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뉴스쪼개기] 미국의 잇따른 벙커버스터 투하 훈련이 주는 의미 - 美 F-15, 'B61-12 핵 벙커버스터' 투하 실험 성공 - 미 공군, GBU-57 벙커버스터 투하 훈련도 실시 - 김정은, '핵전쟁 억제력 한층 강화' 발언 이후 미 대응 나서
  • 기사등록 2020-06-11 09:50:25
  • 수정 2020-06-11 16:44:14
기사수정


▲ 미 공군 F-15E 전투기가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 국립공원에서 저공비행하고 있다. [사진=Why Times DB])


[美 F-15 '핵 벙커버스터' 투하 실험 성공, “김정은 보고 있나?”]


미국의 핵무기 개발 연구소가 북한 김정은의 지하벙커 파괴에 그야말로 안성맞춤인 F-15 전투기의 저위력 전술핵폭탄 투하 성능시험에 성공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국의 3대 핵무기 개발기관인 샌디아국립연구소가 공개한 영상자료를 보면 미 공군의 F-15E 스트라이크이글 전투기가 비행 도중 선회하더니 아래에서 유선형 물체가 분리된다. 그리고 자유 낙하하는 폭탄은 수 초 만에 땅에 내리박힌다.


[관련영상: 샌디아국립연구소의 B61-12 중력폭탄 투하 실험]


이번 실험은 핵탄두를 제거한 모형 B61-12 중력폭탄을 F-15E 2대를 동원해 실제 고고도와 저고도에서 각각 투하하는 방식으로, 네바다주 토노파 시험장에서 지난 3월 9일부터 4일 간 진행됐다.


고고도 실험의 경우 해발고도 7.62km 상공에서 모형 B61-12 중력폭탄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낙하 약 55초 뒤 마른 호수바닥 위로 꽂혀 12~15m 높이의 사막 먼지를 일으켰다고 샌디아국립연구소는 밝혔다.


또 저고도 투하 실험은 F-15E가 해발고도 304m 상공에서 음속에 근접한 속도로 비행하면서 모형폭탄을 투하했는데, 사막 표면에 꽂히기까지 약 35초가 소요됐다.


샌디아국립연구소는 이번 실험이 미 공군 F-15스트라이크 이글과 B61-12 간 호환성을 입증하는 마지막 단계로서 완벽한 무기체계 성능을 증명하는데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샌디아국립연구소는 이번 실험으로 B61-12가 F15E에서 탄도비행 방식이나 유도중력 낙하용으로 모두 수행 가능한 것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B-2전략폭격기와 F-16 C/D계열 전투기,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와의 호환성 실험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샌디아국립연구소는 앞으로 “동맹국의 전투기에도 실험을 적용할 것”이라고 했는데, 미국과 핵무기공유협정을 맺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5개 동맹(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이탈리아, 터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도 이들 5개 나라 6개 공군기지에 B61 전술 핵폭탄 150여 발을 보관하고 있다. 독일 등 5개국은 유사시 미국과 협의를 거친 뒤 미국이 관리하는 전술 핵폭탄을 사용할 권한을 부여받는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B61-12는 최대 50킬로톤의 폭발력을 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지하 깊은 곳에 있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게 고안돼 일명 ‘핵 벙커버스터’로도 불린다.


아울러 낙하산 대신 꼬리 날개를 부착해 목표를 향해 정확히 날아갈 수 있도록 했고, 기존 핵폭탄에는 없는 GPS 등 내부 유도체계를 장착해 정밀폭격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개량형 저위력 전술핵폭탄인 B61-12는 미국이 핵무기 현대화 계획의 핵심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양산을 추진 중이다.


▲ 북한 지하시설 파괴용 벙커버스터 Taurus Missile 투하 훈련 [사진=한국 국방부]


[뉴스쪼개기: 뉴스에 대한 와이타임스의 시각]


샌디아국립연구소가 이번에 실험에 성공한 B61-12는 ‘핵 벙커버스터’인데 이와는 차원이 다른 벙커버스터는 이미 괌에 실전 배치되어 있다.


