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whytimes.newsroom@gmail.com
17일 파리에서 달리고 있는 관광객들 [AFP=연합뉴스]
프랑스 전역을 덮친 폭력 시위로 공공기관 파괴와 수천 건의 상점 약탈이 이어지면서 시민과 자영업자들의 원성이 폭발했다.
프랑스 전역에서 격화한 시위가 방화와 약탈을 동반한 폭력 사태로 치달으며 수천 곳의 상업시설과 공공 기물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현지 언론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 발생한 소요 사태의 참상이 도시 곳곳에 흉터로 남았다.
노동운동의 역사를 지닌 인구 13만 명의 도시 리모주에서는 이달 17일 5천500여 명이 참가한 평화적 집회가 열렸으나, 도중에 침투한 무장 무리에 의해 1883년 건립된 시청 건물이 불길에 휩싸였다. 화재 발생 세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지붕 전체가 타고 남은 현장에는 이튿날 7천여 명의 주민이 집결해 사태를 규탄했다. 현장에 있던 교사 안 씨는 "끔찍한 광경에 황망함을 금할 수 없다"고 전했으며, 우체국 직원이자 노동조합원인 장프랑수아 라우신 씨는 "방화범들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방치한 국가 시스템에 슬픔과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털어놓았다.
정치권에서는 시위 격화의 원인을 두고 극단주의 세력의 개입을 지적했다. 기욤 게랭 리모주 시장은 "복면을 쓰고 고도로 훈련된 무장 세력이 정당한 집회에 난입했다"며 "이들은 일반 학생들이나 동네 청년이 아닌 극좌 활동가들"이라고 단언했다.
수도 파리에서는 대낮에도 약탈과 정돈 작업, 관광객의 불안감이 한데 얽힌 이상 기류가 포착됐다. 시청 인근 백화점에 복면 괴한 10여 명이 침입해 고급 시계와 보석을 털어갔으며, 벨빌 지역 매장에서는 가전제품과 이동 수단이 상자째 유출됐다. 방돔 광장의 명품 상점가 역시 디올, 롤렉스, 루이비통 등 매장 유리창이 파손된 채 셔터를 내렸다. 이와 대조적으로 거리에 최루가스가 진동하는 가운데 일부 시민들이 식사를 즐기거나 사진을 찍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유통 업계와 경제 단체는 이번 피해로 극심한 타격을 입었다고 호소했다. 프랑스소매유통업연합(FCD)은 성명을 통해 피해를 본 매장이 3천 곳에 달한다고 집계하며, 잇따른 악재 속에 수년간 일궈온 일터가 단 몇 시간 만에 잿더미로 변했다고 통탄했다. 프랑스상공회의소(CCI)의 알랭 디 크레센조 회장은 2천여 기업이 실질적 피해를 보았다며 "전체 피해 규모가 수억 유로에 달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정부 차원의 피해 지원 방안을 약속하고 불법 장물 거래 플랫폼에 대한 단속을 지시했다.
그러나 현장의 소상공인들과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치안 당국의 부실한 대응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마르세유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제라르 누시 씨는 "폭도들이 모든 것을 부수고 모욕하는 동안 이를 저지할 공권력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로랑 뉘녜즈 내무장관은 "당시 투입된 6만 명의 경찰 인력으로는 대규모 군중을 통제하기에 역부족이었다"며 방역망의 한계를 인정했다.
파리, 마르세유, 리옹 등 주요 3대 도시 시장들은 공동 기고문을 발표하고 당국의 방치를 질타했다. 에마뉘엘 그레구아르 파리 시장을 비롯한 지자체장들은 "30분 넘게 경찰의 개입 없이 약탈이 지속되는 등 도시 전체가 무방비로 방치됐다"며 중앙정부의 명확한 해명과 속도감 있는 복구 지원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