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반기들어 대만 주변 위협 강도를 대폭 줄인 인민해방군]
중국이 대만 문제를 두고 일본과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작 중국 인민해방군은 대만에 대한 위협을 크게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러한 중국인민해방군의 태도는 예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것으로 그동안 해를 거듭할수록 대만 주변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강화해 왔던 것과는 대조적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중국의 최종적인 대만 통일이라는 '중국몽'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중국 인민해방군 전투기와 함정의 대만 주변 활동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어 “지난 5년간 대만 인근에서 펼쳐진 인민해방군(PLA)의 움직임은 세계 최강 군사력 두 나라 간 충돌이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예측하는 핵심 지표로 여겨져 왔다”면서 “이 기간 중국군의 군사 훈련 규모는 점차 확대되며 대만에 점점 더 근접해왔는데, 인민해방군이 '전투 지향적'이라고 표현한 훈련들은 실제 봉쇄나 전쟁 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더욱 가깝게 재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심지어 이러한 중국군의 행동에 대해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인 사무엘 파파로 제독은 “이러한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사 행동이 무력 공격을 위한 리허설에 해당한다”고 경고할 정도였다
또한 대만 분석가들도 “중국군이 훈련에서 전쟁으로의 전환을 연습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이러한 훈련이 갑작스러운 대만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SCMP는 이와 관련해 “베이징은 해당 지역에서의 군사 활동이 친독립 성향 정치인들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왔으며, 지난해 라이칭더(賴清德)가 대만 총통으로 취임한 이후 증가한 군사 활동의 강도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생각을 반영한다고 보고 있다”고 짚었다.
그런데 SCMP는 인민해방군의 대만 주변 군사활동과 관련해 대만 국방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1월까지 11개월간 섬 인근을 비행한 전투기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8% 소폭 증가했지만, 7월 이후 중국 인민해방군은 공중 활동이 크게 줄어들며 압박을 완화했으며 대규모 군사 훈련도 실시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미국과의 긴장 완화, 라이 총통의 국내 정치적 어려움 등 광범위한 상황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SCMP는 이어 “실제로 7월부터 11월까지 대만은 섬 인근에서 총 2,209회의 인민해방군 항공기 출격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수치”라면서 “대규모 훈련이 전혀 없었던 것은 올해가 2022년 이후 처음으로 해당 유형의 훈련이 단 한 차례만 실시된 해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SCMP는 “그럼에도 섬 주변에서 활동하는 해경 선박 수는 전년 동기 대비 현저히 증가했으며, 하반기에도 활동이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면서 “이 선박들은 봉쇄 작전이 발생할 경우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짚었다.
[거의 매일 이어지는 중국군의 도발적 행동, 올해는 줄었다]
SCMP는 “대만은 2020년 말부터 매일 PLA의 섬 주변 활동을 보고해왔는데, 2022년 8월 당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방문은 섬 주변 대규모 군사 훈련을 촉발했다”면서 “그 이후로 베이징은 평화적 통일을 선호한다는 반복된 주장에도 불구하고 압박을 강화해왔다”고 짚었다.
SCMP는 이어 “중국은 대만을 필요시 무력으로 통일해야 할 중국 영토로 간주한다”면서 “미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는 대만을 독립국으로 인정하지 않지만, 워싱턴은 자치 섬을 무력으로 점령하려는 시도를 반대하며 법적으로 대만의 방어를 지원하기 위한 무기 제공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SCMP는 “중국군의 활동 급증은 대만 측의 도발로 인식되는 사건, 예를 들어 베이징이 독립 성향으로 보는 발언 등에 뒤따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러한 압박은 지난해 상당히 강화되었는데, 베이징이 불안 요소이자 독립 옹호자로 간주하는 라이(賴清德)가 대만총통으로 취임하면서부터 비롯됐다”고 밝혔다.
SCMP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대만 주변에서 총 4,976회의 인민해방군 항공기 출격이 감지되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703회에 비해 증가한 수치”라면서 “이 중 3,508편이 대만 해협(180km)을 가르는 비공식 경계선인 중간선을 넘었으며, 이는 작전 전체의 70%를 약간 넘는 수치로 지난해 약 60%에서 증가한 것”이라고 짚었다.
