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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 장기집권 가능할까? 4가지 시나리오 - 미중충돌의 직접적 원인이 된 시진핑 장기집권 욕심 - 중국의 정권교체 시스템을 무너뜨린 시진핑, 中몰락 단초 - 시진핑 3연임, 미-중간 충돌 상황이 결국 변수
  • 기사등록 2021-05-01 23:14:51
  • 수정 2021-05-01 23: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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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싱크탱크인 CSIS가 펴낸 시진핑 장기집권 관련 4가지 시나리오 보고서 표지


[미중충돌의 직접적 원인이 된 시진핑 장기집권 욕심]


미-중간 정면 충돌 상황에서 이를 완화하는 해법으로 미국내에서 거론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중국정권의 정상화’다. 다시 말해 시진핑 주석이 3연임을 넘어 장기집권으로 가려는 꿈을 포기하는 것으로부터 미국과 갈등 해소의 첫걸음을 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런 시점에서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지난 4월 21일(현지시간) 30쪽 분량의 ‘시진핑 이후: 포스트-시진핑 시대 후계자 계승을 위한 시나리오’(After Xi: Future Scenarios for Leadership Succession in Post-Xi Jinping Era) 보고서를 발표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내용은 바로 내년의 20차 당대회 이후 시진핑의 거취와 관련된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 부분이다. 그동안 시진핑 주석은 자신의 권위를 확고하게 다지느라 예측 가능한 권력 이양 시스템을 완전히 뭉개버리면서 중국 체제를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다보니 중국의 고위층들은 아예 후계구도에 대해 입 밖에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고 이러한 문제들이 미중관계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정권교체 시스템을 무너뜨린 시진핑]


사실 중국 내부는 끊임없는 권력다툼이 벌어지곤 했지만 그래도 1949년 중국 공산당 정권이 수립된 이래 최고지도자의 계승은 핵심 원칙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2012년 18차 전국 대표 대회 이전을 기준으로 봤을 때 지난 70년 동안, 중국 정치사에서 무난히 권력을 승계한 경우는 후진타오 단 한 사람뿐이었다. 마오쩌둥(⽑澤東) 시기에 후계자로 지목된 가오강(高崗), 린뱌오(林彪), 류샤오치(劉少奇), 화궈펑(華國鋒) 뿐 아니라, 덩샤오핑 재임 기간 중 후계자로 지목된 자오쯔양(趙紫陽), 후야오방(胡耀邦)까지 모두 안정적인 권력승계에 실패했다.


그러나 혼란스러웠던 지난 경우와 달리 미리 예고된 권력교체는 상당히 안정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은퇴 제도, 연령 제한과 같은 제도적 기반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다만 한 가지 우려스러웠던 점은 중국 정치의 지배적인 형태였던 ‘1인 영도체제’가 ‘집단지도체제’로 바뀌면서 권력의 순환체제가 정립되기는 했지만 이로인한 ‘파벌주의’로 인해 치열한 암투와 권력 기반을 단단히 하기 위한 방법으로 권력에 손질을 가하면서 종종 문제가 불거졌다.


그래서 덩샤오핑(鄧小平)은 1982년 헌법을 통해 국가지도자 직책 임기제를 실시해 마오쩌둥 종신 독재의 폐단을 끊으려 했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연령 상한 제도와 후계자 선정과정에서의 테스트 제도이다.


덩샤오핑은 1982년 부장급 이상의 간부들은 65세가 되면 지동적으로 퇴직한다고 규정해 지도부의 종신제를 폐지했다. 그리고 당의 주요 영도직의 경우 70세가 되면 해당 직위를 더 이상 맡지 못한다는 규정과 함께 정부 보직을 3번 연임할 수 없다는 규정을 두어 연령 제한을 명확히 했다.


이러한 규정에 따라 제18차 전국 대표 대회가 열렸던 2012년,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가 모두 1942년 생으로 70세를 넘겨, 더 이상 현 지위를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당연히 후계자를 미리 선정해 승계하도록 한 것이다. 이로써 2012년의 전국 대표 대회는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의 등장을 알리는 대회가 될 수 있었고 더불어 최고 권력의 순환제를 명확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후진타오는 1992년 최연소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되어 차세대 지도자로 세상에 알려졌다. 1998년에 국가부주석으로 승진했고, 1999년에는 중앙 군사 위원회 부주석으로 선출되었던 후진타오는 준비된 후계자임을 내외에 선포하였다.


후진타오와 함께 마지막 순간까지 경쟁을 벌였던 국무원 부총리 원자바오는 후진타오에게 대권을 내준 후 내각 총리로서 후진타오를 보필했다.


중국은 다음의 통치 세대를 미리 정치적, 행정적으로 육성한다. 후진타오도 정치국 상무위원, 국가부주석, 중앙 군사 위원회 부주석 자리를 맡으면서 후계자 코스를 밟아 왔다.


