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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1-27 20:29:42
  • 수정 2020-01-28 10: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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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25일 오후 15:00-17:30


오늘은 설날인 관계로 오후 2시 30분에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지하철 3호선을 타고 곧바로 광화문으로 향하였다. 경복궁역에서 내려 고궁박물관으로 나와 광화문을 나서니 오후 3시 8분이었다.


설날인 오늘도 광화문집회는 여느 때처럼 정오 때부터 시작된 모양이었다. 광화문에서 집회지도부가 있는 무대를 향해 보니 세종대왕 동상의 뒷면이 곧바로 눈으로 들어왔다. 집회참가자들은 광화문 사거리에서부터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 미국대사관 앞의 횡단 보행로까지 꽉 차 있었다. 이것은 지난 주인 1월 18일과 비교하면 딱 1/2정도 되는 규모였다.


그 중에서도 크고 작은 깃발이나 피켓을 든 사람들의 그곳에는 무엇이 적혀 있는지를 살펴보고 싶었다. 아마도 그들은 오늘 집회뿐만 아니라 광화문 집회의 단골들이라고 생각되며, 그들이 집회참가자들과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어 하는 메시지가 거기에는 적혀 있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 1월 25일 광화문광장의 모습 [사진=이명희/ Why Times]


1. 사직동에서 율곡로 방향으로 난 광화문대로의 횡단보도를 지나 광화문광장으로 진입하였다. 앞에는 큰 태극기를 앞세우고 일렬종대로 서서 열댓 명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행진해오고 있었다. 머리에는 붉은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모두 “순국결사대”라고 적혀 있었다. ‘국민대회’ 중에 개별행동을 하는 것으로 보아 교단이나 어떤 조직의 구성원들로는 보이지 않고, 자발적인 애국시민들로 보였다. 그리고 그들이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는 ‘한미동맹’의 강화라고 생각되었다.


광화문광장을 지나는 동안 나의 주목을 끈 것은 미국대사관을 배경으로 남녀 두 명이 중국 국기에 ‘OUT’이라고 쓰고, 일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그 중 한 명은 여성이었는데, 왼편 사진과 같이 “CHINA OUT” “Moon Jae In OUT” 등으로 쓰고 ‘한미동맹 강화’와 ‘공산주의 반대’라는 천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었다.


2. 집회 지도부의 단상으로 접근하기 위해 ‘광화문 KT 건물’ 쪽으로 가자, “민주 팔이 하던 자들이 민주주의를 파괴했습니다”라는 제목의 큰 대자보가 붙어 있었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왜 민주주의 꽃이라는 선거 뭣같이 했습니다.
투표용지가 어떻게 인쇄되는지 몇 군데서 하는지
유권자 수의 몇%를 하는지 어떤 곳에서 하는지
알고 싶지 않으십니까
저 부엉이 바위에서 떨어져 죽은 인간 때문에
다 바보 됐습니까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찍으라면 찍으시겠습니까
여러분의 주권 제대로 알고
행사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대한민국 바보는 그 인간 하나로 끝내야 합니다.


위 대자보는 현재 우리 사회 일각에서 전개되고 있는 ‘공명선거운동’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사전 투표 확대’ 등 최근 우리사회의 선거제도 변화에 대한 우려가 잘 드러나 있다.


▲ 1월 25일 광화문광장의 모습 [사진=이명희/ Why Times]


4.15총선에서 부정선거에 대한 우려는 다른 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광화문 사거리 건너편의 동아일보 사옥 앞에는 ‘홀리씨드 버스킹 교회’의 ‘찾아가는 예배당-토스 콘서트(Toss Concert)’ 트럭이 놓여 있었고, 그 트럭의 운전석 위로는 ‘공정선거감시단’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트럭의 개조된 연단에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자유대한민국이다. 문재인 집단의 (악마)사회주의가 아니다”라는 플랭카드를 걸고 있었고, 바로 그 옆의 천막에는 부정선거 추방 서명운동을 받았던 모습이 남겨져 있었다. 선거와 관련하여 그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 그리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플랭카드에 “(1)전자개표기 폐기 수개표 실시, (2) 사전투표제 폐지”라고 간명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3. 동아일보 사옥에서 프레스센터로 가는 길옆에는 입간판들이 즐비하게 세워져 있고 플랭카드도 여러 개 걸려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나의 눈길을 끈 것은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의 연보가 크고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는 벽보였다. 아마도 이것은 지난 12월에 이곳을 지나칠 때도 스쳐지나갔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관리자는 보이지 않았고,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 가운데는 멈춰 서서 눈길을 주고 있는 모습이 있었는데, 모두 장년 이상의 남성들이었다.


