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이란 공격, 중국의 실체 그대로 드러내]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 3곳에 대해 공습을 감행한 이후 그 파급효과에 대한 분석 가운데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 중의 하나는 영국 BBC의 ‘중국의 실체’와 관련된 분석이다. 그동안 중국은 동승서강(東昇西降; 동양은 부상하고 서양은 하락한다)을 강조하면서 세계는 이미 중국을 포함한 다극화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엄청나게 강조를 해 왔지만 이번 이란 사태는 그러한 중국의 주장들이 다 허세였음이 확실하게 드러났다고 BBC는주장했다.

BBC 중국어판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과 관련해 외부 세계는 중동 정치 지형의 변화와 그에 따른 파급 효과뿐만 아니라 트럼프의 움직임이 가져올 여파에도 주목하고 있다”면서 “공격 3일후 미국은 헤이그에서 열린 NATO정상회의에서 원하는대로 현재 2%대인 국방비를 5%로 통과시켰을 뿐만 아니라 미국이 투하한 폭탄과 태평양 전역에 배치된 미국의 군사력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 기사에서 BBC가 정말 주목한 것은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이 미중관계, 또한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 또는 북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이와 관련해 베를린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MERICS)의 분석가 송가오즈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습은 미국의 중동 군사적 패권을 과시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유일하게 일방적인 군사행동을 취할 수 있는 국가로서의 미국의 역할을 부각시켰다”면서 “이번 공습은 세계 패권국으로서 미국의 위상을 강화하고, 미국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가장 강력한 국가임을 국제 사회에 상기시켰다”고 밝혔다.
미국 싱크탱크인 퍼시픽 포럼의 수석 연구원인 엘리자베스 라루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핵무기에 대한 미국의 임무가 궁극적으로 성공한다면 베이징은 미국이 ‘상처받은 패권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마지못해 다시 깨닫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이 베트남 전쟁 이후 미국을 ‘이미 한물간 패권국가’식으로 바라보았지만, 걸프전 당시 미국의 선진 군사 기술을 목격한 후 관점을 바꾸었다”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라루스 연구원은 이어 “그 이후 중난하이는 발칸 전쟁과 나토 확장 이전까지 미국의 힘에 대해 수시로 의문을 제기해 왔지만, 이번 행동은 미국이 여전히 군사력에 우위를 가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사건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헝가리 국제문제연구소(HIIA)의 스티븐 나지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앞으로도 외교를 우선시하고 전략을 분산시키고 대상 집단을 분열시켜 응집력과 행동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동안 중국은 국제적 안정을 유지하는 강대국이고 미국은 제국주의 강대국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는데, 그것이 적어도 남반구 국가들을 만족시키는 전략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핵무장한 이란이 중국에 부담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런 측면에서 북한이 수십년동안 베이징에게는 골칫거리였던 것”이라고 나지 교수는 설명했다.
송가오즈도 “미국의 영향력이 부활하면서 중국 정치 엘리트들이 주장해 왔던 “‘동승서강(동양의 부상과 서양의 몰락)’이라는 수사가 흔들리고, 중국이 주장하는 ‘대안적 세계 질서’의 매력이 약해졌다”면서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중국이 그동안 주장해 왔던 동승서강이나 미국과 중국이 세계 강대국으로 나란히 서는 주장은 군사적 능력이 안되는 상황에서는 그저 말뿐인 공허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의 전략: 이란 지원 안한 이유는 경제적 우선순위 때문]
BBC는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한 후에도 중국은 외교적 자제력을 발휘했으며 이란을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이 분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피하면서 책임감 있는 강대국 이미지를 구축하려 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의 연합조보는 “중국과 러시아가 동시에 미국을 비난하며 중동 문제에 대한 양국의 공조 입장을 강조했다”면서 “미국의 조치가 이란이 중국과 러시아에 더 의존하게 만들고 ‘반미(反美) 축’을 강화하도록 만들 수 있지만, 이란의 불안정한 상황은 중국의 중재 노력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이란 위기에서 중국의 자제력과 낮은 위상은 중국의 세계적 영향력의 한계를 반영하며, 이것이 중국이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는 대조적으로 안정 세력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중국 전문가 클라우스 쑹도 이러한 견해에 동의한다. 이스라엘의 동맹국인 미국은 이란에 군사적으로 개입하기 위해 강력한 군사력을 필요로 하는 반면, 이란의 긴밀한 동맹국인 중국은 분쟁에 개입하지 않을 실질적인 협상 카드가 부족해 상황 완화만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다.
