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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이스라엘이 지목한 ‘악의 축’, 이란-북한 - 이스라엘, 아랍국가들과 관계정상화. 이유는? - 이란 도발하면 이스라엘은 북한을 친다! - 이스라엘-UAE간 아브라함 협정, 트럼프에겐 엄청난 호재
  • 기사등록 2020-09-21 13:02:19
  • 수정 2020-09-22 14: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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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이 중동국가들과 연이어 손을 잡고 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증인 자격으로 참석한 이스라엘-UAE 평화협정 협약서 교환장면 [사진=미 국무부]


[이스라엘, 걸프 아랍국과 잇단 수교, 목적은?]


이스라엘이 아랍에미리트(UAE)와 국교 수립에 합의했다. 1948년 건국 후 걸프 지역 아랍국과 수교하는 것은 72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의 중재로 지난 8월 13일 이뤄진 이번 합의는 이집트·요르단에 이어 세 번째로 아랍 국가와 국교를 맺게 되는 것으로 역사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두 나라가 이렇게 손을 잡은 것은 ‘공동의 적’인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UAE입장에서는 최대 위협인 이란을 막기 위해 또 다른 적국인 이스라엘과 손잡은 것이다.


그동안 UAE입장에서는 이란이 사실상 최대의 위협국이었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등 중동 군주국 대부분은 이슬람 수니파가 다수인 반면 이란은 대다수가 시아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사건건 이란과 충돌한다.


이런 상황에서 UAE는 이스라엘과 손잡고 反이란 연합을 강화할 전략적 필요성이 컸던 것이다. 앞으로 UAE는 이스라엘과 손잡고 정보기관인 모사드가 수집한 무슬림형제단 등 반정부 세력과 이란·예멘 반군 관련 정보를 미국을 통해 사우디·UAE와 공유하기로 했다.


이러한 중동평화안의 배후에는 미국이 있다. 미국은 UAE가 이스라엘과 손을 잡게 한 다음 군사강국으로 만들려 하고 있는 UAE에 대해 최신예 전투기 F35를 비롯해 첨단 무기 공급을 약속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이번 UAE와의 수교가 갖는 의미는 정말 크다. 우선 그동안 무조건 팔레스타인 편을 들면서 이스라엘과 적대적 관계를 유지해 오던 아랍연합을 허물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스라엘이 이란 바로 앞인 UAE에 군사거점을 마련하게 되었다는 것은 이란 견제를 위한 엄청난 소득 중의 하나이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이란의 핵시설 타격을 위한 중요한 포인트를 갖게 되었다는 의미다.


이러한 군사적 의미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부수효과가 엄청나다. 아부다비·두바이~텔아비브 직항편이 생기게 되면서 경제와 교역 및 관광 등 전 분야에 걸친 협력도 시작된다.


이번 중동평화협정의 공식 이름은 ‘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이다. 이스라엘과 아랍인들의 공동의 조상인 아브라함의 이름을 따 다시 한 형제가 되자고 말한 셈이다.


[이스라엘-UAE간 아브라함 협정, 트럼프에겐 엄청난 호재]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 역시 호재다. 특히 중동 평화를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외교안보적 재평가도 이루어질 전망이다. 당연히 유대인들의 적극적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발판을 만든 셈이다.


이젠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이스라엘과 손을 잡게 하려하고 있다. 여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쿠슈너가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대통령선거는 오는 11월 3일(현지시간)이다. 미국은 지금 UAE와 이스라엘간의 평화협정 최종문안을 중간에서 조율하고 있다. 그리고 10월쯤 두 당사국 정상을 미국으로 불러 트럼프 대통령이 가운데 선 대대적인 평화협정 조인식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동안 미국인에게 있어서 중동이란 항상 미국이 희생하고 전쟁이라는 단어가 겹쳐졌는데 그 중동이라는 이름에 평화가 붙는 엄청난 작업을 트럼프 대통령이 해냈다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는 또다른 ’옥토버 서프라이즈‘가 될 것이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 아니면 누가 노벨평화상 후보로 오를 만한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다.


▲ [그래픽=Israel national News]


[이스라엘, “이란의 핵개발 배후에 북한이 있다”]


이란은 시리아와 함께 이스라엘에게 있어 최대의 적이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핵무기 등을 개발하며 아랍권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고 당연히 이스라엘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수니파 이슬람 국가들에도 위협이 돼 왔다.


