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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좌절된 중국산 여객기 개발의 꿈, “핵심 부품 40%가 외국산” - “미국의 수출 규제 때문에 중국의 여객기 생산 실패" - 중국, 향후 20년간 항공기 8700대 구매 전망, 대체 꿈 사라져 - 민낯 드러난 중국의 기술력, 외국산 없이 첨단제품 만들지 못해
  • 기사등록 2021-10-05 20:03:24
  • 수정 2021-10-06 08:3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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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올 연말까지 완성해 납품하려 했던 중국산 여객기 C919 모습 [사진=바이두]


[중국 여객기 개발, 꿈은 사라지나?]


미국의 보잉사와 에어버스들과 경쟁하면서 이들 회사들을 위협하게 될 것으로 보였던 중국의 여객기 개발이 난항에 빠졌다.


가장 큰 요인은 중국산 여객기의 핵심 부품 공급업체의 40%가 해외 업체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닛케이(NIKKEI)는 2일, “10년 이상 여객기 개발의 꿈에 부풀어 있던 중국이 미중간 무역마찰로 인해 핵심 부품의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면서 깊은 좌절감에 빠져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이날 “중국이 개발중인 여객기는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 상페이; 商飛)가 제조하고 있는데 첫 모델인 C919 제트 여객기를 올 연말까지 첫 번째 고객인 동방항공에 인도될 예정이었으나 차질이 생겼다”면서 “지난 9월 30일 주하이에서 열린 에어쇼 차이나에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포기했고 대신 에어쇼에는 실제크기의 모형만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날 개막한 제13회 '에어쇼 차이나'에 C919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을 두고 서방 매체들이 “미국의 수출 규제 때문에 중국이 여객기 생산에 실패했다”고 지적하자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그러한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환구시보는 "C919는 현재 성능 시험을 받고 있으며 연말 감항능력 증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감항능력 증명 시험은 미국의 수출 규제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환구시보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다. 올해 안에 동방항공에 인도할 계획이었고, 그 완성된 C919여객기를 ‘에어쇼 차이나’에 완전한 형태로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이에 실패했다는 것만으로도 C919제트 여객기 출시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보잉 737과 에어버스 A320 기종과 경쟁할 것으로 보았던 C919제트 여객기는 지난 2008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암초를 만난 것이다.


닛케이는 중국의 에이빅증권과 다른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이 개발중인 C919 제트여객기의 주요 부품 39개 중 40%가 미국같은 해외에 있다”면서 “이들 기업들이 제공하는 부품들은 사실상 비행기의 두뇌와 심장 역할을 하는 통신과 비행 제어 시스템이 대부분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했다. “중국내에서는 동체와 날개 등의 하드웨어 공급이 전부”라는 것이다.


닛케이는 “중국의 여객기 개발에서 해외 조달 부품의 비중이 가치로 환산하면 훨씬 높다”면서 “자신들은 중국산 여객기 개발이라고 말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가장 중요한 핵심 부품들이 모두 외국산이어서 이들 업체들로부터의 공급이 끊기면 중국산 여객기 개발도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C919 항공기의 엔진만 해도 제너럴 일렉트릭과 프랑스의 사프랑 항공기 엔진 간의 합작회사인 CFM 인터내셔널에 의해 제조된 엔진을 장착하게 되는데 이는 중국산 대체 자체가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그래서 “군용기 엔진 제조업체인 중국의 에어로엔진이 개발하고 있는 CJ1000 제트 엔진을 채택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지만 많은 관측통들은 그 엔진이 가까운 시일 내에 상업적으로 이용될 수 없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닛케이는 “중국의 제샹(Zeshang)증권은 중국산 자체 여객기 개발이 2030년이면 가능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신뢰하기는 힘들다”면서 “중국은 해외 부품을 활용한 여객기 개발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역시 중국이 자체 여객기 개발을 하는데 있어 가장 큰 난제는 미중간의 무역 갈등이다. 지난 2020년 2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CFM 제트 엔진의 중국 수출 중단을 검토한 바 있었는데 이러한 문제는 지금 중국의 여객기 개발에 대한 발목을 잡는 주요 요인이 되었다.


