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대만이 중국을 지우기 시작했다! - 여권 디자인 변경하면서 '중국인' 아닌' 대만인' 강조 - 새로운 여권 디자인에 대만인들 환호 - ‘탈중국’, 대만의 독립 행보는 계속된다
  • 기사등록 2021-01-13 14:26:53
  • 수정 2021-01-13 16:30:37
기사수정


▲ 새롭게 바뀐 대만 여권, 중국 흔적을 없앴다. [사진=대만 외교부]


[대만이 중국을 지웠다!]


대만이 본격적으로 중국(China)라는 이름을 지우기 시작했다. 대만은 11일 여권의 표지에 있던 ‘Republic of China’라는 국호를 대폭 축소해 대만의 국기 휘장 주위의 작은 원형띠에 조그맣게 삽입하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탈 중국’이미지를 분명히 표방했다고 홍콩에서 발행되는 빈과일보(Apple Daily)가 12일 보도했다. ‘Republic of China’ 글씨는 일부로 찾아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다.대신 타이완(TAIWAN)이라는 국호를 크게 확대했다.


이와 관련해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11일 여권 관련 담당 부서인 영사사무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새 여권은 기존 여권의 요소를 유지하면서 TAIWAN 글자를 확대해 대만의 변별력을 강화했으며 국가의 공식 명칭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여권 디자인 교체가 코로나 19 펜데믹 이후 대만인들을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으로 오해하는 일들이 잦아 여권 디자인 교체를 서두르게 되었다는 말도 했다. 즉, 전 세계 공항에서 대만인들이 중국인으로 오해받아 불필요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권 커버를 변경하면서 더 이상 중국 여권과 헷갈리지 않도록 분명한 구분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대만 외교부는 세계 각국에 새 여권 발행 사실을 알렸으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번 여권 디자인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인 지난해 7월 22일 입법부의 결의로 본격화되었으며 지난 8월말 디자인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은 이번 여권 디자인 개정과 함께 대만의 국적항공사인 중화항공(China Airline) 역시 명칭 변경과 함께 항공기 디자인도 모두 수정하기로 했다. 이 역시 대만의 가시성을 높이고 더 이상 중국과 혼동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고 대만 외교부는 밝혔다.


▲ 대만의 여권 변경과 관련해 설명하는 대만 외교부 간부들.[사진=대만외교부]


[여권 디자인 변경에 숨은 정치적 의미]


이번 대만 여권 디자인의 변경은 대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높이는 것 외에도 중국과의 완전한 결별, 곧 당당한 독립국가로 나아가겠다는 분명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난 2020년 총통과 입법원 선거에서 민진당의 압도적 승리가 대만 국민들의 뜨거운 독립 열망을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서 이러한 대만인들의 정체성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라도 분명한 의지를 다질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일단 ‘중화민국’이라는 국호는 대만인들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고, 대신 여권에서 China라는 이름을 사실상 삭제하면서 이를 Taiwan으로 대체해 중국공산당 정권과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따른 관점에서 보자면 중국공산당은 대만의 여권에서 ‘중화민국’의 4자를 삭제하기를 원하지만 이는 대만의 자존심과 같은 것이어서 삭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외국인들이 더 이상 중국의 China와 중화민국의 대만(Taiwan)을 혼동하지 않도록 변별력을 높이겠다는 것이 대만 정부의 의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새로운 디자인의 여권은 현재의 중국과 대만의 현실을 반영하면서 앞으로 대만이 나아갈 길을 명확하게 보여준 것이라 보면 될 것이다.


1987년 장개석 총통의 아들이면서 대만 총통을 지낸 장징궈((蔣經國 | Chiang Ching kuo)는 “나는 대만인이면서 중국인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했지만, 2020년 새 여권이 공개 된 후, 차이잉원 총통은 여권을 손에 들고 “우리는 대만인입니다!”라고 말했다. 이것이 새롭게 변경된 여권 디자인에 담긴 모든 것을 단적으로 말해 준다.


[환호하는 대만 시민들]


대만의 이러한 여권 교체에 대해 대만 시민들은 상당히 호의적이다. 언론들도 새로운 여권이 현재 중국의 여권과의 혼동을 줄이면서 대만인의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긍정적 반응들을 내놓고 있다.


대만 기진당의 천보웨이(陳柏惟) 입법위원(국회의원)은 “여권의 표지를 새롭게 바꾼 것은 이제 작은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것으로 세계가 대만을 알아볼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여권은 국가 주권의 표현이자 국민 의식의 집합체, 모두의 자랑”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의식은 중국에 맞서 독립노선을 추구하는 차이 총통이 연임에 성공한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만인 3명 중 2명의 비율로 자신을 ‘중국인’이 아닌 ‘대만인’이라 여기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반발하는 중국]


대만의 대대적인 여권 변경, 특히 본토 중국과의 차별화를 시도한 여권의 새로운 디자인에 대해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 대변인은 “대만이 어떤 작은 움직임을 보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그런 움직임으로는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대만의 여권 디자인 변경이 본격화되자 중국은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와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에게 대만인들이 새로운 디자인으로 입출국할 경우 입국 비자 신청을 받지 말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소식도 들렸으나 어차피 코로나 팬데믹으로 해외여행이 통제되면서 실질적 효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중국’, 대만의 독립 행보는 계속된다]


대만은 이미 탈(脫)중국을 하면서 사실상 독립의 길로 한발자국씩 나아가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과의 강력한 유대 관계를 더욱 깊숙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심지어 대만을 향해 전쟁 준비한다는 시진핑 중국 주석을 향해서도 “얼마든지 한판 붙자”고 되받아친다. 실제로 대만은 중국과의 전면전을 가상한 대규모 군사훈련도 실시했다. 여기에 대만을 지원할 미군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지원군도 속속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로 몰려든다.


그래서 대만은 내심 2021년을 중국으로부터 완전히 독립을 하는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 과연 그 바람이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들은 말한다. “우리는 중국인이 아니라 대만인”이라고 말이다. 대만의 새로운 여권 발행은 이러한 중국으로부터의 완전한 독립 행보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772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