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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 “美패권 도전 안한다” 꼬리는 내렸지만... - 시진핑 연설, 지금 주국이 그만큼 위기에 빠져 있다는 반증 - 시진핑 연설, 구구절절 中책임 회피하는 거짓으로 가득차 있어 - "美가 中핵심이익 유지시 中, 美패권 도전 않는다" 의미
  • 기사등록 2021-04-21 12:42:36
  • 수정 2021-04-21 15: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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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아오포럼에서 연설하는 시진핑 중국국가주석 [사진=CGTN 캡쳐]


[시진핑 "中, 영원히 패권 추구·군비경쟁 안해"]


미-일정상회담 이후 미중 충돌이 점점 더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이 미국을 향해 "결코 미국 패권에 도전하지 않는다“고 선언해 발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20일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 기조연설에서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군비경쟁을 벌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개막식 연설에서 “중국은 어느 정도로 성장하는 것과 관계없이 영원히 패권을 잡지 않고, 확장하지 않으며 세력권을 형성하지 않고 군비경쟁을 하지 않을 것”이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은 평화, 발전, 협력, 상생협력의 기치를 들고 평화공존의 원칙에 따라 다른 국가들과 우호적인 협력을 추진하고, 신형 국제 관계를 구축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은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들과의 협력을 지속 추진하고 ‘코로나19 백신이 세계공공재가 되게 할 것’이라는 약속을 이행할 것이며 개발도상국들이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도록 더 많은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더불어 “중국은 계속해서 세계평화의 건설자, 전세계 발전의 공헌자, 국제 질서의 수호자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평등한 협상을 통해 상생협력의 미래를 열어야 한다”면서 “다자주의를 유지하고 글로벌거버넌스가 더 공정하고 합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엔을 핵심으로 한 국제체계, 국제법을 기초로 한 국제질서, 세계무역기구를 핵심으로 한 다자주의 무역체계를 수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미국을 강력하게 비난한 시진핑]


그러나 이어지는 연설에서 시 주석은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개별 강대국’이라고 지칭하면서 강력 비난했다.


시 주석은 특히 미국을 “걸핏하면 다른 나라를 턱으로 부리는(頤指氣使·이지기사) 나라”라고 지칭하면서 “내정을 간섭해서는 인심을 얻지 못한다”라고 했다. 이는 미일정상회담에서의 대만 문제 거론 등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여과없이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시 주석은 이어 “국제적인 사안은 함께 논의해서 결정해야 한다”면서 “한개 혹은 몇 개 국가가 제정한 규칙을 모든 국가에게 강요하게 해서는 안 되고, 개별국이 시행하는 일방주의가 세계적인 리듬이 되게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계에는 공도(公道)가 필요하지 패도(覇道)가 필요하지 않다”면서 “대국은 대국의 태도를 갖춰야 한다. 더 많은 책임과 담당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글로벌 경제 시대에서 개방과 융합은 막을 수 없는 역사적 추세”라면서 “(국가 사이에) 인위적으로 벽을 세우고 '디커플링'을 추구하는 것은 경제 규칙과 시장 질서에 어긋나고 자신과 타인에게 모두 피해를 입힌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또 "코로나19 사태를 거쳐 세계인들은 냉전적 제로섬 게임 사고 방식, 그 어떤 신냉전과 이념 대립 행위를 반대해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했다"면서 “국가와 국가는 평등, 상호존중해야 하며, 타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은 인심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중국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에 대해서도 "모두 함께 걸어가는 밝고 희망찬 대로이며 일부 국가들에게 속한 좁은 길이 아니다"면서 "관심 있는 모든 국가는 참여할 수 있고, 함께 이익을 공유할 수 있다”고 애써 강조했다.


[시진핑의 강온 양면전략 의미]


시진핑 주석의 바이오포럼 연설은 한마디로 강온 양면 전략이 다 담겨 있다. ‘미국의 패권적 지위에 도전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미국을 향해 조목조목 비판하는 내용도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진핑 연설을 뜯어보면 지금 중국이 느끼는 위기 의식이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사실 이날 시주석의 연설은 지난 2월 2일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이 미국 비영리단체 미·중관계전국위원회가 주최한 화상 연설에서 “중국은 미국 내정(內政)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의 영토 보전, 주권에 대한 간섭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한 내용을 연상케 한다.


당시 양제츠는 “중국은 미국의 국제적 지위에 도전하거나 (지위를) 대체할 의사가 없다”면서도 “미국이 제로섬 게임의 강대국 간 경쟁이라는 구시대적 사고를 뛰어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으로 중요한 시기를 맞은 중국과 미국은 이견(異見)을 통제하고 공동 이익을 확대해야 한다”며 거시경제 정책, 공중 보건 개선, 인적 교류 등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고 했다.


양제츠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 고위 관료가 미국인들을 상대로 직접 연설에 나선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양제츠가 결국 하고자 했던 말은 홍콩, 티베트, 신장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미국이 레드라인(한계선)을 침범하면 양국의 이해관계를 훼손할 것”이라고 했던 대목이다.


다시 말해 중국이 핵심이익으로 여기는 문제들에 대해 미국이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다면 중국 역시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던 것이다.


그런데 보아오 포럼에서의 시진핑 주석의 연설 역시 이 양제츠의 발언을 좀 더 장황하게 풀어냈을 뿐이다.


시진핑 발언의 핵심은 바로 미국이 민주주의연대 등의 동맹들과 함께 ‘탈(脫)중국 경제공동체’를 만들고 더불어 인권을 매개로 신장 위구르, 홍콩 등의 중국 핵심이익에 도전하는 일을 즉각 중단하라는 것이고 그리하면 미국의 패권에 결코 도전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를 역으로 중국은 미국의 패권에 결코 도전할 의사가 없으니 중국을 향한 정치·경제적 압박을 중단하라는 요구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의 이러한 발언은 그동안 중국이 주변국을 중심으로 취해왔던 ‘경제적 크기를 무기로 한 강압적 협박’들을 고려한다면 적반하장의 일방적 주장이라 할 것이다.