장쩌민이 이끈 3세대가 후진타오와 원자바오를 정부와 당의 중요 요직에 배치하여 후계자를 육성하였듯이, 후진타오가 이끄는 4세대 지도자들 역시 그들의 다음 세대를 스스로 육성하고 있었다. 후계자의 육성은 당의 중앙위원회 후보위원 선발 때부터 본격화된다.


1997년 제15차 당 대회가 열리기 전 중국의 중앙정부는 후계자 후보군을 선발하기 위해 “정치적 소질이 우수하고, 당성이 강고하며, 당 중앙의 방침과 고도로 일치하며, 대국적 관념을 보유하고 있을 것”, “제16차 당대회 개최 시점에서 나이가 50세 이하일 것” 등의 조건에 충족한 자들을 선발했다.


바로 그때 후보자 군으로 올라온 이들이 바로 5세대 그룹인 태자당의 시진핑(習近平, 1953년생)과 공청파의 리커창(李克强, 1955년생) 이었다.


이에 따라 제17차 전국 대표 대회는 정치 중앙무대에서 5세대 그룹의 등장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 대회에서 시진핑은 서열 5위의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리커창은 그의 뒤를 이어 선발되었다. 그리고 상무부 부장 보시라이(薄熙來, 1949년), 베이징 시장 왕치산(王岐⼭, 1948년생), 중앙조직부장 리위안차오(李源潮, 1950년생), 충칭시 서기 왕양(汪洋,1955년생) 등이 정치국 위원에 포진하며 5세대 정치그룹의 등장을 알림과 동시에 차기 주석 자리를 두고서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런 식으로 중국의 지도체재가 최소한 2018년 초까지만 해도 예측가능한 제도로 흘러가는 듯 했다. 당시 중국의 학자들은 이러한 최고지도자 권력이양 시스템을 강조하면서 이를 ‘세계적인 자랑거리’이며 ‘이러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서구사회의 민주주의 제도를 능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체제가 시진핑이 장기집권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일단 권력의 분점 체제부터 혁파해 갔다.


2017년에는 차기 권력구도의 핵심으로 떠오르던 공청단(共靑團·공산주의청년단) 계열의 후춘화(胡春華)를 정치국 상무위 명단에서 배제시키면서 후계 구도에 끼어들지 못하도록 막았고, 더불어 후춘화와 같이 차세대 지도자로 커오던 상하이방 계열의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를 부패혐의로 체포해 낙마시켰다.


이어 시진핑은 2018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헌법을 수정하여 ‘국가주석의 임기는 2기(10년)로 제한한다’는 조항을 삭제해 버렸다. 원래 임기에 따르면 시진핑은 2022년 말 물러나야 한다. 하지만 헌법 개정으로 그는 5~10년 더 집권할 수 있고, 심지어 2035년까지 수렴청정 형태로 권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결국 시진핑의 장기집권 욕심으로 인해 덩샤오핑(鄧小平) 시대부터 굳어져 온 공산당 집단지도체제, 즉 7~9인의 정치국 상무위원이 권력을 분점하는 전통을 파괴하고,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의 일인통치체제로 되돌아가는 퇴행(退行)을 한 것이었다.


[시진핑 3연임? 미 싱크탱크가 제시한 4가지 시나리오]


중국의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면서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펴낸 보고서, 곧 2022년의 시진핑의 연임과 관련된 보고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단 이 보고서에서 제시한 4가지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시나리오 1) 시진핑이 권력을 이양한다.

시나리오 2) 시진핑이 3연임으로 간다.

시나리오 3) 시진핑이 도전을 받거나 쿠데타를 당한다.

시나리오 4) 시진핑이 급사하거나 행동 능력을 상실한다.


*시나리오 1: 시진핑이 권력을 이양한다.


그동안 시진핑이 행해왔던 행적을 감안한다면 권력 이양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그럼에도 권력 이양을 염두에 두는 것은 이미 그동안의 권력강화를 통해 확고한 리더십을 확보했기 때문에 20차 당대회에서 현 정치국 상무위원 중 한 명에게 3개 최고 직함 중 최소 2개, 즉 ‘중국공산당 총서기’와 ‘군사위원회 주석’ 자리를 넘겨 줄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하는 관측도 나오는 것이다. 사실상 완전한 권력이양이라기보다 수렴청정이 가능한 최고권자 이양이지만 그럼에도 외부세계에 그동안의 중국 시스템대로 권력이양을 했다고 보이게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러한 시나리오를 예측하는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는 본인의 안전 때문이다. 사실 순조로운 권력 이양 시스템은 권력의 향방을 예측 가능하게 해 쿠데타 가능성 차단한다. 이는 결국 지도자 자신에게도 안전 보장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시진핑이 장기집권 체제로 간다면 당연히 시진핑을 향한 쿠데타나 암살 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그러한 조짐도 보인다. 그래서 시진핑이 형식상의 권력 이양을 하게 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럼에도 시진핑은 자신의 안전을 확고하게 보장해 줄 후임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숙고가 필요할 것이다. 이미 대대적인 부패척결 운동으로 시진핑은 적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2) 시진핑이 3연임으로 간다.


