 지난 2023년 가정연합의 부적절한 자금 수령 행위 등을 근거로 도쿄지방재판소에 해산 청구를 제기했다. 사법부의 판단은 신속하게 이어져 도쿄지방재판소는 작년 3월 1심에서 해산 조치를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교단의 무리한 요구로 헌금 피해를 입은 이들이 최소 1천500명을 상회하며, 전체 피해 규모 역시 204억엔(약 1천944억원)이라는 막대한 액수에 달한다고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이어 지난 3월 도쿄고등재판소 역시 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해산 명령을 유지했다. 2심 판결이 내려짐에 따라 법원이 임명한 청산인이 교단의 자산 현황을 조사하고 관리하는 권한을 갖게 되었으며, 자금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돌려주는 청산 절차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가정연합 측은 사법부의 처분에 강력히 불복하며 "사실과 증거에 의해 입증되지 않았으며, 증거재판주의에 반해 내려진 부당한 판단"이라고 항변하며 최고재판소의 문을 두드렸으나 최종적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일본 사회에서 가정연합의 고액 기부 문제는 지난 2022년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저격한 범인의 자백을 계기로 공론화되었다. 당시 피의자는 자신의 어머니가 해당 종교에 가산을 탕진하여 가정이 파탄에 이르렀다고 범행 이유를 진술했고, 이후 교단의 포교 및 자금 수습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과거 일본에서 법령 위반으로 해산된 종교법인은 1995년 도쿄 지하철역 사린가스 테러를 감행한 옴진리교를 포함해 단 두 곳뿐이었으며, 이들은 모두 간부들이 강력 형사 사건에 직접 가담한 경우였다. 형사 범죄가 아닌 민법상 불법 행위를 사유로 법정 해산이 확정된 사례는 이번 가정연합이 일본 헌정사상 최초이다.


최고재판소의 확정 판결이 나온 이후 가정연합 지도부는 즉각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교단 관계자는 "청산 절차가 개시되면서 전국에 300곳 이상이던 교회 시설에 일절 출입할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서 "청산 업무에는 성실하게 대응하고 있으나 교회를 잃은 신도들이 정신적으로 큰 부담을 겪고 있다"며 현재 내부 신도들이 처한 고충을 주장했다. 한편 NHK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과거 교단에 바친 헌금 등에 대한 채권 신고를 접수한 결과, 제도 시행 약 1개월 만에 총 61명의 피해자가 접수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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