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전투기 [AFP=연합뉴스]
이스라엘 정부는 중동 전역을 아우르는 비밀 군사 거점망을 형성해 왔으며, 이 가운데 핵심 축이 이란 북부 전선과 맞닿은 아제르바이잔 남부 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사안의 내막을 깊숙이 파악하고 있는 관계자 4명의 증언을 토대로 이스라엘이 해당 지역에 군 핵심 정보부대와 최정예 병력을 침투시켰다고 보도했다. 이 전초기지에는 이스라엘 특수부대원뿐만 아니라 해외 공작을 담당하는 정보기관 모사드의 베테랑 요원들이 대거 상주하며 무인기 운용과 정찰 임무를 주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 기지를 발판 삼아 무력 충돌 과정에서 이란 북방 지역을 효과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를 손에 넣었고, 실제 배치된 요원 중 일부는 이란의 중요 도시인 타브리즈에서 불과 96km 떨어진 초접경 구역까지 접근해 활동했다.
이스라엘의 이러한 움직임은 양국 간의 전면전이 발발하기 이전부터 매우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진행되었다. 복수의 소식통이 전한 바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 2월 28일 이란과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터지기 몇 주 전인 1월 중순 시점에 이미 아제르바이잔 내부에서 은밀한 군사 작전 조율을 마쳤다. 이 시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내부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에 대한 유혈 진압 기조를 강하게 비판하며 군사적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경고하던 때였다. 이스라엘은 미국 행정부의 강경 기류에 긴밀히 동조하면서 아제르바이잔 영내에 고성능 도청 및 정보 수집 장치들을 대거 매설하기 시작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공습 구상을 잠정 철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첨단 스텔스기를 독자적으로 출격시켜 추가적인 첩보 장비 설치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군사기지 제공처로 지목된 당사국은 이러한 비밀 공작 연루 의혹에 대해 격렬한 어조로 반박하며 선을 그었다. 주미 아제르바이잔 대사관 대변인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자국 영토가 제3국을 겨냥한 군사적 행동의 교두보로 사용되었다는 일련의 보도는 전혀 근거가 없는 허위 주장이라며 단호하게 거부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비밀 거점 확보 행보는 아제르바이잔 한 곳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스라엘은 이미 이라크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와 소말릴란드 등 중동과 아프리카 접경지 여러 곳에 유기적인 비밀 군사시설들을 구축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동서남북 국경선을 촘촘하게 에워싸는 형태로 타국 영토 내 전술 기지들을 운용하며 대이란 압박 작전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온 셈이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