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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의 급소 누르는 美-인도네시아 군사연대 - 中의 남중국해 내해화 대비, 말라카해협 무기화 준비 -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모두 중국과 영토 문제로 대립각 - 중국 인민의 적은 미국 아닌 '중국공산당 정권'
  • 기사등록 2021-06-29 12:33:55
  • 수정 2021-06-29 15: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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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와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한 남중국해 인접 바탐섬에 해경훈련센터를 걸립 기공식을 가졌다. [사진=안타라통신]


[인도네시아, 중국 견제 위해 美와 해경훈련센터 건설]


인도네시아와 미국의 군사적 유대가 대폭 강화되면서 남중국해를 겨냥한 중국 견제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남중국해와 말라카해협의 전략적 요충지인 리아우제도 바탐섬에 미국의 도움을 받아 해경훈련센터를 건설하기로 하고 지난 25일 착공식을 열었다”고 안타라통신과 CNN, 그리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28일 보도했다.


미국이 350만 달러(40억원)를 지원해 건설하는 이 센터는 중국 견제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착공식에 참석한 성 김 인도네시아주재 미국 대사(대북정책특별대표 겸임)는 "미국은 인도네시아의 친구이자 파트너로서 인도네시아가 역내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물심양면으로 돕고자 한다"며 "센터는 지역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양국의 지속적인 노력의 일부"라고 말했다.


이 센터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해경은 "해경 대원들의 능력을 향상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탐 해경훈련센터는 50명의 학생과 강사 12명을 수용할 교실과 숙소 등 시설을 갖추게 되는데, 중요한 것은 이 센터의 운영을 인도네시아의 방대한 영해와 배타적경제수역을 담당하는 해양안보국(Maritime Security Agency, 일명 바캄라 Bakamla)이 법무부와 안보부서의 지원을 받아 운영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인도네시아군 국제협력센터의 타티트 에코 윗작소노(Tatit Eko Witjaksono) 해군 소장은 “바캄라는 이 센터를 해상에서의 보안과 안전을 위협하는 도전에 대처하는 역량 강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해 이 센터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인도네시아의 국방력 강화를 지원하는 미국]


그렇다면 인도네시아의 해경훈련센터 건설이 중국과의 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SCMP는 “인도네시아의 해경훈련센터 건설은 남중국해에서의 영향력 다툼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인도네시아와의 최고 방위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재확인시켜 주었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성 김 대사도 “미국은 2014년 바캄라가 결성된 이후 인도네시아의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들과 싸우기 위해 다양한 군사장비와 기술 지원 등을 해 왔는데 이번 해경훈련센터 건설도 이러한 작업의 일환”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기랑 캠바라(Gilang Kembara) 연구원은 “해경훈련센터 건립은 미국이 인도네시아의 가장 확고한 국방 및 안보파트너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오랫동안 인도네시아를 지켜 온 미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SCMP에 말했다.


기랑 연구원은 이어 “미국은 인도네시아에 단순한 재정적 지원뿐만이 아니라 해경훈련센터를 건설하고 군을 훈련시키며 해양 법 집행기관인 바캄라를 지원함으로써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랑 연구원은 “미국의 지원은 바캄라의 미래를 밝게 해 줄 것”이라고도 했다. 후원자로서 미국이 있다는 것을 든든하게 여긴다는 의미다.


특히 인도네시아 해군이 해양법을 실질적으로 집행하는 바캄라의 권한을 강화함으로써 경찰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이러한 지원은 바캄라의 역할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미국은 인도네시아에 대한 군사교육 및 훈련과 안보적 차원의 지원을 위해 3900만 달러(약 446억원) 이상 투입해 왔다. 더불어 해상 보안 강화 등 국방기관의 역량 강화를 위한 특별지원으로 500만 달러(약 57억원)를 지원한 바 있다.


[미국에 기울어진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국가로서 경제적으로는 중국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지만 안보만큼은 철저하게 미국 쪽에 기울어 있다.


