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오미 SU7, 中정저우 거리에서 16대 연쇄추돌 사고]
그렇지 않아도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 중국 전기차가 또다시 대형사고를 쳤다. 중국 샤오미(小米, Xaomi)의 첫 전기차 SU7이 지난 3월 사망사고를 낸데 이어 또다시 16중 추돌사고를 냈는데, 이번에는 ‘꽝’ 들이받고도 계속 질주까지 했다는 점에서 안전성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의 허난성 지역 인터넷 매체인 홍성신문은 12일, “샤오미 전기차가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 16대를 연달아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면서 “전날 오후 9시 30분쯤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한 교차로에서 발생했는데, 샤오미 전기차 세단 SU7 모델이 일반 자동차 8대, 전기차 7대, 오토바이 1대 등 총 16대를 잇따라 들이받는 대형 사고였다”고 보도했다.
홍성신문은 이어 “다행히 심각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운전자는 즉시 체포돼 당국에 구금된 상태”라면서 “다만 샤오미 측 공식 입장과 사고 원인에 대한 당국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짚었다.
홍성신문은 “목격자 증언에 의하면 샤오미 차량은 갑자기 도로를 가로질러 한 차량을 들이받은 뒤 멈추지 않고 다른 차량과 보행자를 향해 달렸다”면서 “실제로 공개된 주변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는, 샤오미 차량이 화면 왼쪽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흰색 SUV 차량 옆면을 들이받고 다시 돌진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 충격으로 피해 SUV 차량은 그 자리에서 180도를 회전한 후에야 멈췄다”고 설명했다. 사고 소식은 바이두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며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3월에도 대형사고 냈던 샤오미 전기차]
문제는 중국의 대표적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인 샤오미의 초대형 사고가 이번이 처음 아니라는 데 있다. 샤오미는 지난해 3월 첫 전기차인 SU7을 출시하며 230일 만에 10만대를 생산하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지난 3월 29일 SU7이 중국 동부 안후이성의 한 고속도로에서 가드레일을 충돌한 뒤 탑승자 3명이 모두 사망하는 사고가 나면서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사고는 샤오미의 과장광고 논란까지 겹치면서 지난 4월 주문량이 절반 이하로 추락하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 중국어판은 지난 4월 2일, “중국은 전기차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보조 주행 또는 자율주행 기술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왔으며, 많은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이러한 첨단 기능을 양산차에 탑재했다”면서 “해당 기술과 관련된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 관련 정보는 중국 인터넷에서 조용히 삭제된다”고 짚었다. 한마디로 너무나도 무책임하게 제품을 출시하고 또 과대홍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이어 “샤오미는 웹사이트를 통해 자사의 보조 주행 기능을 홍보하고 있지만, 이러한 ‘지능형 보조 주행’ 기능이 운전자의 차량 제어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한다”면서 “문제가 생기면 책임 회피에 급급한다”고 설명했다.
NYT는 “특히 지난 3월 샤오미의 전기차가 사고를 냈을 때 샤오미는 사고에 연루된 차량이 자사의 SU7 표준 모델이며 라이더(lidar), 즉 ‘광 감지 및 거리 측정 시스템’이 장착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정작 그 차량의 ‘지능형 보조 주행’ 기능이 갖는 위험성은 경고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저장성 소비자 위원회의 자동차 전문가인 왕잉라이는 국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레이저 기반 감지 장비가 없다면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자동차가 앞에 있는 저속 또는 정지한 물체를 감지하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면서 “그 기능 자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어야 옳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샤오미는 전혀 그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대감 높았던 샤오미 자동차, 실체 들통났다!]
샤오미의 전기차 사고와 관련해 차량전문 매체인 위드카는 지난 5월 29일, “중국 IT 기업 샤오미의 첫 전기차 ‘SU7’이 중국 시장에서 품질 문제와 허위 마케팅 논란으로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특히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라는 과감한 슬로건으로 출시된 SU7의 고가 옵션인 탄소섬유 보닛의 공기흡입구가 실제로는 장식용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고 보도했다.
위드카는 이어 “중국 정부의 품질 평가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하며 중국산 전기차의 품질과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면서 “냉각성능 역시 지나치게 과대광고를 했으며 고가의 옵션 때문에 소비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짚었다.
위드카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SU7 울트라 모델에 제공된 고급 옵션 ‘탄소섬유 보닛’이었다. 샤오미는 이 보닛에 장착된 대형 에어 덕트가 냉각 성능을 높인다고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기능이 전무한 장식용 구조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한 블로거는 차량 전면에 환풍기를 설치하고 덕트 주변에 종이를 대는 간단한 실험을 통해 공기 유입량이 ‘제로’에 가까움을 입증했고, 이 사실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이와 관련해 위드카는 “문제는 이 옵션의 가격이 약 4만2000위안(한화 약 820만원)에 달한다는 점”이라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성능 향상을 기대하고 고가 옵션을 선택했는데, 실제로는 ‘모형 부품’을 구매한 셈이 되었다”고 짚었다. 그러다보니 소비자들의 반발도 거세다는 것이다.