이미 미국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반도체에 대한 중국 수출 규제에 이어 항공기 부품에 대한 통제도 얼마든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항공기 디자인의 형식 인증 문제이다. 물론 중국내에서도 자체 승인 절차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러한 중국 승인 여부는 세계 항공기 시장에 거의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다.


결국 항공기 디자인 문제로 중국이 항공기를 실제 개발해도 중국내에서만 비행이 가능하지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비행을 한다면 당장 법적인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이 역시 “중국산 여객기의 대규모 생산과 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그래서 중국산 여객기를 만드는 COMAC은 유럽 등 해외의 국가들이 수용할 수 있는 인증을 받기 위해 필사적이지만 이미 해외의 국가들이 중국의 그러한 노력에 대해 전혀 동의를 해 주지 않고 있다.


중국산 여객기 개발에 있어서 또 하나의 역풍은 역시 안보 문제와 직결된다. 일단 중국과 안보 문제로 치열한 갈등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우방국들에게서 중국에의 기술 이전 자체를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고 더불어 중국의 방위산업 성장을 도와주는 일들에 대해 철저하게 기피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산 여객기 개발은 난항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중국산 여객기의 인증 획득이나 국경을 초월한 산업 파트너십 체결 역시 전혀 진척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설사 중국이 여객기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중국내 비행에만 가능하지 해외까지 날아다닐 수는 없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COMAC은 일단 지난 1월 상하이에서 열린 정부 주도 회의에서 ”C919가 연말까지 조종사와 지상 승무원에 대한 인증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고, 중국의 3대 항공사 중 하나인 중국동방항공이 3월에 공식적으로 구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과연 순탄하게 나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현재 약 80억달러(10조원)을 들여 개발하고 있는 중대형 여객기인 C919기(170석규모)의 최고 속도는 시속 963㎞이며, 항속 거리는 최대 항속 설계 시 5555㎞다.


2017년 시험비행에 성공했고, 지난 1월에는 초저온 테스트도 마쳤다. 기종명에서 ‘C’는 차이나(China)를, ‘9’는 오래 간다는 뜻을 담았다. 중국에선 숫자 9와 오랠 구(久)의 발음이 같아 종종 이런 식의 작명을 한다. 19는 최대 승객 수용 인원인 190석을 의미한다.


또한 중국의 COMAC은 러시아 모스크바 소재 국영 UAC와 공동 개발한 최대 비행거리가 1만2000㎞의 장거리 여객기 CR929에 대한 기술 개발을 마치고 생산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리처드 에반스 어센드 수석 컨설턴트는 “CR929가 세계 항공 시장에서 보잉과 에어버스를 차지할 가능성은 엔진의 경쟁력과 C919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며 “CR929는 현재 이미 사용 중인 GE 혹은 롤스로이스의 제품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CMP가 지난 9월 5일 보도한 내용이 그렇다.


역시 엔진 문제가 중국산 여객기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SCMP는 “중국은 항공 산업의 자급력을 높이기 위해 5년 동안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고, 특히 상하이시는 2025년까지 상업용 엔진의 핵심 부품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역시 자체 개발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 향후 20년간 항공기 8700대 구매 전망]


중국이 이렇게 여객기 개발에 집중하는 것은 중국내 여객기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주요 항공노선에 취항하는 중국제 여객기의 비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이러한 중국 정부 계획에 C919가 큰 몫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잉사도 4일, “중국이 앞으로 20년간 보잉사에만 약 8700대의 항공기를 구매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36Kr 재팬’이 보잉리포트를 인용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중국 민간 항공 업계가 지속적인 회복과 발전을 하고 있으며 향후 20년간 총 1조4700억 달러(약 1744조8900억 원)의 새로운 항공기를 구매할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보잉 리포트는 이어 “중국 경제의 활력과 항공 여행의 수요 회복에 힘입어 항공사는 향후 20년간 내로우 바디(기내 통로 1개) 여객기 6500대, 와이드 바디(기내 통로 2개 이상) 여객기 1850대를 포함해 약 8700대의 새로운 여객기를 구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잉사도 예측했지만 중국의 여객기 시장 자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를 중국산으로 대체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우선 중국내 기초 기술 미비와 미중충돌로 인한 첨단 기술 이전 규제, 여기에 부품 수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중국의 여객기 시장이 완전히 좌초될 위기에 빠진 것이다.


