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심야 SNS “시진핑 협상하기 매우 어려운 상대”]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하기를 계속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미국측에서 직접 대화 요청을 했는데도 시진핑 주석이 이에 대한 답변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미중간 긴급 현안인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은 협상하기 정말 어려운 상대”라고 토로하기에 이르렀다.

블룸버그는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늦은 밤 소셜 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중국 시진핑 주석과 협상하기 매우 힘들다고 말하며, 세계 2대 경제 대국 간의 깨지기 쉬운 경제 휴전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면서 “중국과 미국은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의견이 맞지 않으며, 백악관은 이번 주말에 정상 간 전화 회담이 열릴 것으로 예상하지만 아직 계획을 확정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오전 2시 17분경에 올린 트루스소셜 게재글에서 “나는 중국의 시 주석을 좋아하고, 언제나 그랬으며, 항상 그럴 것이지만, 그는 매우 힘들고(tough), 협상을 하기에 극도로 어렵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한밤중인 2시경에 이런 글을 올렸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겪고 있는 좌절감이 묻어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주중 전화 통화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달 30일, “중국이 제네바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이와 관련해 시 주석과 곧 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었는데, 만약 통화가 이루어진다면 두 정상은 지난 달 제네바에서 체결된 미중 무역 합의를 둘러싼 양측의 이견을 비롯한 무역 현안들을 논의할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지금 백악관의 흐름을 보면 트럼프와 시진핑간의 대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트럼프의 한밤중 시진핑 관련 SNS도 중국과의 문제가 즉각적으로 해결되고 있지 않는 것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 아닌가 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대화 요구하는 트럼프, 회피하는 시진핑]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미중간 관세전쟁과 관련해 더 다급한 쪽은 중국인데, 정작 중국측에서 대화를 기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세히 말하자면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요구를 계속 거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시진핑 주석과 직접 대화하는 것만이 양국 간 차이를 해소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해왔지만, 중국 지도자는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꺼려왔다”면서 “시진핑은 트럼프와의 직접 대화가 아니라 오히려 고위급 당국자들 사이의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어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다고도 했지만 중국은 이에 대해 정작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눈여겨볼 점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에 미중정상회담을 워싱턴에서 갖자고 미국측이 제안했을 때 중국측은 베이징에서 열자고 역제안을 한 바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때만 해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오벌오피스 정상회담에서 거의 쫓겨나다시피 회담을 종료한 바 있었던지라 시진핑 주석이 전 세계에 TV로 생중계되는 백악관 회담을 기피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장소를 베이징으로 양보까지 했음에도 베이징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보면 시진핑 주석이 전화를 통한 회담이건, 아니면 대면회담이건 양자 모두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과연 시진핑 주석이 그렇게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증이 생긴다.
일단 미중간 현재 상황을 보면, 미국과 중국은 지난 달 10∼11일 제네바 회담에서 서로 100% 넘게 부과하던 관세를 90일간 대폭 낮추는 '관세 전쟁 휴전'에 합의했다.
그러나 합의 후 미국 측은 중국이 비관세 조치 해제를 약속해 놓고도 핵심광물과 희토류의 수출 제한을 해제하지 않고 있다며 합의 위반을 주장했다. 중국 측은 합의 위반을 부인하면서 오히려 미국이 중국 유학생 비자 취소 방침 등 차별적인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반도체 칩의 설계까지 포함하여 중국을 향한 강도 높은 제재 조치를 추가로 발령했고, 심지어 중국이 그렇게도 공을 들이고 있는 C-919 여객기 제작에 필수적인 엔진 등의 수출길까지 막아버렸다.
물론 중국산 희토류 수출 제한 때문에 미국의 자동차 제조회사 등이 고통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상황을 봤을 때 분명히 다급한 쪽은 중국이다. 관세 문제도 지금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휴전 상태이기 때문에 약속된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관세 폭탄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이런 문제를 정작 나서서 해결해야 할 시진핑 주석은 전면에 전혀 얼굴을 보이지 않고 허리펑 부주석만 떠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의구심이 드는 것은 시진핑 주석이 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또는 대면 회담까지 기피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일단 6월 3일까지 2주간 동안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던 시진핑 주석이 6월 4일 러시아의 동맹국인 벨라루스의 알렉산더 루카센코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맞아 중난하이에서 회담을 가졌다. 이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인터넷판을 통해 공개했고 중국 외교부도 사실로 확인했다.

