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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아프리카 정부 건물 지어주고 도청했다! - 중국이 지원한 아프리카연합 건쿨, 도청장치 발견 - 청사내 모든 자료들 中서버로 보내졌다는 사실도 확인 - 자금 지원 대가로 각종 외교적 뒷거래 이뤄지는 듯
  • 기사등록 2021-05-26 15:13:47
  • 수정 2021-05-27 08: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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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디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에 있는 아프리카연합(AU)본부 건물, 중국의 자금 지원으로 이뤄진 이 건물에 중국이 설치한 도청장치 등이 발견돼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아프리카연합]


[아프리카 정부 시설 지어 주며 생색내는 중국]


중국이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 전략의 일환으로 아프리카에 정부 및 의회 건물, 경찰 본부, 군 주택, 대통령 궁을 건설하고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관계 강화를 돕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들 건물들에 도청장치를 설치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3일 “중국이 아프리카에 새로운 정부 시설을 건설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당국은 아프리카의 외교부 본부에서 대통령궁에 이르기까지, 대륙 전역에 걸쳐 사업을 후원하고 있는데, 이들 건물들에 중국 정부 당국에 의한 도청의 위험과 중국으로부터의 부채 상환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에 의하면 “중국은 지난 1월 콩고민주공화국의 정부청사 건물 건축을 약속했고, 5월에는 케냐의 외교부 건물도 지어주기로 약속했다”면서 “이디오피아에 있는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본부 건물도 약 8천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건축해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케냐 외교부는 또한 지난 5월 13일, 나이로비에서 열린 행사에서 중국 대사관이 버스 2대를 기증해 국방부에서 사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하여 마차리아 카마우 장관은 "우리는 새 부처 본부 건설을 지원해 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에 특별한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대륙의 정부 건물 등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아프리카 순방 중 콩고민주공화국 외교부 본부의 재정비와 관련해 자금 지원을 해 주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SCMP는 이렇게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해 대통령궁과 국회의사당 등의 건물 신축이나 개축에 보조금을 지원하거나 무이자 대출을 통해 비용 지원을 하는 것은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 정부의 핵심적 외교 사안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러한 중국 외교에 대한 호응도 컸다. 그래서 노스캐롤라이나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의 정치 및 국제문제 조교수인 리나 베납달라(Lina Benabdallah) 같은 이는 “케냐의 새 외무부 청사가 양국간의 긴밀한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 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은 현재 짐바브웨의 하라레에서 북서쪽으로 약 18km 떨어진 햄프든 산에 미화 1억 4000만 달러 정도를 투입해 6층짜리 국회의사당 건립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을 포함해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 대대적인 자금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러졌다.


잠비아에도 중국은 2022년까지 아프리카 연합 국가원수회의를 개최하는 데 사용될 새로운 국제회의센터 건립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의 아프리카 지원, 순수하지 못했다]


문제는 중국의 이러한 아프리카 지원이 순수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우선 일례로 중국은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 남쪽에 ‘아프리카질병통제본부(CDC)’를 만들어 주기로 했는데 미국은 중국 자본에 의한 CDC 건축에 적극 반대하는 뜻을 표명했다.


중국이 자금을 지원해 주는 대가로 아프리카의 CDC운영에 중국이 개입하는 것 자체가 저의가 있으며 중국은 이 기회를 통해 아프리카의 유전체 자료를 스터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일축했지만 그 의구심은 가시지 않고 있다.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CDC 건물은 지난해 말부터 지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중국의 아프리카 정부 관련 건물 신축을 왜 저렇게 적극적으로 해 주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리기 시작했다. 중국이 약 2억 달러 정도의 자금을 지원하고 건설해 준 아디스아바바의 아프리카연합(AU) 본부에 도청 시설들이 심어져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프랑스 신문 르몽드는 익명의 AU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5년 동안 건물 내 컴퓨터에서 중국 서버로 데이터가 매일 밤 전송되었으며, 숨겨진 도청 마이크도 발견되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스팀슨 센터의 중국 프로그램 책임자인 윤선(Yun Sun) 은 “중국이 이러한 기술적 장치를 만들었으며 이곳의 중요한 데이터들은 백업을 위해 중국으로 자동 전송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윤선 연구원은 이어 “중국이 아프리카 지역에 외교관련 시설들을 지원하는 것 자체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것”이라면서 “반드시 이에 대한 문제들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증거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한 중국이 아프리카 지역의 정부 건물 자금 지원에 대해 함부로 거론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베납달라 교수는 “AU건물은 중국이 아프리카인들을 위해 건설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면서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의 참여를 비판하는 세력들에 대해 오히려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베납달라 교수는 “중국의 아프리카 건물 건축을 위한 자금지원을 거부하라는 외부의 압력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의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중국의 지원을 받는 것을 꺼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데 베납달라 교수는 중국의 지원을 통해 건설된 아프리카 정부 건물들이 두 가지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첫째는 도청 문제다. 아프리카 각국 정부의 건물을 지어주면서 해당 정부의 움직임을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는 도청 및 해킹 정치들을 통해 중국 정부가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중국이 지원한 자금을 아프리카 국가들이 어떻게 갚을 것인가의 문제다.


