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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극심한 취업난에 흔한 '오버 스펙', 구내식당 관리자 뽑는데 '박사 학위' - 중국을 발칵 뒤집은 명문대 채용 공고 - 英BBC, 한해 대학졸업생 1천만명에 일자리는 태부족 - 중국·홍콩 청년들, 일자리 문제로 극도의 불안감
  • 기사등록 2025-06-06 11: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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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발칵 뒤집은 명문대 채용 공고]


중국의 한 명문 대학이 구내식당 관리자 채용 조건으로 '박사 학위'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마디로 극심한 취업난에 오버스펙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지금의 중국 청년들이 어떤 처지에 놓여 있는지 한눈에 보여준다. 이렇게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다보니 온 몸에 이력서를 붙이고 다니는 청년들까지 등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 장쑤성 난징에 위치한 동남대학교가 지난 5월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내식당 사무 관리자 모집 공고를 게시했다”면서 “이번 구내식당 관리자 채용 공고에서 자격 요건 중 하나로 '박사 학위 소지자'를 명시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동남대학교는 중국 교육부의 명문대학 육성프로젝트인 985공정과 211공정에 포함된 최상위 대학 중 하나로,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곳이다.


SCMP는 이어 “해당 직무는 식당 운영 전반을 관리하는 역할로, 구체적으로는 식단 개발과 감독, 식당 외주 업체 관리, 식품 안전 점검, 행정 서류 처리 등이 포함된다”면서 “지원자는 영어와 사무 소프트웨어에 능숙해야 하며, 관련 업무 경험 유무와 공산당 당원 여부도 우대 조건으로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SCMP는 이와 관련해 “이같은 고학력 요구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은 과도하다고 비판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한 누리꾼은 “이게 바로 '내권(内卷)'의 결과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서 누리꾼이 말한 '내권'은 과도한 경쟁 속에서도 정당한 보상이 따르지 않는 사회 현상을 뜻하는 중국어 표현이다.


SCMP는 그러면서 “최근 중국 청년층은 높은 학력을 갖추고도 만족스러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오버스펙에 대해 논란이 확산되자 대학 측 관계자는 “지원자가 요리사일 필요는 없고, 음식·영양·조리 관련 전공자 및 요리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SCMP에 따르면 해당 직무의 연봉은 약 18만 위안(약 3,500만 원)으로, 중국 국가 기준에 따른 수준이다. 2023년 기준으로 도시 비민간 부문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약 12만 4천 위안(약 2,400만원), 민간 부문은 약 6만 9천 위안(약 1,300만원)이었다.


그런데 이번 오버스펙 채용공고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번 공고가 특정인을 위한 '맞춤형 채용'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박사 학위에 요리 자격증까지 갖춘 사람이 있다는 게 너무 우연하다”며 “이미 내정자가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SCMP는 이어 “명문대의 식당 관리자 자리는 안정된 직장과 복지 혜택 등으로 인해 '황금 밥그릇'으로 불리며 경쟁률이 높다”면서 “이에 따라 채용 절차에 대한 투명성과 공정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英BBC, 한해 대학졸업생 1천만명에 일자리는 태부족]


이와 관련해 영국의 BBC는 “극심한 취업난에 중국 구직 시장에서 '오버 스펙'(해당 직업에 비해 자격 초과)이 흔한 일이 됐다”면서 “물리학 석사 학위 취득자가 고등학교 잡부로 취직하거나 명문 칭화대 박사 학위 소지자가 비정규직 보조경찰에 지원하는 등 관련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이어 “얼마 전 금융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쑨잔(25) 씨는 중국 남부 난징의 한 훠궈집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다”면서 “그는 ‘투자은행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었다’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어 그런 직장을 찾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고 털어놨다”고 전했다.


BBC는 “꽤 좋은 대학을 나오고도 식당 종업원을 직업으로 선택한 것은 그의 부모에게 큰 걱정거리가 됐다”면서 “이에 대해 쑨씨는 종업원으로 일하는 동안 요식 사업을 배워 가게를 창업하는 것이 꿈이라면서 사업이 성공하면 가족 중 비판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원하는 직업을 찾지 못해 실업 중인 대졸자들은 상하이 남서쪽에 있는 영화 제작 거점 도시 헝뎬으로 몰리기도 한다. 단역 배우로 일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전자정보공학을 전공한 우싱하이(26) 씨는 “사람들은 종종 여기에 와서 몇 달만 일한다”며 자신도 정규직을 찾을 때까지 그렇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영화 연출과 시나리오를 전공한 리모 씨는 “이게 바로 중국의 상황”이라면서 “졸업하는 순간 실업자가 되고 만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계적 명문 홍콩과학기술대에서 재무학 학위를 받은 우단(29) 씨는 현재 상하이의 한 스포츠 부상 마사지 클리닉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우씨는 “가족들이 그의 선택을 환영하지 않았다”면서 “석사 과정 동창 중 일자리를 구한 사람은 극소수”라고 밝혔다.


