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민일보, 日 '대만 개입' 시사에 "군국주의 전철 위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과 관련해 대 일본 압박을 최대한 강화하고 있는 중국이 의외의 결과를 맞으면서 당황해하고 있다. 사실 대 일본 압박 자체가 중국내 경제 위기로 인한 민심 이반을 잠재우려는 목적도 있고, 일본 압박이라는 민족주의 분위기 고조로 시진핑 주석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탈출해 보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그 결과들이 예상치 못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지금의 사태를 과연 어떻게 마무리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17일, 사설 격인 '종성'(鐘聲) 칼럼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겨냥해 “일본 우익세력의 지극히 잘못되고 위험한 역사관·질서관·전략관을 충분히 드러낸다”면서 “군국주의를 위한 초혼과 같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이어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한 달도 안 돼 일본 현직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이러한 발언을 했다”면서 “이는 위험한 국내외 정책 방향을 분명히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인민일보는 “일본 군국주의가 '존망의 위기'를 구실로 만주사변 등 여러 차례 대외 침략을 한 바 있다”면서 “일본이 군국주의의 전철을 밟을 위험성을 우려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일보는 또한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 핵심이며, 레드라인이자 마지노선”이라며 “대만 문제는 내정인 만큼 외세 간섭을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관영 신화통신도 시평을 통해 “일본 일각에서 다시 한번 군국주의 옛꿈을 꾸고 있다”면서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통제하려는 망상은 완전히 당랑거철(螳螂拒轍·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으려는 무모한 행동)이며 주제넘은 것”이라고 맞장구쳤다.
신화통신은 이어 “올해가 중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및 대만 광복 80주년”이라면서 “일본 일각에서 군국주의 죄행을 반성하지 않고 무력으로 이웃 국가의 내정에 개입하겠다는 망언까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정치의 지표로 여겨지는 중국중앙TV(CCTV)도 지난 13일부터 나흘 동안 세 차례에 걸쳐 다카이치의 발언을 보도하며, “불장난하는 자는 화상을 입는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렇게 중국 관영 언론들을 총동원해 일본에 대한 비판과 압박을 이어가면서 동시에 중국 정부는 자국민들에게 일본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했으며, 문화관광부도 일본 여행 중지는 물론이고 이미 일본에 체류중인 중국인들도 속히 귀국하라고 권고했다. 심지어 교육부까지 나서 일본 유학 중인 중국인 학생들의 귀국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실상 온 정부가 나서서 외교, 군사력, 여론을 아우르는 다각적인 압박 작전을 시작했고, 이와 동시에 반일 감정 선동은 물론 일본 혐오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발 맞춰 중국 해안경비대도 16일 이른 아침 성명을 발표하여, “이날 해안경비대 1307 함대가 센카쿠 열도(중국명 다오위다오) 영해를 순찰했으며, 이는 중국 해안경비대가 법에 따라 수행하는 ‘권익 보호 순찰 활동’”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아침, 중국 외교부 대변인 마오닝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 X에 영어와 일본어로 된 포스터 4개를 게시하여 일본 당국이 중일 공동 성명에 명시된 대만에 대한 입장을 존중하고 약속을 이행할 것을 당부했다.
[중국은 왜 이렇게 대 일본 압박을 강화할까?]
그렇다면 중국은 이 시점에서 왜 이렇게 도를 넘는다 싶을 정도로 대 일본 압박을 강화하는 것일까? 사실 현대 중국 역사를 통틀어 한 가지 정치적 도구가 꾸준히 효과적임이 입증되었다. 바로 ‘항일 카드’이다. 이는 단순한 외교 정책 도구가 아니라, 검증된 국내 정치 동원 전술이었다.
중국은 그래서 중앙 권력 약화로 위기가 오거나 국내에서의 갈등 심화, 특정 정치 세력이 실존적 위기에 직면했을 때마다 대대적인 반일카드를 사용해 여론을 진정시키고 또한 내부의 초점을 바꾸며, 심지어 군사 행동의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다. 이 전략의 핵심은 국내 통치 위기와 권력 투쟁을 국가 생존의 문제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일본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의 대만 관련 발언으로 촉발된 외교, 경제, 심지어 군사적 긴장 고조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사실 지금 중국의 분위기는 다카이치 발언과는 상관없이 매우 심각하다. 지금 중국 경제의 위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민심을 흔들어 놓고 있는데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인해 이젠 기반 경제까지 붕괴 위험에 빠져 있다. 민심 이반은 당연히 나타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 중국어판은 지난 14일, 베이징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작가 헬렌 가오의 논평을 통해 “겉은 강하는 보이지만 속은 매우 약한' 조국이 중국 인민을 절망에 빠뜨렸다”고 질타했다.
여기에 지난 4중전회로도 나타났지만 중국 내 권력 충돌은 중국 내 지도부의 갈등을 야기하고 있고, 그 충돌 양상은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터질지 모르는 위험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지금 시진핑 주석이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엄중한 분위기의 전환점으로 시진핑은 반일선동, 항일운동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보면 된다.