프레스센터 앞 공터에서는 ‘만민공동회’라고 크게 쓴 걸개를 내건 무대를 설치하고, 그 앞에 약 100여명이 모인 작은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들의 손에는 ‘탄핵무효’와 박근혜 전대통령의 사진을 피켓으로 들려져 있었고, ‘사탄파 척결’과 ‘박근혜 대통령 형 집행정지’도 주장하고 있었다. 이들은 집회를 곧 마무리하고 작은 트럭 두 대를 앞세워 함께 행진을 시작하였는데, 트럭에는 우리공화당 깃발이 섞여 있었다.


▲ 1월 25일 광화문광장의 모습 [사진=이명희/ Why Times]


4. 길을 다시 광화문 사거리로 거쳐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향하였는데, 한복의 설빔을 곱게 차려 입고 자신의 구호를 깃발로 만들어 나온 60대 후반의 남성을 볼 수 있었다. 그가 든 깃발에는 태극기, 성조기, 일장기, 이스라엘 국기를 나란히 넣고, 그 아래로 이승만·박정희·전두환·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진을 배치하였다. 그리고 “반역집단 국회해산, 내부의 적이 나라를 망친다, China Out, 광주 5.18 진상조사 가로막는 위장 보수는 각성하라!”라고 그가 주장하고 싶은 문구를 빽빽이 적었는데,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잡아주었다.


▲ 1월 25일 광화문광장의 모습 [사진=이명희/ Why Times]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는 동안 또 하나 눈에 들어온 깃발이 있었다. 즉, “국민의 명령이다. 검찰총장 윤석열은 범죄인들을 즉각 체포하라”고 쓴 깃발이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문재인의 눈과 소머리를 합성하여 죄명을 ‘대한민국을 망친 놈’이라고 하였고, 문희상 의장의 사진에는 ‘512조원(예산)을 강탈했다!’고 썼으며, 추미애 장관의 합성사진에는 ‘직권남용’이라고 풍자하였다.


5. 광화문 사거리에서 이승만 광장으로 이어지는 초입에는 세월호 관련 시설이 있었는데, 경찰들에 의해 엄중하게 지켜지고 있었다. 그곳을 지나 도로를 건너니 세종문화회관의 계단에는 나이가 연로한 분들을 포함하여 많은 분들이 빼곡히 앉아서 전면의 대형 스크린을 보면서 환호를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광화문 지하도로 들어가는 사면 옆의 앉을 수 있는 계단에도 많은 사람들이 운집하여 구호를 연호하였는데, 그들의 얼굴은 왠지 매우 밝게 보였다. 그리고 지하도로 들어가는 입구의 양쪽에서는 ‘문재인 하야 1000만명 서명운동’을 하고 있었다. 설날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애국 국민들이 나와 집회에 참가하여 연단의 연설과 구호에 연호하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오늘 집회현장의 곳곳에서는 다양한 주장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중국에 대한 경계와 한미동맹 강화, 선거제도 이완에 따른 4.15선거에서 부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 박근혜 석방과 탄핵 무효를 외치는 소리, 이승만-박정희-전두환-박근혜 대통령을 대한민국 보수의 본류로 주장하는 깃발, 윤석열 검창총장에 대한 기대 등 다양한 목소리를 가진 애국 국민들이 광장에 나와 있었다.


6. 이상과 같은 애국국민들을 배경으로 해서,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한 사람들이 매주 토요 광화문집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오늘은 다음과 같은 분들이 연단에 올라 강연을 하였다.


