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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6-23 05: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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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는 유럽연합이 북대서양조약기구와 실질적으로 결합하면서 단순한 경제적 경쟁 관계를 넘어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명백한 지정학적 적대 세력으로 전락했다고 선언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타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러시아가 유럽연합의 군사적 팽창 조짐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 날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럽 공동체의 성격이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음을 전면 제기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현재의 EU는 단순한 경제적 프로젝트로만 볼 수가 없다"라고 지적하며 서유럽 중심의 동맹 체제가 지닌 위험성을 역설했다.


러시아가 이처럼 강경한 어조로 유럽을 몰아세우는 배경에는 최근 유럽 대륙 내부에서 확산하는 무장 강화 움직임과 독자적인 안보 구축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서방의 군사동맹 체제와 유럽연합의 밀착을 두고 "군사화 가속, 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사실상 통합 등은 EU를 경제적 경쟁자에서 지정학적 적으로 변모시켰다"라고 규정했다. 이는 유럽연합이 나토의 하부 조직처럼 움직이며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다는 시각을 드러낸다.


특히 러시아는 자국의 전통적인 세력권으로 분류되던 주변국들이 서방 및 유럽연합과 밀착하는 현상에 대해 극도의 경계감을 표출하는 모양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최근 러시아와 거리를 두는 대신 유럽연합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아르메니아의 정세 변화를 직접 언급했다. 아르메니아에서는 이달 초 치러진 총선에서 친유럽 성향을 띠는 집권 시민계약당이 승리해 정권 연장에 성공한 바 있다.


이러한 남코카서스 지역의 외교적 지형 변화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는 외교적 불이익이 따를 것임을 숨기지 않았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우리는 아르메니아 지도부의 행보가 양국 관계의 변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왔다"라며 향후 모스크바와 예레반 당국 간의 관계가 심각하게 냉각될 수 있음을 강한 어조로 경고했다. 주변국의 이탈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크렘린궁의 의지가 반영된 발언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최근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서유럽 주요 강대국들을 중심으로 자체적인 안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자강론'이 대두하는 분위기를 매우 민감하게 주시해왔다. 유럽 국가들이 독자적인 방위력을 키우거나 나토의 결속력을 다지는 모든 행위를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침해하는 요소로 간주하고 비난을 퍼부어온 만큼, 이번 유럽연합을 향한 지정학적 적대 세력 규정 역시 서방의 결속을 저지하려는 압박 전술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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