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중국이 대만 향해 149대의 전투기를 띄운 이유? - 미 연합군, 오키나와 남쪽에서 항공모함 4척 등 17척 동원 군사훈련 - 남중국해에서도 호주 강습상륙함 등과 함께 군사훈련도 진행 - 미 연합군 위세에 눌린 중국, 대만 향한 도발로 응수
  • 기사등록 2021-10-05 13:47:24
  • 수정 2021-10-05 15:57:00
기사수정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에 무려 149대 전투기 대만 향해 발진]


중국이 국경절 연휴 기간 동안 연일 최대규모의 군용기를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으로 보내 무력시위를 벌였다.


대만 국방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중국인민해방군 군용기는 국경절 당일인 1일 두 차례에 걸쳐 J-16 전투기 28대와 SU-30 전투기 4대, H-6 폭격기 4대 등 모두 38대를 대만 ADIZ에 진입시켰다.


그리고 2일에도 낮 시간 J-16 전투기와 SU-30 전투기 등 모두 20대가 대만 본섬과 서남부 프라타스군도(둥사군도) 사이를 비행한 데 이어 야간에 또다시 19대가 비슷한 경로로 대만 ADIZ를 위협했다. 이날 동원된 중국인민해방군의 전투기만 무려 39대다.


이러한 도발은 일요일인 3일 낮에도 이어졌다. 이 날에는 J-16 8대와 SU-30 4대, Y-8 ASW 2대, KJ-500 2대 등 모두 16대가 대만의 ADIZ를 휘젓고 다녔다.


▲ 대만 국방부가 밝힌 중국 인민해방군 전투기의 4일 낮 방공식별구역 침범상황


월요일인 4일 낮에도 역시 34대의 J-16과 12대의 H-6를 비롯해 모두 52대의 전투기들이 대만의 ADIZ를 침범했다. 그리고 이날 밤에도 또다시 J-16 4대가 대만 서남부의 ADIZ를 비행했다. 결국 4일에만 무려 56대의 인민해방군 전투기가 동원된 셈이다.


이렇게 10월 1일부터 4일까지 동원된 중국 인민해방군 전투기의 수는 무려 149대. 그야말로 초유의 일이 대만 서남부 ADIZ에서 벌어진 것이다. 중국의 이번 무력 시위 규모는 대만 국방부가 작년 9월부터 중국군의 방공식별구역 진입 등 대만 주변 활동 동향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에 공개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다.


이전까지는 지난 6월15일 28대의 군용기가 대만 ADIZ에 진입한 것이 가장 큰 규모였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 군용기의 ADIZ 진입에 초계기를 투입해 퇴거를 요구하고 방공미사일망을 가동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면서 “중국이 지역 평화를 해치는 군사적 공격을 일삼고 있다”고 반발했다.


[중국은 왜 대만을 향해 대대적인 무력시위를 했을까?]


그렇다면 중국은 왜 자국의 국경절 연휴 기간 동안에 대만을 향해 대대적인 무력 시위를 했을까?


일단 대만 내부에서는 중국이 건국 기념일인 국경절에 애국심을 고취하고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대규모 무력 시위를 벌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장옌팅(張延廷) 전 대만 공군 부사령관은 중앙통신사에 "중국이 대규모 국경절 경축 행사를 벌이는 대신 초점을 대만 공역으로 옮겼다"며 "중국 공산당은 국내의 강경 애국주의자들의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반드시 대만에 강경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대만이 오는 10일 중화민국 건국 110주년 기념일에 국산 미사일을 포함한 자국 무기를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훈련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에게 ‘도발적인 연설’을 자제하라는 경고를 보낸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중국의 국경절은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이 장제스(蔣介石·1887∼1975)가 이끈 국민당과의 국공내전에서 승리한 후 1949년 10월 1일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망루에 올라 현재의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을 선포했는데 이를 기념해 지정된 날이다.


