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경제 중추였던 부동산 사업, 이젠 나락으로 떨어져]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경제를 쥐고 흔들었던 부동산 재벌들이 이젠 완전히 깡통을 찬 것도 모자라 악성 채무자로 전락해 세간의 눈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눈여겨볼 것은 이러한 중국 부동산업계의 현실이 곧 중국 경제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고, 동시에 시진핑 주석의 몰락을 암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허투루 넘길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의 경제전문 신문인 징지르바오(經濟日報)는 27일, “홍콩 법원은 비구이위안(碧桂園·Country Garden)의 청산 청원 심리를 연기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가 141억 달러 규모의 해외 부채를 구조조정할 시간을 더 벌게 했다”면서 지금 중국의 부동산 업계가 얼마나 찬바람을 맞고 있는지 자세히 설명했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는 23일에도 비구이위안 문제를 설명하면서 “수년 전 중국의 주택 부채 위기가 터진 후, 수많은 대형 민간 부동산 회사들이 잇따라 붕괴되었다”면서 “이 중 헝다그룹(Evergrande Group)은 청산되었고, 비구이위안 등 다른 부동산 회사들은 여전히 채권자들과 부채 구조조정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비구이위안은 한때 매출 기준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였으나 2023년 말 110억달러(약 16조원) 규모 역외 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했다.
사실 중국경제는 부동산 산업이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부동산 산업은 GDP(국내총생산)의 4분의 1을 책임질 정도로 중국 경제를 좌지우지했다. 또한 중국의 부동산은 국가소유의 토지에 대한 사용권을 주면서 막대한 부를 챙겨왔다. 실제로 중국의 지방정부들은 건설회사들을 끼고 전 국토에 걸쳐 개발사업들을 시행하면서 토지 사용료를 받아 왔으며, 여기서 벌어들인 돈으로 지방정부의 재정은 물론이고 심지어 중앙정부의 재정까지 충당해 왔다.
이뿐 아니다. 중국 경제의 GDP성장률이 고도화의 길을 걸어갈 때 바로 그 배경이 된 것이 바로 부동산 산업이었다. 동시에 GDP가 휘청거릴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구세주로 등장했던 산업 역시 건설업이었고 또 개발사업이었다. 이렇게 지금의 중국 경제는 부동산 산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였다고 보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부동산 산업의 중심에 재벌기업들이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중국 공산당은 물론이고 지방정부를 배후로 하여 중국 경제의 도약에 큰 역할을 해 왔다. 그러면서 중국의 부동산 경기는 활항 그 자체였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은 고스란히 부동산 재벌과 또 지방정부 및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의 손으로 흘러 들어갔다.
그렇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중국의 부동산 산업이 시진핑 주석의 ‘공동부유’ 카드로 인해 침몰하게 된다. 아마도 시진핑은 빈민 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공동부유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어설픈 ‘부의 배분’ 정책은 잘 나가던 중국 경제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게 했다.
문제는 시진핑 주석이 그저 공동부유라는 그 단어에 지나치게 현혹돼 그로인한 후유증이 얼마나 클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진핑은 공동부유 정책을 펴면서 부동산 산업을 완전히 뭉개버렸고, 또 교육의 평준화와 과외 금지 등을 내세우면서 교육산업도 붕괴시켰다. 또한 임금차별을 없앤다면서 금융산업은 물론이고 IT산업까지 몰락의 길로 내몰았다.
이때 중국 경제에 가장 타격을 준 산업이 바로 부동산 산업이다. 사실상 중국인들 자산의 80% 가까이 매몰되어 있던 부동산 산업이 무너져 내림으로 인해 그 후유증은 어마어마했다. 단순하게 몇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상 전 중국인을 가난으로 몰아넣어 버렸다는 의미다.
그렇게 부동산 산업 붕괴는 한때 중국의 재벌로 불리었던 부동산 개발회사의 창업주나 대주주들을 완전히 거지로 만든 것이다. 아파트를 만들고 다양한 건설을 주도하던 부동산 회사의 창업주나 대주주들은 시진핑의 경제정책 실패로 한순간에 빚더미 속으로 빠져 들게 된 것이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쉬자인(許家印·67) 창업주일 것이다. 헝다가 짊어진 부채는 올해 5월 말 기준으로 2조5000억 위안(元·480조 원)에 가깝다. 그만큼 부채가 많다는 것은 벌려 놓은 일들 역시 그만큼 엄청났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그런 사업들이 그저 쉬자인 회장 혼자만 지배했던 것이 아니고 여기에는 시진핑 일가를 비롯해 수많은 공산당 간부들이 엮여 있다.
