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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3-10 11: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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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정상회담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
-미국내 북한전문가가 부족하다
-북한은 절대 공짜로 뭔가를 내 준적이 없다는 점
-비핵화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다른 인식도 문제
-북한의 약속 파기, 말 바꾸기, 거짓말이 걸림돌
-동맹보다 미국 보호를 위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제한하는 선에서 합의할 가능성
-북한의 대가 요구도 걸림돌, 평화협정 체결 요구 가능성
-미북정상회담이 오히려 군사행동 가능성 키울수도
-불량정권에서 정상국가로 세탁하는 선전장으로 활용될 우려


▲ [그래픽: NEKKEI Asian Review]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을 수락하면서 역사적인 첫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적어도 10가지의 불투명한 장애물들이 회담 앞에 놓여 있다고 VOA는 지적했다. 정상회담을 반기는 목소리가 크지만, 그만큼 과제도 산적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VOA는 미북정상회담을 하는데 있어 걸림돌로, 회담 일정이 촉박하게 잡아 제대로 준비할 시간이 적다는 것, 협상팀을 구성할 북한 전문가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적다는 것, 두 정상의 예측할 수 없는 기질 때문에 회담이 잘못되면 무력 충돌 가능성이 오히려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 주한미군 철수 합의 가능성, 비핵화 인식에 대한 근본적 차이, 불량 정권으로 낙인 찍혔던 김씨 정권이 회담을 통해 정상적인 국가로 인식될 우려, 평양이 요구할 비핵화의 대가, 북한 정권의 상습적인 거짓말, 회담 장소를 놓고 견해차가 커질 가능성 등 다양한 우려들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북정상회담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


우선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정상회담은 실무급에서 사전 대화를 통해 결정해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덜컥 5월까지로 시간을 못 박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0년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9일 벨기에 ‘브뤼셀 포럼’ 토론에서 정상회담 합의를 매우 기쁘게 생각하지만, 준비가 부족한 게 걱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북한 문제는 매우 복잡한 사안으로 준비할 기간이 필요한 데 5월까지 시간이 촉박하다는 의미이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도 8일 ‘VOA’에 더 낮은 실무급에서 비핵화에 관한 평양의 진정성을 먼저 탐색하며 대화를 시작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고위관리는 8일 전화 회견에서 그런 우려를 일축했다. 트럼프는 거래로 명성을 얻은 대통령으로 옛 행정부와 매우 다른 접근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1992년 미국이 실무급에서 북한과 직접 대화를 했지만, 더 나아진 게 없었다는 전례도 지적했다. 게다가 북한 같은 독특한 독재-전체주의 체제에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김정은이 유일하기 때문에 과거처럼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그의 초청을 수락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전통적인 외교 방식을 고집하지 않은 게 오히려 오늘의 정상회담 합의를 끌어냈다는 얘기이다.


미국내 북한전문가가 부족하다


또 다른 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하고 실무를 담당할 경험 많은 전문가가 행정부에 적다는 것을 든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대사와 래리 닉시 한미연구소 연구원 등 여러 전문가는 8일 ‘VOA’에 공석 중인 주한 미국대사, 유력 한반도 전문가인 빅터 차 조지타운 대학 교수의 대사직 낙마,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은퇴, 국무부의 군축·국제안보담당 차관마저 공석인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행정부 내 핵과 북한에 관한 전문가 층이 매우 얇기 때문에 인력을 외부에서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은 9일 ‘VOA’에 미 정부에는 대북 협상을 책임질 수 있는 전문가들이 여전히 많다며, 그런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 정권이 앞으로 요구할 대가도 회담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절대 공짜로 뭔가를 내 준적이 없다는 점


빅터 차 교수는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북한 정권은 절대 공짜로 뭔가를 내준 적이 없다며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씨 정권이 이번에 핵·미사일 시험 유예, 미-한 합동군사훈련에 대응하지 않고 정상회담까지 제안하면서 대가를 자세히 요구하지 않은 게 앞으로 협상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이다. 


하지만 백악관 고위관리는 8일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부터 북한과 대화에 관한 대가로 보상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고 강조했다.


비핵화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다른 인식도 문제


더불어 비핵화에 관한 미국과 북한의 인식이 다른 것도 앞으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를 비핵화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평양은 비핵화를 미국과의 군축협상으로 보고 있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8일 VOA에 북한 관리들은 한반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무기 체계의 감축을 비핵화 협상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말하는 한반도 비핵화는 괌에 있는 미 전략 폭격기와 전진 배치된 핵 잠수함 등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전문가들은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아니라 선언적 비핵화가 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북한의 약속 파기, 말 바꾸기, 거짓말이 걸림돌


이와 함께 북한의 반복되는 약속 파기와 말 바꾸기, 거짓말도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도 자주 평양에 속았던 옛 행정부의 실책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부시 행정부가 강경책을 구사하다 9·19 공동성명과 2·13합의로 돌아섰다 낭패를 당했듯이 언제든 북한 정권의 기만에 속을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8일 VOA에 북한 정권이 다시 협상에 연막을 치거나 거짓말을 하지 않도록 모든 과정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나중에 북한 정권의 약속이 진실이 아닌 걸 발견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도 아주 촘촘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동맹보다 미국 보호를 위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제한하는 선에서 합의할 가능성


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보다 미국을 우선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선에서 일단 합의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이 그런 주장을 하는 대표적인 전문가이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8일 ‘VOA’에 북한이 미국을 타격하지 못하도록 역량을 제한하는 쪽에 우선 무게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가 요구도 걸림돌, 평화협정 체결 요구 가능성


나아가 북한의 모든 핵 시설을 감시하고 사찰하는 대가로 뭔가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조치들에 미국이 보상을 제공해야 하는데, 빅터 차 교수는 에너지와 경제 지원, 제재 해제, 다른 가능성은 평화협정 체결 가능성을 제기했다.


문제는 평화협정 체결 합의가 이뤄지면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도 있다는 데 있다.


협정이 체결되면 미-북 적대관계가 청산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연합사령부 해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 전에 이런 합의가 실행되면 동맹국의 우려도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미-한 동맹의 긴밀한 조율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미북정상회담이 오히려 군사행동 가능성 키울수도


반면에 이번 미-북 정상회담이 독약이 돼 무력 충돌 가능성을 훨씬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상황에서 거친 기질을 가진 두 지도자가 만나면, 오히려 추가 협상 기회를 날릴 수 있다는 우려이다. 


빅터 차 교수는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그럴 경우 전쟁의 벼랑 끝으로 몰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전 국방부 부차관보는 9일 ‘트위터’에 북한 정권이 진지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미-북 정상회담은 김정은의 엄청난 승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한 것은 몇 배로 갚는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신조라며 정상회담이 틀어지고 미국이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무력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북 정상회담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불량정권에서 정상국가로 세탁하는 선전장으로 활용될 우려


이 밖에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CNS)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담당 국장은 8일 ‘트위터’에 김정은은 핵무기 포기 때문이 아니라 핵·미사일에 대한 그의 투자가 미국이 그를 동등하게 대하도록 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체면을 중시하는 북한 정권이 미-북 정상회담을 불량 정권에서 정상 국가로 탈바꿈하는 선전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한다. 


또 북한이 이미 핵 포기를 약속했던 9·19 공동성명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적다는 것,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미국과 한국 간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동맹 관계는 물론 중재자 역할을 하는 문재인 정부가 엄청난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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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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