전광훈 목사와 김문수지사, 조갑제대표, 영천스님, 김동길선생, 이계성교장 등과 여의도순복음교회 이태근목사와 류 모장로, 이언주의원, 홍문종의원, 장기표원장, 김경재 전 의원, 김성진 부산대 교수, 일파만타의 김수열대표 등이 연단에 올라 연설하였다. 그리고 4시 40분경에 전광훈 목사가 다시 연단에 등단하여 마무리 연설을 하였다.


전광훈 목사는 오늘 설날을 기하여 중대한 선언을 하였다. 그것은 바로 자유한국당과의 결별선언이다. 자유한국당과의 결별 이유로 다음의 3가지를 들었다.


1) 2019년 말에 연동형비례대표제와 공수처법 등 3대 악법을 힘 한번 써보지 않고 내주었다.
2) 4.15 총선에서 설혹 180명이 당선된다고 하더라고 제대로 싸우지 못할 것이다.
3) 이대로가면 4.15총선에서 100% 패한다.


자유한국당과의 결별선언은 오후2시 20분경의 연설에서 처음하였다. 그런데 그것을 듣고 걱정한 청중이 “황교안 대표 및 자유한국당을 설득하여 함께할 수 없겠느냐”는 질의를 전광훈 목사에게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전광훈 목사는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의 형식으로 4시 40분의 마무리 연설에서 재차 자유한국당과의 결별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김문수 전 지사를 총대장으로 하여 4.15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고, 3.1절에는 문재인을 끌어내리자고 다짐을 하였다. 아마도 오늘 전광훈 목사는 김문수 전 지사를 중심으로 한 정치세력화를 공식화 한 것으로 보인다.


▲ 1월 25일 광화문광장의 모습 [사진=이명희/ Why Times]


광화문집회는 오후 5시경에 끝나고 청와대 앞으로 행진을 하였다. 약 10분간 행진하여 청와대 영빈관 앞 광장의 입구에 다다르니 그곳에도 연단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 길옆에는 광야교회라고 쓴 천막과 함께 “이석기 전 의원을 석방하라”고 쓴 플랭카드를 내건 전 민노당계열의 천막도 나란히 쳐져 있었다.


집회는 청와대 앞에서도 이어졌었는데, 5시 35분까지 3분 발언이 김문수 전지사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첫 발언자는 육군기술행정사관학교 구국동지회 이윤원 회장이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은 주사파 불법 정권이며, 김정은이 시키는 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끌어내려야 한다고 했다.


이어서 광화문 앞에서도 연사로 나왔던 김수열 대표가 등단하여 문재인정부를 맹렬히 비난하였는데, 뒤에서 들려오는 60대 여성의 이야기에 귀가 집중되었다. 즉 “집에만 박혀 있으면 몸이 아픈데, 여기 나오면 몸이 하나도 아프지 않다”고 하면서 토요일 광화문 집회가 생활화 되어 있음을 말하고 있었다. 연로하신 많은 분들이 2016년 말부터 매주 태극기를 들고 집회에 참여하는 데에는 자신들에 일으키고 발전시킨 나라가 위태롭게 되어간다는 위기의식이 주로 작용하겠지만, 이러한 사소한 이유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에 김 전 지사로부터 안내 방송이 되풀이되고 있었다. “5시 30분부터 전광훈 목사님 교회에서 준비한 떡국을 여러분께 드리고, 그것이 모자라면 밥과 김치,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면 쵸코파이를 드립니다!”라고.


나는 이 안내 방송을 들으며 자리를 일어섰다. 떡국을 함께 먹으며 좀 더 참여하고픈 마음도 있었지만 약속 시간에 이미 늦어진 진 시간이라 자리를 뜨지 않을 수 없었다.


1월 25일의 광화문집회는 하나의 큰 축제였다. 다만, 한 가지 걱정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광화문에 모이는 애국 기독교도와 국민이 보수우파 정치세력인 자유한국당과 합치지 못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과연 이렇게 나뉘어져도 4.15 총선과 반문재인정부 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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