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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정권도 오만했지만 통합당은 더 오만했다!” - 김웅, “오만한 야당이 오만한 정권 심판 실패한 선거” - 통합당, 왜 오만한 정당으로 평가받는지 처절한 반성 있어야 - 차명진 세월호 발언에 대해 ‘한탄했다’는 김웅
  • 기사등록 2020-04-17 10:50:25
  • 수정 2020-04-17 13: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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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총선을 “오만한 야당이 오만한 정권 심판 실패한 선거”라고 규정한 통합당 김웅 당선자 [사진=김웅 블로그]


[김웅, “오만한 야당이 오만한 정권 심판 실패한 선거”]


베스트셀러인 '검사내전'의 저자로 서울 송파갑에서 미래통합당 후보였던 김웅 당선자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정권이 오만해도 오만한 야당이 심판할 수는 없다라고 보는 게 국민들의 뜻”이라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의 대패의 원인을 통합당의 오만함에서 찾은 것이다.


김웅 당선자는 이어 “한마디로 대안이 부족했다“면서 "3년 전에 탄핵이라는 그런 엄청난 심판을 받은 당이면서도 우리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통합당이 "정부의 실정만 부각을 시켰지 우리가 어떻게 바꾸겠다는 데 대한 대안 제시가 없었다”면서 “중앙당에서 '우리는 경제 문제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한 감이 잘 안 왔었다"고 고백했다. 통합당 지도부의 오판과 무능을 꼬집은 것이다.


그러면서 김웅 당선자는 ”일단은 정권도 오만했지만 야당도, 통합당도 오만한 것이 아니었나 본다“면서 ”공천 파동이나 대안 부재, 그리고 막말, 이런 것들로 봤을 때 ‘누가 누구를 과연 심판하느냐’ 라는 그런 비판이 있었던 것 같다“고 패배의 원인을 진단했다.


김웅 당선자는 또 ”일단 심판하려면 통합당 스스로가 겸허하게 반성했어야 한다“면서 아쉬움을 토로한 그는 ”앞으로 당을 개조하고 개혁하는데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이 왜 오만한 정당으로 평가받을까?]


그렇다면 김웅 당선자는 미래통합당에 대해 왜 오만하다고 했을까? 김 당선자는 통합당이 오만하다고 판단하는 그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중요한 것은 다수의 유권자들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평소에 잘 아는 30대 청년을 만났다. 자연스럽게 선거 이야기가 나왔다. 그 청년은 자신은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이지만 ”민주당도 싫지만 미래통합당은 더 싫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그래서 ‘왜 싫은가?’에 대해 물었다. 이 청년도 ”통합당은 한마디로 대안 제시가 없었다“면서 ”맨날 비판만 하고 길거리에서 시위집회만 하는 정당“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광훈 목사 교회가 하는 것을 보라“면서 ”요즘 코로나 때문에 얼마나 나라가 어려운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좀 해 달라고 정부가 부탁하면 들어주는 척이라도 해야 하는데 뻑뻑 우기면서 예배 드리는 것을 보면서 통합당이 정말 싫어졌다“고 했다.


그래서 ”전광훈 목사쪽은 미래통합당이 아니고 기독자유통일당인데 잘 못 알고 있다“고 지적하자 ”우리들은 그런거 모른다“면서 ”다 그쪽이 그쪽 아니냐?“고 했다. 한마디로 아스팔트 우파로 지칭되는 ‘극렬 우파’들이 싫다보니 통합당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뻑하면 국회에서 뛰쳐나가 장외투쟁이나 삭발 같은 행동을 하고.... 머리가 터져도 국회 안에서 해결해야지 통합당이 하는 것을 보면 좋아할 수가 없다“고 했다.


”통합당은 박정희 대통령을 아직도 말하는데 우리는 태어나기도 전 이야기라 그런 말에 대해 전혀 공감이 가지 않는다“면서 한마디 더 했다. 자신은 ”통합당이 공천하는 과정에서의 뉴스들을 보면서 ‘아직도 정신 못차린 정당’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충격이었다. 보수우파들이 정말 착각하는 것 자체가 극렬 지지자들의 생각이 국민 모두의 생각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통합당 자체가 그들 극렬 지지자들에게 휘둘린다. 그래서 정말 선거에서 주 타겟으로 노려야 할 중도층 유권자, 특히 2040대 유권자들을 등 돌리게 만드는 일들이 너무나도 자주 발생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30대 청년도 ”한마디로 통합당은 아직도 꼰대당이라 느껴진다“고 정리했다. 그러니 싫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통합당이 오만하게 보였을까? 왜 통합당이 민주당보다 더 싫게 느껴졌을까?


