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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2-18 20: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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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조선일보 주필, 편집인을 지냈던 신동호 전 조성일보 사장이 본지 논설위원인 이영일 전 국회의원에게 노재봉 전 총리의 글을 보내왔다. 이 글을 여기에 싣는다.



▲ 노재봉 전 국무총리



탄핵은 누구를 향하고 있나? 박근혜 탄핵? 그것은 아니다. 기만이다.      

박근혜 탄핵이 아니라 체제 탄핵이다. 

그 전략을 지휘하는 자들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는다. 


왜? 그것이 전복 전략이기 때문이다. 

음모는 캄캄한 밤에도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법이다.   

    

그런 인간들이 어디에 숨어 있을까? 

햇빛 밝은 날 바로 내 옆에 둥지를 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절대로 화를 내지 않는다. 무슨 얘기든 미소를 띠우며 환히 웃는다. 

그리고 속으로는 민족의 지도자라는 자부심에 가득 찬 인간들이다. 


역사를 바꾸기 위해서, 새로운 사람들 만들기 위해서 그들은 창조주처럼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아쉽다. 그들은 다른 손에 위한 도구들에 불과하다. 

체제 탄핵을 하고 나면, 그 다름에 당연히 따라오게 되는 숙청에 있어서 그들은 쓸모없는 도구로 낙인찍히고 없애버려야 할 살생부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다.


왜 그럴까? 간단하다.

세상이 바뀌고 나면 제일 먼저 공을 내세우며 대접을 고집하는 자들이 바로 

그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그때서야 그들은 내가 뭘 잘못했나를 생각하게 되고 

그리고 자아비판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총살의 이슬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왜? 진정 무엇을 잘못했기에! 물론이다. 

잘했지. 잘은 했는데, 그것이 일회용 도구였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왜 알 수 없었나?

그 똑똑하고 세상을 알고 역사의 끝을 아는 천재들이었는데. 

바로 그것이 문제인 것이다.


그 천재가 무엇을 잘못 배웠나? 

이데올로기가 현실이라고 착각한 것이 문제인 것이다.


그 문제인〔問題(문제)人(인))이 문재인(文(문)在(재)人(인)〕으로 발음이 어쩌면 그렇게도

딱 들어맞는지 희한한 일이다. 탄핵을 그제서야 자신을 겨냥한 것임을 알게 된다. 


그 착각은 누구에게 탓할 수가 없다. 

제가 한사코 제 무덤을 파는 것을 누가 말릴 수 있나! 


이데올로기의 올가미는 사람을 장님으로 만드는 것이며 주검으로 치닫게 만드는 것이다. 

불나비처럼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람이 우둔하지 않고서는 사람이 아니기도 하지마는 우둔에도 정도가 있는 것이다.

이데올로기는 또 무엇인가. 한가지 밖에 못 보는 광신자로 만드는 것이 그것이다.

그런 사람이 권력의 정상에 오를 때 그는 피 냄새를 수면제로 해서 잠을 청할 수밖에 

없는 형편에 부딪히게 된다. 


그러면 그 상태에서 어떻게 해방될 수 있을까. 방법은 간단하다. 


모두를 죽여 버리면 된다. 다 죽고 나서 무슨 재미로 대상없는 권력이 필요한가. 


광란은 그렇게 찾아온다. 이데올로기는 사람을 단세포의 존재로 변화시킨다. 

그런 인간에게 나라를 맡겨보면 어떻게 될까? 

바위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는 도리 밖에 달리 길이 없다. 


그런 상황으로 몰고 가는 인간들을 무엇이라 이름 붙여야하나? 

전체주의의 주구라는 것 밖에 달리 이름이 없다.

자신을 잃어버린 가엾은 존재들, 좀스런 존재들. 이왕 죽을 목숨임을 깨닫게 되었을 때

그들은 어떤 만세를 부르면 죽을 것인가. 들어줄 사람 없는 만세 말이다.


사람들을 얼마든지 속일 수는 있다. 그렇게 속이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기에게 

사기꾼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환상은 그렇게 태어난다. 


그 환상을 이기기 위해서는 한 가지 약 밖에 없다. 돈키호테처럼 살면 된다.

그리고 그 뒤 그는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다.


현실은 사라지고 환상만 충만한 것이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발 뿌리는 땅에 박고 있으면서 가도 가도 멀어지는 무지개에 짝사랑을 걸고 좇아가는 

처량한 무리들이 나라뿐인가 민족까지 탄핵하려 들고 있는 상황이 

지금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아닌가.


손대지 않고도 촛불이 뜨거운 것인지를 모르는 춤판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애국자들이다.


대륙의 끝자락에 두 개의 나라가 있다고 한다. 그 남쪽 반은 환상의 나라, 

다른 반쪽은 사기의 나라! 그래서 역사의 신이 그 모두를 탄핵으로 이끌고 있다. 


스스로 죽기란 살기보다 어려운데, 그것을 대신해 주는 역사의 신이 얼마나 고마운가! 

이런 때 소리쳐 부르는 것이 우리가 배운 만세인가 보네.


오 체제의 탄핵이여, 자살의 탄핵이여, 만세만세 만만세!  [2017년 2월 3일]

   

 


[덧붙이는 글]
[노재봉] 전 국무총리,청와대 비서실장, 서울디지털대 총장, 서울대 문리대 외교학과 교수 역임/ 정치학 박사(논문:"「토크빌」의 정치사상-철학적 기반"/뉴욕大)/한국일보 기자(견습5기) 역임 마산고~서울대 문리대 정치학과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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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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