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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극심한 가뭄에 이어 이젠 대홍수, 엎친데 덮친 북한 - 가뭄에 홍수, 곧닥칠 태풍 피해... 코로나까지 더해 민생은 피폐 - 곧닥칠 태풍때 황해남북도 곡창지대 피해 입는다면 끝장 - 엎친데 덮친 북한의 위기, 식량난은 더 극심해질 듯
  • 기사등록 2021-08-09 13:32:55
  • 수정 2021-08-09 16:4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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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조선중앙TV 캡쳐]


[함경도를 휩쓴 대 폭우, 엄청난 수해 피해 입어]


극심한 폭염과 가뭄으로 고생하던 북한이 이젠 대폭우로 제방이 붕괴되면서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으며 수많은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되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는 지난 5일 "함경남도 여러 지역에서 폭우에 의한 피해가 발생했다"며 "폭우로 강 하천 물이 불어나 제방이 터지면서 1천170여 세대의 살림집(주택)이 파괴 및 침수되고 5천여 명의 주민들이 긴급 소개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어 “농경지 수백 정보가 매몰·침수·유실됐으며 도로 1만6천900여m와 다리 여러 곳이 파괴되고, 강·하천 제방 8천100여m도 수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1일 18시부터 2일 19시까지 (함경남도) 도적으로 평균 113㎜의 비가 내렸다”며 “특히 함흥시, 신흥군, 낙원군, 영광군 강수량은 149∼307㎜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일부터 비가 쏟아지다가 하루 남짓한 시간에 지역에 따라 최대 300㎜의 비가 내리면서 대 홍수를 맞게 된 것이다.


또 “1∼3일까지 사흘 동안 함경북도 부령의 강수량이 583㎜를 기록했고, 함경남도 신흥에는 308㎜, 함흥에는 202㎜의 비가 내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단, 조선중앙TV는 이번 홍수로 인한 인명 피해는 전하지 않았다.


북한 전문매체인 NK News는 5일, 북한 지역에 대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본 결과 “1일부터 3일까지 이어진 신흥군 등 동해안 지역의 홍수로 인근 지역과 학교 전체가 유실되고 다리도 여러 개 끊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리영남 기상수문국(남측 기상청 해당) 부대장은 “8월 상순 기간에도 동해안 지역을 위주로 여러 지역에 폭우를 동반해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며 “현재까지 내린 비로 토양습도가 높은 상태에 있다. 여기에다 폭우, 많은 비가 또 내리게 되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기상수문국은 “9일까지 동해안에 집중적인 호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중앙방송도 “8일 밤부터 9일 오전까지 고성을 비롯한 강원도의 일부 바닷가 지역에서 폭우를 동반한 1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이 예견된다”고 보도했다. 또한 동해안 일대에는 10일과 11일까지 이틀간 많은 비가 예상되면서 주의 경보가 발령됐으며 동해상에는 10일까지 센바람과 높은 물결 중급경보가 내려졌다.


방송은 이어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는 폭우와 많은 비에 의한 피해가 없도록 해당한 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할 것”이라면서 “특히 지대가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주민 지역들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선중앙방송은 또한 “농경지와 건설장, 도로와 철길, 탄광과 광산을 비롯해 산사태나 홍수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곳에서는 위험 요소들을 찾아 사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지난해 수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지만, 이달 초 며칠 사이에 함경도 지역을 중심으로 폭우가 집중되자 홍수가 발생했고 이 피해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가뭄으로 이미 피해를 입었던 북한]


북한 지역에 대홍수가 나기 전에는 심각한 가뭄으로 큰 피해를 이미 입었다.

북한의 노동신문은 “올해 1981년 이후 기상관측 이래 두 번째로 비가 적게 내렸다”고 보도했다. 7월 중순까지 전국평균 강수량이 21.2mm로 평년 대비 25.8%에 불과했다는 것인데 이는 40년 새 두 번째로 가뭄이 심각했다는 의미다.


