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내 반도체 장비 시장점유율 11.3%에 불과]
국내 언론들이 최근 중국의 AI와 반도체 산업에 대해 격찬을 늘어놓고 있는 가운데 그러한 중국 반도체 산업이 외부에 알려진 바와는 달리 그 현실은 아주 참담하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결과가 2014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빅 펀드 1단계'와 '빅 펀드 2단계'를 시행하여 누적 투자액이 3,000억 위안을 넘은 상황에서도 여전히 해외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병목현상에 빠져 있다는 점에서 좌절감을 안겨주고 있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는 16일, “중국이 자체 ASML을 생산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베이징 남동부에서 중국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인 SMIC(Semiconductor Manufacturing International Corp.)의 엔지니어들은 세계 유수 반도체 제조업체들보다 몇 세대 뒤처진 14나노미터, 심지어 7나노미터 칩 생산량 확대를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지난 5년간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이 회사가 이처럼 첨단 칩을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은 엄청난 진전이기는 하지만, SMIC의 목표는 단순히 칩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100% 중국산 장비로만 칩을 생산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목표는 단지 SMIC만의 것이 아니라 중국 당국의 경제 로드맵인 제14차 5개년 계획에도 명시되어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현실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 반도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이 국산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정말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리소그래피 장비이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리소그래피 장비는 매우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네덜란드의 ASML과 일본의 캐논, 니콘, 이렇게 세 곳만 생산할 수 있다”면서 “업계 단체인 SEMI에 따르면, 작년 리소그래피는 전 세계 칩 제조 장비 지출의 거의 25%를 차지했다”고 짚었다.
닛케이는 이어 “중국은 결사적으로 리소그래피 장비의 국산화를 원해 개발에 나섰지만 성공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그나마도 개발은 중단된 상태이며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자립과는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중국 칩 장비 제조업체의 한 임원은 더욱 비관적이었다. 그는 “칩 제조 고객사를 방문해 상하이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가 개발한 리소그래피 장비(SMEE)를 보고 작동 방식을 문의했지만 고객사는 이 리소그래피 기계를 공장에 설치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상하이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 이큅먼트(SMEE)는 23년 전에 설립되어 가전제품을 비롯해 컴퓨팅 성능이 덜 필요한 자동차에 적합한 90nm 칩 생산이 가능한 리소그래피 장비를 개발해 왔다. 이 회사는 65nm 및 28nm급 생산을 위한 리소그래피 시스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기술이나 성능 모든 면에서 아직 ASML 등의 리소그래피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뒤처져 있다.
닛케이는 “이렇게 중국 반도체 기술은 서방과 기술 격차가 너무나 크다”면서 “현재 중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여전히 ASML이나 니콘의 장비를 쓰고 있지만 그것도 제재 때문에 구형장비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칩 제조 장비 기술 개발위해 올인하는 화웨이]
반도체 제조 장비 기술이 이렇게 서방과 너무나도 기술 격차가 크게 나자 오랫동안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던 화웨이가 중국의 칩 제조 장비 부문을 지원하는 핵심 기업으로 나섰다. 최근들어 국내 언론에서 위성사진에 찍힌 광둥성 선전(深圳)의 ‘화웨이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보고 미국도 깜짝 놀랐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는데, 바로 이 클러스터가 단순한 산업 단지 조성을 넘어 반도체 설계부터 장비 제조, 후공정(패키징)까지 전 공정을 자국 내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직 계열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화웨이는 또한 상하이에도 대규모 R&D 허브를 구축하고 TSMC, ASML,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KLA 등 글로벌 칩 선도 기업에서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21년 설립된 선전 소재 칩 툴 제조업체인 시캐리어(SiCarrier)의 다양한 칩 제조 툴 개발을 지원하여 해외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화웨이는 독일 연구소를 위해 해외 광학 및 시뮬레이션 전문가를 채용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는 “화웨이, 시캐리어 등은 ASML과 니콘 등 글로벌 선두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중국 최초의 침지형 DUV 리소그래피 기계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면서 “베이징에서 상하이, 선전에 이르는 지방 정부들은 포토레지스트, 리소그래피 장비, 거울, 렌즈, 레이저, 광원 등 핵심 EUV 부품의 국내 공급업체를 지원하는 정책을 도입했다”고 짚었다.
