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대적인 군부숙청, 더 이상 군부지도자 신뢰 어려운 상황]
중국의 모든 권력을 다 장악하고 있는 듯 보이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되레 철저하게 고립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숙청한 이후 군부의 시진핑 주석에 대한 충성심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당혹스러워하고 있는 듯 보인다. 문제는 군부의 절대적 충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국가 운영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군부에 절대적 충성심을 직접 요구하는 일까지 벌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군부는 시진핑의 뜻대로 절대적으로 충성하게 될까?

일본의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는 19일, 닛케이의 중국지국장을 지냈으며 지금은 논설위원으로 있는 나카자와 카츠지의 정세분석을 통해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은 장군들에 대한 깊은 불신을 반영하듯 이례적으로 최근 전국 각지의 일선 병사들을 칭찬하며 충성을 호소했다”면서 “시 주석은 2월 10일 베이징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인민해방군을 사열하고 육군, 해군, 공군, 로켓군, 그리고 무장경찰을 포함한 여러 군종의 9개 부대 소속 병사들에게 손을 흔들며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이어 “중국 국가주석과 당 총서기는 동시에 인민해방군을 감독하는 최고 군사기관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임하며, 무장경찰은 중앙군사위원회의 지휘를 받는다”면서 “고위 군 장교들이 거의 참석하지 않은 이번 군사 행사는 올해 9일간의 음력 설 연휴를 앞두고 열렸다”고 짚었다.
닛케이아시아는 “시진핑은 병사들에게 충성을 호소하는 연설을 통해 당의 명령, 곧 최고 지도자인 자신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시 주석의 이러한 연설이 갖는 의미는 결국 군부의 고위 관료들에게 불신을 품고 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바로 이러한 불신 때문에 고위 장교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이 벌어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시 주석이 중국 최고사령관 자리에 오른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군부에 대한 그의 불신은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시진핑은 중앙군사위원회 산하 부서 사령관과 정치위원, 그리고 인민해방군 5개 전구사령부 사령관을 포함한 거의 모든 인민해방군 장군과 제독들을 여전히 의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래서 시 주석은 인민해방군 장병들을 향해 직접 “‘일선 병사들’이 중국 공산당의 명령에 굳건히 따르고 성실히 임무를 수행해왔다”며, “이들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말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 일선 병사들과 군간부간에 불신을 조장할 수 있는 위험한 발언으로 시진핑의 발언으로 인해 오히려 군부의 지휘체계나 위계질서가 무너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이 그러한 발언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군부의 충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군 지도부에 대한 불신을 일반 병사들의 충성심으로 덮으려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군 지도부 숙청 이후 더욱 불안해진 시진핑]
이런 측면에서 중국은 지금 춘절 연휴이지만 시진핑 주석은 사실상 좌불안석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아시아는 “시진핑 주석은 자신과 가까웠던 장교들을 포함해 군 고위직을 대거 숙청한 후 오히려 고립감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더 크다”면서 “마치 혼자 남겨진 듯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말을 되뇌이고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닛케이아시아는 이어 “시진핑 주석이 일반 병사들의 충성을 호소하는 이례적인 행보는 '신중국', 즉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 아버지인 마오쩌둥이 1966년부터 1976년까지 이어진 비극적인 문화대혁명 기간 동안 했던 행동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마오는 권력 투쟁에서 잃었던 절대 권력을 되찾기 위한 정치 캠페인을 시작했는데, 그는 고위 관료와 지식인 계층을 무시하고 급진적인 학생 지지층인 ‘홍위병’과 일반 대중에게 직접 충성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닛케이아시아는 “지난달,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준 충격적인 발표가 있었는데, 바로 인민해방군 최고위 장교인 장유샤가 사실상 숙청되었다는 것”이라면서 “장유샤는 당의 막강한 권력을 가진 정치국 위원이자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두 명 중 최고참으로, 오랫동안 시 주석의 가장 신뢰받는 군사 동맹 중 한 명으로 여겨져 왔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중국 국방부는 지난 1월 24일 간략한 성명을 통해 장유샤와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인 류전리가 ‘중대한 기율 위반 및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에 착수했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실전 경험이 풍부한 몇 안 되는 중국 최고 사령관 중 한 명이었던 장유샤는 군 내에서 널리 존경받는 인물이었다”면서 “그의 명성은 그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해주었고, 그의 갑작스러운 숙청은 인민해방군 고위 장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지금 중국 군부에서는 장유샤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장군들이 연루되어 숙청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인민해방군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일반 병사들의 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짚었다.