특히 이스라엘에게 있어 이란과 시리아의 핵무기는 눈엣가시였다. 문제는 이란과 시리아의 핵개발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은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이 이슬람 적대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사활을 걸고 막고 있다. 특히 이란·시리아가 '이스라엘 멸족'을 공언하는 상황에서 이들 나라에 핵·미사일 기술이 들어간다면 이스라엘의 생존이 정말로 위태롭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핵탄두를 400~500kg으로 소형화시키는 기술만 확보하면 인구 850만의 강원도 땅 크기의 이스라엘은 딱 2발이면 지구상에서 소멸되기 때문에 북한 핵의 완성은 이스라엘의 멸망이나 다름없다고 이스라엘은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북한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파키스탄 핵개발을 이끈 칸 박사가 북한·이란·시리아에 핵 기술을 넘긴 혐의도 이스라엘이 가장 먼저 포착했다. 북 핵무기·물질·시설 위치를 미국만큼 잘 알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2007년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요원들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브라힘 오트만 시리아 원자력위원회 위원장의 호텔방에 몰래 들어가 컴퓨터를 해킹했다.


이때 이스라엘은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됐다. 오트만 위원장과 북한과의 연계를 파악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시리아의 유프라테스 강가에 건설되고 있는 박스 모양의 건물이 북한의 영변 원자로를 복제한 것이란 것을 확인됐다.


이스라엘은 즉각적으로 행동에 옮겼다. 그리고 그해 9월 이스라엘은 그 건물을 포함해 시리아 핵시설을 ’외과수술식‘으로 타격해 제거했다.


7개월 뒤 미국은 '북한이 시리아의 원자로 건설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파괴한 원자로는 영변 원자로와 같은 모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부터 이스라엘은 북한과의 '그림자 전쟁(shadow war)'을 벌여왔다. 여기서 그림자전쟁이라는 이름은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출신 중동 전문가 제이 솔로몬이 지난해 유대인 전문 온라인 잡지인 '태블릿'에 기고한 글에서 나왔다.


그는 이 기고 글에서 "약 8000㎞ 떨어진 북한과 이스라엘이 지난 50여년간 '그림자 전쟁(shadow war)'을 벌여왔다"면서 "1960년대 이후 50여년간 이스라엘과 북한의 관계는 은밀한 적대감과 대리충돌로 정의된다"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스라엘 전·현직 당국자들은 '북한이 더 정교한 무기를 중동에 보급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군사행동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국익을 위해 북한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특히 북한에 대한 미국의 뜨뜻미지근한 해법에 대해 이스라엘은 불만이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이란과 시리아의 핵·미사일 개발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확인했는데 미국이 이렇게 북한을 그대로 방치하면 할수록 이스라엘은 위험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이탄 벤처 전 이스라엘 외무차관은 "미국은 북한 미사일을 해결한다고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스라엘은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는 데 (미국과) 같은 시간표를 갖고 있지 않다"며 "더 즉각적으로 행동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 2004년 5월 150여명이 죽고 1300여명이 다친 2004년 북한 용천역 폭발 사고가 이스라엘의 공작이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당시 사망자 중 북한과 핵 교류를 위해 방문하던 시리아의 핵과학자 10여명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다. 지난 4월 이스라엘이 시리아 군사기지를 폭격했을 때도 미사일 개발을 돕던 북한 과학자가 포함돼 있었다고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2011년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에서도 정부군이 사용한 화학무기가 북한의 기술로 만들어진 것으로 이스라엘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북한과 이란이 핵과 관련한 기술 교류를 통해 서로의 핵·미사일 기술을 완성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심지어 이란이 개발했다고 자랑한 사거리 2000~3000㎞ 탄도미사일 '코람샤흐르'는 크기와 모양이 북한의 '화성-10형' 미사일과 너무나도 흡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여기에 북한이 2017년 7월 4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과 3주 뒤인 7월 27일 이란이 발사한 '시모르그'란 우주로켓도 북한과 이란 두 나라의 합작품이라고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판단했다.


