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바람이 불면서 우리는 요가, 헬스, 수영, 등산 같은 많은 운동에 집착하고 있다. 나를 이기고 고통을 참으면 건강은 물론이고 몸매까지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운동선수나 연예인들이 몸매를 날씬하게 만드는 것은 내 건강을 위한 것보다 대중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많다.
학술적으로도 운동의 이러한 이중적 면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잘못된 몸매관리 방법이나 과도한 운동들은 오히려 심혈관질환을 일으키게 되고 운동을 할 때 발생하는 활성산소가 세포를 산화시킬 뿐 아니라 DNA를 파괴하고, 암을 유발시킬 위험성에 처하게 된다.
우리는 지방층이 많이 쌓이면 나쁜 것이고 근육이 많으면 좋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상식인데, 근육이 많으면 심장에 부담을 줘서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보통 심장이 뛰는 속도는 수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심장 박동률이 빠른 동물은 수명이 짧고 박동률이 느린 동물은 수명이 길다. 그러므로 격렬한 운동을 많이 하는 운동선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수명은 짧을 수밖에 없다. 같은 포유류라도 쥐의 수명은 기껏 2년 반에 불과하고, 토끼는 5~7년, 사람은 70~80년, 코끼리는 100년 정도 산다.
수명에서 이러한 차이가 나는 것은 ‘체중 당 산소 소비량’에 있다. 체중 당 산소의 소비량을 보면 쥐는 사람보다도 수십 배나 더 많은 산소를 소비한다. 대량으로 쓰이는 산소가 육체를 산화시켜서 노화를 촉진시키고 수명을 앞당기게 된다. 운동을 하며 산소를 소비하면 함께 ‘활성산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수명을 볼 때 여성이 남성에 비해서 6~7년 정도 더 오래 사는데, 남성과 여성의 평균 대사량을 비교한다면 남성들의 기초 대사량이 10% 정도가 더 많다. 이는 그 만큼 남성이 여성에 비해 산소 소비량이 많다는 의미이고, 이는 활성 산소의 양이 많아져서 그것이 수명 차이로 나타난다고 설명하는 근거가 된다.
격한 운동으로 활성 산소를 많이 배출하는 운동선수들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업인들이 건강의위험과 수명까지 단축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사실을 증명하는 관련 자료가 있다.
원광대학교 사회복지학부에서 1963년부터 2010년까지 국내 11개 직업군에 대해 48년 동안의 평균적 수명을 비교해서 발표했다. 언론에 보도된 3,215명의 부음관련 기사와 통계청이 발표한 사망 자료를 근거로 조사했다. 11개 직업군으로 종교인, 연예인, 정치인, 교수, 고위 공직자, 기업인, 예술인, 체육인, 언론인, 작가, 법조인으로 분류했다.
자료를 비교 연구한 결과 종교인들이 가장 장수했고 체육인들이 단명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수명이 무려 13년이나 차이가 난다. 10년(2001~2010년) 동안 최근 자료를 기준으로 보아도 종교인(82세), 교수와 정치인(각각 79세)이 장수하는 직업군에 속하고, 단명하는 직업군은 체육인(69세)과 연예인(65세)이라는 것이다.
건강에 좋은 운동을 원 없이 해온 운동선수들이 일반인들보다 오히려 수명이 10년 이상 짧다는 이야기다. 사실 운동선수들은 건강과 장수가 운동의 목적이 아니다. 기록을 깨고 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목적이므로 그냥 죽기 살기로 한다. 그런 결과로 계속 특정 부위만 발달하고 운동을 하지 않는 다른 부위는 관리가 되지 않아서 신체의 상하좌우의 균형감이 깨어져 자주 부상을 입고 수명까지 단축되는 운명에 놓이게 된다.
신체 특정 부위만 사용하는 농부나 육체노동자의 수명도 함께 비교했다면 그들 수명 역시 짧은 직업군에 속할 것이다. 한때 우체부가 가장 수명이 긴 직업에 선정되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이용해 예전처럼 장수 직업에 들기는 힘들 것 같다.
활성산소는 우리들이 호흡하면서 산소를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산화력이 매우 높은 산소의 찌꺼기들로, 스트레스, 자외선, 세균 침입으로도 발생한다. 활성산소는 적당량이 되면 세균들이나 이물질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지만 너무 많이 발생하면 정상세포까지도 무차별로 공격해 각종 질병과 노화의 주범이 될 수가 있다.
