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닛케이 중국전문 대기자의 경고, “시진핑, 욕심 지나치다!”]
일본 닛케이아시아의 중국지국장을 역임했으며, 중국전문대기자로 우에다 국제 언론인상을 수상하기도 한 나카자와 카츠지가 이번 4중전회를 통해 드러난 시진핑의 욕심이 화를 자초하게 될 것이며, 그 징조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면서 통렬하게 중국 현실을 지적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는 10월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월 20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원회의(4중전회)를 통해 2030년까지의 경제 및 사회 발전 정책을 제시하는 제15차 5개년 계획이 담긴 주요 의제를 발표했는데, 이는 사실상 자신의 통치기간을 2027년 이후로도 연장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 회의는 중국 국방부가 부패를 이유로 당과 인민해방군의 고위 군 간부 9명을 갑자기 추방한다고 발표한 직후에 열렸으며, 숙청된 이들 가운데는 시진핑의 최측근으로 자신이 직접 임명한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인 허웨이둥과 전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이자 중앙군사위원회 정치공작부 주임을 지낸 먀오화도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이어 “중앙군사위원회는 중국 인민해방군을 감독하는 최고 군사기관인데, 흥미롭게도 시진핑 주석은 제4차 전원회의에서 권력을 과시하고 숙청으로 공석이 된 자리에 새로운 위원을 임명할 기회를 잡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는 사실상 군부에 대한 장악력이 확실치도 않은 상황에 빠져 있는 시진핑이 지난 2017년 10월 제19차 당대회에서 중국이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할 것”이라고 선언한 내용을 이번에 다시 확인했는데, 이는 자신의 임기를 2035년까지 끌고 나갈 것임을 내비쳤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러한 비전을 발표했을 당시인 2017년과 지금의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시진핑은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말해 2017년 당시에는 중국의 경제성장도 매우 눈부셨고, 동시에 군부에 대한 장악력도 매우 뛰어났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는 완전 딴판이다. 경제는 최악이고 군부에 대한 장악력마저 불확실하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의 목표는 중국이 그때까지 경제적, 군사적으로 미국을 따라잡고 앞지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 “원래 목표 연도는 2049년, 즉 '새로운 중국' ,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이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분노하게 만든 시진핑의 욕망]
닛케이는 이어 “2017년 당시 시진핑 주석은 새로운 목표를 선언함으로써 2017년 초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날카로운 발톱’을 과시했는데, 당시 이 선언이 미중 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면서 “시 주석의 행보는 트럼프 행정부에 경종을 울렸고, 1년 후 미중 무역 전쟁이 촉발되었는데, 트럼프가 그 드러난 발톱을 조용히 무시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2018년에 시진핑은 주석이 5년 임기를 2번 이상 맡을 수 있도록 중국 헌법을 개정하는 데 성공했으며, 4년 후, 시진핑 주석은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중국 공산당 서기장으로서 전례 없는 세 번째 5년 임기를 확보했는데, 그는 2023년 3월 중국 의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연례회의에서 국가주석으로서 세 번째 임기를 차지했다. 그리고 올해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컴백을 했고, 그러면서 또다시 미중 갈등은 격화되었다.
닛케이는 “지난주에 열린 제4차 전원회의에서는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이는 시진핑 주석이 2027년 제21차 당대회에서 중국공산당 서기장으로서 네 번째 임기를 맡겠다는 의도를 반영한 것”이라고 짚었다.
닛케이는 그러면서 “시진핑 주석이 맹렬히 앞으로 나아가는 가운데, 역사는 신중해야 할 이유를 보여준다”면서 “중국은 5개년 사회경제 발전 계획을 포함한 사회주의 계획경제 시대의 잔재를 간직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이러한 계획의 목표는 리더가 실패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자인 마오쩌둥조차 대약진 운동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가주석직에서 물러났다. 대약진 운동은 1958년 당시 세계 2위 경제 대국이었던 영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을 경제적으로 따라잡겠다는 구호 아래 시작되었지만, 1962년 실패로 끝났다. 이때 철강 생산을 장려받던 농부들이 농지를 버리고 떠난 사건으로, 수천만 명이 굶어 죽었다고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는 “시진핑 주석의 진실의 순간은 제15차 5개년 계획의 2년차에 열리는 제21차 당대회(2027년)에서 찾아올 것”이라면서 “시진핑 주석이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서 또 다른 시험이 찾아왔는데,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두 나라가 처음으로 직접 만나는 회담”이라고 짚었다.