우선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완전한 거짓이다. 시진핑 사상의 첫 번째 지향점은 바로 ‘중국몽’이고, 그 ‘중국몽’이 가리키는 것은 ‘중화사상을 통한 세계 지배’다. 여기에는 당연히 미국을 뛰어넘어 세계 제1의 국가가 되겠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다.


그러한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대일로’라는 지정학적 연결고리를 전 세계에 펼치기 시작했고 중국의 경제적 힘을 이용해 주변국들부터 야금야금 중국화를 시도해 갔던 것이다.


또 중국의 그러한 야심을 펼쳐가기 위해 방해가 되는 세력이나 국가들에 대한 위협과 협박도 일삼았다. 우리나라만 해도 사드 배치를 이유로 대대적인 무역보복을 감행했다.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한국은 결국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3불’이라는 외교주권 포기하는 굴욕을 겪었지만 아직도 한한령은 해제되지 않고 있다. 이를 무기로 중국은 한국을 가스라이팅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발톱은 호주에게도 그대로 드러냈고 심지어 EU를 향해 무역보복을 하려다가 호되게 당했던 적도 있다.


그동안 중국이 경제적 무기로 전 세계를 향해 도발했던 기록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랬던 중국의 주석이 이번 보아오 포럼에서 “(중국은) 평화·발전·공평·정의·민주·자유의 전 인류 공동 가치를 선양”하는 나라라고 우겨댔다. 또 “한 나라 혹은 몇몇 나라가 제정한 규칙으로 나눠 남에게 강요하거나 개별 국가가 일방주의로 전 세계를 몰고 갈 수는 없다. 세계에는 공도(公道)가 필요하지 패도(覇道)가 필요하지 않다”는 말도 했다. 코미디다.


그런 말은 중국에게 전혀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아주 간단하게 ‘일국양제’를 전 세계에 강요한 나라가 누군가? 중국이 제정한 규칙 아니었던가? 그 일국양제를 무시하는 나라에 대해 중국은 어떠한 제재를 가했는가? 누가 그동안 일방주의를 밀어 붙이면서 다른 나라들에게 강요했는가? 바로 중국 아닌가? 시진핑 주석이 감히 그런 말을 입에 담을 수 있는가?


시진핑 주석은 또 “대국은 대국의 태도를 갖춰야 한다. 더 많은 책임과 담당을 보여야 한다”는 말도 했다.


그동안 중국에 대한 비판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중국(中國)은 역시 중국(中國)이다. 결코 대국(大國)이 될 수 없다”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중국 국호의 中은 ‘가운데 中’이다. “아무리 중국이 발버둥 쳐봐야 가운데밖에 못간다”는 것이다. 결코 大國이 될 수 없는 나라가 중국이라는 의미다. 왜 그런가? 중국이 취하는 정치·경제·외교 정책이 딱 그 수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한마디 덧붙이자면 길게 설명할 것도 없다. 코로나 19로 인해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 대해 중국이 과연 대국답게 행동했는가? 그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고 또 발생국에 걸맞는 행동을 해 왔는가? 전 세계에 대해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기는 한가? 아니지 않는가? 오히려 정반대로 자신들이 코로나19를 제일 먼저 극복했다면서 이제는 동승서강(東升西降)을 시진핑 주석이 앞장서서 설파하고 있지 않은가? 동쪽이 상승하고 서방은 가라앉는다는 그러한 주장을 시진핑 주석이 펼칠 때인가? 양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런 말 해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중국이 대국이 될 수는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하나 더, 시 주석은 이날 연설 서두에서 “나라와 나라가 공존하려면, 평등하게 대하고 서로 존중하며 신뢰를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그런 말을 하려면 우선 가슴에 손을 얹고 그런 말을 해도 되나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 시 주석은 한마디로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


묻자. 중국은 과연 한국을 평등하게 대했는가? 한국을 과연 존중했는가? 신뢰를 우선시했는가? 대답해 보라. 그동안 한국 정부를, 그리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중국은 어떻게 대해 왔는가? 문재인 정부 출범시 특사를 만난 바로 그 시점부터 시작해 한국이라는 나라를 막 대하고 하대하며 심지어 “한국이라는 나라는 과거 중국의 일부분”이라 말한 당사자가 과연 누구인가?


이러한 관점에서 시진핑 주석의 보아오포럼 연설에 대해 결코 조금이라도 점수를 주고 싶지 않다. 미국을 향해 고개를 숙였지만, 절대 패권 도전하지 않겠다고 말은 했지만 그러한 시진핑 주석의 말은 그저 지금의 위기를 잠시 모면하려는 수작이요 다가오는 사자의 무리 앞에서 애써 흘리는 눈물에 불과하다.


그만큼 시진핑 주석의 패권 도전 하지 않는다는 말은 의미가 전혀 없고 고려 대상도 아니라는 의미다.


아마도 지금 전 세계에서 중국의 입장을 동조해 줄 나라들은 북한이나 이란 같은 손가락으로 꼽을 몇 나라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일부 중국에 매몰된 '친중패거리'들 하고 말이다.


지금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反중국 물결이 그냥 일어나고 있는게 아니다. 심지어 그렇게도 친중정책을 펼치면서 중국에 고개를 숙여왔던 ‘문재인 보유국’의 대한민국 마저도 반중 물결이 거세다는 것은 결국 다 중국이 자초한 것이다. 그것을 왜 모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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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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