[중국 인민들조차 동의하지 않는 시진핑의 항일 전쟁]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중국정부가 전 언론과 관련 기관들을 총동원해 항일 및 반일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지만, 정작 중국 인민들은 이에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불과 몇 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수년 전만 해도 중국 당국이 반일의 기치를 꺼내 들면 공산 청년단부터 시작해서 관제 데모도 했고 분위기도 달아 올랐지만 지금 중국의 분위기는 그때와는 완전히 딴판이다.
우선 중국 당국은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사실 외교부의 일본 여행 자제 권고는 과거 한국을 향한 제재였던 한한령과 같이 실질적인 경제 제재라 할 수 있다. 이는 중화민국 시대의 일본 상품 불매 운동과 유사하지만, 더욱 효율적이고 조직적이다. 이는 직접적인 경제적 타격을 가하여 일본 정부의 외교적 입장을 조정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런데 중국 당국의 일본 여행 자제 권고는 어떤 결과로 나타났을까?

이와 관련해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15일 아침, 상하이 푸동공항에 갔을 때 일본 오사카행 항공편 탑승 카운터에 긴 줄이 늘어선 것을 발견했다”면서 “많은 승객들이 중국 여권을 소지하고 캐리어를 끌고 있었는데, 거의 모든 승객이 일본으로 향하는 관광객이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어 “많은 사람들은 외교부의 경고에 고개를 끄덕이며 보도 내용을 알고 있다는 의사를 나타냈지만, ‘저는 정치에 관심이 없습니다’ 또는 ‘제가 관여할 일이 아닙니다’ 등의 말 외에는 더 이상의 언급은 거부했다”고 짚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2025년 중국인 관광객에게 베트남에 이어 두 번째로 인기 있는 해외 여행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일본은 3,165만 5천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했으며, 이 중 748만 7천 2백만 명이 중국 본토에서 온 관광객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약 23.7%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다. 인기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극장판 귀멸의 칼날’이 최근 중국에서 개봉하여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16일 저녁 기준 누적 흥행 수입이 3억 위안을 돌파하며 수많은 흥행 기록을 경신했다.
박스오피스 통계에 따르면, 이 영화는 개봉 첫날 1억 3,700만 위안의 수익을 올렸고, 이는 중국에서 개봉한 일본 영화 중 가장 높은 개봉 첫날 수익을 올린 기록을 경신한 것이며, 2025년 개봉 첫날 1억 위안을 돌파한 최초의 수입 블록버스터가 되었다. 이는 역사상 수입 애니메이션 영화 중 두 번째로 높은 상영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슬램덩크'에 이어 두 번째이다. 한마디로 중국 당국의 항일선동이 산산조각나고 있음을 이러한 두 장면이 한 눈에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일본에 대한 보복 압력은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
중국의 이러한 초강경 압박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우선적으로 중국 내에서조차 반응이 별로인데다 압박을 받고 있는 일본에서는 오히려 다카이치의 지지도가 더욱 상승하고 있다.
일본은 우선 다카이치 총리 발언의 사과를 요구하는 중국에 대해 오히려 강력히 항의했다. 모테기 도시미츠 외무장관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정부의 기존 견해에 따른 것이며, 철회 또는 취소할 의사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일본은 또한 중국 측에 쉐젠 총영사의 언행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집권 여당인 자유민주당 또한 쉐젠을 기피 인물로 지정하고 일본에서 추방하는 등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실제로 일본은 중국의 강력한 대응에 대해 별로 흔들림이 없는 듯 보인다.
다카이치의 대만 발언과 관련해서도 일본인들의 지지는 매우 높다. 교도통신이 11월 15일과 16일 실시한 전국 전화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의 지지율은 69.9%로, 지난 10월 조사보다 5.5%포인트 상승했다. 또한 ‘대만 위기 발생 시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48.8%로, 반대하는 응답자보다 높았다. 또한 다카이치가 추진하는 방위력 강화를 위한 국방비 증액 정책에 대해서는 60.4%가 ‘찬성’을, 34.7%가 ‘반대’를 표명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인도-태평양 전략 싱크탱크의 전무이자 베테랑 언론인인 ‘야이타 아키오’(矢板明夫)는 11월 16일 소셜 미디어 플랫폼 X에 게재한 글에서 현재의 중일 관계에 대해 “베이징은 일본 여론의 반발과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적 회복력을 과소평가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다카이치 내각의 지지율은 70% 안팎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데, 이는 강력한 정부를 보여주는 드문 신호”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일본 국민은 중국의 행동이 '안보 고려'가 아니라 경제적 수단을 통한 노골적인 내정 간섭임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다카이치 정부는 이로 인해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니 중국의 시진핑이 마치 목숨이라도 건 듯 대대적으로 펼치는 대 일본 압박 정책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결국 시진핑의 고리타분한 외교방식이 가져온 또 다른 실패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