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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시진핑-김정은, 북중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은 이유 - 미북 비핵화 협상 결렬이 북중정상회담 취소로 이어져 - 김정은의 좌절, 그 분노를 대미 압박·대남 경고로 화풀이 - 분노한 중국, 기분 나쁜 북한. 당분간 정상회담 힘들 듯
  • 기사등록 2019-10-29 10:33:40
  • 수정 2019-10-30 12: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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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해 3월 27일 베이징에서 열렸던 북중정상회담 [사진=KCNA]


[불발된 김정은 방중, 도대체 왜?]


지난 9월 24일 우리나라 국가정보원은 김정은이 10월 6일경 5번째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북중정상회담을 열 가능성이 높다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특히 올해는 북중수교 70주년이 되는 해라 6일 수교기념일, 10일 노동당 창당일 등의 일정에 맞춰 중국을 방문하는 것이 확실시되어 있었다.


이를 위한 준비단계로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지난 9월 2일부터 2박 3일간 평양을 방문해 조율을 하기도 했었고 10월 초에는 실제로 김정은의 방중시 가는 코스인 중국의 단둥에 북한 실무진들이 배치되어 준비를 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10월이 다가도록 김정은의 방중은 이뤄지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다 됐던 밥에 코 빠뜨린 ‘스톡홀름 노딜’]


우리 신문이 중국의 유력한 소식통을 통해 취재한 ‘김정은 방중 불발’의 전말은 이렇다.


김정은의 방중을 통한 북중정상회담은 이미 8월부터 논의가 되고 있었다.

북한은 중국의 외교부에 김정은의 방중을 타진했고 일정을 조율하자고 했다.


그러나 중국 입장에서는 미북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만약 그렇게 비핵화 교착이 장기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북중정상회담이 열린다면 그 후의 미북관계 악화에 대한 책임을 중국이 오롯이 뒤집어 쓸 수 있다는 우려가 중국 고위층에서 표출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9월 2일 왕이 외교부장이 평양으로 가 리수용 외무상과 회담을 갖고 북중정상회담을 조율한 것이다.


그러나 양국은 북중정상회담에 임하는 방향점이 너무나 달랐다. 북한은 그저 수교70주년을 맞이해 양국간 우의를 돈독히 하고 이를 통해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을 중국을 통해 덜어보려는 의도가 있었다.


그러나 중국은 달랐다. 우선 북중정상회담을 하려면 미북간 비핵화 협상이 진척되고 미국이 만족할만한 국면으로 흘러가야 미중간 무역전쟁에 불똥이 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왕이 외교부장은 리수용 외무상에게 북중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도록 권했다. 그래야 북중정상회담의 명분이 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중국은 중국이 미북간 중재자로서 역할을 함으로써 이를 통해 미국의 환심을 사면서 미중간 무역전쟁 관련 협상의 분위기도 만들어 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평양 입장에서는 단순히 북중정상회담의 일정과 의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았다가 사실상 뒤통수를 맞은 셈이어서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원래 예정되어 있었던 왕이 외교부장의 김정은 면담도 불발된 것이다.


그럴수록 중국의 입장은 확고했다.

그렇게 4일 왕이는 평양을 떠났다.


그리고 북한 내부에서 격렬한 논쟁이 있었고 결국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9일 밤 늦게 “우리는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게 된 것이다.


중국의 지원을 받아야만 하는 북한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물론 별로 기분 좋은 대화 제의는 아니었다.


그 후로 북중정상회담 관련 논의는 급속도로 진행됐고 10월 6일경 김정은이 베이징을 방문하는 것으로 잠정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날짜는 유동적이었다, 양국간 정상회담 구체 일정이 논의되던 가운데 미북간 협상 날짜가 잡혔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미북간 협상후 김정은의 방중도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기사: [정세분석]북한이 미국에 급하게 “9월안에 만나자”고 한 이유?(9월 15일)]


[관련영상: [Why Times논평 230] 북한이 미국에 급하게 “9월안에 만나자”고 한 이유?(9월 14일)]


잘 흘러가던 북중정상회담에 급 브레이크가 걸리게 된 것은 지난 10월 5일의 스톡홀름 미북협상이었다.


사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은 북한의 뜻이라기 보다 중국의 강력한 요구로 인해 등 떠밀리다시피 진행된 것이라 북한은 사실 탐탁치 않은 협상이었다.


협상이란 뭔가를 양보할 카드를 가지고 하는 것인데 북한은 미국에 전혀 양보할 의사 자체가 없었다. 오직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핵포기’라는 소위 빅딜 카드의 포기만을 요구했을 뿐이다.


