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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혜칼럼] 중앙일보 ‘배명복의 퍼스펙티브’를 읽고 - 배명복의 퍼스펙티브, 사실 호도에 현실도 제대로 모르고 쓴 글 - 우리나라 의료진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한국, 외국 흉볼 때인가? - 배명복의 중국 찬사, 참으로 이상한 ‘퍼스펙티브’
  • 기사등록 2020-04-10 13:14:46
  • 수정 2020-04-10 17: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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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1일 오전 의료진이 근무 교대를 하기 위해 보호구 착의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9일 중앙일보 배명복 ‘대기자’가 코로나19 관련 서방 선진국의 민낯에 대한 글을 썼는데 그의 왜곡된 ‘퍼스펙티브’에 동의할 수 없어서 반론을 제시하고자 한다.


[관련기사: [배명복 대기자의 퍼스펙티브] ‘우린 괜찮을 것’ 자만하다 속수무책으로 방역망 뚫려(중앙일보)]


먼저, 배명복 대기자는 이전 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사스, 에볼라, 메르스 등 감염병 위기를 겪을 때마다 인간은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고 했지만 그저 말뿐이었다’며 비난했다. 그러나 그의 말은 사실과 다르다.


거의 아프리카 풍토병인 에볼라를 제외하면 주로 아시아에서 유행했는데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주요 아시아 국가들은 사스 때의 충격으로 대오각성했다. 그 결과 메르스를 무사히 넘겼고, 이번 우한폐렴 사태를 맞이하여 진원지인 중국과 매우 가까운 위치에도 불구하고 사망자가 각각 4명, 5명, 6명에 불과하다.


그런데 한국은 메르스 사태 때 낙타를 동물원에서만 볼 수 있는 비(非) 중동국가 중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우한폐렴 초기에 중국발 입국 차단을 제대로 하지 않아 사망자가 200명이 넘었다.


교훈을 얻지 못한 것은 바로 대한민국인데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끌을 비난하는 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메르스 사태 당시에 ‘수퍼 전파자는 바로 정부’라고 일갈하더니 현 정권이야말로 ‘참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셈이다.


또한, 그는 ‘미국과 유럽의 의료진이 마스크와 방호복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해 목숨을 걸고 환자를 돌보고 있다’고 비웃었는데 내로남불 할 것 없이 대한민국도 마찬가지이다. 확진자가 폭증한 대구경북지역은 정부가 물자를 쏟아 부어서 좀 나은 것 같지만, 인구가 가장 많고 최근 들어 확진자가 증가 추세인 수도권의 상급종합병원은 여전히 마스크와 방호복이 부족하다. 평소처럼 어음거래가 아니라, 현금으로 사려고 해도 구할 수가 없다.


일례로 선별진료소만 보더라도 초반에는 풀 세트(레벨D 방호복 + N95 마스크 + 일회용 고글)를 갖추고 진료를 했다. 그러나 며칠만에 레벨D 방호복이 부족해져서 일회용 가운으로 보호수준을 낮추고 고글도 재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미국과 유럽에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N95마스크 수입에 차질이 생기자 KF94 마스크로 보호수준을 낮췄다. 그런데 선별진료소에 오는 환자들 중에는 아직 뚜렷한 증상이 없는 코로나19 감염자가 있을 수 있다. 얼마 전에 대구경북지역의 내과 전문의 한 분도 확진 전 단계의 우한폐렴 환자들을 진료하다가 감염되어 세상을 하직했다.


또한, 음압격리병실에서 환자를 돌보려면 ‘레벨D 방호복 + N95 마스크 + 안면 보호구 + 전동식 공기정화 호흡기 + 신발덮개’가 필요한데 방호물품이 충분하지 않아 안면 보호구를 재사용하고, PAPR과 배터리가 부족해서 숨을 참으며 환자를 돌보고 있는 상황이다. 안면 보호구 안에 N95 대신 KF94 마스크를 쓰는 곳도 있다. 이것은 마치 햄버거를 사러 갔는데 패티가 부족하다며 어묵으로 대치하거나, 빵이 부족하다고 밥으로 덮어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의료진의 안전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햄버거가 필요한데 정부는 어묵버거와 밥버거를 주고는 충분히 공급하고 있다고 생색이다.


이처럼 자국의 의료진이 완벽하게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는 무심하면서 남의 나라 흉이나 볼 일인지 그 기자에게 묻고 싶다. 의료자원이 무한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아직도 외국인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면 한국도 의료자원이 고갈될 것이고, 우리가 치료받아아 할 음압격리 중환자실을 외국인이 차지하고 누워서 우리 의료진을 독차지하고 있는 광경을 볼 날이 멀지 않았다.


그는 또한 ‘미국과 유럽의 실망스런 모습은 안일한 초기대응에 기인하며 리더십과 시스템 실패 탓이 크다’고 비난했는데 다시 말하지만 홍콩, 대만, 싱가포르가 할 수 있었던 일을 문재인 정부는 왜 하지 않았느냐고 비난하지 않는 이유를 묻고 싶다. 남의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참견하지 말고 자기 집 숟가락이나 제대로 챙길 일이다. 오리엔탈리즘 운운하며 서방의 편견을 비웃기 전에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중국몽이나 꾸고 있는 현 정권의 편견과 집착을 비난하는 것이 바른 순서이다.


그는 ‘미국과 유럽이 오판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고 했지만 한국은 문재인 정권의 중국몽 때문에 그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처절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했다. 현 정부가 총선 전까지 돈을 마구잡이로 뿌려 모든 문제를 은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이 나름의 방식으로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면서 다른 나라들에 시간을 벌어줬는데 미국과 유럽이 대비하지 않아 참혹한 사태를 맞았다’고 했는데 참으로 이상한 ‘퍼스펙티브’이다. 중국은 사투를 벌인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가두고, 눈과 입과 귀를 막았을 뿐이다.


