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전기차 출혈경쟁에 주가폭락까지... 붕괴되는 전기차산업]
잘 나가던 중국 전기차 업계가 수요 부족과 과도한 할인 경쟁으로 주가까지 폭락하면서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급기야 중국 당국이 업계 대표들을 소집, 지나친 할인 경쟁을 자제하라고 압박까지 했지만 과연 그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미 중국의 자동차산업이 건설산업 붕괴에 이어 중국 경제에 부담이 되는 또 하나의 산업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9일(현지시간) “비야디(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가격할인 경쟁을 벌이면서 업계 전반이 위기에 처했다”면서 “중국 당국은 지난주 전기차 업체 대표들을 베이징으로 소환, 과도한 출혈 경쟁을 멈추라고 압박했는데, 이렇게 중국 정부가 판매 가격에까지 개입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불려 간 업계 대표들은 가격을 자율규제하고 원가 이하로 차량을 판매하거나 부당하게 가격 인하를 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면서 “전문가들은 전기차 수요가 약해졌고 지금처럼 출혈 경쟁을 해서는 중소 업체들이 도산하고 유력 업체들의 수익도 반토막 나는 등 업계 전반에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출혈 경쟁의 여파에서 세계 1위 전기차업체인 BYD도 비켜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BYD는 지난달 말 주가가 정점을 찍은 뒤 시가총액이 215억 달러 감소했다”고 짚었다. 이렇게 중국 전기차 산업을 혼돈으로 빠지게 만든 공격적인 가격 인하는 BYD가 주도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자동차 컨설팅업체 JSC 오토모티브의 요헨 시버트는 “가장 큰 업체가 이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면서 “BYD는 다른 업체들이 다 포기하도록 독점적 지위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자동차산업, 생산 가동율은 50% 미만]
이와 함께 중국 자동차 산업의 지난 해 생산 가동율이 50%를 밑돈다는 추산도 니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정도면 사실상 중국 자동차 산업은 생존을 위협받는 최악의 순간에 도달해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실제로 상하이에 본사를 둔 Gasgoo 자동차 연구소가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중국 자동차 산업의 평균 생산 가동률은 49.5%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존 머피 자동차 분야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우려스럽다. 수요 부족과 극단적인 가격 인하가 문제”라면서 “결국 과잉 생산 시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통합'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가동율이 추락하는 것은 우선적으로 중국 경제가 아직 활성화되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더욱 자동차 시장의 할인 경쟁 격화는 오히려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공통적인 지적이다. 또다시 자동차 가격이 인하될 수도 있다는 생각 떄문에 자동차 구매 시기를 계속 늦추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업계의 과도한 할인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갉아먹을 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 훼손, 재무 상태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에 대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저가 및 저품질 제품은 중국산 자동차의 국제적 명성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할 정도다. 최근 BYD를 필두로 지리, 지커, 샤오펑(Xpeng) 등 중국 주요 업체가 세계 무대에서 성과를 내는 시점이어서 이 같은 타격은 더 주목받을 전망이다.
또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인하가 일단 반길만한 일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잠재적 리스크가 있다. 이미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가격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다음 주면 가격이 내려갈 텐데 지금 차를 사야 하나?' 하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업체들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품질이나 안전, 사후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줄일 가능성도 있다.
[과잉생산이 자동차 산업을 망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자동차 산업을 망치는 최대의 원인 중 하나는 과잉생산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금만 믿고 과잉생산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재고가 쌓이면서 국내에서는 신상품이 이미 중고차로 전락하는 일들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0km 중고차’다.
