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의 장군들을 과감하게 숙청한 장유샤]
영국의 유력한 매체인 더타임스가 지금의 중국 상황을 가리켜 “시진핑 국가주석과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의 양두체제를 형성하고 있다”며 “시진핑의 군부 통제력은 이미 약화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비정상적 체제가 앞으로 언제까지 유지될 것인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분석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영국의 더타임스의 주말판인 선데이타임스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장유샤는 시진핑의 가장 강력한 동맹인가, 아니면 최대 위협인가?”라는 제목의 정세분석 글을 통해 “중국의 대만에 대한 공격 위협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군부 지도자 장유샤가 시진핑 주석이 직접 발탁한 지휘관들을 숙청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매년 열리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비공개 회의가 끝날 때마다, 중국 지도부의 고위 간부들은 하급자들에게 당의 결정을 설명하게 되는데, 이 가운데 장유샤 부주석의 ‘당과 군대의 고품질 현대화를 추진한다’는 제목의 글에서는 장유샤의 실체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물론 장유샤의 군대 현대화에 관련된 내용은 군부의 최고 책임자로서 당연한 것들이기 때문에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2주간 연속 게재된 이 연설문이 나중에는 중국중앙TV(CCTV)에서도 일부가 방송될 정도로 숨겨진 의미를 곰곰이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더타임스는 “장유샤의 글은 언뜻 보면 시진핑에 대한 충성서약 내용이 주된 내용인 듯 보이나 사실 장유샤의 시진핑에 대한 충성심이 여전하다면 일부러 강조될 필요가 없었는데, 장유샤의 그러한 발언 내용을 의도적으로 공개했다는 점에 대해 오히려 많은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면서 “장유샤는 ‘시진핑 주석이 인민군에 대한 당의 지도력이 결코 느슨해지거나 완화되어서는 안된다’고 요구했지만 장유샤는 이에 대해 오히려 특정 대상을 구체적으로 지칭하지는 않은 채 ‘거짓된 충성심에 빠진 이중적인 사람들’을 강력하게 공격했다”고 짚었다.
더타임스는 “장유샤가 공격한 대상으로 가장 유력한 이들은 4중전회 회의장에 나오지 않았던 인물들, 곧 중앙위원회 내부에서 불참한 8명을 포함해 지난 한 해 동안 숙청된 수십명의 고위 장교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문제는 해임되거나 숙청된 이들이 시진핑에 대한 불충으로 그렇게 된 것인지, 아니면 시진핑에 대한 충성심 때문에 장유샤에 의해 그렇게 된 것인지 의문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진핑에 대한 충성심이 숙청의 이유가 됐다!]
더타임스는 “베이징에서는 일 년 내내 군부 지도부의 숙청이 정치국 핵심부의 갈등 신호이거나 심지어 시진핑 본인에 대한 도전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면서 “중앙위원회 회의 전날 발표로 확인된 가장 주목받은 이는 중앙군사위원회(CMC) 부주석으로 장유샤 다음으로 2인자였던 허웨이동(何衛東) 장군의 해임이었다”고 짚었다.
사실 허웨이둥은 시진핑 주석이 가장 아끼는 군부의 인사였고 서열상으로도 군부내 2인자였다. 그런 그가 숙청된 것인데 이는 최근들어 가장 최고위급의 현역 장군에 대한 처벌이었고,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정치국 위원중에서 해임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먀오화 제독의 해임도 큰 관심을 끌었다. 허웨이둥이나 먀오화 이 두 사람은 2023년 낙마한 웨이펑허(魏鳳和)와 리샹푸(李尚福) 전 국방부장이라는 두 유명 인사에 이어 연이어 낙마했다.
이에 대해 더타임스는 “이들의 공통점은 원래 시진핑 주석 자신이 최고직으로 승진시키기 위해 직접 발탁했다는 점”이라면서 “1970년대 후반 중국-베트남 전쟁에서 하급 장교로 복무한 장유샤와는 달리, 이들 중 누구도 실제 전투 경험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눈여겨볼 점은 홍얼다이(紅二代, 혁명원로 2세대)인 장유샤와는 달리 숙청된 이들 모두 자수성가한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더타임스는 이어 “이들 군부인사들에 대한 해임 및 숙청은 모두 부패와 무능을 이유로 삼았지만, 허웨이둥이나 먀오화 같은 이를 포함해 최근 숙청된 인사들의 대부분은 오히려 부패 척결을 주도해야 할 인물들이었다는 점에서 과연 그러한 설명이 맞는지 의문스럽다”면서 “오히려 이번에 숙청 대상이 된 이들의 공통점이 동부사령부, 더 정확히 말하면 역사적인 31군단이라는 동일한 부대의 베테랑들이었으며, 대부분이 대만 침공 계획의 핵심 기획자들이었다”고 짚었다.