지금 중국의 청년들이 당하는 현실은 그야말로 비참하다. 중국에서는 한 해 약 1천만명 이상의 대학 졸업생이 쏟아져나온다. 하지만, 경기 침체로 인해 이들을 위한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로 중국은 25세 미만 청년 실업률이 2023년 6월 사상 최고인 21.3%까지 치솟자 통계 발표를 돌연 중단했다가, 중·고교와 대학 재학생을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한 새로운 청년 실업률을 그해 12월부터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실업률 통계는 지나치게 왜곡되어 있다는 평가가 많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3월 20일, 대만전략협회 사무총장 우젠중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당국의 실업률 발표는 실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중퇴자, 졸업하지 못하는 학생까지 통계에 포함해야 하지만 중국 당국은 제외하고 있는데 이들을 반영한다면 당연히 실업률 수치는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 말했다.


홍콩과학기술대학교 딩쉐량 명예교수도 최근 홍콩 언론 ‘성도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 대학생 실업자가 약 3천만 명에 달하며, 취업률은 공식 발표된 56%가 아니라 평균 30%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 추산했다.


RFA는 “최근 일부 대학은 취업률 통계를 긍정적으로 마사지하기 위해 취업 의향서가 있는 졸업생들은 물론, 대학원 입학 시험이나 유학을 준비하는 졸업생까지 취업자로 분류하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홍콩 청년들, 일자리 문제로 극도의 불안감]


심각한 청년 취업난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중국에서 올여름 1천200만여 명의 대학 졸업생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어서 노동시장 상황이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CMP의 보도에서도 나타났지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채용이 더 감소하면서 중국 본토와 홍콩 청년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북부지역의 한 명문대학에서 해양공학을 전공한 대학원생인 오원차오는 “좋은 기업이나 권위 있는 연구소에 취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많은 석사 과정 학생들이 박사 진학, 공무원 시험 응시, 유학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뿐 아니다. 중국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로 여겨지는 국유은행들도 올해 신입 채용을 대폭 축소했다. 경제상황이 그만큼 악화되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중국 전문가 왕단은 “공공부문도 확실히 몸을 사리고 있으며,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는 일은 단순한 취업난이 아니라 일자리의 질 자체가 하락하는 문제”라면서 “소프트웨어와 산업 디자인 등 일부 첨단 분야를 제외하면 고소득 업종에서는 채용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금융, IT, 심지어 공학 전공자들조차 취업을 못 해 대학원 진학이나 공무원 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며 “90일간 유예된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가 40∼65% 수준으로 다시 올라갈 경우, 최대 700만개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치솟기 시작해 내수 부진과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 현재까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일본이 1990년∼2000년대에 겪은 최악의 취업난을 중국도 경제구조 전환에 따라 겪게 되는 현상으로 보기도 한다. 일본의 고용시장은 인구 감소와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로 최근 들어 개선됐다.


[미중 관세전쟁, 중국 일자리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


문제는 중국의 청년 일자리 상황이 앞으로 더욱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RFA는 “그렇지 않아도 중국내 취업 시장이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중간 관세전쟁은 지금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렇게 심각한 중국의 청년 일자리 문제는 너무나도 많은 사회적 불안과 함께 문제들을 양산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중국에서 이른바 ‘4불(不) 청년’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4불 청년’은 연애·결혼·내 집 마련·출산을 안 하겠다는 청년층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미래에 대한 확신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여파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치하의 강력한 사회통제가 젊은 층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러한 청년실업자 문제가 사회문제화되면서 중국공산당 체제를 위협하는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애국주의, 민족주의 교육을 받고 자라나 중국공산당 최대 지지층이 된 ‘주링허우(九零後·1990년대 출생자)’와 ‘링링허우(零零後·2000년대 출생자)’가 경제위기 앞에 급격히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에게 지난 2022년의 백지시위와 같은 불쏘시개가 만들어질 수만 있다면 이들은 언제든지 반 공산당, 반 시진핑 세력으로 돌변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국당국은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이들 세대를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시진핑의 중국공산당이 경제를 이 지경으로 만들면서 발생한 일이라는 점에서 자업자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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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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