첫째는 공천에서의 오만함이다.


통합당의 오만함은 공천 과정에서부터 시작됐다. 선거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전제하고 전략을 짜야 한다. 그런데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전혀 전략이 없는 공천을 했다. 이른바 중진들의 험지출마라는 명분을 내세워 3선급이상 후보들의 지역 재배치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홍준표나 김태호, 윤상현, 권성동 등을 사실상 출당 조치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했는가? 그들은 고스란히 살아서 돌아왔다.


통합당의 공천은 한마디로 ‘배부른 공천’이었다. 절박함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역사에서 가정이란 의미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만약 홍준표 후보를 그냥 김해로 보내 김두관 후보와 맞붙게 했더라면 어떠했을까?


김병준 후보를 차라리 종로에서 나오게 하고 황교안 대표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지원유세를 하게 했으면 어떠했을까? 아니면 김태우 후보 같은 정치신인을 이낙연 후보와 맞붙게 했더라면 어떠했을까? 꼭 황교안 대표를 종로에 출마시켜 발을 묶은 것이 최선의 방안이었을까?


중진들의 험지 배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포기할 지역은 포기하더라도 이길 지역에서는 반드시 이기는 전략으로 가야 하는데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진 험지 배치를 통해 모두 다 이길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만이다. 그러면서 얼마나 많은 잡음들이 생겨났는가?


두 번째는 ‘변화되지 않았다’는 오만함이다.


젊은 세대들이 통합당을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탄핵과정을 거치고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패배를 했으면 이에 걸맞게 통합당도 변화되었어야 했다. 이름도 바뀌고 심지어 당 색깔까지 교체되었는데도 행동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요 인물들까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 그게 바로 오만이다.


겸손하지도 않았고 그저 민주당을 비판만 해 댔다. 그렇다고 국민들을 설득하려는 의지도 없었다.


세 번째는 ‘대안제시도 없는 오만함’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재난지원금 문제만 해도 그렇다. 민주당 정권이 70% 국민들 대상으로 현금 살포하겠다고 했을 때 통합당은 보수정권답게 포퓰리즘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오히려 국민들을 설득했어야 했다. 왜 문제가 있는지, 그렇게 하면 안되는 이유, 무조건 70%가 아니라 꼭 필요한 사람에게 지원해야 하는 이유 등등에 대해 주장했어야 했다. 그런데 보수정당이라는 통합당은 오히려 한술 더 떠 전 국민 지급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렇다고 국민들이 통합당에게 잘했다고 박수칠 리가 없다.


선거는 프레임 싸움인데 계속해서 민주당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끌려다녔다. 그러다보니 ‘100만원이냐, 50만원이냐’라는 포퓰리즘 프레임에서 놀고 있었던 것이다. 김종인 위원장이 제기했던 국가예산 전환 등의 방안에 대해 좀 더 적극적 대국민 설득이 필요했지만 통합당은 그러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통합당은 한마디로 이념이나 정체성도 없는 정당이 되어 버렸다. 그러면서 ‘문재인정권 심판론’을 제기하니 앞뒤가 도대체 맞지 않는 것이다.


통합당은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이 피부에 와닿는 경제살리기 문제를 집중 부각했어야 했다. ‘정권 심판’이라는 1차원적 접근이 아니라 ”우리 당이 1당이 되면 경제를 이렇게 바꾸겠다“는 미래를 내다보는 대안 제시를 했어야 했다. 그것이 곧 정권심판론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통합당이 하는 방식은 옛날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그저 심판론 뿐이었다. 그렇게 전혀 변화되지 않은 통합당의 모습이 오만하게 보인 것이다. 그러니 대안정당으로서의 지지를 얻는데 실패한 것이다.


[차명진 세월호 발언에 대해 ‘한탄했다’는 김웅 당선자]


네 번째는 청년세대의 감성을 무시하는 오만함이다.


앞서 언급했던 김웅 당선자의 발언 가운데 특히 주목을 끄는 부분은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관련 발언에 대한 평가였다.


진행자가 "차명진 후보가 주말에 계속 막말을 더 쏟아내고 할 때 수도권의 통합당 후보들은 뭐라고 했는지, 좀 원망의 소리도 있었는데"라고 묻자 김웅 당선자는 ”세월호라는 엄청난 아픔을 우리가 공감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데 개인의 일탈이라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사소한 부분을 가지고 말하다보니 국민들이 봤을 때는 통합당이 과연 그 아픔에 공감하고 있는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상황에서 통합당 후보들이 차명진을 원망하는 이야기를 하면 이게 더 커지고 '차명진 그만 둬라'고 하면 차명진이 한 번 더 기사로 나오기에 이걸 키울 수도, 말도 못했다"며 "정말 보수가 이렇게까지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야 되는지 한탄스럽다"고 했다.