이는 현재 상황으로서는 가장 유력해 보이는 시나리오다. 현재 시진핑의 움직임이나 권력 강화 책동 등을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시나리오 3): 시진핑이 도전을 받거나 쿠데타를 당한다.


미 CSIS가 예측한 세 번째 시나리오가 과연 중국 같은 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을까? CSIS는 완전히 불가능한 공상은 아니라고 본다.


시진핑은 지난 2016년 발표한 내부 담화에서 ‘당 파괴와 분열’을 위한 ‘정치 음모 활동’을 언급하면서 쑨정차이와 저우융캉(周永康) 등이 “당의 영도권과 국가 정권 찬탈을 꾸몄다”고 고발했다.


지난 1월에도 시진핑은 베이징에서 열린 19기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앙기율위) 5차 전체회의에서 “일부 부패 분자들이 당과 국가의 권력을 훔치려 한다”며 부패 척결을 거듭 강조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사통신과 중국 관련 전문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특히 반중매체인 대기원시보는 “시진핑이 당 내부 실상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그만큼 중국 공산당 내부의 권력 투쟁이 격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정리했다.


특히 미국과의 심각한 충돌 상황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엄청난 위기로 몰리고 있으며 만약 대만의 독립 문제 등이 구체적으로 표면화된다면 당연히 시진핑 진영은 위기에 몰릴 수밖에 없다.


물론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모든 권력을 초집중화한 상황에서 쿠데타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 시나리오 4) 시진핑이 급사하거나 행동 능력을 상실한다


시진핑은 올해 67세로, 줄곧 흡연을 하는 데다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과체중 문제도 있다. 물론 시진핑의 건강 관련 정보는 거의 노출되지 않는다. 중국은 시진핑의 건강 상태에 관한 보도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뇌졸중이나 심장병 등의 시진핑의 건강 이상설은 중국 주변국들의 매체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단골메뉴이기도 하다. 특히 시진핑 주석은 독살 당할 것을 우려해 철저하게 감시하고 이를 관리한다고 한다.


CSIS는 만약 이러한 경우 포스트 시진핑 체제가 들어서기까지 엄청난 혼란을 우려했지만 가능성 자체가 너무 떨어져서 더 거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미-중간 충돌 상황이 결국 변수]


그 막강했던 청(淸)나라가 무너졌던 것은 ‘오만’과 ‘고립’ 때문이었다. 특히 최전성기였던 건륭제 시기에는 ‘우리가 세상의 중심이고 가장 우월하다’ ‘땅 크고 물산이 풍부해 있어야 할 건 다 있다(地大物博 應有盡有). 너희들과의 교역은 필요치 않다’ ‘우리가 베푸는 은혜를 입고 싶으면 우리의 규칙을 따르라’는 식으로 그 오만함은 하늘을 찔렀다.


그렇게 자신이 최고인 줄 알았던 청나라의 오만함이 스스로 쇄국을 청했다. 외부와의 교류를 아예 끊고 홀로 독야청청했던 것이다. 당시 일본은 외부의 충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학습의 기회로 삼음으로써 근대화에 성공했지만, 중국(淸)은 외부 자극에 적대감을 보이고 더욱 폐쇄적으로 국가를 운영함으로써 발전의 기회를 놓쳤다.

그로인해 청나라는 결국 19세기 후반 제국주의 열강의 힘에 의해 개방을 강요당하고 국토를 분할당하는 수모를 겪게 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 중국은 어떠한가? 오만한 ‘중국몽’으로 인해 미국과의 충돌이 격화되면서 스스로 고립이 아닌 미국 등의 민주주의 연대에 의한 ‘타의적 고립’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내수시장 활성화를 통한 국내 순환의 기초 위에서 대외무역의 공급사슬을 조화시켜 코로나19의 충격을 극복하겠다는 이른바 ‘쌍순환(雙循環)’이라는 것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전 세계로부터의 왕따를 자초한 결과다. 그럼에도 중국 특유의 오만함은 하늘을 찌른다. 그것이 전랑외교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중국이 어쩔 수 없는 고립으로 말미암아 경제를 내수시장에 의존하고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고립되어 변방으로 밀려난다면, 한 세기 전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스스로 최고라는 착각 속에 살았던 청나라와 비슷한 길을 갈 수 있다.


시진핑은 이미 황제가 되었다. 그러나 그러한 ‘권력의 집중’이 거꾸로 중국 사회를 비효율과 인권침해, 폐쇄의 길로 이끄는 독(毒)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중국은 청나라가 망했던 그 길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100년 전 역사에서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한 시진핑 체제의 말로가 어떻게 될 것인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결국 중국이 ‘해체’라는 최악의 결과를 막는 유일한 길은 시진핑 주석이 최고의 권좌에서 스스로 내려오면서 다시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길로 돌아가는 길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듯 보인다. 그래야 미국과 중국이 다시 사는 길을 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중국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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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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