클라우스 쑹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대조적인 상황이 중동에서 중국의 영향력 부족을 부각한다”면서 “지정학적 경쟁의 다른 영역에서 중국은 우방이나 파트너에게 무엇을 제공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면서 “중국이 중동에서 경제적 이익을 확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주요 안보 국가는 아니며 따라서 중국의 역할도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미국과 이란간의 갈등은 중동의 안정과 에너지 안보에 대한 중국의 열망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란 석유 수출의 90%가 중국으로 향하고 있으며, 양측은 4천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협력 계획에 서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란뤄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석유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중동 지역의 안정적인 환경이 필요하다”면서 “전쟁으로 인해 유가가 급등하면 중국의 경제적 어려움이 더욱 심화될 것이며, 이는 중국이 원치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송가오즈는 “이란의 힘이 약해지면 중동이 미국 영향력에 더 취약해질 것이며, 이로 인해 다극적 세계 질서를 촉진하고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약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해협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이란, 미국, 이스라엘 간의 대립은 수천 마일 떨어진 인도-태평양 지역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란 핵 시설 공습 직전, 미국은 중동 지원을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병력을 동원했다. 미 항공모함 ‘니미츠’호는 베트남 기항을 취소하고 중동 지원을 위해 급파됐다. ‘칼 빈슨’호는 1년 만에 네 번째로 재배치되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일부 대만 언론은 “미국이 아시아에서 중동으로 주의를 돌리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이 다시 중동의 수렁에 빠져들 경우, 중국이 이를 악용할 기회를 얻을 것이라는 여론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 참전이 베이징의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베이징대학교 해양전략연구센터의 후보(胡戶) 교수는 “장기적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이 워싱턴의 주요 전략적 초점으로 남아 있다”면서 “미국은 이번에 이란의 경제적·사회적 불안정과 제한된 보복 능력에 대응하여 ‘선택적 개입’을 감행했다”고 지적했다. 후보 교수는 이어 “이는 완전한 개입과 같은 의미가 아니므로, 중국에 대한 워싱턴의 전략적 압박을 지연시키거나 약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타이베이의 분석가들은 “이번 공습을 백악관의 이란에 대한 경고이자 중국에 대한 결의의 표명이라는 이중 신호”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B2 폭격기는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에서 수천 마일을 비행하여 이란을 공격함으로써 미국의 세계적 군사력 투사 능력을 입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미국이 중국 군사 시설이나 이란 핵 기지와 같은 견고한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하고 동맹국에 대한 방어력을 강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일부 대만 언론은 대만 정부 관계자들의 비공개 발언을 인용하며, “타이베이가 미국의 이란 공습에 대해 신중한 낙관론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중국에 대한 억지력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송가오즈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란에 강력히 개입하면서 베이징의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의 위험성을 우려하게 되었다”면서 “미국은 대만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란에 대한 공격은 워싱턴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단호하게 행동하고 적은 비용으로 승리할 능력과 의지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송가오즈는 이어 “트럼프가 오랜 '레드라인'을 깨는 것은 베이징에 워싱턴의 입장과 정책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면서 “이는 안정 유지를 최우선 목표로 삼은 중국 정책 입안자들을 걱정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새로운 지정학적 지형]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습이 가져올 복잡한 결과를 평가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으며, 그 범위는 이미 에너지 시장, 대만 해협, 그리고 북한 핵 문제까지 포괄하고 있다. 사이버 공격, 대리 작전,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이란의 잠재적 보복 수단과 그 범위 또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경제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대해 란 루오시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상황을 분석하며 “미국이 다시 중동의 수렁에 빠지는 것을 원치 않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의 핵 농축 프로그램이 심각하게 훼손되었다”면서 “이란의 보복은 강력하지 않으며, 강력한 대응보다는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의향이 크다”고 밝혔다.
란 루오시 교수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페르시아만 국가들 및 사우디아라비아와 수년간 관계를 개선하고 최근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덕분에 첫 임기 초반보다 역내 동맹국들에 더 의존할 수 있다”면서 “중동의 어느 누구도 이란의 도발과 국가 지원 테러에 인내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란 루오시 교수는 또한 “비록 공개적으로는 공격을 지지하지 않지만, 미국이 이란 목표물에 벙커버스터 폭탄을 투하할 때는 사적으로는 박수를 보낼지도 모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이란산 원유의 90%를 수입하고, 이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기뢰를 투하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니 중국 때문이라도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같은 카드를 결코 쓸 수 없을 것으로 본 것이다.
결국 이란은 이란대로 이번 미국의 핵시설 공격으로 완전히 무너졌고, 이로인해 중국의 실체 역시 ‘종이호랑이’임이 확실하게 드러났다고 BBC는 판단한 것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