백만번 양보해서 중국이 시간을 벌어줬다 치자. 그러면 문재인 정권은 왜 그 시간을 다 흘려버리고 대비를 하지 않았는지 비난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미국과 유럽에서 수천명이 사망한 것은 참혹하고 대한민국 국민은 겨우 2백여명밖에 안 죽었으니 참혹하지 않다는 말인가?


또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존슨 영국 총리가 헛소리를 했다며 비웃었는데 그들이 사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도록 정보를 은폐한 중국은 왜 비난하지 않는가? 강도에게 털린 집주인에게 왜 집을 제대로 못 지켰느냐고 나무라는 셈이다. 게다가 한 술 더 떠서 ‘중국이 사태를 수습하고 전 세계를 상대로 코로나 외교를 하고 있다’니 이런 글을 쓰는 기자도, 실어주는 데스크도 집단적인 친중 ‘퍼스펙티브’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과연 제 정신인가?


자국민(농민공)을 노예처럼 부리는 중국 공산당에게 무슨 ‘소프트 파워’가 있을 것이며, 일대일로를 통해서 가난한 나라를 등쳐먹는 중국 공산당에게 무슨 ‘글로벌 리더십’이 있어서 ‘미국을 능가하는 초강대국’이 될 거라고 기대하는지 소위 대한민국의 보수언론이라 자처하는 그들의 민낯이 너무나 참혹하다.


마지막으로, 그가 ‘탄탄한 공중보건과 공공의료 인프라’ 운운한 데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그는 환상의 나라에서 살고 있는 듯하다.


대한민국에는 ‘탄탄한 공중보건’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 예산 중 거의 대부분을 복지에 쓰고 보건 예산은 16%에 불과하다. 그 돈으로는 법에 정해져 있는 건강보험 국고보조금도 못 낼 형편인데 공중보건 예산이 제대로 있을 리 만무하다. 돈이 있어야 사람을 뽑아서 일을 할텐데 돈이 없으니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시골의 보건지소는 동네 어르신들을 위한 처방전 대서소에 지나지 않고, 도시의 보건소는 지자체장의 얼굴을 빛내기 위해 진료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에서 우한폐렴 환자가 폭증했을 때 보건소에 공중보건 담당자가 부족하고 역학조사원은 전무하다시피 해서 오송에 있는 질병관리본부가 하던 일을 중단하고 단체로 출장을 가야 했다.


또한, 대구경북지역의 자가격리 중인 경증 확진자들을 매일 모니터링해야 하는데 원래는 보건소가 해야 하는 공중보건 업무이지만 사람이 없다 보니 정년퇴직한 의대 교수들에게 핸드폰을 수십대씩 안겨주고 매일매일 전화해서 상태가 괜찮은지 확인하라고 시켰다. 내가 사는 도시에도 보건소에 공중보건 담당자가 부족해서 우한폐렴 사태 초기에 일주일만에 과로로 쓰러졌었다. 상황이 이런데 ‘탄탄한 공중보건’이라니 그의 ‘퍼스펙티브’가 너무나 한심하다.


공공의료 인프라 운운도 완전 헛소리이다. 저들은 국립, 시립, 도립 등 주인이 없는 의료기관만 공공의료기관이고, 개인이든 법인이든 주인이 있는 민간 의료기관은 모두 영리를 추구하는 사악한 집단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국립대학병원과 시·도 지방의료원만 건강보험진료를 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병원도 똑같이 건강보험진료를 한다. 또한 민간병원만 비급여진료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국립대학병원과 시·도립 지방의료원도 비급여진료를 한다. 즉 요양기관 강제지정제도에 의해서 모든 의료기관은 건강보험진료를 해야 하고, 건강보험의료 자체가 공공의료이므로 전국의 모든 의료기관이 공공의료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저들은 맨날 편가르기만 하고 있다.


우한폐렴 사망자를 줄이는데 가장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곳은 민간 의료기관인 대구동산병원이고,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우한폐렴 확진자를 받아준 곳도 역시 민간 의료기관인 일산 명지병원이다. 우한폐렴 중증환자를 살려내고 있는 곳은 분당서울대병원과 경북대병원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민간병원들이다. 거의 대부분의 시·도 지방의료원은 우한폐렴 환자를 수용할 수는 있지만 중증환자를 살려낼 정도의 인적·물적 인프라는 갖추지 못하고 있다. 설령 갖추었다 하더라도 대형 의료기관 중 약 70%가 민간병원인데 이들의 도움 없이는 절대로 중증환자들을 살려낼 수가 없다. 상황이 이런데 공공의료 인프라 운운이라니...


우리나라 대표 일간지의 ‘퍼스펙티브’가 이 정도밖에 안 된다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중국 아니 중국 공산당은 우한폐렴 바이러스를 이용하여 제3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것이나 다름없는데 끝이 보이지 않는 우한폐렴 사태도 언젠가는 종식될 것이다. 그러면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전세계가 중국 공산당을 전범 재판소에 세울 가능성도 있는데 이 따위 ‘퍼스펙티브’로는 대한민국이 중국의 부역자로 나란히 서게 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듯하다. 제발 정신 차리자. 주류 언론이 가재처럼 옆으로 가더라도 국민들은 앞을 보고 똑바로 가자.


마지막으로, 우리가 가진 의료자원이 무한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지금이라도 외국인 입국을 차단하여 의료진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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