격렬한 운동을 통해서 과도하게 많이 생겨버린 활성산소는 정상적 세포, DNA와 유전자 정보를 파괴하고 비정상적인 세포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실제로 동맥경화, 암과 같은 질병의 90% 이상이 활성산소 원인으로 거론되며 노화의 원인설로 설명하기도 한다.
운동을 열심히 하면 산소를 많이 쓸 뿐 아니라 땀도 흘리기 시작한다. 한의에서 땀은 심장과 관련이 있고, 땀을 흘릴 때 진액도 함께 배출되는 것으로 해석한다. 따라서 땀을 많이 흘린다는 것은 심장이 바쁘게 일을 했다는 뜻이고, 땀으로 진액도 빠져 나가서 수명을 서서히 단축시킨다는 뜻이 숨어 있다. 마치 우리 몸에서 피를 많이 흘리면 죽을 수 있는 것과 같은 논리다.
땀 분비는 신체 체온을 조절해서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보통 매일 600~700ml의 땀을 흘리는데, 99%가 수분이고 그 외에 나트륨, 염소, 암모니아, 칼륨, 마그네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운동이나 주변 환경의 온도 상승 때문에 나타나는 초반기의 땀은 대부분 세포체 외액이 빠져서 나오는 수분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운동을 하면 세포 외액은 감소하고 삼투농도를 증가시키게 되어, 혈관 및 세포체에서 세포 내액이 빠지기 시작한다.
특히 운동할 때의 발한 성분은 세포의 내액 이외에 노폐물, 발암물질, 각종 중금속이 포함되어 있는데, 사우나에서 흘리게 되는 땀 성분은 세포 외액으로 체내의 필요 성뷴인 전해질이 포함되어 있다. 즉 사우나에서 급격히 온도가 올라가서 흘리는 땀에는 주로 전해질 성분인 고장성이 많다.
고장성이란 세포의외부가 내부보다 삼투압이 더 높은 삼투압을 갖게 되어 분비되는 땀을 말하는데, 운동을 하게 되면 서서히 체온이 올라가서 전해질을 재흡수할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묽은 땀인 저장성 땀을 흘리게 된다. 요약하면 사우나에서 흘리는 땀은 대부분 세포의 외액인 수분이고, 운동할 때 흘리는 땀에는 세포의 노폐물이 빠져나오게 되므로 세포를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논리다.
따라서 땀은 목욕탕에서 흘리는 것보다 운동을 통해서 건강한 땀을 흘려야 한다. 운동에는 크게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이 있다. 대체로 유산소 운동은 걷기, 조깅, 줄넘기, 자전거 타기, 수영, 에어로빅 댄스, 스피닝과 같은 것으로, 운동을 하는 동안에도 규칙적으로 호흡을 하도록 하는 운동을 말한다. 반면에 무산소 운동은 보통 역도, 웨이트 트레이닝, 등 신체근육을 조화롭게 강화시키는 목적으로 하는 운동으로 순간적으로 호흡을 일시 정지시키는 운동이다.
나이를 먹게 되면 근육 강화를 위한 무산소 운동보다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유산소 운동에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런데 땀을 너무 많이 흘린다면 심장에 무리가 가고 활성 산소를 다량 배출할 뿐 아니라 세포 내액인 진액까지도 빠져나가게 됨을 기억해야 한다. 나도 마라톤을 즐겼던 때가 있었는데, 완주 후에는 기력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 오랜 휴식과 안정이 필요했었다.
따라서 운동은 적당히 해야 한다. 토끼는 뛰어 다녀야 하고 거북이는 기어 다녀야 하지만 토끼 입장에서나 거북이 입장에서 본다면 모두 자기 보폭에 맞게 적절히 다니는 것이다. 운동을 많이 해서 심장에 무리가 올 정도가 되고, 땀까지도 많이 흘려서 세포의 진액까지 빼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면 모두가 하루 종일 쉬지도 않고 뛰어다니기를 권장할 수 있다. 자동차가 매일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무서운 속도로 주행한다고 자동차의 수명이 더 길어지지 않는다.
