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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공화국 질서 흔든 프랑스 폭동…WSJ 칼럼 “무슬림 실업 청년·공산주의자의 결합” 충격 WSJ “학생 시위 넘어섰다”…폭동의 성격 둘러싼 논쟁 2026-10-21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WSJ “학생 시위 넘어섰다”…폭동의 성격 둘러싼 논쟁]


프랑스의 학생 시위가 공공건물 방화와 대규모 약탈로 번지면서 공화국의 질서 유지 능력을 시험하는 위기로 확대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은 무슬림 실업 청년과 공산주의 세력의 결합이라는 해석을 제기하며 사회통합 논쟁에 불을 붙였다. 그러나 폭력 가담자들의 구성과 조직적 연계는 수사로 밝혀야 할 영역이다. 분명한 것은 교실의 불만이 거리의 분노로 확대되는 동안 마크롱 정부가 시민의 요구에 답하는 능력과 폭력을 막는 능력을 동시에 의심받게 됐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WSJ 오피니언의 일간 뉴스레터인 '프리 익스프레션(Free Expression)'의 편집장인 매튜 헤네시(Matthew Hennessey)의 오피니언 칼럼을 통해 프랑스 폭동을 단순한 학생 시위로 설명하는 시각에 이의를 제기했다. 


WSJ은 폭동 영상에서 받은 인상과 이민 인구 비중 등을 근거로 무슬림 실업 청년과 공산주의 성향 활동가들이 결합한 사태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교육 예산이나 생활비 문제만으로는 거리의 파괴를 설명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다만 칼럼은 두 집단의 조직적 공모나 폭력 가담 비중을 입증하는 조사자료를 제시하지 않았다. 


같은 WSJ의 취재 기사는 시위가 확대된 경로를 보여준다. 학교 여건에 대한 항의가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악화,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번지면서 노조와 좌파 활동가, 노란조끼 운동 지지층까지 합류했다는 것이다. 출발은 교육 문제였지만 거리로 나온 주체와 요구는 이미 그 범위를 넘어섰다. 


[초기에는 청소년…이후 폭동과 구분해야]


초기 시위에서 청소년이 차지한 비중은 컸다. 로이터는 지난 5일 프랑스 법무부를 인용해 “시위 시작 이후 체포된 5,060명 가운데 87%가 미성년자였다”고 전했다. 이 수치는 초기 국면의 성격을 보여준다. 17일에는 학생과 노동자, 노조, 노란조끼 지지층 등이 참여하는 전국 집회로 확대됐다. AP는 “다수의 평화적 행진과 여러 도시의 폭력 사태가 함께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중요한 구분은 명확하다. 집회 참가자 전체가 폭도는 아니며, 학생들의 정당한 요구가 분명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방화와 약탈의 책임을 흐려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시청까지 불탔다…극좌와 약탈범 지목한 정부]


폭력은 상점과 차량을 넘어 공공기관으로 향했다. 리모주 시청 방화 등은 국가와 지방정부를 상징하는 시설조차 보호받지 못했다는 충격을 남겼다. AP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급진 좌파와 일자리가 없는 무슬림 집단 같은 기회주의적 범죄집단을 주요 책임 주체로 지목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소규모 극좌 세력의 활동만으로 전국적인 약탈 규모를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목적의 공격과 혼란을 이용한 범죄를 나눠 수사해야 하는 이유다. 


급진 세력의 폭력 전술은 대응을 어렵게 만든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검은 복장과 익명성을 활용하는 블랙블록을 단일 지도부가 통솔하는 조직보다 여러 참여자가 공유하는 전술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식의 폭력은 특정 지도자를 검거하는 것만으로 차단하기 어렵다. 정부에는 사전 정보와 현장 대응, 가담자 추적을 연결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군 지원까지 추진…정부가 인정한 대응 실패]


로이터는 20일 “프랑스 정부가 향후 시위에 대비해 경찰 활동에 군의 지원을 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르코르뉘 총리는 초기 대응의 실패를 인정했고, 누네즈 내무장관도 책임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일부 지역의 통행금지가 진정 효과를 냈지만 추가 충돌에 대한 경계는 계속되고 있다. 교육 현장의 불만이 군 지원까지 추진하는 치안 위기로 커진 것이다. 