위드카는 또한 “특히 출시 초기부터 소프트웨어 불안정, 품질 불만, 사양 오기재 등 다양한 이슈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면서, ‘진정성 없는 마케팅’이 불러온 결과라는 냉소적인 평가도 뒤따르고 있다”는 점도 잊지 않았다.
위드카는 “이번 사태는 단순히 샤오미 한 회사의 문제를 넘어, 급속도로 성장하는 중국 전기차 산업 전반의 실태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면서 “혁신적인 디자인과 마케팅에만 치중하고 실질적인 기술력과 품질 관리에는 소홀했던 중국 전기차 업계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라고 짚었다.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민낯]
샤오미의 전기차가 중국의 기술 수준과 현실을 그대로 보여 준 것이라면, 중국 전기차끼리의 경쟁은 중국 경제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전기차 열풍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차 위상이 높아졌지만 실상은 ‘치킨게임’과 같은 내부 소모전에 산업 전반이 위태롭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대표 빅테크 바이두와 2위 완성차 업체 지리가 2021년 합작하며 세울 때만 해도 ‘테슬라 대항마’로 거론되던 업체였던 지웨는 작년 11월부터 자동차 생산을 멈추고, 매장 문을 닫으며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치열한 경쟁 속 월평균 판매량이 1000대 안팎으로 부진했고, 작년 하반기 바이두에서 30억위안(약 5700억원) 규모의 투자가 무산되며 파산 직전까지 몰렸기 때문이다.
다른 전기차 업체들도 대규모 해고, 대리점 폐쇄 등이 이어지면서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해 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수년간 중국의 보조금 정책으로 수백 개의 스타트업이 쏟아지면서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소규모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상황에 몰렸다”고 정리했다.
중국 경제지 제일재경(第一财经)도 7일 “지리(吉利)자동차의 리수푸(李書福) 회장은 ‘세계 자동차 산업은 이미 포화 상태여서 지리는 더 이상 공장을 짓지 않겠다고 말했다”면서 “지리는 기존 글로벌 생산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자원 통합과 실용적 협력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자동차의 공급 과잉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장안자동차(長安汽車)의 주화룽(朱華榮) 회장도 “중국에는 70여 개의 로컬 브랜드에 수십여 개의 해외 브랜드까지 난립하고 있다”며 “무분별한 가격 경쟁과 허위 광고, 자본 유입이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 전기차업계에 대해 이렇게 어두운 전망들이 흘러 나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중국은 여전히 전기차 공장을 짓는 회사들이 많다. 이는 중국의 자동차 산업이 ’양적 팽창‘에 치우친 산업이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풍조가 고질적인 문제라는 것을 알면서도 또 불나방같이 그렇게 경쟁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최근들어 중국의 부동산 산업이 죽을 쑤면서 지방 재정과 은행 대출, 민간 자본 등 갈 곳을 잃은 돈들이 모두 자동차 산업에 쏠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자동차산업이 과잉에 또 과잉 생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24년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3100만대, 그 중 전기차가 1000만대이다. 그런데 중국의 연간 자동차 생산능력은 7000만대에 달한다. 벌써 최소 3000만대는 과잉 생산이다. 전기차만 본다면 더더욱 많은 수도 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상위 20개의 주요 기업에서 전체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소 브랜드는 설 자리가 없다. 그런데도 뛰어든다. 왜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을 대는 눈 먼 투자자가 있어서다.
그러다보니 중소 브랜드의 가동율은 형편없다. 실제로 그런대로 상당한 인지도가 있는 상하이GM의 2023년 가동률은 22%, 둥펑닛산 우한 공장은 연간 30만대 규모의 설비를 갖췄지만 실제 가동률은 10%에도 못 미쳤다.
이러니 영업이익률도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다. 2014년 8.99%였던 업계 평균 영업 이익률은 올해 1분기 기준 3.5%까지 하락해 전체 제조업 평균(5.8%)을 크게 밑돈다. 생산은 멈췄지만 각 지방 정부는 여전히 공장 신·증설을 밀어붙이고 있다. 완전히 미련한 자들의 딱지치기 놀이다.
그래서 최근 장성자동차(長城汽車)의 웨이젠쥔(魏建軍) 회장은 “자동차판헝다(恒大)가 곧 터진다”고 경고했던 것이다. 이러한 경고는 특히 사실상 BYD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자동차 업계는 술렁일 수밖에 없었다. 오징어게임에서 나왔던 “이러다 다 죽는다’는 말은 지금 중국 자동차산업에 딱 그대로 해당된다. 그런 중국산 전기차가 이렇게 또 대형사고를 냈으니 그러한 차를 어떻게 믿고 탈 수 있을까?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