물론 중국의 국경절에 애국주의적 분위기 결집을 위해 그러한 도발을 했을 수도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미국과 영국 등의 항공모함들이 대만 동남부 바시해협 부근에서 대대적인 훈련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항하기 위해 초유의 대규모 전투기 발진을 시도한 것으로 보여진다.


대만 국방부 산하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의 수샤오황 연구원도 “젠-16 등 중국 군용기의 대만 방공 시스템 테스트를 위해 앞으로 이들의 대만 ADIZ 진입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정치적 의미 외에 군사 훈련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CMP도 4일 군사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해 “국경절 연휴 기간 동안의 중국인민해방군 전투기들의 무력시위가 중국 본토의 여러 지역에서 전투기를 동원했고 야간 작전까지 수행했다는 것은 인민해방군의 합동작전 능력을 훈련하기 위한 것”이라 해석했다.


또한 SCMP는 “인민해방군 전투기들이 앞으로 미 연합군이 훈련하고 있는 대만의 남동쪽 방향으로 더 진입하면서 바시해협의 미군을 직접 겨냥한 훈련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나 SCMP는 “중국인민해방군의 대만 남동쪽 진입은 대만 공군에 피로감을 심화시킴으로 인해 의도치 않는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오카니와 남쪽 해상에서 진행된 미 연합군의 해강군사훈련 장면 [사진=일본 지위대]


[미국 주도의 항공모함 동원 군사훈련, 도대체 어느 정도길래?]


그렇다면 미국 주도로 항공모함을 동원해 하는 군사훈련이 어느 정도길래 중국이 저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중국은 미국의 항공모함들이 결집해 군사훈련을 하기 이전부터 미국의 항공모함 움직임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지난 9월 27일에는 인민일보가 “미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동아시아로 파견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하며 “북한보다 오히려 미국이 전쟁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도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충돌이 벌어진다면 이기적 기회주의자인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익만 취한 뒤 물러날 것”이라며 “중국은 ‘대만 문제’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충분한 수단과 강력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항공모함 하나의 움직임에도 민감한 중국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인근에서 연이어 벌어지는 항공모함들의 군사훈련에 경악했을 법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 항공모함들의 군사훈련 규모가 한마디로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의 해상지위대와 USNI는 4일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양일간 미국-영국-네덜란드-캐나다-뉴질랜드-일본의 함정들이 오키나와 남서쪽 해상에서 항공모함 등 전부 17척이 동원되어 해상연합훈련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측은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과 칼빈슨 항공모함을 포함해 이지스 순양함인 사일로와 레이크 챔플레인, 이지스 구축함인 설리반과 체이퍼 등 모두 6척이 참여했다.


그리고 영국에서는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을 포함해 구축함 디펜더, 호위함 켄트, 군수지원함 포트 빅토리아, 급유함 타이드스프링 등 5척이 참여했다.


네덜란드에서는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의 이동에 동반했던 호위함 에버르첸, 캐나다는 헬리팩스급 호위함 위니펙, 뉴질랜드는 안작급 호위함이 투입됐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헬리콥터 탑재 호위함 이새와 이지스 구축함 키리시마, 호위함 야마기리 등 모두 6개국 17척이 훈련을 벌인 것이다.


일단 이 규모만으로 중국을 충분히 압도하고 남는다.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2척에 미국의 항공모함 이외의 것 중에서 크기가 가장 큰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 등 무려 3척의 항공모함에다 전통형(全通型) 항공갑판을 갖춘 헬리콥터 항공모함 1척에 이지스함 등 방공함 8척까지 함께 하여 해상 전투훈련을 벌였으니 중국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위치도 오키나와 남서쪽 해상으로 바시해협 부근인데 이는 사실상 남중국해에서 이들이 연합훈련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중국이 신경 곧추세우고 날카롭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투기들이 대거 대만 남서부의 방공식별 구역을 비행하고 심지어 미 연합군이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방향쪽으로 깊숙이 파고드는 비행을 했다는 것은 미 연합군과 실제 전쟁을 벌인다는 것을 가정해 비상 출격 훈련을 한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그러나 중국 인민해방군의 그러한 도발이 미 연합군에게는 전혀 별다른 의미를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로널드 레이건함에 탑재된 함재기만 80여대이고, 칼빈슨 함에 실려 있는 전투기만 해도 80여대에 이른다. 그리고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에도 F-35B 36대가 실려 있다.