[중국이 여객기 개발에 좌절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국이 이렇게 여객기 개발에 있어서 휘청거릴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적으로 “중국의 정부 주도 발전 모델이 항공 산업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 SCMP는 지난 6월 7일, 현지의 항공산업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은 자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과 합작 법인 설립을 통한 투자 등을 골자로 한 국가 주도형 발전 모델을 채택하고 있는데, 그러한 국가 주도형 모델이 외국인 투자·기술 이전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면서 그렇게 평가한 것이다.


SCMP는 “중국 자체 개발 C919 중형 여객기 생산을 위해서는 수많은 외국산 부품이 필요한데 그 중 상당수가 미국산”이라면서 “이러한 요소가 중국산 여객기 개발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스콧 하롤드 랜드연구소 선임 분석위원도 "미국의 기술 수출 제한에 따라 민항기를 생산하는 중국 국유 기업들이 핵심 기술과 자본을 도입할 필요가 있을 것이나 이를 획득하는 데 점점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SCMP에 전망했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는 국내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고, 외국 기업에 대해서는 합작 법인 형태로 투자할 것을 요구해 국내외 기업을 동등하게 대우하지 않고 있어서 외국 기업들이 중국 항공 산업에 투자를 꺼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하나는 역시 기초기술 문제다. 그래서 중국은 아예 그러한 기술을 가진 기업들을 인수하여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으나 그러한 기업들이 모두 안보 문제로 인해 규제 대상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는 결국 미중간 충돌로 인한 디커플링 문제로 귀결된다. 중국은 이미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노동력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인건비 상승이 이루어지고 있고 여기에 미국 주도의 ‘반 중국 연대’에 의한 ‘탈 중국’ 움직임이 중국의 산업 개발에 엄청난 저해 요인이 되고 있다.


서방 세계의 기술 기업들은 미국의 요구에 따라 이미 수많은 공장들을 중국 이외의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공급망의 글로벌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애플도 이미 탈중국을 계획하고 있으며 일부 협력업체들은 이미 베트남으로 옮겼고 폭스콘이 대주주인 샤프도 다롄공장을 폐쇄하고 일본으로 옮겼으며 일부는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삼성전자 역시 2년전 스마트폰 공장을 문 닫은데 이어 컴퓨터와 TV제조까지 이젠 중국 본토에서 공장을 찾아볼 수가 없게 됐다. 이런 기업들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이렇게 거대한 공급망의 재편이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중국내 공장들의 이전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해외의 기술 기업들이 중국에 대해 첨단 기술의 이전과 심지어 제품까지도 공급하기를 꺼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미중간 충돌로 인한 디커플링의 진짜 문제점이다. 특히 안보에 관련된 첨단제품들의 중국 반입이 속속 막히고 있다. 이는 사실상 중국이 자초한 것이다.


항공기만 하더라도 그렇다. 중국은 내수 시장이 크다는 점을 악용해 자국내 기업의 성장을 위해 지나친 보호조치들을 함과 아울러 외국회사들이 반발할 수 있는 규제조치들을 쏟아냈다. 분명한 불공정 조치였지만 거대한 중국 시장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대항할 힘이 없었다. 그러나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이 주도한 반 중국 연대가 하나가 되어 중국에 대항을 하니 오히려 중국이 코너로 몰리는 상황이 된 것이다. 더불어 세계 패권을 노리던 중국의 야욕을 봉쇄하기 시작하자 중국이 거대한 호랑이가 아니었음이 여지없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중국의 민낯도 그대로 공개가 된 것이다.


중국은 결국 외국의 기술을 탈취하고 강압하여 자신들의 것인양 마음대로 써 오다가 제동이 걸렸다. 이미 중국의 노회한 전술을 이젠 세계가 다 알아챈 상태에서 다시 옛날로 되돌리기는 쉽지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중국의 미래는 참으로 어둡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잉사와 에어버스사를 위협하는 항공기 제작회사를 만들려던 중국의 꿈도 사라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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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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