싱가포르 국방전략연구소의 콜린 코 연구원도 “인도네시아가 경제적으로는 중국에 치중하지만, 국방안보 분야에서는 미국에 더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관계는 최근들어 인도네시아와 미국간의 합동 군사훈련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난다.


중국 또한 인도네시아와 국방 및 안보 분야에서 관계 증진을 시도해 왔지만 번번히 중국의 영토 야욕 때문에 인도네시아에게 실망만 안겨 주면서 결국 중국에게 거리를 두게 만들었다.


특히 중국과 분쟁이 일어나는 지역이 바로 바탐섬에서 북동쪽으로 떨어진 나투나(Natuna) 제도 주변으로 이 해역의 어업권을 두고 2016년부터 중국과 신경전을 벌여 왔다.


황금어장이자 천연가스 등 자원의 보고인 이 해역은 인도네시아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지만, 중국이 자국령으로 주장하는 '남해 9단선'(南海九段線)과 일부 면적이 겹친다.


중국은 과거 중국의 선조들이 남중국해 해역에서 조업을 해 온 기록이 있다는 이유로 남중국해에 U자 형태의 9개 선(구단선)을 그어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이 주장하는 9단선은 한마디로 전혀 국제법적 효력이 없는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다.


2013년에 필리핀이 중국과의 남중국해 분쟁에 대한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의 중재를 요청하여 2016년 7월에 상설국제중재소(PCA)가 남중국해에서는 200마일 배타적 경제수역을 선포할 수 있는 ‘섬(Island)’이 없으며, 모두 무인도로서 12마일 영해만 선포할 수 있고, 중국이 주장하는 ‘구단선’은 법적 효력이 없는 역사적 지도일 뿐이라는 중개판결을 내렸지만, 중국은 이에 승복하지 않고 지속해서 역사적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중국의 무리한 야욕이 인도네시아와도 충돌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해 9월에도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남중국해 협력'을 강조했지만, 돌아서자마자 중국 해안경비선이 나투나제도 인근 영해를 또 침범하면서 중국과는 냉기류가 흐르기도 했고 이런 연고로 인도네시아는 미국에 더 기울어지게 된 것이다.


▲ 말라카해협


[미국이 인도네시아에 공을 들이는 이유?]


그렇다면 미국은 왜 이렇게 인도네시아에 공을 들이는 것일까? 좀 더 폭을 넓혀 보자면 미국이 인도네시아와 바로 옆 나라인 말레이시아, 그리고 싱가포르 등에 집중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바로 말라카 해협 때문이다.


말라카 해협은 말레이 반도와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섬 사이에 형성된 약 800km 정도 되는 좁은 해협으로 인도양과 태평양을 연결해 주는 핵심 교통로이다.


매년 7만 5000척 이상이 통과하는 말라카해협은 전 세계 해상운송량의 40%가량을 감당하고 있는데 원유만 해도 중국과 일본은 80% 이상, 한국은 99%를 이곳을 통해 수송한다. 유조선은 수에즈운하의 3배, 파나마운하의 5배에 이를 정도로 원유 수송량이 많다.


오늘날 세계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말라카해협은 도버해협-지브롤터해협-수에즈운하-희망봉과 함께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해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말라카 해협의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다. 이 해협의 폭이 짧게는 65km, 길게는 249km까지 되지만 실제 배가 통행할 수 있는 통로만 보자면 가장 좁은 곳은 2.8km밖에 되지 않고 수심도 25m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초대형 선박들이 안전하게 통행하려면 최소 23m가 보장되어야 하는데 아슬아슬하다 좋을 정도로 협로라고 보면 된다.


만약 이 해협이 사고가 나서 봉쇄되기라도 한다면 중국과 한국, 일본은 당장 엄청난 치명타를 입게 된다.