[중국이 서방 기술 따라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그러나 이러한 중국 당국의 어마어마한 투자와 지원에도 불구하고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에 대해 리소그래피 전문가로 대만 국립 청화대학교 반도체 연구학원의 학장이자 전 TSMC 고위 임원이었던 린 번젱은 “리소그래피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돈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칩 제조업체의 지원과 축적된 경험, 그리고 기술력이 필요하며, 특히 경쟁력 있는 리소그래피 장비를 개발하려면 수 나노미터 단위의 정밀한 엔지니어링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런 기술이 자금을 쏟아 붓는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일본의 포토레지스트 제조업체 JSR의 전 회장인 미츠노부 고시바도 “ASML의 기계는 지구상에서 가장 복잡한 도구”라면서 “이러한 기계를 누가 만들고 싶다고 해서 뚝딱 만들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이전에 SMIC와 중국 최대 DRAM 메모리 칩 제조업체인 창신 메모리 테크놀로지스가 국산 장비를 사용함으로써 심각한 수율 손실을 겪은 바 있는데, 이는 글로벌 칩 제조업체들이 보통 피하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그러한 실패를 중국은 지금도 계속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기술이 진보되는 것도 아니다. 그만큼 중국의 원천기술로는 따라갈 수가 없는 한계가 분명함에도 중국은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부으면서 일단 부딪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뱅크 오브 아메리카 글로벌 리서치의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 IT 하드웨어 리서치 책임자인 디디에르 스셰마마는 “리소그래피 기술의 진입 장벽이 다른 유형의 칩 제조 장비보다 훨씬 높다”면서 “중국이 결국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룰 것으로 보이지만 그 시기는 5년 후가 될 수도 있고, 10년 후가 될 수도, 아니면 15년 후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정말 알 수 없다고 할 수 있는데, 분명한 것은 중국이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ASML과 경쟁할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짚었다.
워싱턴 DC에 있는 독립 싱크탱크인 보안 및 신흥 기술 센터(CSET)도 지난 14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네덜란드의 ASML과 일본의 니콘이 여전히 중국 리소그래피 기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면서 “중국내 반도체 장비 시장점유율은 11.3%에 불과하며, 리소그래피 장비, 화학 기계적 연마, 에칭 및 세척 도구, 박막 증착, 패키징 테스트 등의 분야에서 여전히 외국 공급업체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쑤저우증권이 5월에 발표한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이온주입 장비의 국산화율은 10% 미만이고, 검출·측정 장비의 국산화율은 5% 미만이다.
[핵심 반도체 소재도 ‘목에 걸릴 정도’ 아슬아슬한 상황]
중국은 이러한 반도체 핵심 기술 뿐 아니라 반도체 소재 공급에 있어서도 심각한 문제에 부딪쳐 있다. 세계 반도체 소재 시장에서 일본 기업은 52%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칩 제조에 사용되는 19개 소재 중 실리콘 웨이퍼, 포토레지스트, CMP(화학적 기계적 연마) 등 핵심 소재를 포함한 14개 소재에서 일본이 가장 큰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12인치 실리콘 웨이퍼, 포토레지스트, 전자 가스, 습식 전자 화학 물질 등 난이도가 높은 분야에서 중국의 국산화율이 20% 미만이다.
이뿐 아니다. 베이징 반도체 협회가 2025년 2월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고급 포토레지스트의 전체 국산화율은 약 10%에 불과하다. 그러나 시장 규모와 이익률이 작기 때문에 상용화 모델은 여전히 어렵다.
여기에 칩 설계 소프트웨어 EDA의 국산화율은 약 11.5%에 불과하다. 이는 사실상 치명적이다. EDA(전자 설계 자동화 소프트웨어)는 ‘칩의 어머니’로 불리며, 반도체 산업 체인에서 가장 상위 단계이자 가장 높은 장벽을 지닌 연결 고리 중 하나이다. EDA는 칩 기능 설계부터 물리적 구현까지 전 과정을 담당한다. 그런데 EDA가 없다는 것은 무기없이 전쟁을 치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반도체 자립에 필수적이지만 중국은 아직 자립으로 가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하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반도체 자립은 아무리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붓는다 해도 불가능하다. 블룸버그도 지난 6월 27일, “중국 대형 펀드가 SMIC 등 주요 제조업체부터 소규모 설계 회사까지 반도체 산업의 모든 측면에 수년간 자금을 투자했지만, 펀드의 처음 두 단계에 대한 막대한 투자는 실질적인 돌파구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빅펀드의 1단계 투자는 약 1,047억 위안이었고, 2단계 투자는 2019년에 2,041억 5천만 위안의 등록 자본금으로 설립되어 지금 쏟아 붓고 있다.
그런데 한마디로 중국이 세계 패권국가가 되려는 욕심을 버리고 서방진영과 공존하려 했다면 전혀 필요도 없는 자금들인데 저렇게 헛되이 쏟아 붓고 있는 모습을 보면 역시 국민이 투표로 대통령을 뽑는 나라가 아닌 사회주의 독재국가라서 저렇게 무지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 자업자득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