이러한 동요를 막기 위해 중앙군사위원회의 기관지인 인민해방군보는 지난 1월 31일 1면 사설에서 “두 사람이 역사적 수치의 기둥에 영원히 못 박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일반 병사들에게는 장유샤를 비롯한 인민해방군 피라미드형 위계질서의 최고위층 인사들이 부패했다는 갑작스러운 소식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 바로 이러한 내부의 불확실성 때문에 시진핑 주석은 이례적으로 피라미드의 맨 아래층부터 직접 충성을 호소하는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시 주석은 베이징 중심부에 위치한, 중앙위원회의 요새로 알려진 위풍당당한 건물인 81빌딩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호소문을 발표한 것이다. 국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의 저녁 뉴스 시간에 방송된 영상에는 시 주석을 포함해 단 세 사람만이 넓은 붉은 카펫이 깔린 홀 중앙에 앉아 있는 모습이 담겼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홀은 텅 비어 보였다. 그리고 시 주석 앞에는 전국 각지의 군대 모습이 화면 분할 방식으로 표시되는 대형 와이드스크린 모니터가 놓여 있었다.
[직접 현장 방문 못하고 영상으로만 군인들 접촉한 시진핑]
그런데 눈여겨볼 점은 시진핑 주석이 과거 같으면 당연히 설날을 전후해 군부대를 직접 방문하는 것이 관례였음에도 올해는 그러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진핑의 군부대 방문은 최고사령관의 당연한 임무였지만 올해는 장유샤 부주석 숙청의 여파로 현장 방문은 취소됐다.
실제로 지난해 1월에는 시진핑 주석이 랴오닝성 선양에 본부를 둔 북부전구사령부를 방문했다. 장유샤 부주석과 동행한 시 주석은 그곳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다른 사령부 소속 부대들과도 대화를 나눴다.
이에 대해 닛케이아시아는 “올해 시진핑 주석은 베이징을 아예 떠나지도 않았으며 베이징내의 군부대 방문도 하지 않았다”면서 “대신 국방부 청사인 81빌딩으로 가 화상으로 인민해방군 9개 부대를 시찰했는데, 이는 장유샤가 아닌 자신이 중앙군사위원회의 핵심부를 장악하고 있음을 군 전체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짚었다.
닛케이아시아는 “이번에 시진핑 주석이 직접 시찰을 하지 않은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서 “수많은 사령관과 고위 장교들이 숙청되면서 전구 사령부가 심각한 혼란에 빠져 있어 직접 시찰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시 주석과 장성민은 2월 10일 화상 회의에 참석한 유일한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이었다. 장성민은 중앙군사위원회 기율검사위원회 서기였으며, 지난 10월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승진했다.
2022년 10월 당의 제20차 전국대표대회 직후에는 중앙군사위원회(CMC) 위원이 7명이었지만, 지난달 장유샤와 류전리가 숙청되면서 시진핑과 장성민 두 명만 남게 되었다. 리샹푸 전 국방부장 겸 중앙위원회 위원은 2023년에 숙청되었다. 이후 허웨이둥 전 중앙위원회 부주석과 먀오화 전 중앙위원회 위원 겸 중앙위원회 정치공작부 부장도 숙청되었다.
중앙군사위원회에서 유일하게 남은 제복 장교인 장성민은 기강 담당이며 군사 작전에 정통하다고는 할 수 없다. 사실 현재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중에는 군대 지휘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것이 중국 군부의 현실이다.
[장유샤 숙청에 침묵하는 중국 사회, “시진핑은 불안하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장유샤 사건이 공개된 지 20일이 넘었지만, 1월 31일 인민해방군보의 논평을 제외하고는 당, 정부, 군 주요 기관에서 중앙위원회의 결정을 확고히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 기관들은 지금 완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금까지는 중앙위원회가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나 군사 인사들을 숙청하거나 탄압하기로 결정할 때마다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관례였다.
실제로 불명예스럽게 실각한 전 충칭시 고위 관리이자 정치국 위원인 보시라이의 사례가 좋은 예다. 보시라이와 장유샤는 '2세대 공산당원', 즉 혁명기 당 지도자들의 자녀이다. 2012년 4월 10일, 보시라이가 중대한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 대상에 올랐다는 발표가 나왔다. 그러자 관련 부서들은 잇따라 조사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당시 후진타오는 국가주석이자 당 총서기였다. 보시라이는 결국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물론 장유샤 숙청과 관련해 지난달 말 인민해방군보의 논평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인민해방군보는 중앙군사위원회의 공식 대변지이므로 시진핑 주석의 의도를 온전히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요 정당, 정부, 군 기관들은 왜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일까?
시 주석은 이러한 불가사의한 상황 속에서 인민해방군 부대 시찰을 피하고 81빌딩에 틀어박혀 장군들을 무시하고 일선 병사들에게 직접 자신에게 충성할 것을 호소했다. 이게 무슨 의미인가? 바로 시진핑 주석이 철저하게 고립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