시주석은 이날 다과회 형식의 실무 회담을 가진 후 두 정상 간의 일대일 회담이 이어졌으며, 이어 친교 오찬까지 진행됐다. 루카센코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오래전부터 예정되어 있었던데다 벨라루스가 러시아의 최상의 동맹이라는 점을 감안해 시진핑 주석이 직접 면담을 하고 회담도 연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5월 25일과 5월 26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 당시 시진핑 주석이 아닌 리창 총리가 대신 회담을 한 것과는 대조가 된다.
일단 잠적한 것으로 보였던 시진핑 주석이 2주를 넘어선 15일만에 공식석상에 얼굴을 내비치긴 했지만 앞으로 공식적인 업무를 어떻게 진행하는지도 서방 언론의 최대 관심사다.
다시 말해 시진핑 주석이 지금 처해 있는 현실, 곧 8월의 4중전회에서 실각할 수도 있다는 현실, 그리고 후진타오를 비롯한 반 시진핑 세력들이 그 이전에 시진핑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는 현실 등을 감안한다면, 실제로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또한 현재 중국 정세를 미국 백악관도 훤히 들여다 보고 있다는 점에서 시진핑의 진퇴에 대한 돌발질문을 했을 때의 문제 등을 고려해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자체를 기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도 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트럼프 대통령이라면 얼마든지 그런 질문을 할 수 있어서다. 그래서 2월만 하더라도 베이징에서의 대면회담을 주장했던 중국의 제안이 시진핑에 관한 신변 이상설이 불거지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버린 것이 아닌가 추정하는 것이다.
[미중 디커플링 심화…무역전쟁 이제 관세 넘어 공급망 대결]
갈수록 태산인 것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관세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대결로 확대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양국이 서로 기간산업에 꼭 필요한 원자재와 기술을 틀어쥐고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디커플링(공급망 분리)에 나서면서 산업계의 불안도 심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관세 인상으로 상대국을 압박해왔던 미국과 중국이 이제는 관세 대신 공급망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면서 “공급망 전쟁을 촉발한 것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라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중국은 지난 4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에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하자 스마트폰과 전기차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는 조치로 맞섰다”면서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으며, 가공은 90% 이상 담당하고 있어 사실상 독점 공급자 지위에 있다”고 짚었다.
NYT는 “이런 조치는 미국 첨단제조업체의 생존을 위협했다”면서 “지난달에는 포드자동차가 희토류 자석 공급 부족으로 시카고의 한 공장을 일시적으로 폐쇄하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공급망 압박이 거세지자 미국은 결국 '제네바 합의'를 통해 관세 휴전에 들어갔지만, 그럼에도 중국은 이후로도 희토류 통제를 완전히 풀지 않았고, 이에 미국은 항공기 엔진, 반도체, 특정 화학물질 등 핵심기술 수출 금지로 맞섰다.
심지어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코맥)는 비행기에 동력을 공급하는 제트엔진과 제어장치 기술 등을 제너럴일렉트릭(GE) 등 미국과 유럽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를 통제하고 나선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국은 반도체 설계용 소프트웨어 수출도 제한하는 한편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같은 중국 기업의 미국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양국 간 디커플링이 이처럼 가속하면서 상대국의 원자재와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기업들의 불안도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미국 자동차와 전자업계는 불안정한 희토류 공급에 고통받고 있으며 심지어 미국이 수출을 제한한 제트엔진 기술에조차 희토류는 필수적이다.
NYT는 이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이 서로 상대의 전략물자 통제에 맞서기 위해 수년간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을 해왔지만, 양국 경제는 여전히 깊숙이 연관돼 있다”면서 “그 때문에 디커플링을 본격화하는 데는 큰 비용과 고통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NYT는 “미국이 뒤늦게 희토류의 국내 생산을 늘리려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지만 결실을 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도 지적했다. 실제로 국방부, 내무부, 국가안보회의(NSC) 등이 새로운 광산과 희토류 가공 시설에 대한 자금 지원을 고려하고 있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광산 하나를 개발하는 데는 평균 29년이 걸렸다.
이런 면에서 관세전쟁을 일으킨 트럼프 대통령도 답답함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한밤중인 2시경에 그러한 SNS 글을 올린 것이 아닌가 보인다. 이런 상황일수록 정상끼리 만나 단숨에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시진핑 주석이 저러고 있으니 트럼프 대통령이 답답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