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5월 소비자ㆍ생산자 물가 또 뒷걸음⋯‘디플레 수렁’]
중국이 1960년대 이후 최장기의 디플레이션의 수렁에 빠져들면서 100여년만의 대공황으로 접어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런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장 국내 경기 부양이 시급한데 중국 정부 당국이 제대로 된 소비 진작책을 내놓지도 못하고 있고 특히 그렇게 대대적인 재정 부양을 할 여력도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중국을 뒤덮고 있는 디플레이션은 앞으로 상당기간 장기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의 경제 전문 매체인 차이신(财新, Caixin)은 지난 10일, “중국국가통계국이 전날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0.1% 하락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3월부터 3개월 연속 같은 하락 폭을 나타낸 것”이라면서 “CPI는 2월에 0.7% 떨어진 후 넉 달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 심각한 것은 생산자물가지수(PPI)다. 차이신은 이에 대해 “공장물가를 뜻하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보다 3.3% 떨어졌는데, 이는 전달의 2.7% 하락보다 더 확대돼 2023년 7월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큰 내림 폭을 기록했다”면서 “이는 전문가 예상치 3.2% 하락보다 더 큰 디플레이션 상황을 보인 것으로, PPI는 2022년 10월 이후 32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국가들이 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큰 것과 달리 중국은 디플레이션 압박에 직면했다는 점이 특이하기는 하지만, 중국은 미국과의 관세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국내 소비 부진에 시달리고 있어 앞으로 디플레이션은 더욱 깊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당국은 소비재 교체 지원 프로그램 등 각종 소비 진작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미중 무역 긴장과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 등의 영향으로 물가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앞서 올해 1월 블룸버그가 글로벌 투자은행 이코노미스트 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올해 중국의 GDP 디플레이터 평균 예상치가 -0.2%로 나와 3년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 예고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Capital Economics는 연구 보고서에서 “중국은 지속적인 과잉 생산으로 인해 올해와 내년에도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모든 물가가 다 폭락, 중국이 가격전쟁에 휩싸이다!]
문제는 물가 하락세의 폭이 깊어지면서 중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다운 그레이드하고 있다는 점이다.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시간)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에서 디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가격 전쟁에 휩싸였다”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에서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소비자 행동이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가격 하락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로이터는 이어 “3위안(약 500원)짜리 아침 메뉴를 파는 식당부터 하루 네 번 깜짝 세일을 하는 슈퍼마켓까지, 새로운 사업체들은 소액 소비자들을 공략하여 성공을 노리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추세는 가격 전쟁이 궁극적으로 지속 불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경제학자들을 우려하게 한다”고 짚었다. 실패한 기업은 문을 닫아야 하고,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어 디플레이션이 더욱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은 지금 할인 판매가 일상화되었고 그 폭도 날이 갈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슈퍼마켓 체인인 주안주안(Super Zhuanzhuan)을 비롯한 일부 신규 매장에서는 최근 몇 년간 업계 평균 30~40%에 비해 최대 9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면서 “셴위(Xianyu), 페이위(Feiyu), 폰후(Ponhu), 플럼(Plum)과 같은 대형 중고 플랫폼에서도 70% 이상의 할인이 일반화되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또한 “슈퍼 주안주안에서는 코치(Coach)의 녹색 캐리올 크리스티 핸드백 모델을 구매할 수 있는데, 과거에는 3,260위안(약 62만원)에 구매했지만, 현재 219위안(약 4만 2천원)에 구매할 수 있으며, 2,200위안(약 42만원)짜리 지방시 G 큐브 목걸이는 187위안(약 3만 6천원)에 판매된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중국의 경제상황으로 인해 중산층의 급여나 소득 모두 대폭 감소한 것이 지금과 같은 상황을 낳고 있다”면서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서도 이러한 저가 판매는 이미 현실화되었으며, 이런 경제 체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는 없지만 실제적으로 시장에 대한 신규 진입은 절대적으로 어려울 정도로 극한의 상황으로 변질되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민간공장 가동률도 2022년 이후 최저치]
이렇게 시장이 어렵다보니 공장 가동율도 2022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민간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제조업 부문은 2022년 9월 이후 가장 큰 침체를 겪고 있다”면서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휴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관세 인상으로 인해 소규모 수출업체가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라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차이신 인사이트 그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왕저는 “해외 수요가 줄어들면서 제조업의 공급과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면서 “경제의 하방 압력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특히 “민간 PMI 수치와 공식 PMI 수치가 차이가 나는 것은 무역 전쟁으로 인해 중소 규모의 중국 기업이 비례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이는 소규모 수출업체들이 대기업들보다 더 큰 타격을 받았다는 것이고, 이는 당연히 고용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호주뉴질랜드은행그룹(Australia & New Zealand Banking Group Ltd.)의 중국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레이먼드 영(Raymond Yeung)은 “무역 환경은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다”며 “핵심은 여전히 부동산인데,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여전히 침체되어 있다”고 말했다.
