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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미·영·호주 새 안보동맹에 중국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이유? - 3국 군사동맹체 오커스, 대 중국 견제망 형성의 최전선 나설것 - 美,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 전수로 남중국해 투입할 것 - 미-중 정상간 전화통화 이후 중국에 대한 압박 더욱 거세져
  • 기사등록 2021-09-16 13:21:34
  • 수정 2021-09-16 16: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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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의 미·영·호주 3개국 정상들은 이날 화상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3국의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를 발족하기로했다”고 발표했다. [사진=백악관]


[미·영·호주, 새 안보동맹 '오커스' 탄생]


미국과 영국, 호주가 15일(현지시간)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3자 안보 동맹 '오커스'(AUKUS)를 발족하기로 해 주목을 끌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의 미·영·호주 3개국 정상들은 이날 화상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3국의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를 발족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오커스(AUKUS)는 이들 세 국가의 영문이름을 딴 이름이다.


사실 미국-영국-호주는 누가 뭐라해도 이미 든든한 동맹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모두 파이브아이스 회원국이고 호주는 미국, 일본, 인도의 대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 회원국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들 3개국의 또다른 군사동맹체가 뭐길래 이렇게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으며 중국이 쌍심지를 켜고 바라보는 것일까?


일단 이들 3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국방과 외교 정책의 고위급 교류는 물론 사이버, 인공지능, 양자 기술, 해저 능력 등 안보와 국방기술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오커스(AUKUS) 결성은 역사적 조치”라면서 “21세기와 미래의 위협에 더 잘 대응하기 위해 동맹에 투자하고 새롭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인도-태평양을 중심으로 한 협력의 중요성”을 부각하면서 “아세안(ASEAN)과 쿼드(Quad), 인도태평양, 유럽 및 전세계의 동맹 및 파트너와의 협력도 계속하겠다”고 했다.


몰론 이날 3국 정상의 기자회견에서 중국이라는 단어가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지만 외신은 물론이고 누가 봐도 대중국 포위망 구축이 목적이라는 것은 금방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의 경제적, 군사적 영향력 확대에 저항하려는 목표는 분명하다”고 보도했고, AP통신도 “미중 관계의 틈새를 더 키울 수 있는 조처”라고 봤다.


한마디로 미국이 주도해 오커스(AUKUS)를 결성한 것은 미중 갈등 심화 속에 동맹 규합을 통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려는 미국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美,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지원]


이날 발족된 미-영-호주 3개국의 오커스(AUKUS) 결성에서 유독 돋보이는 부분 중의 하나가 미국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지원키로 했다는 점이다. 미국은 앞으로 18개월간 공동 연구를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 미국의 핵잠수함 기술은 최고의 기밀 중의 하나다. 그래서 미국은 1958년 ’동맹 중의 동맹‘인 영국을 제외하고는 이 핵잠수함 기밀을 어느 나라에게도 주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바로 그 기술을 호주에 주기로 한 것이다.


핵추진 잠수함은 핵연료로 추진력을 얻어 사실상 제한 없이 잠항이 가능하고 소음이 적어 탐지가 어렵다.


미 고위당국자도 이에 대해 '극도로 민감한' 기술이라고 전제한 뒤 "솔직히 말해 이는 많은 측면에서 우리 정책의 예외에 해당한다. 이것이 앞으로 다른 상황에서 착수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며 '단 한 번 있는 일'(one off)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의 이러한 발언은 핵잠수함 기술 이전이 앞으로 호주 외에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한국도 지난해 10월 김현종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미국을 방문해 미국에 핵추진잠수함 개발 의향을 설명하면서 핵연료를 공급받고 싶다는 뜻을 전했으나 미국은 단호하게 거부한 바 있다. 그런데 핵추진 잠수함 기술 이전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특히 핵추진 잠수함의 기술 이전이 문제가 되는 것은 핵확산 방지에 위배될 수도 있다는 주장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3국 정상들도 공동성명을 통해 "글로벌 비확산에서 리더십 유지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고, 모리슨 호주 총리도 "우리는 핵 비확산 의무를 계속 충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렇게 핵추진잠수함의 호주에 대한 기술 이전을 하면서 호주가 핵잠수함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다름 아니라 바로 대 중국 포위 전선에 호주가 적극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만약 호주가 핵잠수함을 보유하게 되면 미국으로서는 자국의 핵잠수함을 인도태평양까지 보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더불어 대 중국 포위망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된 호주 입장에서도 사실상의 게임체인저라 할 수 있는 핵잠수함을 보유할 수 있게 되어 중국의 강력한 국방력에 어느 정도 맞설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5일(현지시간) "핵 추진 잠수함은 미국과 동맹들에 중국의 군사력 확장을 억제하기 위한 강력한 새로운 수단을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모리슨 호주 총리는 오커스의 합의로 진행되는 호주의 핵잠수함 건조가 호주의 애들레이드에서 이루어질 것이라 말했다”고 16일 보도했다.