토끼는 토끼에 알맞게, 거북이는 거북이에 알맞게, 소는 소의 속도인 우보천리로, 자동차는 자동차에게 알맞게 적정한 속도에 따라 적절한 거리를 다녀야 하는 것처럼, 사람도 근육의 강도가 적정선을 넘게 되면 피곤해서 지치게 된다. 결국 운동도 너무 많이 해도 너무 적게 해도 모두 문제가 되기 때문에 항상 적당량의 운동만을 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어느 정도가 적당량의 운동을 하느냐이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 주마다 규칙적으로 2~3회 정도, 한 번에 60분을 넘지 않으며, 땀은 10분 이상을 흘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다. 체력적인 조건이 좋아지면 조금 늘려 4~5회 이상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고 한다. 무엇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한 운동을 위해서 지켜야 할 것은 운동 강도를 적절히 설정하는 것이다.
전문가는 자기 자신의 연령과 안정시의 심장 박동 수를 고려해 목표로 하는 심장 박동 수를 계산해 보면 적절한 운동 강도를 설정할 수 있다고 한다. 가장 적절한 목표 심박 수의 계산 공식은 다음과 같다.
목표 심박 수={(최대심박수-안정심박수) x 운동강도(%)} + 안정 시 심박 수
최대 심박 수는 ‘220- 나이’이고, 안정시 심박 수는 손목의 경동맥에서 손으로 10초 동안 측정한 심박 수를 측정해서 6을 곱하게 되면 1분간의 심박 수가 된다.
운동 강도는 자신의 최대한 운동능력 범위의 60~80%를 의미하는데, 초보자들은 대체로 최대 운동능력을 40~60%로 한다. 예를 들면, 운동경험이 거의 없는 70대인 운동 초보자의 목표 심박 수 범위를 계산한다면 다음과 같다.
최대심박수 = 220-70(세)= 150(회)/분
안정 심박수 = 70(회)/분
목표 심박수(40~60%)={(150-70)x0.4} + 70 =102회/분
즉 초보자는 매 분당 최소 102회의 심박수를 유지하며, 최대로 118회 심박 수를 넘기지 않으면서 운동하는 것이 효율적 운동 강도가 된다. 운동 경험이 있는 사람의 경우라면 목표 심박 수를 60~80 정도 높여서 하면 되는데, 위 공식으로 계산하면 최소 118회에서 134회까지 범위로 높여 잡으면 된다.
운동하는 시간은 운동 강도와 반비례한다. 운동의 강도가 높으면 운동 시간을 짧게 하고, 운동 강도를 낮추면 운동 시간을 늘리면 된다. 유산소 운동의 경우 체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최소 계속해서 15~20분 동안 지속해야 하고, 체력이 점차로 향상되게 되면 40~60분 정도로 조금 더 늘려 준다. 일반적으로 준비시간과 정리시간을 포함해 30~60분 정도면 적당하다.
처음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라면 몸에 무리가 적은 운동을 선택해야 하는데 가능하다면 전신의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 중에서 운동 강도를 조절하기 쉬운 것이 적당하다. 예를 들면 처음에는 걷기,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이 좋고, 점차 체력이 향상된 이후에는 흥미가 있는 다른 운동을 선택하면 좋다.
특별히 잊지 말아야 한 것은 운동이나 취미활동 종류를 선택할 때 좌반구와 관련된 생활인은 우반구와 관련된 운동이나 취미활동을 선택하고, 우반구 관련 생활인은 좌반구와 관련된 운동이나 취미활동을 선택해야 진정한 휴식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피트니스센터라는 시설은 육체운동을 전문적으로 하는 체육시설로 알려져 있지만 사전에는 ‘건강이나 미용을 증진시키기 위해 운동과 휴식을 하는 체육시설’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건강’이 운영하는 목적이면 당연히 전문가, 영양 전문가, 건강 전문가 의료전문가와 심리 전문가 등이 팀이 되어 회원의 건강을 위해서 회원 개인별로 가장 적절한 운동 종류, 운동 시간, 영양 관리 계획, 생활태도, 가치관 등의 종합적인 메뉴를 제공하고 정기적인 효과를 확인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선진국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근로자 개인별 건강을 위한 세부적 계획을 세워서 실천결과를 인사관리를 위한 자료로 사용하는데 전 직원들의 건강관리 효과가 높을 뿐 아니라 기업이 부담하는 건강보험료까지도 상당 경감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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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hytimes.kr/news/view.php?idx=19463고려대학교 대학원 심리학 박사
전남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전)
전남대학교 명예교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