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국 whytimes.pen@gmail.com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19일 밤 파리에서 순찰하는 프랑스 경찰 [AFP=연합뉴스]
주말을 강타한 대규모 폭력 사태로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은 프랑스 정부가 20일(현지시간) 이틀 연속으로 지역별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전격 시행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엑스 계정에서 "간밤에 특정 지역에 내린 통행금지가 사태 진정에 도움 됐다"면서 "오늘 밤 필요한 곳에 새로운 통금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르코르뉘 총리는 이어 "통금 결정은 현장에서 각 지역 행정관이 시장들과 협의해 내릴 것"이라며 현장 지휘관들의 판단에 따라 유동적으로 강제 조치를 가동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번 혼란은 지난 17일 공공 인프라 투자 위축과 가파른 물가 상승에 분노한 시민 약 50만 명이 집결하면서 촉발됐다. 평화롭게 시작된 행진은 일부 극렬 세력이 공공시설에 불을 지르고 매장을 습격해 기물을 부수면서 18일 밤까지 걷잡을 수 없는 약탈 사태로 번졌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 상공에는 감시 헬기가 서치라이트를 비추는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고, 보르도와 니스는 수일간 야간 이동 제한을 이어가기로 했다.
주말 동안 자행된 무차별 난동으로 전국 각지에서 무려 3천 곳에 달하는 소매점이 직격탄을 맞았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모닝스타 DBRS 분석에 따르면 이번 소요로 발생한 전체 경제적 손실 규모는 10억 유로에서 12억 유로, 우리 돈으로 약 1조 5천억 원에서 1조 8천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막대한 물리적 파괴와 함께 관광 및 상권 마비에 따른 추가 부수 피해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상인들의 원성은 극에 달했다. 파리상인연합회는 "우리가 사설 경호업체를 고용해서 시설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라며 "파리와 우리 동네는 프랑스의 이미지를 대표하며 이런 일은 우리나라의 평판을 망치고 있다"고 성토했다. 파트리크 마르탱 프랑스경제인협회(MEDEF) 회장 역시 정부가 폭동 통제 책무를 방기했다고 꼬집었으며, 이에 롤랑 레스퀴르 경제장관은 금융·보험업계와 긴급 협의를 갖고 자금 지원책을 서둘러 마련하겠다고 응답했다.
지자체와 현장 상권의 불안감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다비드 리스나르 칸 시장은 현지 방송을 통해 "지난밤 상황이 진정된 것은 기뻐할 일이지만, 다음 사태가 올 걸로 예상한다"며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았다. 집회가 금지된 리옹에서는 앞선 방화로 훼손된 관광청 건물 앞에 500여 명의 주민이 촛불을 켜고 모여 피해 상인들과 연대하는 등 폭력의 상흔을 수습하려는 몸부림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