이들 전투기들은 이번 해상훈련에서 실제로 공중 비행을 하면서 위용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압도적 위력에 중국인민해방군이 어찌 대항할 수 있겠는가?


한편 칼빈슨함은 이 훈련에 돌입하기 직전 일본 해상자위대와 2주간에 걸쳐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했다고 1일 일본 해상자위대가 밝혔다. 지난 9월 18일부터 1일까지 오키나와 남방에서 진행된 이 훈련에서는 방공전과 대잠전, 해상 보급 및 통신훈련들이 실시됐는데, 이 훈련에는 미국의 칼빈슨함과 레이크 챔플레인, 체이퍼, 라파한녹 등이 참여했고, 일본에서는 쵸카이, 이카즈키, 기리시마, 야마기리 등의 함정이 참여했다.


[남중국해에서 또다른 해상연합훈련도 진행]


그런데 중국이 진짜 경악할만한 일은 중국을 향한 미국 주도의 군사훈련이 오키나와 남서쪽 바시해협 인근에서만 진행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실상 항공모함 4척에 13척의 방공함이 훈련하는 것만 해도 벅찬데 남중국해에서 또다른 군사훈련도 진행된 것이다.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은 오키나와 남쪽에서 미국의 두 항공모함들과 연합훈련을 하고 있지만 또다른 CSG21그룹의 리치몬드함은 베트남 호위함인 딘 티엔 호앙(Đinh Tiên Hoàng, HQ-011)함과 통과훈련(PASSEX)을 실시한 후 10월 8일부터 18일까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연안에서 열리는 5국방위협정(FPDA) 훈련인 ‘버사마 골드(Bersama Gold) 21’에 참가하게 된다.


또한 CSG21 그룹의 다이아몬드함도 현재 남중국해에서 호주방위군과 함께 해상연합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 훈련에는 호주 해군의 강습상륙함인 캔버라(L02), 호위함 안작(FFH150) 및 보급함 시리우스(O266)가 참여하고 있다.


대만의 동쪽에서는 일본 헬기 항공모함까지 포함한다면 항공모함 4척과 방공함들이 해상연합훈련을 벌이고, 남쪽에서는 호주군 강습상륙함과 전투함들이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중국으로서는 혼이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뿐 아니다. 필리핀에서는 미국과 필리핀, 일본의 연합 상륙작전 훈련인 ‘카만닥(Kamandag) 21’이 펼쳐졌다. 이는 필리핀 수빅만에서 매년 열리는 정기적 훈련인데 올해는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8일까지 일본 육상자위대까지 함께 해 진행된다. 일본 육상 자위대에서는 수륙기동단이 참여하고 있다.


[미국, “中, 무력압박 중단하라” 강력 경고]


한편 미국은 최근 나흘간 군용기 149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킨 것에 대해 “압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중국의 도를 넘는 무력시위에 대해 미국이 공개적으로 경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만 수호 의지도 함께 피력한 것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일 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이 대만 인근에서 도발적인 군사적 행동을 한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중국은 대만에 대한 군사적, 외교적, 경제적 압박과 강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으며 대만이 충분한 자기방어 역량을 유지하도록 계속 도울 것”이라며 “대만을 향한 미국의 약속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미국의 이러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4일 또다시 중국은 대만에 대한 무력시위를 이어갔다. 아마도 중국에게 남은 마지막 자존심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이렇게 지금 남중국해는 뜨겁다. 언제 무슨 일이 생겨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고 보면 된다. 특히 전쟁이라는 것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데서 사소한 충돌로 크게 확대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남중국해 상황에서 눈을 뗄 수가 없는 것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968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