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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2-06 10: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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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1858년 최초의 원양항해용 철갑함 갖추고, 함정 건조의 부문에서 결정적인 주도권 장악
-21세기 건함경쟁은 항공모함 건조가 초점… 중국이 떠오르지만 19세기 프랑스와 달리 약점 많아
-중국이 설정한 ‘도련선’ 생각하면 결국 미래 어느 시점에서 남중국해나 동중국해에서 해전은 필연


7년 전쟁 이후 프랑스는 노심초사하며 해군력을 강화했습니다. 그래서 1700년대 100년간 주로 네덜란드, 포르투갈, 프로이센 등과 연대하여 프랑스와 4차례에 걸친 전쟁을 벌여온 영국이 유일하게 패배한 사례가 미국독립전쟁입니다. 그러므로 1760년대 10년간에도 건함(建艦, naval construction) 경쟁은 존재했던 것입니다.

 

이는 나폴레옹 전쟁에서 프랑스가 최종 패배하고 나서도 다시 반복됩니다. 크림전쟁 직후인 1859년입니다. 왜 폴 케네디가 ‘팍스 브리타니카’를 1859년에 마감하는 것으로 해양력 시대구분을 하는지 명백합니다. ‘증기선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제 프랑스가 영국을 ‘앞서는 것 같은’ 조짐이 나타난 것입니다.

 

‘지중해와 홍해에서 태평양에 이르는 그리고 인도차이나에서 라틴아메리카에 이르는 프랑스 식민지 정책은 프랑스인이 영국의 영향력에 도전하고 싶은 바람을 통일된 테마로 갖도록 만든 것처럼 보였다.’ [폴 케네디, 김주식 옮김(2010). <영국 해군 지배력의 역사>, 한국해양전략연구소. 323쪽 12-15줄]

 

패전국 프랑스가 1850년대에 이르면 거의 패전의 상처를 딛고 국가위신의 회복에 이른 것처럼 보입니다. 1854년 러시아가 강력하게 남하하면서 영토를 확장하고 다시금 서유럽을 위협하는 것처럼 보이자, 영국은 ‘과거의 강적’이었던 프랑스와 함께 오스만 투르크를 지원하게 됩니다. 크림전쟁에서 사르디나까지 참전하여 승리를 거둡니다. 하지만 영국은 너무도 오래 지속된 ‘팍스 브리타니카’ 탓인지 육군이 완전히 무기력해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크림전쟁은 거의 프랑스군이 주도했습니다. 승리의 견인차가 된 프랑스군은 1840년대 10년간 증기전함 건조를 실행해서, 크림전쟁 직후였던 1859년 이제 영국을 바짝 추격하는 해양력을 보유하게 됩니다.

 

‘1859년 프랑스 함대가 51척의 전열함과 97척의 프리깃함을 보유했던 것에 비해, 영국 함대는 총 95척의 전열함과 96척의 프리깃함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영국의 주력함 중 많은 척수는 폐함 상태에 놓여 있었다. 게다가 프랑스는 1858년 최초의 원양항해용 철갑함인 글루아르함을 준비해 놓았다. 프랑스는 함정 건조의 부문에서 결정적인 주도권을 장악한 것처럼 보였다.'(위의 책, 323쪽 15-20줄)

 

최초의 철갑함이 프랑스에서 건조된 것입니다. 다시금 건함 경쟁의 물결이 유럽을 휩쓸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증기전함 시기의 해전은 동아시아의 황해 해상에서 벌어지니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일본과 청나라의 풍도해전이었습니다. 크림전쟁으로 유럽의 G2였던 영국과 러시아가 국력을 소모하고 잠시 내정에 몰두하는 사이 프랑스가 유럽의 균형자처럼 등장했지만 이 틈에 이탈리아와 독일이 통일된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증기전함끼리의 해전이 없었고 청일전쟁에서의 풍도해전(1894년), 러일전쟁에서의 동해해전(1905년)이 대표적인 해전으로 기록되었던 것입니다. 동해해전 직후 증기전함은 이제 디젤전함으로 옮겨가면서 드레드노트급 거대 전함의 시대로 다시금 건함경쟁이 전개됩니다. 이때 경쟁에는 프랑스가 아닌 독일이 뛰어들게 됩니다. 프랑스는 보불전쟁 패배 이후 완충국에서 이제 거대한 강대국으로 성장한 통일독일을 상대하느라고 400년 적수 영국과 본격적으로 손을 잡으면서 오히려 영국의 지도를 받는 나라가 됩니다.

 

프랑스는 보불전쟁으로 영국과 증기함 시대의 해상경쟁을 종료했습니다. 독일은 통일 이후 증기함을 건너뛰고 곧바로 드레드노트급 전함의 시대에 건함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이 경쟁은 제1차 세계대전의 유틀란트 해전에서 독일이 한번 꺾이고, 대서양 해전에서 두 번째로 완전히 꺾이는 것으로 종료됩니다. 러일전쟁 승전 직후 해양력 경쟁에 뛰어든 새로운 강자 일본이, ‘항공모함의 시대’에 영국을 앞서게 됩니다. 결국 미국과의 레이테만 해전에서 꺾이는 것입니다.

 

▲ 21세기의 건함경쟁은 항공모함 건조로 나타납니다


21세기에 이 건함경쟁은 항공모함 건조로 나타납니다. 러시아는 셰일석유 때문에 경제가 아주 취약해진 상태입니다. 그래도 핵추진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있습니다.영국은 여전히 세계 제2위 수준의 해양력을 보유합니다. 프랑스와 독일은 나토군의 일부로 해군을 운용합니다. 그래서 21세기 건함경쟁의 초점은 아무래도 중국입니다. 하지만 중국의 건함 상황은 1859년의 프랑스와 비교해도 아주 명백하게 초기 수준입니다. 양적으로 영국에 근접했던 1859년의 프랑스와 달리 중국은 항공모함 전대 숫자에서 미국에 완전히 뒤져 있는 상태입니다. 장갑 증기 철갑함을 세계 최초로 제조했던 프랑스와 달리 중국은 현재 추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바로 이런 것이 증기전함 시대 초기의 프랑스와 중국이 다른 점입니다.

 

하지만 중국이 설정한 ‘도련선’을 생각하면 결국 미래 어느 시점에서 남중국해나 동중국해에서 해전이 필연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단, 중국이 건함경쟁을 멈추고 항행의 자유에 입각한 자유무역 글로벌 질서에 함께 할 경우 조건은 달라질 것입니다. 상황이 그렇게 전개되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인도까지 포함해서 사실 항공모함 보유 욕망은 여러 나라들에서 점점 가열되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무기의 축적은 결국 전쟁의 예비로 나아가기에 21세기에는 건함경쟁이 멈추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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