[수입과 수출도 동시에 감소, 중국의 생명줄이 끊어지고 있다!]
그런데 중국 경제가 진짜로 우려스러운 국면으로 빠져들었다고 보는 것은 중국의 수입과 수출이 동시에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당국이 발표한 최신 경제 지표에 따르면 소비력과 제품 가격이 모두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수출입 수치도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아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관세청 격인 해관총서는 지난 9일, 5월 수출입 데이터를 발표했는데, 주목을 받았던 대미 수출은 무려 34.5%나 감소했다. 이는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이다. 중국의 ASEAN과 EU에 대한 수출은 두 자릿수 성장을 보였지만, 5월 전체 수출액은 미국 달러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에 그쳐 시장의 예상치인 6% 증가와는 상당히 모자랐다.
또한, 5월 수출 증가율은 4월의 8.1% 증가에서 둔화되었다. 게다가, 중국의 총 수입액도 동시에 감소했는데, 그 폭은 3.4%로 시장 예상치보다 더 나빴다. 이는 중국의 여러 경제 데이터 하락과 맞물리면서 중국 경제가 지금 심각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일깨워주었다.
[1960년대 이후 최장 디플레이션, 대공황 징조인가?]
문제는 중국의 디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황지춘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지속적인 공급 과잉으로 올해와 내년에도 디플레이션 상태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현재 중국이 겪고 있는 디플레이션은 1960년대 이후 최장기간을 맞고 있다. GDP 디플레이터가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도 1962년부터 1964년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지금의 중국 상황이 100여년 전 전 세계를 휩쓸었던 대공황과 놀라울만큼 유사하다는 것이다. 1929년 당시 미국의 주가 폭락으로 시작된 대공황은 1933년까지 이어지며 디플레이션과 내수 침체의 악순환을 겪었다.
당시 대공황 때는 자산 거품 현상도 있었다. 대공황 당시 주식과 부동산 거품이 터지면서 가계 자산이 급감했는데, 지금 중국 상황도 판박이처럼 유사하다. 부동산 시장 붕괴로 약 18조 달러(2경 4683조원)에 달하는 가계 자산이 증발하며 소비 위축을 겪고 있어서다.
또 하나, 괴잉생산 문제도 미국의 대공황때와 유사하다. 대공황 시기 미국은 자동차와 가전 등 신기술 산업의 과잉생산이 수요 부진을 불렀는데, 반면 중국은 제조업 투자 급증과 과잉생산으로 가격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이렇게 중국은 지금 부동산 시장이 붕괴되면서 소비자들의 가계 자산이 파산에 가까울 정도로 급감했는데, 이는 소비를 위축시켰고 또한 기업의 투자와 생산도 줄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렇게 되다보니 당연히 기업 투자와 생산도 줄면서 경기 하강과 물가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에 빠져 버리게 된 것이다.
[시진핑, 지금의 디플레이션을 돌파할 능력도, 여력도 없다]
그렇다면 중국 정부가 이런 상황을 돌파할 방안을 가지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의 시진핑 정부는 최악의 디플레이션을 타개해 나갈 방안도, 또 능력도, 더불어 여력도 전혀 없다.
물론 나름대로 내수 진작책과 대규모 재정 투입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지금의 사태를 불러온 경제 체제 자체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보니 시진핑의 어떠한 대책도 허사가 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어려운 경제상황이 시진핑의 어설프고 미련한 정책 추진으로 비롯된 것이라 시진핑을 넘어서지 않고는 풀어갈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상황을 더 방치하게 되면 디플레이션의 늪은 더욱 깊어질 것이고, 이는 소비자들의 지출 감소와 기업 이익 감소, 고용과 투자 감소라는 마이너스의 서클로 들어가게 된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의 중국 경제를 해결할 방법은 더 어려워지고, 그 늪에서 빠져 나오는 시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눈여겨봐야 할 점은 세계 경제 제2위의 대국이고 우리나라의 경제와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중국 경제가 더 망가져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전 세계 경제를 대공황 수준으로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시진핑이 아닌 새로운 지도자, 자유시장경제 친화적인 지도자로 대체되어 중국 경제를 바로 이끌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