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단 지도체제가 무너진 중국, 시진핑 독주가 빚은 파국]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날이 갈수록 권부에서 고립되고 있다. 이를 긍정적으로 본다면 시진핑의 독주체제가 강화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주변부의 권력 핵심들마저 시진핑에게서 떨어져 나간다는 점에서 권력의 고립화는 물론, 심지어 권력의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시진핑의 이런 모습이 특히 25일과 26일에 열린 중앙정치국 회의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실하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6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시진핑 중앙총서기 주재 하에 민주생활회의를 개최했으며, 시진핑 총서기는 중요한 연설도 했다”면서 회의 장면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신화통신은 “이틀 연속 열린 정치국 민주생활회의에서는 5가지 중점을 다뤘다”면서 “첫째, 정치적 충성을 강화하고 정치적 역량을 높이는 데 앞장서기 둘째, 근본을 다지고 당성을 강화하는 데 앞장서기 셋째, 인민과 조직, 법규를 경외하는 데 앞장서기 넷째, 일을 추진하고 책임을 다하는 데 앞장서기, 다섯째, 당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책임을 단호히 짊어지는 데 앞장서기” 등이 그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신화사가 대외적으로 발표한 내용이지만, 핵심은 첫 번째 문장인 '정치적 충성 강화'였다.
시진핑이 이날 ‘정치적 충성심 강화’를 그렇게도 강조한 것은 시진핑이 주변 20여 명의 충성도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화통신은 “민주생활회의에 참석한 중앙정치국 동지들은 일치하여, 당과 국가 사업이 새로운 중대한 성과를 거둔 근본은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지도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과학적 지침에 있다고 인식했다”고 밝혔다. 이것이 바로 시진핑이 원하는 바이기도 하고, 신화통신이 말하고자 하는 본질이기도 하다.
그래서 신화통신은 “중앙정치국 동지들은 일치하여 당과 국가 사업이 새로운 중대한 성과를 거둔 근본은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지도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과학적 지침에 있다고 인식했다”고 밝힌 것이다.
이렇게 이날 회의는 결국 시진핑에 대한 충성심 강화를 강조했는데, 시진핑이 이렇게 충성심을 거론했다는 것 자체가 지금 중국 최고 권부내에 충성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의미한다. 또 시진핑에 대한 충성심 부족이 지금 중국 최교 권부내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표출되고 있다고 시진핑 스스로도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바로 이러한 중국 권부내의 현실을 그대로 볼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날 회의장면을 담은 사진이었다. 또한 이 사진 한 장이 지금 중국 권부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다시말해 이날 회의와 관련된 신화통신 보도에서 정작 눈길을 끈 것은 회의에서 거론되는 내용이 아니라 신화통신이 그날 공개한 사진인데, 그 모습이 불과 얼마전의 시진핑 주재 회의와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어서 시진핑의 권력이 현재 어디에 와 있으며, 시진핑이 지금 중국 권부내에서 어떠한 위기 속에 빠져 있는지 짐작하게 했다.

우선 이날 공개된 회의 사진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시진핑 주변부가 휑하니 비어 있다는 점이다. 이를 지난 18대 정치국 회의들과 비교를 해 보면 한마디로 너무나도 차이가 나는데,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중국의 집단지도체제가 완전히 무너지고 시진핑 1인 지배체제로 변화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어찌보면 시진핑이 스스로 그러한 1인 지배체제를 원했고, 또 그러한 체제를 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이는 사실상 중국 공산당의 전통적인 지배체제를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그만큼 시진핑이 부딪쳐야 할 다양한 정치적 사건이나 국가적 위기 등을 홀로 견뎌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을 것이다.
사실 시진핑의 1인 지배체제는 지난 2022년 중국 공산당의 전통적인 지배구조인 집단지도체제와 재선 후 사임이라는 집권 공식을 스스로 무너뜨리면서 독주 체제로 완성됐다. 문제는 집단지도체제는 권력을 공유하기 때문에 책임도 분산되는 강점이 있지만 시진핑 3선 이후 중국 체제는 시진핑 1인 지배체제로 전환되었기 때문에 모든 국정의 운영 책임을 시진핑 홀로 지게 된다. 바로 이러한 모습을 이번 정치국 회의 장면이 오롯이 보여준 것이다.