그렇기 때문에 헝다그룹이 오래 전에 부도가 났어도 이를 단기간에 해결하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뤘던 것이다. 또한 쉬자인 회장을 이미 사법처리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조사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에 대한 뚜렷한 결과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분명히 당국이 신병을 확보했다고는 하는데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양궈창(楊國强·71) 창업주와 양후이위안(楊惠園·44) 회장 부녀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의 부채는 1조 5000억 위안(약 287조원)이다. 이 정도면 회생 불가다. 그런데도 사실상 부도 처리가 된 지 2년이 넘었음에도 아직도 마무리를 하지 않고 재판만 계속 열리고 있다.
한때는 중국의 부동산 거물이었던 자들은 이외에도 많다. 실제로 50대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짊어진 총 부채가 14조 위안(2677조원)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을 정도다. 이 엄청난 부채를 과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시진핑이 물러나도 해결하기 어려운 중국의 부동산 문제]
상황이 이러니 중국 당국도 아예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2일, “중국 부동산 시장이 역사적인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해 있다”면서 “중국인민은행(PBOC),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국가금융감독관리국은 5월 7일 10가지 주요 통화 정책을 발표했는데, 그러한 정책들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어 “이러한 정부의 조치가 있은 후, 전통적으로 주택 구매와 구매의 성수기인 5일간의 연휴 기간 동안 중국 19개 주요 도시의 주택 매매는 전년 대비 4% 감소한 122만 제곱미터로 집계됐다”면서 “베이징과 선전 등 1선 도시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방문객이 눈에 띄게 감소했고 주택 구매량도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사실상 중국 당국의 부양책이 완전히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SCMP는 “2021년 중국 주택 시장이 개발업체의 채무 불이행과 규제 강화로 흔들리기 시작한 이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 신뢰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많은 잠재 구매자들이 가격 하락, 고용 불안, 미완성 주택의 위험을 우려하며 여전히 관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진핑의 충격요법이 중국 경제를 망쳤다!]
지난 3월 6일, 스위스 유력 일간지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NZZ)’은 ‘중국 정부가 잘못된 정책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중국 경제가 어려워진 데는 미중 경쟁에 따른 지정학적 요인도 있지만 중국 정부 자체의 잘못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NZZ)’은 이어 “시 주석이 2021년 학부모들의 사교육 부담을 줄인다는 이유로 대대적인 사교육 규제를 지시하면서 수백만 명의 일자리가 사라진 바 있다”면서 “12만4000개에 달했던 사교육 업체가 4932개로 줄었다”고 짚었다. 한마디로 교육 산업 자체를 완전히 붕괴시킨 것이다.
이 매체는 또한 “2021년에는 알리바바 등 대형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대대적인 반독점 조사를 벌였고, 빅테크 기업 내에 공산당 간부들까지 배치했다”면서 “이로인해 2022년 1분기 중국 과학기술산업 분야 투자가 42.6% 줄었고 일자리 21만8600개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니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교육비 경감, 독점 폐해 해소 등 좋은 의도로 시작했지만,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충격 요법과 위협으로 단숨에 문제를 해결하려다 부작용이 더 커졌다는 의미다.
그런데 무엇보다 결정적인 것은 부동산 거품 붕괴다.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면서 일거에 부동산 업체의 돈줄을 묶는 ‘세 가지 레드라인(三道紅線)’ 정책을 시행했다가 부동산 시장 전체가 무너졌다. 그런데 부동산 시장 붕괴는 중국의 내수 소비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중국의 중산층들의 심리적 자산이 대폭 경감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도 같은 날 “중국이 인공지능, 전기차 등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지만, 거시 경제는 회복이 더디고 국민은 경기 침체에 낙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는 이어 “중국 과학기술 발전의 상징으로 통하는 딥시크의 사무실에는 고작 수백명의 직원이 있을 뿐”이라면서 “테크 붐이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과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결국 지금 중국 경제를 대표하던 부동산 개발회사들의 창업주나 대주주들이 완전히 깡통을 차면서 중국 경제에 엄청난 주름살을 안기고 있지만, 그들을 그렇게 만든 사람이 바로 시진핑 자신이라는 점에서 누가 누굴 탓할 수도 없다. 그러다보니 중국은 저렇게 캄캄한 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답은 있다. 시진핑 주석이 물러나고 새로운 지도자, 특히 경제를 아는 지도자가 나타나 완전히 판을 리셋하는 것이다. 그런 날이 과연 언제나 도래할까?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