또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보 당국은 2006년 이후 실시한 북한의 6차례 핵실험에도 이란의 군 장교와 기술자들이 참석했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 “이란, 北과 핵무기ㆍ장거리 미사일 협력 재개” 보도]


이스라엘이 중동의 아랍국가들과 손을 잡으면서 反 이란 대열에 함께 서자 이란도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시작했다.


영국의 로이터통신은 20일 “이란이 북한과 핵무기 장착이 가능한 장거리 미사일 관련 협력을 재개했으며 올해 연말까지 핵무기에 필요한 핵물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분석이 나오자 미국도 즉각 21일 이란의 핵무기 및 미사일, 재래식 무기와 관련된 인사 20명 이상에 대해 제재조치를 발표한다.


물론 이에 대해 알리레자 미리우세피 유엔 이란 정부 대표부 대변인은 “미국의 ‘최대 압박’ 쇼는 비참하게 실패해 왔으며, 새로운 조치를 발표한다고 해도 이 사실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지만 미국이 점잖게 대응할 것 같지는 않다.


여기에 최근 이스라엘이 북한산 소형 핵무기 3발을 발견했다는 정보도 있다. 그러니 이스라엘은 더더욱 가만있지는 않을 것이다. 심지어 이스라엘 내에서는 미국을 대신해 이스라엘이 직접 군사적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까지 일고 있다. 만약 북한의 ICBM과 SLBM이 완성되고 핵탄두 소형화까지 완결된다면 이스라엘이 미국의 묵인과 협조하에 인도양 근처에 작은 섬 국가의 공항을 단기 임대한 다음 공군전력과 지원부대를 이전해 단독으로 북폭 작전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이스라엘의 대 이란 압박, 이란 대응 여부에 따라 확산 가능성도...]


미국은 북한의 핵보유 관련 내용보다 더 관심이 뜨거운 것은 이란이 북한의 핵기술을 이용해 핵무기를 갖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2015년 오바마정부 시절 유럽 5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과 중국이 참가한 이란핵협정(JCPOA)를 체결하게 한 것이다.


그런데 요즘 미국의 대 이란 대응이 심상치가 않다. 지난 7월 2일 미국 중앙정보부(CIA)와 이스라엘 모사드(Mossad)가 공동으로 이란 나탄즈(Natanz, Iran)에 있는 핵농축 시설에 대해 사이버 작전(Cyberoperation)을 실시하여 관련 시설들이 폭발하였다고 13일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이란 나탄즈 지역을 촬영한 상업위성 사진 판독과 미 정부기관 관료와의 인터뷰 내용을 근거로 7월 3일에 또 다른 폭발이 나탄즈 지역 핵관련 시설에서 발생했다면서 이는 이란의 미사일 관련 기지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러한 조치에 대해 군사전문가들은 이렇게 평가한다.


①미국이 그동안 이란에 대해 소극적 대응을 해 왔으나 공세적 태도로 전환했다고 보고 있다.


이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이란에 대선에 영향을 미칠 도발행위를 하지 말라는 경고로도 볼 수 있다.


②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더라고 오바마 전 대통령같이 협상 분위기로 돌이키지 말 것을 요구하는 이스라엘의 선제적 조치로 분석된다.


그래서 이스라엘 정부는 모사드 요시 코헨 국장의 임기를 연장하면서까지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개인적 인연을 동원하여 미국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③이란의 핵개발에 대한 이스라엘의 우려 때문이다.


2018년 1월 이스라엘 모사드의 이란 테헤란 핵시험연구소에 대한 습격작전에서 핵무기를 비밀리에 개발하고 있었다는 각종 증거가 입수된 바 있는데,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 의욕을 영원히 제거할 수 없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여기에 연계되지 못하도록 막으면서 이란의 핵무기 보유 계획을 지연시키거나 제한되도록 하는 것 이외는 별다른 방안이 없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에 대한 이란의 대응이다.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란은 이에 대해 침묵하고 있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행한 사이버작전에 대해 보복을 준비하고 있을 것으로 서방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만약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행한다면 그때는 다시금 전 세계가 출렁거릴 수 있다. 단순하게 중동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까지 연루된 사건으로 확장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북한이 이란과의 장거리미사일 프로젝트 협력을 재개했다는 뉴스 타전이 우리도 주목하게 만든다. 이스라엘이 진짜 움직인다면 이는 미국과 분명히 차원이 다를 것이다. 이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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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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