[이미 무너지기 시작한 시진핑 독주, 도와주는 이가 없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마오쩌둥과 같은 반열에 오르면서 시진핑 독주가 영원할 것으로 생각했겠지만 시진핑 1인 체제는 곧바로 위기를 불러왔다. 다시 강조하지만 집단지도체제는 위험을 분산하고 또 위기에 다양한 정치적 계파들이 공동으로 대응하기 때문에 위험도 분산은 물론이고 위기 대응 능력 또한 강력해진다. 어차피 중국의 정치라는 것이 다양한 정치 계파들에 의한 합의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진핑은 그러한 여러 정치 집단에 의한 권력 분점을 원하지 않았다. 자신은 ‘제2의 마오쩌둥’이라는 생각을 굳히면서 정적들과 반대세력들을 가차없이 부패척결 등의 명분으로 숙청했다.
시진핑은 그러면서 헌법을 개정하는데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고, 심지어 20차 당대회에서는 전임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을 회의장에서 끌어내도록 지시하며 비로소 당의 천하를 시진핑의 천하로 바꿨다. 그는 당내의 자신에 대한 불만을 매우 잘 알고 있으며, 모든 동료와 각계각층의 측근들을 엄격히 경계하고 있다. 그래서 당내 고위 간부들은 그의 앞에서 늘 긴장하며 조심스럽게 행동한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권력구도를 완성했지만 그런 여파로 주변에는 시진핑 지원세력들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러한 빈틈을 시진핑에 의해 압박받고 공격받던 다른 세력들이 결집하면서 오히려 시진핑의 권력이 수세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것이 지금의 중국 정세를 형성하게 됐다.
실제로 시진핑이 자신의 호위세력으로 직접 발탁해 군부의 요소요소에 배치해 두었던 여러 장성들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축출되기 시작했다. 군부의 핵심부인 중앙군사위원회부터 시진핑 직계였던 허웨이둥이나 먀오화 등이 시진핑의 뜻이 아닌 장유샤 부주석의 생각대로 축출되었다. 그러나 시진핑은 그러한 장유샤의 결정에 전혀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그뿐 아니다. 동부전구를 비롯해 요소요소에 자신의 계파 인물들을 심어 두었지만 줄줄이 척결 대상이 되면서 숙청되었다.
심지어 시진핑의 눈과 귀 역할을 해 오던 종샤오쥔(钟绍军)도 처리되었다. 이는 시진핑에게는 충격적이다. 종샤오쥔의 축출은 시진핑이 더 이상 군부에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이 경제정책을 직접 관할하면서부터 현실은 더욱 악화되기 시작했고, 실제로 중국 경제 상황은 더 이상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추락했다. 그러다보니 중국의 고위층들은 물론 중산층이상의 수많은 중국인들이 지금의 중국이 과거보다 나빠졌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공통적으로 중국 공산당과 중국 자체가 이젠 변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중국의 변화는 시진핑 시대가 막을 내려야만 한다는데 공감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간과한 점이 하나 있다. 당내 모든 파벌과 세력을 쓸어버린 중국 공산당 지도자가 정치 무대에서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한번 물러나거나 물러날 기미를 보이면, 그는 산이 무너지는 듯한 패배를 맞이할 것이며, 그를 따르는 자들, 심지어 측근들까지도 잔혹한 숙청을 당할 것이다. 이는 독재 정권의 숙명이다. 이길 수는 있어도 질 수는 없다. 패배의 대가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진핑은 기를 써서라도 권력을 절대 포기허지 않을 것이다.
[시진핑이 무너지면 중국 공산당도 붕괴할 수 있다]
이런 시진핑이 중국 지도층들을 위협하는 무기가 바로 자신이 외부의 압력에 의해 물러나게 되면 중국 공산당도 붕괴될 수 있을 것이라고 협박하는 것이다. 사실 시진핑을 권좌에서 밀어내기 위해 권력투쟁을 격하게 벌인다면 당장 중국 공산당은 흔들릴 것이고, 그러한 분란은 자칫 중국 공산당의 붕괴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는 사실상 중국 기득권층의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지도층들은 절대적으로 반대한다. 여기에 중국 지도층들의 고민이 있다.
결국 시진핑 스스로 물러나주면 금상첨화인데 저렇게 어렵게 권력을 쟁취했는데 시진핑 스스로 물러날 리가 없다는 점에서 원로들도 고민하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군부를 동원해 권력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면서 2027년의 당대회에서 스스로 2선 후퇴를 할 수밖에 없도록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