SCMP는 “연말 작전 감소에는 일반적으로 PLA 훈련이 가장 활발한 시기인 7월과 8월도 포함됐다”면서 “그러나 올해 해당 월에 중간선을 넘은 것으로 포착된 출격 횟수는 2024년 동기 대비 약 15% 감소했는데, 가장 큰 감소폭(40%)은 10월에 기록됐으며, 작전 횟수는 지난해 370회에서 올해 222회로 줄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중국 본토 분석가들은 “일부 스텔스기는 탐지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중국군의 비행횟수 감소에 대해 무게를 두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브라운대학교 중국이니셔티브 소장 라일 골드스타인은 “이번 감소가 워싱턴이 라이 총통의 미국 경유를 막았다는 보도와, 야당 의원 축출 시도 실패 후 국내에서 당한 굴욕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라이 총통은 2024년 5월 취임 이후 아직까지 미국 본토를 방문하지 않았다. 이는 최근 수십 년간 취임 첫해에 미국을 방문하지 않은 첫 대만 지도자다. 다만 지난해 말 하와이 경유는 했다. 라이 총통은 또한 수개월간 진행된 소환 운동 대상이었던 야당 의원 32명 중 단 한 명도 소환하지 못해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이에 대해 골드스타인은 “이 두 사건이 결합되어 중국의 자신감을 높였고, 그 결과 군사적 압박을 최소한 일부 완화하게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10월에는 한국 부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이 열렸는데, 수십 년간의 관례를 깨고 정상회담 후 발표된 성명에서 대만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당시 라이 총통은 중화민국 건국을 이끈 혁명 기념일인 중추절 공휴일에 연설을 했는데, 이 연설은 전통적으로 주요 정치적 행사로 여겨져 왔다. 베이징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관측통들은 라이 총통의 연설이 전년 대비 수위가 낮아진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중국 인민해방군(PLA)의 뚜렷한 대응도 없었다. 이는 라이 총통이 군사재판 부활을 포함한 일련의 안보 조치를 발표한 직후인 4월에 진행된 대규모 군사훈련이 올해 유일한 대규모 훈련이었음을 의미한다. 라이 총통은 해당 연설에서 중국 본토를 적대 세력으로 규정했다.
지난해 인민해방군은 두 차례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는데, 한 차례는 5월 라이 총통 취임 연설 이후, 다른 한 차례는 중광절(쌍십절) 연설 이후였다. 라이 총통은 두 연설에서 모두 “대만과 중국 본토가 서로 종속 관계가 아니다”라고 발언했으며, 베이징은 이를 매우 도발적인 발언으로 간주했다.
미국 역시 대만 해협을 통과하는 군함 횟수를 역시 줄였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 조치가 베이징과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이러한 통과가 정기적으로 이어졌다.
올해 초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확인된 해당 유형 작전은 단 세 차례에 불과하다. 매번 확인은 언론의 질의에 대한 응답이었으며, 미군 측에서 별도 성명을 발표한 적은 없다.
이에 대해 장칭(張慶) 분석가는 “올해 두 번째 대규모 인민해방군 군사훈련은 없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베이징은 부정적인 미국 여론을 자극하고 광범위한 전략적 환경을 교란시킬 수 있는 행동을 피하려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브라운 대학교 중국 이니셔티브 책임자인 라일 골드스타인은 “올해 출격의 70%가 중간선을 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전반적으로 중국 인민해방군이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고 본다. 이는 전체 정치적 지형에서 상당히 효과적인 수단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며, 특히 타이페이와 워싱턴은 물론 도쿄, 서울 등지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골드스타인은 “베이징은 현재 흐름이 전반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해, 과도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골디락스’ 식 해결책을 모색 중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즉 높은 압박을 유지하되 역풍을 일으키지 않는 수준을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정적 이유가 군사훈련 횟수 줄인 주요 요인일 수도]
인민대학 국제관계학 교수 스인홍은 이에 대해 “최근 항공 출격 횟수 감소가 부분적으로 재정적 이유 때문일 수 있다”면서 “중국 본토 경제가 계속해서 역풍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 공산당이 지난 10월 발표한 차기 5개년 계획 제안에는 인민해방군의 비용 통제 방안이 포함됐다.
중국 최고 군사 지휘 기관인 중앙군사위원회 사무국 부국장 추양(邱陽)도 “인민해방군이 훈련 및 장비 지원은 물론 대만 위협 훈련 등 여러 분야에서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인민해방군 최고 지휘부를 겨냥한 반부패 운동이 진행 중이며, 이로 인해 대만 해협을 마주한 푸젠성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여러 장군들이 낙마했다. 이들 중에는 대만 해협을 관할하는 동부전구사령부 전 사령관 린샹양(林祥阳)도 포함된다. 그는 당에서 제명되고 부패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렇게 중국인민해방군은 시진핑 주석의 숙원사업인 ‘통일대업’ 완수라는 목표를 놓고 대만에 대한 강력한 압박을 시행해 왔으나 최근 들어 그 강도를 대폭 줄이고 있다. 그런데 그런 상황이 급격하게 추락하고 있는 중국 경제 현실과도 연동될 수 있다는 분석이 눈길을 끈다. 실제로 국방운용비의 실질적인 축소가 내년에도 대폭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비참한 중국 경제 현실이 시진핑의 대만 통일 전략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