그래서 중국은 말라카해협의 안보적, 지정학적 이유 때문에 한때 말라카해협을 대체하는 태국의 크라 운하를 구상하기도 했었다. 실제 지난 2015년에 중국과 태국은 '아시아판 파나마 운하'로 일컬어지는 크라 운하를 건설하기로 합의까지 했었다. 길이 102㎞, 폭 400m의 새 바닷길을 내는 공정으로 280억 달러의 비용이 투입돼 10년에 걸친 공사를 할 예정이었던 것이다. 이는 중국의 일대일로와 맞물리면서 급물살을 타는 듯 했으나 200억달러 이상의 공사비 때문에 주춤한 상태다.


사실 중국이 태국에 크라 운하 건설을 추진하려 했던 이유는 경제 효과와 더불어 미국과 일본을 견제하기 위한 외교적 포석도 깔려 있다.


중국은 수입되는 석유의 80%가 미국과 싱가포르의 군사협정 하에 관리되고 있는 말라카해협을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싱가포르 외에도 미국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공을 들이는 근본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말라카해협과 이 해협의 끝인 싱가포르 해협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말라카해협이 전 세계 무역에 있어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그리고 싱가포르 등이 영해로 선포할 수도 있었지만 해양법에 따라 국제수역으로 못박아 버린 것이 말라카해협과 싱가포르 해협이다.


그러나 이는 평화로운 시기에 해당되는 말이다. 만약 중국이 무력으로 남중국해를 모두 점령한 후 자신들의 영해로 선포하고 한국이나 일본 선박들의 항행을 방해하게 된다면 미국 또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미 중국은 남중국해를 자신들의 방공식별구역으로 선포하려 하고 있다. 항공기의 자유로운 통항을 막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그 다음 수순은 남중국해의 내해(內海)화다.


이 남중국해를 무기로 대만은 물론이고 한국과 일본의 해상항로를 봉쇄하면서 목을 조르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그런데 중국의 이러한 흉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말라카해협 봉쇄다. 만약 중국이 남중국해를 내해화하면서 통항(通港)의 자유, 곧 항행의 자유를 막는다 할지라도 말라카해협을 봉쇄해 버린다면 중국의 내해화된 남중국해는 그야말로 육지안의 호수와 다를 바 없는 의미없는 바다가 되어 버린다.


말라카해협 봉쇄에 이어 이미 미국이 장악하고 있는 바시해협, 그리고 일본과 대만을 잇는 난세이제도를 막아 버린다면 중국은 완전 고립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당장 중국의 원유 수입 80% 가량이 중단되면서 엄청난 위기로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그러한 문제를 대비하려고 태국에 크라 운하를 구상했던 것이다.


[중국과 점점 멀어지는 말레이시아]


이러한 말라카 해협의 또다른 지배자인 말레이시아 역시 중국과는 날선 대결 구도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1일 중국 군용기 16대가 말레이시아 해상구역과 비행정보구역을 넘어 들어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지역을 비행하는 바람에 말레이시아가 발칵 뒤집히는 일이 발생했다.


중국이 일방적으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말레이시아의 루코니아 암초(중국명 베이캉안사; 北康暗沙)를 노린 도발로 말레이시아는 여기고 있다.


[중국이 야욕을 버리지 않는 한 평화는 없다]


결국 문제는 중국이다. 중국이 그야말로 허접한 논리로 남중국해를 내해화하려는 시도를 포기하지 않는 한 동북아시아의 평화는 있을 수가 없을 것이다.


중국이 힘을 키우고 더불어 그 힘을 이용해 주변국들을 심리적으로 복속시키면서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려는 그 중국의 속내를 이젠 주변국들이 다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미국은 그러한 중국의 야욕을 막아내기 위해 지금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에 엄청난 노력을 쏟고 있는 것이고 필리핀과 베트남과도 관계 강화를 계속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중국의 성장을 가로막는 중국 인민의 적은 미국도, 다른 누구도 아닌 중국 공산당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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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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