이른바 '제로 마일리지' 차량이 그것인데, 계기판에 주행거리가 거의 표시되지 않은 사실상의 신차가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된다는 것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판매량을 인위적으로 부풀리고 재고를 정리하기 위해 이 같은 방법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국의 지동차 업계가 국내의 과잉생산을 해소하기 위해 밀어내기 수출을 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중국의 자동차 회사들이 과잉생산 해소를 위해 밀어내기식 수출을 하고 있지만 이는 약간의 위로를 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중국 자동차 회사들에게 부담만 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자동차 컨설팅 회사 JSC 오토모티브의 전무이사 요헨 지버트는 “미국 시장은 완전히 폐쇄되었고,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침공이 예상되면 일본과 한국도 곧 문을 닫을 수 있다”면서 “작년 최대 수출 시장이었던 러시아는 이제 매우 어려워지고 있으며, 동남아시아는 더 이상 기회로 보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동남아시아의 소비자들은 대체로 외국 브랜드에 대해서는 호의적이지만 중국 자동차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특히 베트남의 경우 자국 브랜드의 성장이 무서을만큼 확대되면서 중국 자동차는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특히 베트남의 경우 두 공산주의 국가간의 역사적 긴장관계로 인해 중국산 차량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많다”면서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중국 자동차의 베트남 시장 확장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내 공급망 금융도 문제, 도미노 붕괴 나타날 수도]
블룸버그는 이와 함께 “비용 절감의 압력으로 인해 분석가들은 공급망 금융 위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한다”면서 “작년 말 BYD가 공급업체 중 한 곳에 가격 인하를 요구하면서, 이 자동차 대기업이 급증하는 부채를 감추기 위해 전전긍긍한 바 있었는데, 그때 공급망 금융 위기가 불거졌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회계 컨설팅 회사 GMT 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BYD의 실제 순부채는 3,230억 위안(약 60조 9533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2024년 6월 말 기준 BYD의 공식 장부상 부채인 277억 위안보다 훨씬 많다”면서 “이러한 문제점은 중국 딜러십 네트워크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4월 이후 두 성(省)의 딜러십 그룹들이 영업을 중단하는 일이 발생한 것도 모두 BYD 차량을 판매하던 곳들이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이어 “지난주 베이징과 자동차 제조업체 간의 회담은 휴전을 위한 첫 시도가 아니었다”면서 “2년 전인 2023년 중반, 테슬라, BYD, 지리 등 16개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는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가 참석한 가운데 ‘비정상적인 가격 책정’을 방지하기 위한 협정에 서명한 바 있다”고 밝혔다.
다시말해 중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최근에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위험 신호가 진작에 있었지만 중국 당국이나 자동차 업계 모두 자동차 산업 확대라는 성장에 눈이 먼 나머지 내부의 부실들을 숨겨왔으며, 또한 여러 위기의 신호들마저 덮어버리면서 오직 앞으로 전진만을 해 온 결과가 이렇게 나타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도 “지금 중국 자동차 산업에서 과거 미국 디트로이트의 공황이 엿보이고 있다”면서 “중국정부가 미국과의 무역 전쟁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부진한 국내 수요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상황에서, 이는 해고와 자동차 업계 종사자들의 지출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면서 “중국 자동차의 가격 인하가 지금 중국을 두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중국 자동차가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지리 홀딩스 회장 리슈푸는 최근 자동차포럼 폐막식에서 “중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에는 많은 불규칙성이 존재하며, 일부 기업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경쟁 방식을 채택하여 시장 질서와 산업 생태계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면서 “중국 자동차 산업이 중요한 발전 국면에 있기는 하지만, 전체 수출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고 국내 시장 경쟁은 치열해졌는데 이런 상황에서 업계 전체가 편법을 쓰는 사고방식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슈푸는 그러면서 “무제한적인 내부 경쟁과 단순하고 조잡한 가격 전쟁은 불가피하게 편법, 위조, 가짜 제품 판매 등의 불법 행위를 초래하고 무질서한 경쟁 상황을 형성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자동차 산업이 각성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렇게 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낭떠러지를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자동차의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자동차 업계가 스스로를 정화하고 단속하지 않는다면 중국 자동차 산업의 도미노 붕괴는 불가피해 보인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