2017년 73군단으로 개명된 31군단은 시진핑 주석이 과거 푸젠성(福建省) 성장을 역임했던 푸젠성에 주둔하고 있다. 이 부대 장교 다수가 급속히 승진한 사실은 많은 관측통들로 하여금 시 주석이 개인적으로 알고 지낸 인물들로 근위대를 구성하거나, 이들을 대만 침공 계획 책임자로 기용하고 있거나, 혹은 두 가지 모두를 진행 중이라고 생각하게 했다.
더타임스는 “이렇게 31집단군 출신 인사들이 승진한 속도보다 더 빠르게 몰락했다는 사실은 결국 시진핑 친위대라는 이유 때문에 숙청되었을 가능성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시켰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의 중국 담당 국가안보보좌관 겸 중국 군사 전문가인 데니스 와일더는 디플로맷 매거진에 “내 판단으로는 이 숙청은 홍얼다이 출신으로 중앙군사위원회(CMC) 1순위 부위원장 장유샤와 야심찬 평범한 병사 출신인 허웨이둥(何衛東), 먀오화(苗華) 사이의 권력 다툼으로 촉발된 것”이라고 썼다.
이에 대해 더타임스는 “이것이 순전히 권력 투쟁이었는지, 아니면 장유샤가 친 시진핑 세력이 대만에 대한 위협적 태도를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취하고 있다고 생각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데니스 와일더도 “이것이 단순한 권력 다툼인지, 아니면 장유샤가 젊은 장군들이 대만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대담하고 무모해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서 그런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면서 “시진핑이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서 정책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개입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의문이 남는다”고 짚었다.
[시진핑은 군부의 숙청에 개입하지 않았다!]
여기서 또 하나의 의문이 생긴다. 시진핑도 이번 군부 숙청을 주도한 것일까, 아니면 오히려 표적이 되어 장유샤가 언급한 ‘제왕적 권력 남용에 대한 경고 메시지’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일까?
더타임스는 이에 대해 “장유샤가 말한대로 ‘당(黨)의 인민군대(人民軍隊)에 대한 지도력은 결코 느슨해져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있기는 하지만 마오쩌둥 주석 본인의 반대 격언도 있는데, 그것이 바로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말”이라면서 “지금까지 중국 정치를 분석하는 대부분의 독립 전문가들은 장유샤가 시진핑과 대립했다는 소문, 심지어 그가 대만 문제에 대한 공격적 태도를 포함해 점점 독재적으로 변해가는 시진핑의 통치 스타일을 누그러뜨리게 했다는 소문을 일축해 온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장유샤의 부친은 내전 시절 장군으로, 시진핑의 부친과도 가까운 친구이자 동지였으며, 두 아들은 함께 자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번 숙청과정에서 허웨이둥 장군 등이 정치국에서 다른 장교로 대체되지 않은 사실에서 분명한 것은, 군사 권력이 최근 수십 년간 그 어떤 군인보다 장유샤 장군에게 더 많이 귀속되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더타임스는 그러면서 “전반적인 상황을 보면 장유샤가 시진핑의 가장 강력한 동맹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시진핑에게 있어 가장 큰 위협일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지난 9월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 당시 시진핑 주석이 중심 무대를 차지했을 때 그의 입지가 확고하다고 확신했던 이들 중 한 명이었던 대만 출신 중국 정치 분석가 웬티 쑹은 “시진핑의 군 통제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이제 조금 더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물론 시진핑과 장유샤가 공동 통치 체제를 구축했을 수 있다”고 짚었다.
웬티 쑹은 이어 “문제는 장유샤의 나이가 75세이고, 시진핑은 72세라는 점에서 이들의 후계자가 누가 될지 의문”이라면서 “아직까지 두 사람 중 이들을 계승할 만한 인물이 등장할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결국 시진핑은 지금 그야말로 장유샤와의 불안한 동거를 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런 상태를 언제까지 지속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시진핑의 고민이 있다. 당장 시진핑이 임명한 장군들의 1/3이상이 실각된 상태에서 이들에 대한 새로운 임명권을 행사해야 하지만 장유샤가 버티고 있는 상태에서 그러한 권한 행사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시진핑이 만약 장유샤의 동의없이 인사권을 행사한다면 이는 곧장 정면 충돌로 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시진핑은 이래저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 중국은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