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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北 김여정의 허세, “美, 잠 설칠 일 만들지마라” - 김여정 대남담화 핵심, “대화 문 모두 닫겠다” - 김여정의 담화, 결국 미국을 향한 외침이다! - 김정은 최대 위기,美대북압박 ‘의미 없다’ 판단할 때
  • 기사등록 2021-03-16 15:15:37
  • 수정 2021-03-17 08: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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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사진=공동취재단]


[약 2개월만에 다시 입연 김여정의 담화]


북한 김정은 총비서의 여동생 김여정이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라는 제목의 대남 및 대미 비난 담화를 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새벽 15일 날짜로 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명의의 담화문에서 한국과 미국을 향한 거친 포문을 열었다. 김여정의 비난 담화는 지난 1월 12일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특히 김여정의 메시지가 최근 여러 차례 접촉 시도에도 북한이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백악관 입장이 발표된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에 접촉을 시도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며 "일본, 한국 등 동맹들에게 계속 조언을 구하고 새로운 접근 방식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여정, ‘한미군사훈련’ 관련 대남 비난]


김여정은 우선 지난 8일부터 진행 중인 한미군사훈련에 대해 “남조선 당국이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침략적인 전쟁연습을 강행하는 길에 들어섰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감히 엄중한 도전장을 간도 크게 내밀었다”고 반발했다.


김여정의 주요 발언은 다음과 같다.


“우리 당 중앙은 이미 남조선 당국의 태도여하에 따라 3년 전 봄날과 같은 평화와 번영의 새 출발점에로 돌아갈 수 있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이것이 해마다 3월과 8월이면 되살아나는 남쪽 동네의 히스테리적인 전쟁 연습광기를 염두에 둔 것이며, 북남관계의 마지막 기회로 될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경고였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남조선 당국자들은 늘 하던 버릇대로 이번 연습의 성격이 연례적이고 방어적이며, 실기동 없이 규모와 내용을 대폭 축소한 컴퓨터 모의방식의 지휘소 훈련이라고 광고해대며 우리의 유연한 판단과 이해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 이는 참으로 유치하고 철면피하며 어리석은 수작이다. 태생적인 바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늘 좌고우면하면서 살다나니 판별능력마저 완전히 상실한 떼떼가 되여버린것은 아닌지 어쨌든 다시 보게 된다.”


“우리는 지금까지 동족을 겨냥한 합동군사연습 자체를 반대했지 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해 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뒷골방에서 몰래 진행되든 악성 전염병 때문에 볼품없이 규모가 쫄아들어 50명이 참가하든 그 형식이 이렇게저렇게 변이되든 동족을 겨냥한 침략전쟁연습이라는 본질과 성격은 달라지지 않는다. 미친개를 순한 양으로 보아달라는것과 다름없는 궤변에 놀아날 상대가 아님을 아직까지 그렇게도 모를까.”


“우리는 인내심을 발휘하며 충분한 기회도 주었지만 남조선 당국은 또다시 온 민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 3월의 봄계절에 모두가 기대하는 따뜻한 훈풍이 아니라 스산한 살풍을 몰아오려고 작정한 것이다. 남조선당국은 스스로 자신들도 바라지 않는 ‘붉은선’을 넘어서는 얼빠진 선택을 하였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


“병적으로 체질화된 남조선 당국의 동족대결 의식과 적대행위가 이제는 치료불능 상태에 도달했으며, 이런 상대와 마주앉아 그 무엇을 왈가왈부할 것이 없다는 게 우리가 다시금 확증하게 된 결론이다.”


“현 정세에서 더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대남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남조선 당국과는 앞으로 그 어떤 협력이나 교류도 필요 없으므로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 기구들도 없애버리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고 이러한 중대조치들은 이미 우리 최고수뇌부에 보고드린 상태이다.”


“감히 더더욱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북남군사분야합의서도 시원스럽게 파기해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


“행동에는 언제나 결과가 따르는 법이다. 명백한것은 이번의 엄중한 도전으로 임기말기에 들어선 남조선당국의 앞길이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하게 될것이라는 것이다. 력사적인 우리 당 제8차 대회에서 명백히 천명된 바와 같이 대가는 노력한 것만큼, 지불한 것만큼 받게 되어있다.”


“남조선당국이 앞으로 상전의 지시대로 무엇을 어떻게 하든지 그처럼 바라는3년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김여정, 美 향해서도 경고 허세]


김여정은 이날 담화에서 미국을 향해 허세가 가득한 말들을 마지막에 꺼내 놓았다.


“이 기회에 우리는 대양건너에서 우리 땅에 화약내를 풍기고 싶어 몸살을 앓고있는 미국의 새 행정부에도 한마디 충고한다.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김여정 담화의 핵심, “대남 대화문 모두 닫겠다”]


야외기동훈련도 없이 철저하게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방어훈련을 진행했던 한미군사훈련에 대한 김여정의 담화는 사실상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다. 다시 말해 이번 한미군사훈련을 핑계로 남쪽과 완전히 대화의 문을 닫겠다는 통보인데 그러한 북쪽의 조치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북한은 문재인 정부의 대화 요구에 대해 철저하게 입을 닫았다. 우리 신문도 이미 북한측의 대화 거부, 특히 한국에 대한 증오심을 불러 일으키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교육과 선동을 통해 남북간에 모든 대화와 교류가 단절되었고 이러한 경향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내 지속될 것이라는 진단을 여러 차례 내놓은 바 있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까지 4년째 먹통인 상태임에도 이 정부는 지난 1월 12일 남북 간 비대면 대화를 위한 4억 원짜리 영상회의실 건설 입찰에 들어갔다. 그만큼 북한 정세에 둔감하다는 의미다.


