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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폭우로 식량난 위기, 美수입에 의존 불가피 - 허난성 수해, 옥수수등 작물피해와 100만 돼지 폐사 - 미국으로부터 식량 수입 중단시 당장 식량 부족국가 전락 우려 - 중국의 식량난, 앞으로 더 심각해진다
  • 기사등록 2021-07-28 13:41:21
  • 수정 2021-07-28 15: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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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곡창' 허난성 폭우, “식량생산 차질 우려”]


중국의 주요 곡창지대인 중부 허난(河南)성 일대의 기록적인 대홍수로 인해 대규모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면서 식량생산 차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양쯔강 대홍수로 인해 엄청난 식량난을 겪었던 중국이 올해도 가을철 곡물수확에 큰 타격이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27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 현지언론은 허난성 정부의 발표를 인용하여 “26일 정오 현재까지 이 지역 농작물 피해 면적은 9천721㎢이고, 이 가운데 1천89㎢는 농작물을 전혀 수확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3일 농작물 피해면적이 7천120㎢로 가을작물 재배지의 9%라고 밝힌 바 있는데, 며칠 사이 피해면적이 2천㎢ 넘게 늘어난 것이다.


메이신위(梅新育)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소 연구원은 관영 글로벌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허난성은 중국 곡물의 10% 가까이와 여름 곡물의 25% 이상을 생산하는 만큼, (폭우에 따른) 허난성의 생산량 격차를 대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여름 곡물 수확은 홍수 전에 마무리됐지만, 곡물 가공·저장·수송 등에 여전히 심각한 피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 관련 단체인 허난성 양식산업협회 관계자도 “농산물 가공공장들로부터 이번 재해로 심각한 피해를 봤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면서 "일부 밀가루 공장은 문을 닫았고 기계가 훼손됐다"고 전했다.


또한 허난성 카이펑(開封)의 한 농민도 "올해 (자신의) 야채 수확량은 전년 대비 50~60%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손실을 줄이기 위해 다시 파종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보도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28일, “중국의 곡창지인 허난성은 전국 밀 공급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옥수수와 채소, 돼지고기 생산의 1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밀 생산은 이미 마무리가 되었지만 아직 수확하지 못한 옥수수와 채소는 이번 홍수의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 비 피해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농업전문매체 중화량왕(中華糧網)의 자오산웨이(焦善偉) 총편집인은 "기본적으로 여름 곡물 수확기가 끝난 뒤 재해가 발생한 만큼 수확에 직접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면서 "중국의 식량 비축분도 풍부하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여름곡물 생산량은 1억4천582만t으로 전년 대비 2.1% 늘어났다"면서 이번에 그동안 가뭄으로 말랐던 토양의 수분이 증가해 옥수수 등의 생육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SCMP도 “허난성의 대홍수로 옥수수 공급에는 상당한 피해가 예상되지만 전반적인 곡물 공급은 비교적 안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부터 크게 늘린 곡물수입이 그 이유인데, 올해만해도 옥수수 수입량이 약 3000만t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2000만t이나 늘었기 때문”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은 아직 섣부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중국의 홍수 피해가 아직도 진행중이라는 데 있다. 6호 태풍 '인파'가 상하이 일대에 재상륙한 이후 북상하면서 침수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풍 인파의 진로에 허난성도 들어가 있고 남부의 곡창지대 역시 폭우가 쏟아지면서 대홍수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수력부는 28일 "이번 태풍의 영향 범위는 매우 넓다"면서 하천 범람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태풍의 영향으로 저장성 등에 있는 21개 하천의 수위가 경계수위를 넘었다"고 전했다.


[돼지고기 가격 폭등 전망]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바로 돼지고기 가격의 폭등 때문이다. 허난성은 중국서 두번째로 큰 돼지 생산공급 지역으로 세계 최대 육류가공업체인 WH그룹의 공장도 이곳에 위치해 있다. 중국내 돼지고기 생산의 10분의 1 가량 차지하는데 만약 허난성에서 돼지의 폐사 규모가 커진다면 당장 중국 전체의 돼지고기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27일, “이번 홍수로 허난성은 100만마리 이상의 가축이 폐사한데다가 전염병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1678개의 축산농가가 피해를 입은데다가 "현재 업계 최대 관심사는 전염병이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량의 소독제가 필요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실제로 중국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홍수 이후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2018년 중국에서 처음 발견되어 중국의 돼지 양식 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는데, 심각한 대홍수로 인해 고온과 습도가 높아지면서 아프리카 돼지 열병의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허난성이 홍수 피해에 이어 가축 전염병이 유행할 위험도 있어 돼지고기를 비롯한 주요 농축산물 가격이 불안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허난성에서의 엄청난 돼지의 폐사가 당장 농민들에게 미칠 영향이다. 중국에서 돼지를 기르는 것은 중국 농부들에게 여전히 중요한 수입원인데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돼지들이 홍수로 인해 폐사한데다가 홍수가 마무리되더라도 돼지 열병까지 퍼지게 된다면 허난성의 농부들은 그야말로 패닉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안해도 수많은 곡창지대도 물에 잠긴데다가 돼지까지 잃게 되었을 때 그 피해가 얼마나 클지 짐작된다는 점에서 그 후유증도 우려가 되고 있다.


하나 더. 돼지와 옥수수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옥수수가 돼지의 주요 사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에서 돼지는 제1의 식자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허난성의 대홍수는 이 두가지 요소 모두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갔다.