그래서 결국 10월 5일의 스톡홀름 협상이 북한의 일방적 노딜 선언으로 급마무리되면서 북중정상회담도 ‘불발’ 쪽으로 급선회하게 된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중국 요구대로 협상에 임했으니 나름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중국의 입장에서는 미북간 협상이 다시 좌초된 상태에서 북중정상회담을 하기가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미북간 비핵화 협상이 ‘노딜’로 끝난 상황에서 북중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면 그 파국의 모든 책임을 중국이 뒤집어 쓸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시진핑 주석의 분노가 강했다고 한다. 중국의 뜻을 북한이 완전히 무시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중정상회담 직전에서 ‘급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전면 취소라는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다.


[관련기사: [정세분석]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미북협상. ‘文’만 몰랐다!(10월 8일)]


[관련동영상: [Why Times논평 250]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미북협상. ‘文’만 몰랐다!(10월 8일)]



[김정은의 좌절, 그 분노를 대미 압박·대남 경고로 화풀이]


북중정상회담이 전면 취소되자 김정은의 분노도 극에 달했다. 더불어 체면도 말이 아니었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중국의 뜻에 의해 정상회담이 좌절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 행동이 백두산에서의 ‘백마 쇼’였고 그리고 미국에 대한 위협, 금강산 시찰후 남측 시설물 철거 카드로 나오게 된 것이다.


우선 협상 결렬의 책임을 미국에 지우면서 노골적으로 ICBM등의 도발 가능성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끔찍한 사변"을 운운하는 등 모라토리엄 파기 가능성을 노골화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미국의 눈치를 보며 금강산관광 재개 등의 조치를 시행하지 못하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불만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래서 나온 것이 금강산에서의 남측 시설물 철거 지시였다.


[다시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


지난 10월 15일(현지시간) 랜들 슈라이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가 "중국이 북한이 건설적으로 협상에 나오도록 압박할 방법이 있다"며 중국의 제재 불이행을 비판해 주목을 끌었다. 북한의 일방적인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후속 협상 재개가 중국에 달렸다는 미국 정부의 인식을 그대로 보여준 셈이다.


랜들 슈라이버는 이어 "북한이 생산적으로, 우리와 해결책에 도달하기를 바라는 특정 사고방식을 갖고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하기 위해 (대북제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향해 "우리가 지금 중국에서 보고 있는 것은 유감스럽게도 제재 집행에서 일정한 불이행"이라며 "특히 중국 영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선박 간 환적과 관련해서 그렇다"고 비판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또한 "지금은 보고 있지 못하지만, 중국은 평양이 더 건설적으로 협상에 참여하도록 압박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도 있다"라고도 했다.


한마디로 미국과 북한간의 협상에 중국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달라는 요구한 셈이다.


이러한 슈라이버의 생각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한 협상 시각을 여실히 드러내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으로서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북한이 예전처럼 중국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다는 한계에 봉착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스톡홀름 노딜만해도 중국으로서는 그러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을 하지 못했다. 오히려 미북협상 중재자로서 역할을 해 보려던 중국의 체면만 손상된 셈이다.


[분노한 중국, 기분 나쁜 북한. 당분간 정상회담 힘들 듯]


이번 미북간 스톡홀름 노딜은 중국에게는 실망감을 안겨 주었고 북한에게는 중국에 대한 분노를 안겨다 주었다.


사실 김정은이 백두산에 갔다는 것은 결연한 의지를 다지기 위함이었다고 볼 수 있지만 여기에는 중국에 대한 경고도 포함되어 있다. 김정은이 취임 초기에 백두산에서 중국을 향한 분노를 공공연하게 드러낸 바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으로만이 아니라 베이징을 향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은 적도 있었다.


그런 북한에 대해 중국은 분노한다. 중국의 도움없이 경제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면서도 중국의 요구를 번번히 거절하는 북한에 대해 아주 불쾌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면전에서는 고분고분하다가 돌아서서는 엉뚱한 일을 일으키는 북한에 대해 신뢰를 하지 않는 것도 양국간 일정 부분 거리 두기를 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 된다.


그럼에도 중국은 중국대로 북한의 효용가치가 있고 특히 미국과의 협상에서 북한이 지렛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활용하려 하고 있고 북한은 북한대로 중국에 기대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적 효용성을 버릴 수도 없다.


그래서 서로 기대어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믿지는 않는 것이 지금의 북중관계다.


이런 관점에서 10월에 취소된 북중정상회담은 당분간 재개될 가능성이 극히 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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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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