그런데 이날 미중정상회담의 시작부터 끝까지 시진핑은 트럼프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지 못했다. 온 중국이 그렇게도 갈망하면서 전날까지도 중국 관영매체들을 동원해 열을 올려왔던 대만 문제는 입밖에도 꺼내지도 못했고, 미국의 요구 사항들을 별다른 조건없이 수용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러한 분위기를 이미 감지한 왕이 외교부장은 회담 전에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양국 사이의 차이점을 잘 해결하여 양국 관계를 안정시키고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평소 왕이 스타일이라면 윽박지르고 강압하는 것이 당연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럴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했을 것이다. 닛케이도 이에 대해 “왕이는 중국 경제가 수년간 헤쳐나가려고 노력해 온 엄청난 곤경 때문에 미국에 대한 자신의 수사적 표현을 누그러뜨렸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시진핑이 약속한 2035년까지 과연 중국 경제를 미국 수준 이상으로 끌어 올릴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사실 2020년경까지 전 세계 주요 싱크탱크들은 중국이 2020년대 후반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는 2021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거품의 완만한 붕괴 이후 여전히 침체에 빠져 있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 또한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닛케이는 “이런 상황에서 제4차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에서는 2035년까지 ‘중국의 경제력, 과학기술력, 국방력, 종합적 국력, 국제적 영향력이 모두 현저히 강화될 것’이라고 규정했다”면서 “물론 이 수치는 조정 가능한 것이기도 하고 일부 숫자를 조정해서라도 목표치를 이뤘다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그때까지 경제적, 군사적으로 미국을 따라잡고 앞지르겠다는 목표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짚었다.
닛케이는 이어 “또한 이 공보에서는 2035년까지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이 "중간 수준의 선진국 수준이 될 것이며, 그때까지 사회주의 현대화가 기본적으로 실현될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물론 중국이 중진국의 정의를 어떻게 내릴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문제는 중국이 국제적으로 설득력있는 수치로 중진국에 도달했다고 우길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군부 장악도 못한 불안정한 정권이 과연 얼마나 유지될까?]
닛케이는 그러면서 “이번 4중전회에서 시진핑 시대를 상징하는 용어인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인민해방군 내 시진핑파의 핵심을 이루던 허웨이둥, 먀오화 같은 푸젠 군벌마저 숙청되고 붕괴되었다”면서 “시진핑 주석은 4차 전원회의에서 자신이 가장 아끼는 군 간부들을 공석인 정치국과 중앙군사위원회 자리에 임명함으로써 권력을 과시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시진핑의 군부 장악력에 의문이 계속 가해지는 가운데 4중전회 이후에도 중국에서는 숙청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나 시진핑이 APEC정상회의를 위해 한국에 와 있는 기간중에도 숙청, 특히 시진핑파의 숙청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던져준다.
홍콩매체인 ‘홍콩01’은 10월 28일, “산둥성 빈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은 전 당 지도부 위원이자 중국연합네트워크통신그룹 부회장인 차오싱신(曹兴信)의 뇌물 수수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을 공개 발표했다”면서 “차오싱신은 2,675만 위안(약 54억 원) 이상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12년과 벌금 200만 위안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눈여겨볼 점은 차오싱신이 전 중국공산당 중앙조직부장이자 현 중앙당교 교장인 천시(陈習)의 직속부하라는 점이다. 사실 중국에서 차오싱신에게 가해진 뇌물 수수 액수 정도는 부패 수준으로 봤을 때 극히 미미하다. 이 정도면 사실 기소가 안되는 것은 물론이고 재판에 넘겨진다 해도 집행유예 정도가 나오는 것이 보통이지만 막강한 권력을 가진 시진핑의 최측근 부하임에도 불구하고 엄중한 처벌을 받았다는데서 많은 사람들이 의아하게 느끼는 것이다. 한마디로 시진핑파의 몰락을 목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그것이다.
이외에도 군부 출신인 장진(張進)이 중국공산당 군사검찰원 검찰총장에서 해임되고 쑨슈쥔(孫秀君)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또한 해군 정치위원 위안화지(袁華智)와 중앙군사위원회 감사원 감사원장 쑨빈(孫斌)도 해임되었다.
또한 이번 4중전회에 참석 예정이었던 42명의 군 인사 중 27명이 불참했는데, 이들 모두가 조사를 받고 있거나 숙청 대상인 것으로 보인다. 무려 67%에 해당하는 수치라서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다. 이런 가운데 공군사령관도 실종 상태라는 첩보도 들어왔다. 한마디로 지금 중국 군부가 완전히 파국을 맞고 있는데, 시진핑 주석은 이러한 사태에 대해 전혀 통제를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이 과연 시진핑의 앞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그러니 백악관 내에서 “지금이야말로 중국을 완전히 뭉개버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고,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무시를 당하는 일이 벌어진 것 아닐까?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