심지어 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전 세계 돼지의 절반을 키우고, 또 전 세계 돼지의 절반 가까이 잡아먹는다고 보면 된다. 2019년 전 세계 돼지고기 소비량은 약 1억톤 가운데 중국 소비량이 4487만톤으로 약 45%를 차지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돼지고기 가격이 흔들리면 정권도 흔들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 이번 허난성에서의 돼지 폐사 수가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해도 100만 마리 이상이다. 이는 상상을 초월하는 숫자다. 중국이 돼지고기 가격 파동을 막기 위해 지난 해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씨돼지가 총 2만여 마리다. 이들 돼지를 통해 총 65만 여 마리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이번 허난성에서의 폐사 돼지 수는 이를 훨씬 넘는다. 사실상 지닌해 씨돼지 수입 효과가 이번 허난성 재해로 모두 사라졌다고 봐도 된다는 뜻이다. 그만큼 충격적인 재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허난성의 대홍수는 지금부터가 진짜 중국에 엄청난 주름살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옥수수를 비롯한 곡물 피해에 돼지고기 파동까지 겹친다면 그 후유증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이변에 고개 든 ‘식량 인플레 공포’]


그런데 문제는 중국의 곡물을 포함한 식량 파동이 단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데 더 큰 난관이 있다.


최근 전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상이변으로 인해 농작물 재배와 육류 유통 등이 어려워져 글로벌 식품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의 부족한 식량 수입에도 큰 어려움이 닥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24일(현지시각) ”극한의 날씨가 전세계 농작물 생산에 큰 타격을 입혀 비용이 최근 10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며, ”식량 인플레이션에 대한 위협이 가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에서는 가뭄에 이어진 한파로 최근 20년 만에 최악의 서리가 내려 커피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고, 미국과 캐나다도 무더위와 가뭄으로 인해 농산물 작황이 악화되고 있다. 북미 지역 역시 기록적인 가뭄으로 캐나다와 미국 북부 밀 생산이 타격을 받게 됐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세계적인 기상 이변으로 인해 올해 전세계 식량 수입가격이 1조7000억달러(약 1960조27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전 세계의 식량을 쓸어담고 있는 중국에서의 대홍수로 인한 식량난은 당연히 식품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고 중국발 식량난은 당장 중국의 식량 수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뿐 아니다.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로 인해 각국에서 농산물 수출을 제한하자 중국 정부는 식량 수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 정부는 미국 정부가 자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농산물 수출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헤이룽장성의 한 농업투자회사 분석가의 견해를 인용해 “미국이 중국에 농산물 공급을 중단하면서 식량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며 “식량전쟁은 무역전쟁보다 더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홍콩의 친중국계 신문인 명보(明報)도 “코로나19 사태, 남부지방의 홍수피해, 메뚜기 떼 창궐 등으로 중국의 식량 안보가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면서 “미·중 갈등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식량 안보 문제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식량난, 앞으로 더 심각해진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중국의 식량난은 갈수록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잔반 없애기’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던 것도 다 이런 이유가 있어서다.


중국 사회과학원(CASS)은 최근, “곡물 부족은 도시화 가속화 및 농촌인구 고령화에 따른 현상”이라며 “오는 2025년까지 1억3000만t의 곡물 부족 사태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농민들이 갈수록 형편이 나아지지 않고 어려운 생활이 가속화되자 아예 농촌을 버리고 도시로 올라오는데다가 농촌에 남아 있는 4명 중 1명은 60세 이상의 고령자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식량 수급에 엄청난 차질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앞으로 5년 내 8000만 명의 농촌 주민들이 도시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이유로 “쌀, 밀, 옥수수 등 3가지 주요 곡물의 경우 2025년까지 공급이 수요보다 2500만t 부족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은 당장 식량의 수입 물량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식량 안보에 심각한 문제가 생겨날 수 있다.


이렇게 중국내에서의 식량생산이 줄어들고 있는데다가 지난해나 올해처럼 곡창지역에서의 대홍수로 인한 피해까지 겹친다면 중국 당국으로서는 그아먈로 엎친데 덮친격이 된다.


지난해만해도 양쯔강의 대홍수로 희토류산업과 비료산업 기반이 초토화되었고 여기에 남부의 주요 곡창지대마저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올해도 허난성이 또 피해를 입었다.


이런 피해가 매년 반복된다면 중국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 그야말로 내우외환의 위기에 처한 중국. 시진핑의 속내도 타들어 가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지난 20일 중국 허난성의 대 폭우로 정저우시 5호선 지하철에서 승객 14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에 정저우시 주민들이 중국식 제삿날인 `첫 7일`을 맞아 26일 지하철역에 추모의 꽃다발을 두자 중국 당국이 칸막이로 담을 설치했다. [사진=웨이보 캡처]


한편, 이번 허난성 정저우시의 대홍수로 지하철이 물에 잠기면서 엄청난 인명피해가 났는데 많은 정저우 시민들이 숨진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면서 사고가 난 샤커우루 지하철역 입구에 꽃을 놓으며 애도했고 희생자를 기렸다.


그런데 정저우시 당국은 시민들이 놓은 꽃을 보이지 않게 가림막으로 가리고 시민들의 접근조차 막고 있다고 중국의 네티즌들이 전하고 있다.


이번 대홍수로 인한 지하철 희생자들의 대중의 관심을 줄이기 위해 당국이 그런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야비하고도 치사한 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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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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