특히 “곡창지대인 황해남도가 지난 7월 20일부터 낮 최고기온 평균 35도 이상을 기록하면서 논과 옥수수 밭에 가뭄이 들어 벼의 생육에 지장을 주고 옥수수 잎도 마르고 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북한은 지난 2017년과 2019년 등이 가뭄이 심각했었는데, 특히 2017년의 경우, 북한의 공공배급체계에 필요한 식량의 43%를 생산하고 있는 황해도와 평안도, 남포시 등 주요 곡창지역이 수확한 밀과 보리, 감자 등 이모작 작물 수확량은 그 전 해 대비 30% 넘게 감소했다.


이렇게 극심한 가뭄을 겪던 북한이 이번에는 엄청난 호우로 이젠 수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노동당 함남도 군사위원회 긴급 소집한 북한]


북한 함경남도 일대에 심각한 폭우 피해가 발생하면서 노동당 함경남도 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해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조선중앙통신은 8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지시에 따라 8월 5일 함경남도 당군사위원회 확대회의가 소집되었다”며 “리정남 함경남도 당 책임비서가 당 중앙군사위원회 지시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이날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으나 함경남도에서 발생한 폭우 피해 상황을 보고받은 뒤 “피해 복구용 주요 자재를 국가예비분에서 해제해 긴급 보장할 것을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이 매체는 이어 “회의는 확정된 피해복구 규모에 따라 해당 지역들에 급파할 건설역량편성과 설계 선행, 자재수송을 비롯한 실무적인 문제들을 토의하였다”면서 “도안의 당, 행정, 안전, 보위 기관 책임 일군(간부)들과 인민군대 군정 간부들로 강력한 피해 복구 지휘조를 조직하였다”고 전했다.


특히 주민들의 생활 안정을 위한 긴급 대책과 코로나19 비상 방역사업 강화, 농작물 피해 최소화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곧 닥칠 태풍 피해, 초조한 북한]


북한 당국은 일단 앞으로 며칠 더 비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보가 발령되자 수해 규모가 커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진짜 큰 문제는 지난해 태풍으로 인해 사상 최대의 홍수 피해를 겪었는데 그러한 태풍이 올해도 닥쳐올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도 8월에 대홍수로 인해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한데다가 9월 7일에는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북한 동부지역을 강타하면서 강원도 원산시와 함경남도 신포시 등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었다. 심지어 신포의 핵시설 일부와 신포조선소 등이 침수되거나 피해를 입기도 했다.


함경북도 김책시에도 폭우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해안가 주변 농장들이 침수됐고, 도로는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물에 잠겼다. 김책시 태풍 피해상황을 전하던 취재기자는 강풍에 우산이 뒤집힌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북한에 2020년은 매우 잔혹한 해가 되고 있다”면서 “이번 여름 장마철에는 3개의 태풍(바비, 마이삭, 하이선)이 북한을 휩쓸고 지나간 데다 강우량은 지난 25년간 관측해온 가운데 역대 2번째를 기록할 정도로 많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런데 그러한 위력적인 태풍이 올해도 북한을 지나갈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 북한의 기상수문국은 8일, “앞으로 두 달안에 태풍이 추가로 몰아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뭄과 홍수에 취약한 북한 지형]


그렇다면 북한에 왜 이렇게 가뭄과 홍수가 자주 발생하는 것일까? 가뭄의 경우, 미국이나 한국 등 다른 나라들은 빗물을 모았다가 가뭄 때 사용하는 방식으로 대비하고 있지만, 북한은 그런 준비가 돼 있지 않기 때문에 비가 내리지 않으면 곧바로 가뭄 피해로 이어진다. 그만큼 북한이 가뭄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하천도 정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고 심지어 대동강마저도 하상 관리가 되어 있지 않을 정도여서 강의 하상도 지극히 높아져 물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 가뭄이 들어도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홍수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홍수를 대비할 기본적인 준비 자체가 되어 있지 않다. 일단 가파른 산과 좁은 계곡이 많은 북한의 지리적 특성이 홍수 피해를 키우는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단시간에 폭우가 쏟아지면 그리안해도 배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자연 배수 시스템마저 빠르게 무력화하면서 산사태, 물 잠김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주택과 인프라 붕괴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그동안의 북한 빈곤으로 인해 산에 나무가 거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아예 홍수를 막을 기본적인 조림 자체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지역을 돌아 다녀보면 깊은 산속 말고 민가 주변의 대부분 산들이 민둥산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자연 환경에서는 비가 오면 그대로 민가와 농지로 덮칠 수밖에 없다.