김여정은 지난 1월 12일에도 북한 열병식 감시 활동을 한 우리 군에 대해 “이해하기 힘든 기괴한 족속들” “세상 사람 웃길 짓만 골라 하는 특등 머저리들”이라는 성명을 낸 바 있다. 당시 열병식은 8차 당대회를 마무리하는 성격으로 진행됐었다.


이번 김여정의 대남 비난 담화를 정리하자면 한마디로 지난 15일(현지시간)의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브리핑, 곧 “북한과 대화를 시도했으나 답이 없었다”는 발언에 대한 북한 나름의 응답이라 할 수 있다.


다시말해 북한은 그동안 미국과의 대화가 틀어질 때마다, 또는 미국과 협상의 진전을 바라지만 꽉 막힐 때 한국을 향한 비난 수위를 높이면서 미국의 관심과 변화를 촉구해 왔었다. 이른바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법이다.


지난해 3월, 미국과 북한간의 대화가 완전 중단되자 그 당시에도 김여정은 청와대를 향해 “겁먹은 개가 짖는다”고도 했다.


김여정에게는 만만한게 소위 ‘남쪽 정부’다. 아무리 거친 악담을 해도 조용한데다가 오히려 더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김여정의 남쪽을 향한 악담은 사실 남쪽을 향한 것이 아니라 미국을 향해 “우리가 볼모로 잡고 있는 한국을 해코지할 수도 있으니 알아서 행동해라!”는 경고라 봐야 하는 것이다.


[김여정의 담화, 결국 미국을 향한 외침이다!]


결국 김여정의 이번 담화는 미국더러 들으라는 계산된 악담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담화 맨 마지막에 “이 기회에 우리는 대양건너에서 우리 땅에 화약내를 풍기고싶어 몸살을 앓고있는 미국의 새 행정부에도 한마디 충고한다”면서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것이 좋을 것”이라고 한 문장으로 언급한 부분에 김여정 담화의 본심이 숨겨져 있다고 볼 수 있다.


괜히 ‘북한을 건들지 말라’는 것이다. 이 말을 역으로 해석한다면 “우리를 잘 달래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계를 만들어 보자”는 뜻일 것이다.


김여정은 바이든 정부에 ‘잠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말라’고 했지만 바이든 정부는 이미 ‘북한 비핵화’를 확실하게 추진할 것이고 이를 위해 대북제재도 강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아마 북한 인권 문제도 꺼내들 것이다.


이미 유엔을 중심으로 북한 인권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고 미 국무부는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북한 인권에 대해 너무 소극적이라며 강력하게 비판을 한 바도 있다.


분명한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북한 다루기는 지난 트럼프 정부때와는 차원 자체가 다를 것이라는 점이다. 외교안보라인 자체가 클린턴,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손발을 맞춘 베테랑 외교관들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대통령이 외교안보의 전면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외교안보 실무진용들이 사실상 대부분의 권한을 행사하며 북한 문제도 풀어나갈 것이다.


과거 2009년 북한이 광명성 2호 발사, 2차 핵실험에 나섰을 때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원하는 보상에는 분명하게 선을 긋고 ‘전략적 인내’로 응답했다. 그러면서 제재는 더욱 강화했다.


그런데 2021년의 북한 김정은이 또다시 핵무력 증강과 함께 도발에 나선다면 미국은 당연히 ‘달래기’가 아닌 ‘더욱 강력한 옥죄기’로 아예 김정은 정권의 숨통을 끊으려 할 것이다.


김정은의 최대 위기는 미국이 북한을 향해 숨통을 더욱 조일 때가 아니라 미국이 대북압박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할 때이다. 그 말은 김정은의 정권교체(레짐체인지) 말고는 다른 답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전에 김정은은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 아마도 이번 김여정의 담화는 미국을 향한 독설을 최대한 자제한 듯 보인다. 대신 남한을 향한 악담만 가득하다. 이는 아직도 미국과의 대화 여지 또는 미국의 간을 좀 더 보려는 의도로 읽혀진다. 아직까지 바이든 행정부의 대 북한 정책에 대해 분명한 단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과연 김정은의 대변인이라 할 수 있는 김여정의 이어지는 담화가 궁금해진다. 그것을 보면 북한이 미국과 어떠한 스탠스를 취하며 전략을 펼칠 것인지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김여정의 이어지는 대화가 또 미국을 향한 독설로 흐른다면 미북간 대화도 완전히 차단됐다는 것이고 이는 북한에게 기회의 창도 완전히 닫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김여정의 독설 가득한 담화는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남쪽을 향한 분노야 또 소위 ’남쪽정부‘가 “북한이 대화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엉뚱하게 반기면서 그마저도 넙죽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수준 낮은 남쪽의 행동은 김여정의 심기를 더욱 거스를 뿐이다. 김여정은 정작 남쪽을 향한 독설을 했지만 그것은 남쪽더러 들으라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향해 허세를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북한의 소통방식이다.


이러한 김여정의 ’돌 던지기‘에 미국은 어떻게 반응할까? 아마도 호들갑스러운 행동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느긋하게 북한의 행동을 지켜볼 것이다. 답답한 것은 미국이 아니라 북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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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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