[미-영-호주 3국의 오커스 발족 의미]


지난 8월 30일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군을 완료한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그러한 군사행동이 중국 견제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대 중국 견제에 트럼프 정부때 같이 미국 단독이 아닌 동맹과 손을 잡고 강력하게 추진할 것임도 강조했다. 지금 그 방식대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번 미-영-호주 3국의 오커스 발족이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 이후 일주일도 안돼 나왔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우리 신문은 “다시 중국을 거세게 밀어붙이는 미국”이라는 제목의 정세분석을 통해 “10일 이루어진 미중 정상간 전화 통화는 지금부터 미국의 대 중국 전략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고 했었다.


*관련기사: [정세분석]다시 중국을 거세게 밀어붙이는 미국(9월 12일)

*관련영상: [Why Times 정세분석 1031]다시 중국을 거세게 밀어붙이는 미국


당시 워싱턴포스트도 이에 대해 "바이든이 아프간과 이라크에서의 전쟁에서 벗어나 중국이 제기한 위협과 기회를 향해 미국 외교정책을 전환하려는 와중에 이뤄진 통화"라고 평가했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대 중국 견제 전선에 미국과 대양주의 호주, 그리고 유럽의 영국이 하나로 뭉쳐 오커스를 발족함으로써 안보 분야의 중국 견제망을 유럽으로까지 넓혔다고 볼 수 있다.


미 당국자도 이날 "영국은 아시아와 깊은 역사적 유대를 갖고 있다"며 "그들은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는 점을 우리에게 보여줘 왔다"고 말했다.


사실 영국이 인도-태평양지역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는 것은 우선적으로 홍콩과의 관계 때문일 수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중국과 접촉을 해 왔던 영국 입장에서는 누구보다도 중국의 시진핑 공산당 정권이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이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 지도 익히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영국은 자국의 자부심이라 일컫는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을 아시아 지역으로 보낸 것이며 대 중국 견제를 위한 구축함도 추가로 배치하기로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 매체 가디언은 "미국 대통령은 영국이 인도태평양에서 수천마일 떨어져 있을지라도 더 많은 존재감을 원한다"고 분석하면서 "'백악관 관계자는 (핵)잠수함 계획이 글로벌 영국을 위한 계약금'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중국에 대한 견제 전략을 강화하면서 영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동맹들의 참여를 독려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지도 유럽이었고, '동맹의 복원 및 강화'를 핵심 메시지로 삼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러한 전략은 ’민주주의 공동체‘의 발족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곧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의 위상을 완전히 해체해 민주주의 연대가 주도하는 경제공동체를 만들어 세계 경제 체제를 재편하려는 미국의 의지가 이렇게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영국 역시 미국의 이러한 행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은 '포스트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전략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를 위해 영국은 이미 지난 6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을 신청했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도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다.


또 당장 “오커스 발족을 계기로 호주의 핵잠수함 건조에 영국의 방위산업체 BAE 시스템스와 롤스로이스가 참여할 것 같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미-영-호주 3국의 오커스 발족이 갖는 또 다른 의미는 인도-태평양지역의 안보파트너들과의 유대 관계 강화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고위 당국자는 “동맹 강화와 협력을 위한 미국의 노력에 일본, 한국,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에서 전통적 안보 파트너들과의 더 강력한 양자 파트너십이 포함된다”면서 한국을 거론하기도 했다.


또 인도, 베트남 등 새로운 파트너와의 더 강력한 관여, 미국·일본·호주·인도의 대중국 견제 협의체로 알려진 '쿼드'(Quad)와 같은 새로운 형식도 사례로 꼽았다.


다시 말해 오커스 발족을 계기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 동맹국들과 안보 파트너들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대 중국 견제 전선을 구체화하고 더 복합적으로 추진해 갈 것이라는 의미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한국의 역할도 증대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이런 식으로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 대양주의 호주, 그리고 인도-태평양지역의 동맹국 및 안보 파트너들과 중국을 완전히 포위하면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구상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반발하는 중국]


미-영-호주의 오커스 발족을 바라보는 중국은 즉각 강력한 분노를 표시하고 나섰다. 그렇다고 뾰쪽한 대응 수단도 없다는 것이 중국을 더욱 속상하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 스탠포드대학의 오리아나 스카이라 마스트로(Oriana Skylar Mastro)는 이와 관련해 “이번 오커스의 출범은 중국에게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라면서 “이는 중국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라 말했다고 SCMP는 전했다.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의 류펑위 대변인은 이날 "제3국의 이익을 해치거나 표적으로 삼는 배타적인 블록을 구축해서는 안된다"며 "특히 냉전 사고방식과 이념적 편견을 떨쳐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하는 바이든]


한편 바이든 미 대통령은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하는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와 만나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 15일(현지시간) 인터넷 전문매체 악시오스는 내부 관계자를 인용, 이같이 전하고 내주 초 예정된 회담에서 두 정상이 이들 의제를 포함해 긴밀한 협조 관계를 재확인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정기 총회를 시작으로 22일 백신 정상회의, 24일 쿼드(Quad) 정상회의 등 내주 숨 가쁜 외교 일정을 예정하고 있다.


이 모든 일정들이 사실상 대 중국 견제 전선을 향해 있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중국을 향한 미국의 압박은 더욱 더 강화되고 구체화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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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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