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S 프린스오브웨일스호 [AP=연합뉴스]
영국 해군이 자랑하는 6만5천톤급 항공모함 HMS 프린스오브웨일스호가 임무 수행 중 발생한 기계 고함으로 수리를 위해 노르웨이로 긴급 예인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5일 현지시간으로 보도했다. 이 함정은 30억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6조 2천5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어 지난 2021년 첫 항해를 시작했으나, 취역 이후 크고 작은 기술적 결함이 끊이지 않고 발생해 구설에 올랐다.
특히 이 날 발생한 사고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북극해 인근에 전개되어 북대서양조약기구, 즉 나토 회원국들과 합동 훈련을 벌이던 와중에 터져 나와 작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군 내부에서는 이번 결함 역시 함정 하부의 프로펠러축 계통과 연관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해당 함정은 지난 2022년에도 프로펠러축이 파손되는 사고를 겪었으며, 바로 다음 해인 2023년에도 동일한 부위에서 결함이 재발해 장기간 수리를 받은 전력이 있다. 이 같은 추진축 고질병은 자매함인 HMS 퀸 엘리자베스호에서도 똑같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영국 군함 설계와 정비 역량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영국 국방 당국자들은 공식적으로 "경미한 기술적 문제"라며 사태 진화에 나섰으나,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군 내부의 사기 진작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한다. 최근 영국 정부가 긴축 재정을 이유로 국방 예산을 삭감하고 무기 도입 및 군 현대화 투자 계획을 잇달아 연기하면서 일선 장병들의 동요가 심한 상태다. 이러한 시점에 해군의 핵심 전력이자 상징인 초고가 항공모함이 다시 한번 고장으로 멈춰 서면서 군의 전반적인 신뢰도가 타격을 입게 되었다. 한 내부 소식통은 "군의 사기가 이미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영국 해군이 가장 원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장의 암담한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낙마는 국제 외교 무대에서의 일정에도 연쇄적인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영국 해군은 오는 7월로 예정된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 대축제에 이 항모를 파견해 국력을 과시할 계획이었으나, 노르웨이에서의 수리 기간이 길어지면서 정해진 기일 내 출항이 불투명해졌다. 게다가 과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의 이란 공습 불참을 비난하는 과정에서 영국의 핵심 항모들을 향해 "낡고 고장난 배"라고 공개 비하했던 발언이 다시 조명받으면서, 영국 군당국은 동맹국 앞에서 다시금 체면을 구기게 되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