물론 아프리카의 자금 지원이 무상으로 많이 행해지지만 중국의 그러한 지원에 대한 대가를 아프리카 국가들이 다양한 중국의 외교적 압박에 의해 갚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베납달라 교수는 그것이 “어디선가는 국제기구 등에서의 투표로, 또는 유리한 거래로, 아니면 더 큰 양보로 귀결될 수 있다”고 봤다.


베납달라 교수는 그러한 “중국과 아프리카 국가들의 결탁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아프리카인들이 스스로 그러한 결정을 내릴 힘과 능력이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지워싱턴대 엘리엇국제문제대학원의 데이비드 신 교수도 “중국이 무상 또는 유상 지원을 통해 아프리카 대륙의 정부 건물들을 지어주고 있다”면서 모잠비크, 시에라리온, 우간다 등의 외교관련 부처 건물들이 건설되는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데이비드 신 교수는 “이런 건물들을 중국이 공짜로 제공한다면 이로인해 반드시 중국에 의한 이해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여기에 그러한 건물들이 도청당하거나 정보가 중국에 유출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통령궁이나 외교부처럼 외교를 다루는 건축물들의 경우는 당연히 도청당할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의 당근과 채찍]


최근들어 중국의 외교는 한마디로 전랑(戰狼·늑대 전사라는 뜻)외교로 대표된다. '전랑'은 2015년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홍보를 위해 만든 애국주의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2017년에는 2편이 제작됐다.


이는 곧 영화 제목 그대로 공격적 외교로 상대방과 싸우듯 외교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중국의 애국주의와 결탁해 중국내부에서 대대적인 호응을 얻는다.


이러한 전랑외교는 결국 국제적 통상관례에 따른 정상외교로는 제대로 중국이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할 때 일어난다. 그래서 상대국을 압박하고 협박하며 위협하는 그런 공격적 외교를 통해 중국인들에게라도 점수를 따려고 하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 시대의 외교방침인 도광양회(韜光養晦) 노선에 따라 중국의 외교관들은 신중과 절제를 덕목으로 삼았다. 도광양회라는 것 자체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몽'(中國夢)을 내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집권하면서부터 중국의 외교 방식도 확연하게 전랑외교 방식으로 바뀌었다. 막강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중국은 국제무대에서 적극적으로 중국의 뜻을 관철시키려는 외교를 해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그와 반대로 철저한 ‘당근외교’를 할 때가 있다. 최빈국이 몰려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해 지금 중국이 펼치는 외교가 바로 이것이다. 사실 일대일로 프로젝트 역시 자립 기반이 약한 국가들에게 도로나 항만 등의 시설을 만들어주는 계기로 외교 관계를 굳건히 다져가면서 경제적 지원까지 하게 되면 사실상 그 나라를 중국의 외교적 속국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중국이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에 대한 지원도 그러한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의 속내는 반드시 드러나도록 되어 있다.


이번 아프리카 외교 건물들에서의 도청 장치 발견 등이 바로 중국으로부터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여러 이익이 걸려 있어서 외교적 결별은 못하더라도 아무도 더 이상 중국을 신뢰하는 일은 중단하게 될 것이고, 이젠 경계해야 하는 나라로 추락하게 될 것이다.


중국의 당근외교는 이러한 상대적으로 빈곤한 국가들에게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세계 곳곳의 주요 인물들을 포섭하는 천인계획(千人計劃)으로도 나타난다. 단지 국가와 개인이라는 차원만 다를 뿐이다.


천인계획은 중국의 해외 고급인재 유치 프로그램으로 중국 정부의 ‘기술 도둑질’에 합법적인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이러한 천인계획에 포섭된 자들로 인해 미국이나 일본, 심지어 우리나라까지도 발칵 뒤집힌 일이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이 당근외교의 일환이다.


시진핑 주석은 집권하면서 “적극적 역할을 하라. 거침없이 상대를 압박하라”고 했다. 그러한 애국주의적 시진핑 리더십이 지금 중국의 외교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중국의 추락은 어디까지 일까? 그러한 외교적 이미지 추락이 가져올 몰락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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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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