WSJ는 “파리 지역에서만 수사관 약 200명이 CCTV와 소셜미디어 영상을 분석하며 약탈과 공공건물 공격 가담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거리가 잠시 조용해졌다고 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 정부는 범죄 책임을 밝히는 동시에 다음 집회에서 같은 혼란이 반복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민과 사회통합, 외면해서도 단정해서도 안 된다]


이번 논쟁에서 학생과 이민자를 서로 반대되는 집단처럼 다루는 것은 조심스럽다. 학생이면서 이민자 가정 출신일 수 있고, 프랑스 국적을 가진 사람에게 이민 배경이 있을 수도 있다. 프랑스 국립통계경제연구소(INSEE)의 최신 개괄 자료는 2025년 이민자를 인구의 11.6%로 추정하면서 이들 가운데 약 3분의 1은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고 설명한다. 이민 배경을 외국인 신분이나 공화국에 대한 적대감과 동일시할 수 없다. 


그렇다고 사회통합 정책에 대한 검증을 피할 이유도 없다. 특정 지역에서 교육·취업 기회의 단절과 치안 불안이 반복된다면 정책의 성과를 따져야 한다. 필요한 것은 외모로 참가자를 분류하는 일이 아니라 학교 중도탈락, 고용, 주거 분리, 범죄와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일이다. 그래야 실제 폭력 가담자의 책임과 장기간 누적된 정책 실패를 함께 규명할 수 있다.


[돈으로 달래기도 어려운 마크롱…대선 앞 중도 진영 압박]


마크롱 정부는 재정이라는 또 다른 벽에 부딪혀 있다. 로이터는 “악화된 재정 때문에 정부가 과거처럼 대규모 양보로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이어 “공공서비스 개선과 생활고 완화에는 돈이 필요하지만 재정 여력은 좁아졌다”며 “폭동 피해 복구와 치안 강화에도 비용이 드는데, 불만을 해결할 자원과 정책을 설득할 정치적 신뢰가 함께 부족해진 상황”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르펜과 멜랑숑이 각각 정부의 실패를 공격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치안 불안은 질서 회복을 앞세우는 정치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를 곧바로 특정 후보의 승리나 양자 결선의 확정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지금 확인되는 변화는 폭동이 마크롱의 임기 말 부담을 키우고 중도 진영의 방어 공간을 좁히고 있다는 점이다. 


[Why Times Insight | 불만도 해결하지 못하고 폭력도 막지 못하는 국가]


이번 사태를 ‘이민자 반란’이라고 일방적으로 규정할 수는 없다. 더 중요한 질문은 학교의 불만이 전국적인 분노로 커지는 동안 정부가 무엇을 했으며, 집회 현장에서 방화와 약탈을 차단할 준비가 왜 부족했느냐는 것이다.


국가의 책임은 분명하다. 시민이 제기하는 교육과 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폭력을 행사한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교실 환경이 나쁘다는 사정이 시청 방화를 정당화하지 않는다. 방화범이 나타났다는 이유로 학생과 노동자의 요구 전체를 지울 수도 없다. 이 두 과제를 함께 처리할 능력이 통치력이다.


극좌 세력의 조직적 개입이 확인된다면 정치적 구호 뒤에 숨은 폭력을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 이민 밀집 지역에서 교육과 고용의 단절이 반복된다면 사회통합 정책도 재평가해야 한다. 어느 경우든 행동과 증거를 기준으로 삼아야 책임을 정확히 묻고 재발을 막을 수 있다.


프랑스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은 개혁은 저항에 막히고, 지출 확대는 재정에 막히며, 치안 대응은 불신에 막히는 악순환이다. 정부가 생활의 어려움에도 답하지 못하고 거리의 안전도 보장하지 못한다면 시민은 더 강경한 대안을 찾게 된다. 마크롱 정부의 과제는 이번 폭동을 진정시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공화국이 시민을 보호하고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입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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