앞서 만났던 30대 청년도 그런 말을 했다. ”세월호 유족 가운데 그런 짓을 했더라도 그런 것으로 세월호를 폄하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4월 16일이 바로 세월호 추모일인데 그렇게 민감한 사안에 대해 막말하고 또 차명진 후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정말 싫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도 감정도 무딘 정당이 바로 통합당이다.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우리 신문이 ”통합당 참패, 마지막 1주일간 무슨 일이 있었나?“라는 분석 기사를 냈었다. 그랬더니 극렬 통합당 지지자들에게서 즉각 반응이 있었다. ”차명진 후보가 뭘 잘못했느냐? 왜 그를 비판하느냐?“고 항의를 해 왔다. 그뿐 아니다. ”차명진 때문에 선거에서 졌다고 하지 말라“는 주문까지 했다.


이게 통합당 극렬 지지자들의 상당수 생각일 것이다. 통합당 극성 지지자들이 정말 깨닫지 못하는 것은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자신들의 생각보다 중도에 있는 유권자들, 특히 2040 세대들의 생각을 고려해야 한다. 극렬 지지자들의 생각이 선거전략을 장악한다면 그 선거는 해보나 마나다. 그것이 이번 선거에서 명확하게 드러난 것이다.


실제 통합당 선거전략팀들은 차명진 발언이 튀어나오자마자 2040세대와 중도층에서 지지율이 급격하게 이탈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막판 돌발 변수가 차명진 후보 발언으로 튀어 나온 것이다. 그러나 통합당 지지자들은 그런 사실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


팩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감성이 중요한 세대에게 계속 팩트만 떠들고 있으니 통합당이 꼰대들로 평가되고 ‘우리 정서와는 완전히 다른 집단’으로 치부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니 지지율 역시 낮아질 수밖에 없다.


김대호 후보 제명 때도 그렇다. 2040세대는 한마디로 이미지와 정서로 모든 것을 판단한다. 타인을 의식하기보다 자기 자신에게 충실한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에게는 현실 정치라는 팩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성평등이나 환경 문제 같은 '정치적 올바름'이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의 분석이 그렇다.


이런 사람들에게 김대호 후보는 "30~40대는 논리가 없고 무지하다"고 한 것이다. 말은 맞다. 그러나 바로 그 말은 30~40대의 정서를 논리적이고 이론적으로만 판단한 것이었다. 그만큼 공감능력이 부족했다는 의미다. 그러니 오만하다고 심판받은 것이다.


[통합당, ‘머리부터 발끝까지 싹 다 갈아엎어야 한다’]


통합당이 다가오는 2년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그야말로 ‘사고체계의 재개발’을 해야 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싹 다 갈아엎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우파 인사들이 ”이번 선거에 대한 결과로 모든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올 것“이라며 ”국민들이 당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화로, 문자로 이번 선거 결과의 절망감과 분노를 그렇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으로는 통합당이 결코 다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 통합당이 지금해야 할 일은 21대총선 패배백서를 쓰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김웅 당선자도 이런 말을 했다. ”당의 변화를 가져오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면서 ”왜 통합당이 생각하는 그런 정서나 통합당이 집착하는 그 디테일들이 왜 국민들에게는 아무런 설득력이 없는 것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다. 이기려면 왜 졌는지에 대한 처절한 분석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려스러운 것은 아직도 통합당 열성 지지자들 사이에서 ‘선거부정’을 말하고 ‘세월호 사건 차명진 발언’에 대해 ‘뭐가 잘못됐느냐?’면서 그 책임론을 부인하려는 태도가 너무나도 거세다는 점이다. ‘감수성 부족’이고 중요한 것은 중도층과 2040세대를 쳐다봐야 다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그렇게 말해도 그런 주장에 대해 ‘우파 맞느냐?’고 항변하는 층이 참으로 많다는 것이다.


미래통합당이 그런 열성 지지자들의 성화를 이겨낼 수 있을까? 그 모든 것을 극복하고 진정한 보수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하나 더. 이번 21대 총선에서 통합당이 걷어들인 성과가 하나 있다고 한다. ”정당 하나 만들어 비례대표 얻으려 했던 극렬 우파가 깨끗하게 청소된 것이 엄청난 소득“이라 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진짜 마지막 한마디. 어쩌면 이번 총선에서 처절하게 패배한 것이 다음 2년후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철저한 반성을 전제했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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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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