특히 지난 5월 24일 북한 김정은이 참석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국가무력 건설과 발전을 위해 핵전쟁 억제력을 한층 강화하고 전략 무력을 고도의 격동 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됐다”고 선언하자 미국은 즉각 지하 시설물을 타격할 수 있는 항공 폭탄인 벙커버스터(Bunker Buster) 폭격 훈련을 예고한 바 있다.


미 공군의 제96 훈련 비행단이 지난 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내용을 보면 뉴멕시코주 화이트샌즈 미사일 시험장에서 B-2 스피릿 스텔스 전략 폭격기가 벙커버스터라고 불리는 GBU-57 대형관통탄(MOP)을 투하하는 훈련을 하겠다는 것이다. GBU-57은 무게가 14t이며, 지하 60m까지 관통할 수 있어 북한 김정은의 지하벙커 정도는 아무 문제없이 파괴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보통의 경우 이러한 훈련 내용은 거의 공개하지 않는데 이번에는 미 공군이 보도자료를 내면서까지 직접 공개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분명히 의도가 있다. 바로 북한에 대한 경고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샌디아국립연구소의 ‘핵 벙커버스터’ 실험 역시 같은 선상에서 해석될 수 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9일 VOA에 이번 실험은 앞으로 북한의 지하시설을 타격하기 위한 전력개발도 셈법에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메가톤 규모의 전략핵무기보다 폭발력이 작기 때문에 한국, 일본, 중국 등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낙진 효과를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정확도가 높아 복수의 북한 지하 핵시설을 원점 타격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는 분석이다.


이런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지난해 7월 상원 군사위 인준청문회에서 한반도 위기 시 미군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시설을 재빨리 무력화시킬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북한 주민의 인명 피해가 없도록 하면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정부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점이다.


베넷 선임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저위력 핵폭탄’을 사용하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중국이나 소련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한국이나 일본 등에 낙진 피해가 없도록 고안한 ‘국지전 성격’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탑재한 ‘핵 벙커버스터’를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북한은 전 국토에 6000개 이상의 지하 시설물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의 탄도미사일 기지엔 7개의 긴 터널이 있고, 최대 18대의 미사일 이동식 발사대(TEL) 차량이 들어갈 수 있다. GBU-57 벙커버스터는 이 같은 지하 시설물을 파괴하는 용도의 폭탄이다.


그런데 이번에 시험에 성공한 ‘핵 벙커버스터 B61-12’는 또다른 차원의 ‘김정은 위협용 살상무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미 본토나 괌ㆍ하와이 등에서 GBU-57 벙커버스터와 B61-12 핵 벙커버스터를 탑재한 스텔스기가 북한에 대한 공격에 나선다면 순식간에 북한의 지하 핵시설은 물론이고 김정은의 지하벙커까지 초토화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런 관점에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5월 24일, “북한이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핵을 포기해야 한다”면서 “북한 움직임에 따라 우리의 대응을 조정할 것”이라고 경고한 대목을 주목해야 한다.


북한 도발이 미국 대선의 악재로 작용하지 않도록 ‘힘에 의한 평화’ 원칙을 강조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발 맞춰 찰스 리처드 미 전략사령관도 지난 달 20일 발표한 ‘2020년 사령관 구상과 의도’에서 적대국 위협에 맞서 전략적 억지력을 유지하되, ‘억지 실패 시 결정적 대응’을 위한 준비를 갖출 것을 주문한 것도 눈여겨 봐야 한다. 여기서 말한 ‘결정적 대응’은 선제공격 등 군사옵션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잇따른 ‘GBU-57 벙커버스터’와 ‘B61-12 핵 벙커버스터’ 투하 훈련과 실험이 북한에게는 엄청난 위협으로 다가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미국의 의도를 문재인 정부는 읽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대북전단과 관련해 “우리가 북한을 서운하게 만들었으니 김정은 위원장의 심기를 보살피기 위해 판문점선언의 국회비준을 추진하자”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들 뭐가 달라질 수 있을까? 그렇게해서 김정은이 노여움을 풀고 다시 남쪽을 향해 손을 흔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미국이나 북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지만 확인시켜 줄 뿐이다.


*뉴스 한 줄 평:

“김정은, 보고 있나?”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6282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