이를 아는 북한도 올해부터 야산에 나무심기 운동을 펼치고는 있지만 그 나무들이 수해 피해를 막아줄 정도로 자라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어쩔 수 없이 수해 피해는 감당할 수밖에 없는 자연재해라 할 것이다.


[긴급대응조치 들어간 북한]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신경을 쓰는 지역이 곡창지대인 황해남북도이다. 지난해에도 바로 이 지역에 태풍으로 인한 대홍수가 발생하면서 엄청난 식량난을 겪는 원인이 되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재령군의 협동벌들에서 큰물(홍수)피해 막이와 관련한 긴급조치가 취해지고 있다"며 "안악군의 농장들에서 농경지 침수를 막는 데 기본을 두고 큰물피해 막이가 긴장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이 언급한 황해남도 재령·안악군의 재령벌(재령평야)은 면적이 넓은 데다 땅이 기름져 북한의 대표적인 벼 산지로 꼽힌다.


노동신문은 이들 지역에서 "이미 배수로 치기, 배수양수기 수리 정비, 제방뚝 보강을 진행한 데 이어 큰물피해 막이에 더욱 힘을 넣고 있다"며 "배수양수기들을 만가동·만부하로 돌려 포전에 고인 물을 한시바삐 처리하며 뜻밖의 사정으로 전기보장이 중단되는 경우에도 물을 풀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해 장마철에 내린 폭우로 피해를 본 것을 감안한 듯 "지난 시기의 성과와 결함에서 경험과 교훈을 찾고 농경지와 농작물을 보호하는 사업을 긴장하게 내밀고 있다"고 소개했다.


“황해북도에서도 긴급 상황에 대비한 대책을 세우고 하천 정리와 저수지 보수 등을 벌이고 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사리원시와 황주군 등에서 배수 시설을 정비하고 있고, 지난해 수해지역인 은파군을 비롯해 봉산군과 신평군에서도 농작물의 생육과 영양 개선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평안북도 철산군에서도 홍수와 비바람으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북한의 위기, 식량난은 더 극심해질 듯]


지난 7월의 가뭄과 8월의 홍수피해는 북한의 현재 '식량 위기'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추가로 태풍까지 북한 지역을 덮친다면 올해 북한의 식량난 위기는 더 극심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김정은이 지난 6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식량난을 공식 시인한 상황에서 지난해 연이은 태풍 피해로 인해 그리안해도 식량난이 심각한데 이번 가뭄과 홍수가 연달아 북한 지역을 덮치면서 북한의 식량난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지난 7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지난해 태풍 피해로 알곡 생산계획에 미달해 현재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의 연간 식량 수요량은 575만t인데 지난해 식량 생산량은 태풍과 수해 등으로 440만t에 그쳤다. 따라서 135만t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러한 북한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유엔과 EU 등이 “인도적 지원이 준비되어 있다”면서 북한의 호응을 기대하고 있으나 북한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도 엄청난 수해가 발생했음에도 외부 지원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에도 '새로운 5개년계획의 기본종자, 주제' 기사에서 "새로운 5개년 계획 기간 우리 인민이 확고히 틀어쥐고 철저히 구현해나가야 할 원칙은 자력갱생, 자급자족"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김정은은 지난해 폭우와 홍수 피해가 발생한 직후 평양 인근의 피해 지역을 방문한 바 있으나 올해는 아직 그러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아마도 다가오는 태풍 피해 후에나 지방 순찰에 나서지 않을까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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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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